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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크엔드 어웨이>
넷플릭스
세라 올더슨의 소설을 영화화한 <위크엔드 어웨이>는 제목 그대로 주말여행을 떠난 이들 사이에 벌어진 사건을 그린다. 아이를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배스는 친구 케이트의 초대를 받아 크로아티아로 향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 삼아 옛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자 한 배스의 기대는 철저히 부서진다. 여행 첫날의 혼란스러운 술자리 이후 케이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은폐된 사건을 추적하는 스릴러의 문법을 착실히 따른다. 배스가 케이트의 실종에 연루된 여러 용의자를 맞닥뜨리는 과정을 속도감 있게 연결해 흡인력을 배가했다. 외피의 조건이 아닌 내면의 예감에 기대어 상대의 정체를 파악해가는 배스의 긴박한 시점과 평화로운 크로아티아의 정경이 배치되며 극적인 효과를 이끌어낸다.
<아랍 블루스>
왓챠
10살 이후 줄곧 파리에서 살던 셀마가 정신분석 상담소를 개설하기 위해 고향인 튀니지로 돌아온다. 한 건물 옥상에
[리뷰 스트리밍] '위크엔드 어웨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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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감독 캐리 크래크넬 / 출연 다코타 존슨, 코스모 자비스, 니키 아무카버드 / 플레이지수 ▶▶▷
과거에 정박되어 변화를 거부하던 앤에게 예기치 못한 일들이 파도처럼 밀어닥친다. 계급적인 차이로 8년 전 이별을 고한 웬트워스와 재회하면서다. 부유한 해군 대령이 되어 나타난 웬트워스는 그와의 시간을 그리워하던 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는다. 웬트워스와 헤어진 후 앤은 줄곧 독신으로 지내왔다. 그러나 18세기 영국은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가혹한 곳이다. 조건 좋은 남성에게 간택받는 일만이 여성의 삶을 가치 있게 만든다는 인식이 팽배하고,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여성들은 실질적인 생존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으로 결혼을 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렇게 깊이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앤은 주변에 설득당한 스스로에 분노한다. 웬트워스 역시 조건으로 자신을 내친 앤에게 원망의 감정을 내비친다. 다시 만난 앤과 웬트워스의 응어리진 관계가 위태롭게 이어진다.
<설득>은 <오만과 편
[리뷰 스트리밍]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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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금기, 저항, 동성애…. 일년에 4~5편, 많게는 9편에 이르는 작품들을 무서운 속도로 창작했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37살에 요절하기까지 파스빈더의 놀라운 창작력과 재능은 그를 뉴 저먼 시네마의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남게 했다. 그리고 또 한 사람. 신성모독, 동성애, 근친상간 등 금기와 욕망의 문지방을 아슬아슬 오가며 매년 한편꼴로 장편영화를 발표하는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오종. 그는 “학생 때부터 파스빈더는 나에게 영화의 큰형과 같은 존재였다”라고 말할 만큼 파스빈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사실, 생각해보면 <시트콤>(1998)과 <크리미널 러버>(1999)로 데뷔식을 마친 신예 오종이 당시 평단과 관객의 탄탄한 신뢰를 얻게 된 계기는 바로 파스빈더의 희곡을 각색한 <워터 드랍스 온 버닝 락>(2000) 덕분이었다.
약간은 넓적한 얼굴, 기름진 듯 이마에 딱 들러붙은 머리, 멋대로 자란 수염 사이로 삐죽 삐져나온 반
[파리] 프랑수아 오종, <페터 폰 칸트>로 파스빈더를 스크린에 부활시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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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4일에 끝난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5, 6 일정과 콘텐츠 리스트가 공개됐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페이즈1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마지막 영화 <어벤져스>를 포함해 총 6편을, 페이즈2는 2년 동안 <아이언맨3>부터 <앤트맨>까지 총 5편의 영화를, 페이즈3는 전세계 박스오피스 역대 2위의 흥행을 기록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포함해 11편이 개봉했으며, 2017년부터 1년에 세 작품씩 개봉하는 패턴이 시작됐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마블 영화를 만날 수 없었던 2020년을 지나 2021년 마블 영화 4편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2019년에 선언한 것처럼 OTT 플랫폼인 디즈니+에 오리지널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완다비전>을 시작으로 5개의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가 공개됐다. 2022년 5개 시리즈 중 2개의 시리즈가 공개됐으며 <변호사 쉬헐크>를 비롯한 3개의 시리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15년간 이어가는 세계관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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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문을 연 강릉국제영화제가 강릉시로부터 폐지 통보를 받았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강릉국제영화제에 대한 예산 투입 대비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역 문화예술계의 의견에 따라 영화제 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이후 올해 영화제 예산 30억원 가운데 아직 사용하지 않은 예산 24억원을 회수했다. 강릉시는 영화제에서 거둬들인 예산을 ‘첫아이 분윳값 지원’ 등 출산장려정책에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1100명대 이상이던 강릉시 한해 출생 인원이 800명대로 떨어지면서 인구 감소를 우려한 것이다.
