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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각또각”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 속에 병원 복도를 걸어가는 구두굽 소리만 울린다. 양옆으로 늘어선 병실 문을 뒤로 하고 걸어가는 여주인공 윤영(이세은). 그 순간, 누군가를 찾는 어린 윤영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다. 이곳은 OCN이 투자하고 시오필름이 제작하는 HD 5부작 미스터리스릴러 <코마>의 촬영현장인 남원의 호성병원이다. 몇 개월간 전국 각지를 헌팅하던 제작진이 <코마>의 원래 설정대로 폐병원을 찾아낸 것은 천운이었다. 요양원으로 리모델링될 예정인 병원 내부에는 과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챠트와 약병들이 널려 있고, 침대가 남아 있는 병실도 지천이다. 복도의 입구부터 끝까지 간호사 수진(명지연)을 따라가는 윤영을 찍는 이동숏 촬영이다. 병원이라는 공간에 걸맞게 휠체어에 이강민 촬영감독이 카메라를 둘러메고 앉는다. 액션 구호와 함께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배우들, 그리고 촬영팀, 마지막으로 각종 라인들이 실타래가 풀려나가듯이 카메라를 뒤따른다.
비극을 숨긴 병원의 죽음, <코마>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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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부는 국회에서 영화 관련 법안들이 속속 준비되고 있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문제와 고갈이 예상되는 영화진흥금고 확충에 대해 열린우리당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 중심으로 관련 법안을 발의한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대표 발의 절차를 밟아서 10월 초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계류된 영화 관련 법안이 대여섯개 정도 되기 때문에 병합 심의를 거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9월7일 열린우리당 이광철 의원이 주관했던 열린우리당 한국영화발전 태스크포스팀과 영화계의 조찬 정책 간담회에서 이러한 움직임은 미리 감지됐다. 그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열린우리당의 이광철 의원, 우상호 의원, 이미경 의원이 이러한 발의의 주역이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문제는 ‘의무가입’을 골자로 입법을 추진한다. 일단 종래의 스크린쿼터 감경일수 적용처럼 혜택이나 권고 조치가 아닌 의무가입을 원칙으로 한다. 또한 이를 어기는 상영관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도 삽입될 전망이다. ‘위헌’의
영화진흥금고 확충·통합전산망 의무가입 입법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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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의 연애 이야기 <광식이 동생 광태>(감독 김현석·제작 MK 픽쳐스)의 커플 포스터가 공개됐다. 이번 포스터는 서로 다른 성격의 형제가 보여주는 상반되는 연애 스타일을 대비시키는 컨셉으로 제작됐다. 7년간 짝사랑한 여인(이요원) 옆에서 어색하게 앉아 있는 소심한 형 광식이(김주혁)와 만난 지 얼마 안 된 여자친구와 다정한 포즈를 연출하는 바람둥이 동생 광태(봉태규)의 모습을 한자리에 연출한 것이다. 윤형문 작가는 인물들의 특징적인 표정과 포즈를 담아냈고, 디자인을 맡은 ‘꽃피는봄이오면’은 장식을 배제한 심플한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커플 포스터에 이어, 형제 포스터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라고.
[포스터 코멘트] <광식이 동생 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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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훈 선배가 나를 지목해서 기쁘다. (웃음) 만원 릴레이라. 한달에 1만원이라도 누군가를 돕는 데 사용한다는 것은 의미가 깊은 일이다. 평소에는 얼굴을 마주하기도 힘든 영화인들이 이렇게라도 합심해서 정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도 기쁘고. 지난해와 올해는 <태풍> 촬영으로 정신없이 보내다보니 뒤를 돌아볼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만원 릴레이에 동참하는 것을 계기로 조금 더 넉넉하게 세상에 환원하며 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다음 주자는, 듬직하고 마음이 넓어서 기부도 잘할 것 같은(웃음) 공형진씨로 하겠다. 1만원이 아니라 10만원이라고 말해주면 안 될까?” (웃음)
[만원 릴레이] 배우 장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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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해외에서 상 복
강이관 감독의 <사과>가 해외영화제에서 수상을 거듭하고 있다. 문소리, 김태우 주연의 <사과>는 ‘7년 사귄 애인에게 차인 스물아홉 여자의 뒤늦은 사랑 찾기’를 그리는 영화. 지난 토론토영화제에서 국제평론가협회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제53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도 신인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낭보를 연달아 전해오고 있다. 개봉은 내년 봄 예정.
국회의원 52%, 문화다양성 협약 비준 찬성
187명의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문화다양성 협약에 대한 서면 설문조사가 있었다. 스크린쿼터 문화연대가 소속된 세계문화연대기구를 위한 연대회의, 한겨레신문, 오마이뉴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국회 비준시 의견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의원 중 52%의 의원이 비준에 찬성하겠다고 밝혔다. 48%의 의원은 의견을 유보했고, 반대 의견은 한 사람도 없었다. 문화다양성 협약은 오는 10월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을 앞두고 있다.
