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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그레이버 촬영감독이 68세을 끝으로 세상을 떴다.
그는 <거짓과 진실>(1974), <오셀로 촬영기>(1978) 등 말년에 오슨 웰스가 만든 영화를 주로 촬영한 인물.
혁신적인 <시민 케인>의 딥 포커스로 역사에 남은 그렉 톨랜드와 달리 그는 오슨 웰스라는 명성의 혜택을 조금도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1985년 오슨 웰스가 사망한 뒤에도 그는 거장이 15년 동안이나 매달렸으나 완성하지 못한 <바람의 저편>을 마무리하기 위해 제작비 마련에 나서는 등 변치 않은 우정을 보였다.
하늘에서 오슨 웰스를 만난 그의 첫인사는 무엇이었을까.
굿바이, 오슨 웰스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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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은 죽지 않는다.
1970, 80년대 배우와 감독으로 활동했던 하명중 감독이 16년 만에 메가폰을 잡고 촬영을 진행 중이다.
그가 연출과 주연을 겸한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소설가 최인호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모정을 그리워하는 소설가에 관한 내용이다.
지난 10월29일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한혜숙, 이대근, 최주봉 등이 출연한다. 촬영 중 짬을 내 전화 인터뷰에 응한 그는 "최근 김부남 사건, 명성황후 등을 소재로 한 영화를 몇편 준비했으나 제작비가 너무 크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6년 만에 돌아온 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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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경험, 항상 나쁜 건 아니라고.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이 최근 발간한 자서전을 통해 어릴 적 신부에게 성추행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발혀 화제다.
동성애자로 알려진 제피렐리 감독은 플로렌스 지방의 천주교 학교에 다니던 시절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며 "나는 그런 경험이 당신을 동성애자로 만들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당신이 여자를 좋아했다면 이후로도 여자를 좋아할 거다."
자신은 상처를 입지 않았다고 토로했지만 문제의 핵심은 동성애자가 아닌 성추행이 아닐까.
그래도 성추행은 나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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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 갓!! 덴젤 워싱턴, 새뮤얼 L. 잭슨 등 할리우드 블랙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한 오디오 성경이 미국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1시간 동안의 성경체험>(The 21-hour Bible Experience)이라는 이름의 이 오디오 성경은 현재 월마트 온라인 쇼핑몰에서 한달 넘게 최상위권을 유지하고있으며, 현재까지 약 8만개가 판매됐다. 덴젤 워싱턴이 솔로몬, 새뮤엘 L. 잭슨이 하나님, 블레어 언더우드가 예수, 안젤라 바셋이 에스더, 쿠바 구딩 주니어가 유다의 목소리 연기를 맡는 등 250여명의 흑인 예술가, 종교인들이 참여한 이 오디오 성경의 인기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을 듯하다. <가디언>은 "PS3가 올해 미국 소비자들의 성배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21시간 동안의 성경체험>이 예상치 못했던 파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스러운 대열에 낀 블레어 언더우드는 "독특하고 적절한 버전의 성경을 만드는 데 동참하게 돼서
할리우드, 열혈 전도사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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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미디어는 오는 11월 16일 <빨강머리 앤> 드라마 방영 20주년을 기념하여, 드라마 전편을 국내 처음 DVD로 출시한다. 드라마 <빨강머리 앤>은 1985년에 캐나다의 공영방송 CBC에서 처음 방송하여, 지금까지 이 방송사에서 방송 장르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으로 남아 있다.
<빨강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의 원작은 캐나다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출신의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쓴 명작 소설로 판매부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70년대에 일본에서 제작한 에니메이션이 잘 알려져 있는 반면에 캐나다와 미국에서는 설리반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Anne of Green Gables>(원제: 초록 지붕 집의 앤) 드라마가 가장 정평 있는 작품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번에 방영 20주년을 기념하여 국내에서 처음 DVD로 출시되는 <빨강머리 앤&
TV 드라마 <빨강머리 앤> DVD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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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중의 <씨네 21> 표지 촬영 현장과 개봉을 앞둔 <미녀는 괴로워>에 관한 인터뷰 영상
영상 중간에 배우가 직접 내는 돌발퀴즈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가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정답은 2006년 12월 3일까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동영상을 보시려면 Play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 똑똑한 미녀의 인형놀이,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기사보기
[커버 스토리]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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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에서 막 뜯은 바비 인형처럼, 김아중의 외모는 비현실적이다. 가늘고 긴 팔다리에 어딘가 도도해 보이는 얼굴까지. 옷을 거듭 갈아입히고 액세서리를 바꾸고 동작을 정지시키면서 촬영을 하고 있노라니 인형놀이를 하는 듯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이 인형은 말까지 할 줄 안다. “사실 S라인이라느니 섹시하다느니 불렸는데 처음에는 왜 그런 식으로만 불려야 하는지 불만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냥 감사해요. 결국 좋은 작품 한편이면 제 이미지나 연기에 대한 평가가 될 테니까요.”