이에 강릉국제영화제는 임시총회를 통해 올해 영화제는 중단하지만, (사)강릉국제영화제 법인은 당분간 존치하여 새로운 방향과 진로를 모색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아직은 다음 단계가 불투명한 상태이나 앞으로 영화제 존속 여부를 계속 논의해나갈 예정이다. 강릉국제영화제측은 김홍규 강릉시장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폐지 통보에 대해 “영화제 개최를 불과 4개월 앞둔 시점에서 영화제를 폐지하는 것은 한국
강릉국제영화제, 개최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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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다혜리의 작업실’은 매주 수요일 혹은 금요일 밤 11시 다양한 분야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을 초대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글쓰기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듣는 코너입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https://twitter.com/i/spaces/1BdGYwylowAxX?s=20)
이다혜 @d_alicante ‘다혜리의 작업실’ 11번째 게스트는 에세이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를 펴낸 작가 구르님입니다. 책에 실린 저자 소개를 인용하며 구르님을 소개하겠습니다. “김지우보다 ‘구르님’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더 익숙해진 22살. 6년차 유튜버. 다중 페르소나의 혼란을 겪고 있다. ”
김지우 @rolling_guru 안녕하세요, 구르님입니다.
이다혜 @d_alicante 제목처럼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는 시원함이 있나요?
김지우 @rolling_guru 약간 아
[트위터 스페이스] 다혜리의 작업실: 에세이 '하고 싶은 말이 많고요, 구릅니다' 김지우 작가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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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여름휴가철이다. 아직 아무런 휴가 계획도 세우지 못해 사랑하는 계절 여름을 회사에서만 보내게 될까 슬슬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다녀온 사람 모두 낙원이라 추천하는 하와이는 어떨까? 당장 인천공항으로 달려가 “하와이행 비행기표 편도로 한장이요”라고 말해볼까? 요즘 하와이행 비행기는 만석일까? 궁금해서 항공사 직원에게 “이 비행기엔 몇명이나 탑승하죠?”라고 물어본다면… 앗, 이것은 바로 <비상선언>의 시작?!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바이러스 테러를 결심한 남자(임시완)가 하와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시작된다.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의 경우처럼 뚜렷한 이유와 목적을 찾기 힘든 현대의 테러를 다루는 이 영화는 손쓸 수 없는 재앙과 재난을 느닷없이 맞닥뜨린 사람들이 지상과 상공에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4D 시사가 아니었음에도, 비행기가 끝 모르게 추락하거나 균형을 잃고 회전하는 장면에선 극장 좌석이 비행기 좌석처럼 느껴져 주먹을 꼭 쥐고 스크
[이주현 편집장] 하와이행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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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브로콜리너마저’는 전국 투어 공연 중이다. 매년 치러오던 여름 장기 공연 ‘이른 열대야’의 일환인데, 새로운 기획인 ‘전국 인디-자랑’이라는 컨셉으로 치러진다. 간단히 취지를 설명하면 각 지역에서 공연하면서 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뮤지션들과 함께 무대를 만드는 것이다. 이번 공연의 특징이라면 오프닝 무대를 따로 갖는 것이 아니라 공연 중간에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팀을 소개하고, 공연 중에 관객 참여를 통해 그 회차의 우승자를 결정한다는 거다. 방법과 과정은 공연 연출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더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함께하는 팀들이 공연의 하이라이트에서 좀더 빛날 수 있게 한다는 점을 이 자리를 통해 자랑하고 싶다.
참여하는 팀들과는 공연 전에 따로 만나거나 온라인으로 대화를 나누었다. 시간을 정해서 한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전하는 콘텐츠도 만드는 한편 우리 입장에서도 같이하는 팀을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대화를 하면서 이런저런 서로의 애환을 토로하기도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우황청심환 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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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 탐정 다아시 경>이라는 고전소설이 있다. 196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탐정이자 첩보원인 다아시 경의 모험을 그리는 연작 시리즈로 셜록 홈스와 007을 반씩 섞은 듯한 이야기다. 그런데 배경 설정이 조금 복잡하다. 우선 이 작품 속 영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영국과는 조금 다르다. ‘다아시 경’ 세계의 역사 속에서는 사자왕 리처드가 십자군 원정에서 살아남아 서유럽을 정벌한 모양이다. 그래서 나라의 이름도 영불제국. 아무리 소설이래도 이웃 나라를 속국으로 만들다니, 대체 남의 나라 국민들을 뭐라고 생각하는 건가 싶지만, 아무튼 ‘대체역사’라는 카테고리에 속하는 SF 장르다.
이 소설에는 대체역사 외에도 한 가지 설정이 더 붙는데, 바로 ‘마법’이다. 다아시 경이 사는 세상에는 마법이 존재한다. 그것도 ‘과학’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 이야기 속 마법은 체계적인 규칙을 따르는 일종의 지식이고 기술이다. 마법이 없으면 산업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다. 대학에서 이론 연구도
[이경희의 SF를 좋아해] 철수네 집은 영희네 옆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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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본 다음날 별스럽지 않은 사진 한장을 바라보다 어떤 기억이 떠올라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로스트 도터>가 내 의식과 몸의 감각을 마구 자극한 결과일 것이다.