씨네21 DMB로 만나세
[국내단신] <사과> 해외에서 상 복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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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라스 폰 트리에?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코미디에 도전한다. 내년 2월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The Manager of It All>은 도그마 원칙에 따라 3500만달러 예산으로 6주 안에 마이크 하나만으로 완성될 계획이다. 감독은 “유쾌한 영화를 만들면서 그 과정을 즐기고 싶다. 코미디는 진부해지기 쉽다. 상투적인 연기를 최대한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3부작 중 마지막 편인 <워싱턴>의 제작은 무기한 연기됐다.
NBC의 드림웍스 인수협상 결렬
두달간 진행됐던 NBC유니버설의 드림웍스 인수협상이 결렬됐다. 지난 9월26일, 드림웍스의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게펜은 “유니버설이 제시한 조건이 우리와 맞지 않아 독점협상 기간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애초 10억달러 규모로 추정됐던 이번 협의가 무산된 이유는 인수가격과 통솔권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드림웍스가 유니버설과 재협상을 하거나 다른 인수업체를 물색할
[해외단신] 웃기는 라스 폰 트리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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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일기> <올드 보이> 등에서 풍경의 잔상만 아련하게 남아 있는 뉴질랜드가 영상을 통해 한국 관객과 깊이 있는 만남을 가진다. 다음달 12일부터 11월9일까지 서울, 전주, 광주, 대구, 부산 등 다섯 도시를 무대로 열리는 ‘제1회 뉴질랜드 영화제’다. 지난해 뉴질랜드를 순회하며 열렸던 ‘한국 영화제’에 이은 행사로 뉴질랜드 문화부가 지원한다. 2005년작 <리버 퀸>부터 1980년대 영화까지, 뉴질랜드 영화의 흐름을 대번에 살필 수 있는 22편(단편 9편)의 영화가 상영될 참이다. 이렇게 큰 규모는 처음이다. 상영작은 1978년 정부가 지원·설립해 뉴질랜드 영화사의 가장 큰 전기를 마련한 제작사 ‘뉴질랜드 필름 커미션’이 모두 지원한 작품들이다.
뉴질랜드 영화는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으로 상징되듯 판타지, 호러 부문에서 특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미국처럼 백인이 이주해오며 야기된 원주민과의 골 깊은 갈등을 다양하게 토해내 오기
뉴질랜드영화 22편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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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예매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의 예매율이 10월6일 개막을 앞두고 37.5%를 넘어섰다. 9월29일 오후 10시 현재 총 10만626석, 상영횟수로는 287회분의 예매가 완료되었다. 개폐막작인 <쓰리 타임즈>와 <나의 결혼원정기>는 일찌감치 전회 매진을 기록했고, <오페레타 너구리 저택> <로프트> <린다 린다 린다> 등의 인기작을 포함한 45편도 전회 매진되었다. 뉴커런츠 부문 한국영화의 매진율이 높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피터팬의 공식>의 전회 매진에 이어 <썬데이 서울>과 <용서받지 못한 자> 역시 3회 상영분이 벌써부터 동났다.
관객의 예매가 폭주하는 가운데 인터넷 암표상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부산영화제 홈페이지에는 티켓 판매자들의 지나친 웃돈 거래를 비난하는 네티즌의 리플이 줄을 이었다. 한 네티즌은 “영화를 사랑하는 분들이 안타깝게 예매를
[충무로는 통화중] 부산국제영화제 예매전쟁, 암표거래도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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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이 추석 극장가를 코미디 열풍으로 뜨겁게 달군 <가문의 위기>를 밀어내고 가을 극장가에 멜로 바람을 일으키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너는 내 운명>의 성적은 개봉 첫 주말 서울 관객 17만 7천명, 전국관객은 62만명 (유료시사 및 전야제 관객 포함 91만명)이다.