김아중이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좋은 작품’은 12월14일 개봉하는 <미녀는 괴로워>다. 95kg의 여성이 전신 성형수술로 쭉쭉빵빵 미녀가 된 뒤 벌어지는 일을 그리는 코미디 <미녀는 괴로워>에서 그는 일생일대의 베팅을 했다. “제가 캐스팅 일순위가 아니었다는 것도 알아요. 그런데 저는 모험을 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 위치였기 때문에 출연 결정을 했어요.” 특수분장을 통해 체중
똑똑한 미녀의 인형놀이,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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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때 누가 죽어주면 딱 좋은데 말이지.” 동료기자와 이런 말을 예사로 주고받은 적이 있다. 사람들에 대한 작은 기사가 모여 있는 페이지를 담당했던 나와 그는 마땅한 뉴스거리가 없는 날이면 특별히 취재를 할 수도 없고 하지 않아도 되는, 해외 영화계 인사의 부고 소식을 기다리곤 했다. 누군가의 죽음이 먼 이국땅의 기자들에게 그렇게 작은 안도감을 줄 수도 있다는 걸 예전엔 몰랐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기자들은 참 싸가지가 없다.
국내 영화계 인사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정식 취재가 필요하다. 그 취재는 항상 뻘쭘하고 대부분 어색하며, 때에 따라서는 집요할 필요까지 있다. 취재원은 대부분 고인의 지인들. 그 사람과 얼마나 친분이 있었는지,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의 소감 등 뻔한 질문 목록 대부분은, 입장 바꿔 생각하면, 어처구니없이 대답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한 페이지 이상을 할애해야 하는 부고기사의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취재할 만한 지인을 물색
[오픈칼럼] 부고기사를 쓰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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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영화계를 취재하면서 당황스러웠던 경험 가운데 하나는 영화계에 불어닥친 상장 바람이었다. 감독이나 배우를 만나 예술을 논하면 되는 줄 알고 시작한 영화기자 일이었기에 어느 영화사가 합병을 했고 상장을 했는데 주가가 얼마라더라, 하는 뉴스를 취재하는 건 어딘지 낯설고 어색했다. 제작자들은 한국영화의 호황에 힘입은 상장 열풍을 환영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런다고 촬영현장에 금테를 두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한동안은 변화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저 영화계가 전보다 돈 걱정을 덜하게 됐다고 느낄 따름이었다. 영화하면 배고픔을 연상하던 시대에서 영화하면 대박을 연상하는 시대가 된 것은 이런 상황이 몇년간 지속되면서 서서히 바뀐 인식일 것이다.
영화계의 이런 변화는 크고 작은 진통을 동반하며 이뤄졌다. 특히 투기성 자본이 영화계를 바라보는 시선은 음험한 것이었다. 유명세가 있는 제작자나 배우를 동원해 주가를 올리고 차익을 챙기는 일도 벌어졌다. 그들이 실제로 제작한 영화가 한편도 없거나
[편집장이 독자에게] 불로소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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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중반, 미국의 남북전쟁 당시 내전에서 패배한 남부의 백인 장교 6명은 비밀조직을 결성했다. 이 조직은 남부지역에서 많은 회원을 얻어 세력을 확장했다. 그리고 남북전쟁 이후에 시민권을 부여받은 흑인들을 해치는 전통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투표권 등을 가지게 된 흑인들을 위협, 납치, 폭행, 살인하는 등 온갖 폭력을 휘둘렀다. 이들의 테러 대상에는 흑인뿐만 아니라 북부군에 협력한 ‘친북파’ 여기서 더 나아가 시민권운동자, 유대인, 공산주의자까지 다양했다. 독자들이 이미 짐작했겠지만 이 비밀결사는 바로 미국의 쿠 클럭스 클랜(Ku Klux Klan)이다. ‘쿠 클럭스’는 그리스어의 ‘퀴클러스’ 즉 ‘원’(圓)이라는 뜻에서 유래하며, 원(circle)은 비밀결사를 의미한다. KKK 구성원들은 신분을 감춘 채 암호를 사용하고 비밀회의를 진행했으며, 극우 인종차별주의자들의 지지와 당국 관계자들의 방관 아래 흰 제복과 뾰족한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어두운 밤거리에서 공격의 대상을 찾아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공공연한 비밀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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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엇을 보느냐가 당신이 누구인지를 결정한다. 당신의 몸이 당신이 먹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면, 당신의 정신은 당신이 보는 채널로 구성된다. “국민의 방송~ 케베스~”에는 미안한 소리지만, 최소한 방송에서는 국민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유선방송과 위성방송 시청가구가 1600만, 시청가구의 90%를 넘는단다. 바야흐로 같은 채널을 본다는 것은 같은 취향의 증거가 되었다. 같은 채널의 같은 프로그램을 보는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이(언어의 장벽만 없다면), 다른 채널을 보는 한국인과 대화하는 것보다 훨씬 쉬운 시대다. 어떤 ‘언니’와 “런 어웨이가 어쩌고, 오프라가 저쩌고” 한참을 떠들다가 옆의 ‘오빠’가 “무슨 얘기야”라고 짜증 섞인 말을 뱉는 당혹스럽고 송구스러운 순간,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당신이 어느 당에 투표하느냐는 침묵의 강에 묻어둘 수 있지만, 당신이 어느 채널을 보느냐는 도저히 묻어두기 힘들다. 이렇게 국민은 채널에 따라 분할됐고, 같은 채널을 보는 사람은 정신의 동지가 되