한 여인이 어둠 속을 서성이다 어느 둔덕에 선다. 배에 상처를 입었는지 블라우스는 피로 얼룩져 있고 몸은 휘청인다. 파도 소리가 가까이 들려온다. 그녀는 심각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바다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간다. 그러고선 이내 물가에 쓰러지고 만다. 그녀의 이름은 레다(올리비아 콜맨)다. 그녀는 온몸으로 불안을 견뎌내온 강인한 여성이자 명민한 학자이고, 두딸의 어머니이자 모성 신화를 보기 좋게 깨버리는 <로스트 도터>의 주인공이다. 레다는 까다롭지만 올곧고, 냉정하지만 열정적이기도 하며, 이기적이지만 공감력이 뛰어난 다면적인 인물이다. 학업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해 젊은 한때는 가정을 버리고 욕망이 이끄는 대로 향하기도 하며 절대적인 모성애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살았지만, 모녀
홍은미 평론가의 '로스트 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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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신의 변화가 생겼다. 누군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진다고도 했지만 그렇게 극적인 전환은 없었다. 대신 늦은 새벽 혼자 고요히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문득 뒤돌아보니 70일 남짓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나는 이미 그에게 흠뻑 젖어 있다. 서서히 물들어 다른 상태로 나아가는 경험 속에서 나를 스쳐 지나간 두 영화를 다시 되새겨봤다.
시간과 함께 내 안의 언어가 익어간다. 입을 닫자 갈 곳 잃은 마음이 넘치고 번져 끝내 지워지지 않을 얼룩이 되어버렸다. <헤어질 결심>을 보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굳이 말을 보태어 영화의 형태를 훼손하고 싶지 않기도 했거니와 내 안의 빈약한 언어로 이 상태를 설명할 도리가 없었다. 말을 더할수록 오해는 짙어지고 본질에서 멀어질 거라 생각했다. 다행히도 내게 지면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 내심 안도하며, 이 비껴간 인연에 감사하며 수줍은 마음을 저 깊은 시간의 바닷속에 던져버렸다.
때론 간격이 시야를 확장시킨다.
송경원 기자의 '헤어질 결심'과 '탑건: 매버릭'에 대한 뒤늦은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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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내버려두면 세상은 점점 나쁜 방향으로 간다. 거기에 저항하다보면 시끄러워진다. 도발, 균열, 파괴는 그 과정에서 파생되는 물결과도 같다. 라두 주데 감독의 <배드 럭 뱅잉>은 이러한 저항의 언어가 영화로 표현될 때 나올 수 있는 행복한 결과물이다. <일방통행> <일화, 기호, 경이에 관한 소사전> <실천과 빈정거림(시트콤)> 3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진 이 영화는 남편과 합의하에 찍은 섹스 비디오가 포르노 사이트에 유출된 후 자신을 향한 조롱에 맞서는 교사 에미의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다. 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수상한 <배드 럭 뱅잉>의 매력, “코로나19 팬데믹을 완전히 찢어버린 당당하고 도발적인 농담”(<버라이어티>)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부쿠레슈티의 명문고에서 역사 교사로 일하는 에미(카디아 파스칼리우)에게 난데없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녀가 남편과 찍은 부부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우리는 포악하게 나쁜 것을 들춰내야 한다: '배드럭 뱅잉'이라는 저항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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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마케도니아의 시골 마을, 갓난아이인 딸 네베나를 납치하려는 늙은 마녀 마리아(아나마리아 마린카)에게 엄마(노미 라파스)는 아기가 16살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키우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마리아는 엄마의 부탁을 들어주는 대신 아기의 목소리를 가져가고, 엄마는 마녀를 피하고자 딸을 동굴에 숨겨놓고 키운다. 엄마의 철벽 방어에도 마리아는 16살이 된 네베나(사라 클리모스카)를 찾아와 소녀를 자신과 같은 마녀로 만든다. 그러나 마녀 엄마와 마녀 딸의 동행은 얼마 가지 못해 끝이 나고, 마을로 내려온 네베나는 자신이 매혹된 기혼 여성 보실카(노미 라파스)의 모습으로 변신해 인간세계에서의 삶을 시작한다. 마녀 설화를 모티브로 한 <혼자가 아닌>은 한 생명체가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관계에 적응하고 기술을 습득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스케치한다. 한창 차기작을 촬영 중인 고란 스톨레브스키 감독을 화상으로 만나 첫 장편영화 <혼자가 아닌>에 관해 물었다.
- 어떻게 이야기
BIFAN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 작품상 '혼자가 아닌' 고란 스톨레브스키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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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닌> 고란 스톨레브스키 감독
<다섯 번째 흉추> 박세영 감독
<요괴대전쟁:가디언즈> <두더지의 노래 파이널> 미이케 다카시 감독
마스터클래스 진행한 브라이언 유즈나 감독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만난 사람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