<너는 내 운명>은 꾸준한 관객들의 호평과 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의 멜로 영화 사상 최대 스크린 개봉(서울 85개, 전국 440개) , 주말부터 시작되는 연휴에 힘입어 이번주도 인기몰이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너는 내 운명>에게 아쉽게 1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가문의 위기>의 인기도 여전하다. <가문의 위기>는 개봉3주차 임에도 불구하고 서울주말 관객이 <너는 내 운명>에 약2만명이 모자라 2위로 밀려났다. 23~25일 서울 주말 15만9천여명으로 개봉 첫주 스코어라고 해도 될 정도의 흥행력을
가을 멜로의 시작 <너는 내 운명> 개봉 첫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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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차고 특색있는 영화제들이 가을 관객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먼저 제6회 서울 유럽영화제가 10월26일부터 30일까지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유럽 총 10개국 28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거장감독들의 최근작을 상영하는 내셔널 초이스 부문에는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를 비롯, 미카엘 하네케의 <히든>, 빔 벤더스의 <돈 컴 노킹>, 마이크 리의 <베라 드레이크>, 아르노 데스플레생의 <왕들과 여왕> 등이 목록에 올라 있다. 유럽영화의 새로운 흐름에 초점을 맞춘 유러피안 뉴웨이브 부문에는 알랭 기로디, 티에리 주세 등 유럽 신진의 작품이 보인다. 이 밖에도 틴토 브라스의 작품이 포함된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부문과 미카 카우리스마키, 카를로스 사우라의 작품이 포함된 특별전1이 마련되어 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아 11월10일부터 24일까지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리는 메가박스일본영화제는 1960년대 초부터 2005년까지의 일본영화
서울 유럽영화제, 메가박스일본영화제 등 줄줄이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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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데렐라>를 페로의 원작 대신 어린시절 고무줄 놀이할 때 즐겨 부르던 노래나 혹은 디즈니의 동화책으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니지만 신데렐라의 모습은 금발에 은빛 드레스를 입은 것으로 어느새 우리의 머리 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다. <백설공주>가 그러하듯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우리가 아는 신데렐라의 전형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지만 정작 본 작품은 지금껏 국내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신데렐라> DVD의 발매는 디즈니의 오리지널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신데렐라> DVD를 보면 두 가지 사실에 놀라게 된다. 첫 번째로 작품이 제작된 시기다. 1950년에 처음 공개된 이 작품은 요즘 애니메이션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완성도를 자랑한다. 정갈하고 아름다운 색상이 시선을 사로잡는 가운데 캐릭터들의 자연스러운 동작과 연기가 감탄을 자아낸다.
<신데렐라 SE> 때 빼고 광낸 눈부신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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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포스터의 스릴러<플라이트 플랜>이 여러 신작들을 제치고 2주연속 미국 박스오피스 선두를 지켰다. 주말 3일간 수입은 전주보다 39% 하락한 1503만달러, 개봉 열흘간 총수입은 4614만달러라고 제작사 월트 디즈니가 밝혔다. 영화관계자들은 <플라이트 플랜>의 최종수입을 8000만달러까지 예상하고 있다. 이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미국 항공승무원협회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아 화제가 됐다. 비행기 안에서 딸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이야기인데 극중 승무원들의 모습이 매우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승무원협회 회원 9만여명이 집단 보이콧을 선언한 것. 그러나 영화흥행에는 별 영향을 못 미친 듯 하다. 한국에서는 11월18일 개봉한다.
이번 주는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새로 진입한 영화가 4편이나 된다. 모두 대작이 없는 가을비수기의 틈새시장을 노린 영화들이다. 관객들에게는 골라 보는 재미가 있는 한주였다. 1010만달러로 2위에 오른 <세레니티>(Serenity)는
<플라이트 플랜> 2주연속 미국 흥행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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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젤위거가 공포영화<디 아이>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에 캐스팅됐다고 <할리우드 리포터>가 9월30일 전했다. 원작은 2002년 팡 형제가 연출한 동명의 홍콩영화다. 파라마운트가 제작하고 톰 크루즈가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각막이식수술로 19년만에 시력을 찾아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까지 보게 되는 주인공을 젤위거가 연기하게 된다. 젤위거와 크루즈는 1996년 <제리 맥과이어>에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디 아이>의 연출은 나카타 히데오가 맡는다. 히데오는 일본에서 <링>시리즈와 <검은 물밑에서> 등을 만든 뒤 할리우드로 건너가 <링2>를 성공적으로 리메이크해냈다. <디 아이>는 2006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르네 젤위거, 미국판<디 아이>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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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박 3시간 째 긴 줄에 서 있자니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다. 몇 주 전 링컨센터에서 <유령신부>의 개봉에 앞서 ‘팀 버튼과의 만남’이 있다는 메일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있다가 예매하면 되겠거니 하며 게으름을 피웠더니만 표는 금새 매진되어버렸고, 결국 행사 당일 긴 줄에 서야 하는 비극을 맞고야 말았다. 그렇게 기약 없는 기다림의 줄에 매달려, 아픈 다리를 두드려가며, 팀 버튼을 만나고 싶다면 이 정도 줄쯤, 이 정도 시간이 아깝겠냐며, 게으른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다. 그래도 노력한 성과는 있어서 턱걸이로 입장이 가능했고 그렇게 나는 <유령신부>와의 첫날 밤을, 덤으로 ‘버튼’까지 직접 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유령신부>는 결혼을 앞둔 한 남자가 우연히 시체의 손에 반지를 떨어뜨리면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고 죽은 신부와 결혼을 하게 된다는 오랜 민담에서 시작된 영화다.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의 만남을 위해 무대 앞으로 나온 팀 버튼은 예
[백은하의 애버뉴C] 33rd street/ 디 아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