[이창] 당신의 채널은 몇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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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몰이’는 대개 “한 방향으로 몰아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뜻한다. 서로가 자신의 이득을 재는 탓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꼴을 두고 하는 말이다. 1950년 부산에도 이른바 돼지몰이라는 게 있었다. 6월25일 전쟁이 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회 지도층과 부유층들은 부산으로 집결했다. 일본으로의 밀항을 꾀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시 돈으로 많게는 1인당 150만원씩 내고 1천만원짜리 선박을 대절하기 위해 아우성들이었다. 이러한 혼란의 상황을 돼지몰이라고 불렀다. 지금 쓰이는 의미와는 다소 다르지만 잘못 쓰인 말 같진 않다. 돼지몰이의 가장 손쉬운 방법은 먹이를 던져두는 것이다. 정해진 먹이 앞에서 박 터지게 싸우는 돼지들, 그런 한심한 작태를 그때는 돼지몰이라 했다. “아침은 서울에서, 점심은 평양에서, 저녁은 신의주에서”라는 농담을 안주로 주고받으며 “평양을 3일 안에 점령하겠다”고 호언하던 이들이 돼지몰이 행렬의 거개였다.
돼지들이 꿀꿀대는 피난지 부산은 전쟁에
[한국영화 후면비사] 영화 없는 영화도시, 돼지들만 꿀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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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독립전쟁(1919∼21)과 아일랜드 내전(1922∼23)를 배경으로 하는 켄 로치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아일랜드 역사의 세 단계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단계는 영국의 압제다. 12세기 후반(1169)부터 20세기 중반(1948)까지 이어지는 잉글랜드·영국의 아일랜드 식민화의 역사는 아직까지도 북아일랜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으로써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초반부에서 자신의 이름을 영어가 아닌 게일어로 말하는 청년 미하일이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영국군에 맞아 죽는 장면은 영국의 압제를 압축해 보여준다. 이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미하일의 장례식에서 동네 아낙네의 입을 통해 구슬프게 불리는 로버트 조이스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역시 1798년에 실패로 끝난 아일랜드 봉기에 나섰다 연인을 잃는 한 청년의 슬픈 얘기를 그린 시다.
두 번째 단계는 민족주의적 투쟁이다. 미하일의 죽음까지만 해도 런던행을 포기하지 않았던 데미안이
[영화읽기] 제국의 ‘분할-통치 전략’을 보여주는 텍스트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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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보통 엔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제라 하면, 우중충한 관객 표정으로 인한 매출의 저하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어떻게든 엔딩을 해피하게 잡아보려고 하는 제작자쪽과 비극 또는 모호한 결말을 불사하며 그런 억지에 항거하는 작가와의 충돌이 일반적일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이와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 어떻게든 최대한 주연급들을 죽음에 이르게 함으로써 해피 안 한 엔딩으로 마무리하려는 노력이 ‘감동’의 구호를 마빡에 붙이고 나선 작금의 한국영화들에서 거의 예외없이 목격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넉달 사이에 개봉됐던 영화들만 대충 살펴보더라도 이렇다. ① <각설탕>-지병으로 인한 주연마(馬) 사망 ② <마음이…>-익사 사고로 인한 주인공 여아 사망, 지병으로 인한 주연견(犬) 사망 ③ <거룩한 계보>-자상으로 인한 주인공과 주연급 조연 사망(각 1명) ④ <사랑따윈 필요없어>
[투덜군 투덜양] 투덜군, 줄초상난 한국영화 엔딩에 시비를 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