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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그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 이치카와 다쿠지 지음/ 랜덤하우스 중앙 펴냄
“우리 모두가 누군가와 누군가의 촉매이며 세상은 다양한 화학반응으로 넘친다.” 이치카와 다쿠지의 소설 <그때는 그에게 안부 전해줘>는 재회에 대한 다짐으로 달려가는 이야기다. 쓰레기 산에서 만나 유년을 함께했던 사토시와 유지, 카린은 즐거운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그로부터 15년 뒤, 아쿠아숍을 경영하는 스물아홉살의 사토시 앞에 다짜고짜 아르바이트 자리와 숙식을 요구하는 전직 모델 출신의 여자가 나타나고, 그로 인해 그들 사이에 숨겨진 또 다른 인연들이 꼬리를 물며 등장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연애사진> 등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영원한 이별은 없다고 말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엮는 강력한 힘은 과거의 인연뿐만 아니라 현재의 인연에도 작용과 반작용을 일으킨다. <그때는 그에게…>
영화가 된 책 [3] 일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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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좀비 소설, 설명이 더 필요해?
<셀>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황금가지 펴냄
<셀>은 1999년 교통사고를 당해 은퇴를 고려하던 스티븐 킹이 오랜만에 슥삭슥삭 써낸 좀비 소설이다. 주인공인 일러스트레이터 클레이 리델은 작품을 좀 팔아보고자 보스턴을 방문 중이다. 그런데 멀쩡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미쳐 날뛰며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광증의 원인은 사람들의 뇌를 완전히 포맷해버리는 정체불명의 전파. 결국 휴대폰(Cell Phone)을 소유하지 않은 고리타분한 자들만이 살아남고, 리델은 우연히 만난 일행과 함께 휴대폰 송신탑이 없는 지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리처드 매드슨(<나는 전설이다>)과 조지 로메로에게 바치는 헌정사로 시작된 책은 결국 전통적인 좀비 문학이나 영화에서 떨어져 장르적 진화를 거듭하는데, 두뇌가 포맷된 인간들이 공중부양이 가능한 신인류로 진화하는 대목에 이르면 키득키득 웃음이 날 지경이다. 책을 읽고 나면 “
영화가 된 책 [2] 영화로 만들어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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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07년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완벽 가이드
[특집] 2007년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완벽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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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렉터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한니발 라이징> 토머스 해리스 지음/ 박슬라 옮김/ 창해 펴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연쇄살인마는 잭 더 리퍼도 에드 게인도 존 웨인 게이시도 아닌, 토머스 해리스가 창조한 가공의 인물 한니발 렉터다. 한니발은 해리스가 발표한 3편의 소설을 통해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다. 그가 잔혹한 살인을 행하고 인육을 먹음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은 기꺼이 한니발의 포로가 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뛰어난 화술과 다양한 분야에 걸친 전문적인 지식, 치밀한 심리 분석을 통해 상대방의 내면을 읽어내는 한니발의 마력은 인간을 초월하는 데 있었다. 그런 그가 <한니발>에서부터 변화를 꾀하더니, 이번 작품에서는 완전한 한명의 인간으로 돌아간다. <한니발 라이징>은 한니발의 성장 과정과 함께 왜 그가 잔혹한 연쇄살인범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주력한다. 한니발의 과거사는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복수의 길을 걷는 한니발의 모습은 또 다른 일면을
영화가 된 책 [1]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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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과연 미녀가 괴로울까. 600만 관객을 유혹한 <미녀는 괴로워>는 <공동경비구역 JSA> <쉬리>를 사뿐히 뛰어넘어 한국영화 역대 흥행순위 8위에 그 자태를 아로새겼다. 개봉 8주차에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중위권을 달리고 있을뿐더러 흥행순위 7위인 <타짜>의 성적에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니 미녀의 하이힐이 마법 구두는 아니었을까 내심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S라인 미녀’ 제니로 변신해 달콤한 해피엔딩을 맛봤던 한나처럼 당시 캐스팅 후순위였던 김아중은 현재 애타는 러브콜의 중심에 섰다. 외모의 변화로, <미녀는 괴로워>의 성공으로 두 미녀의 인생은 머릿속이 하얘지고 눈앞이 깜깜해질 만큼 바뀌었지만 그 아래 감춰진 그들의 마음은 한결같지 않았을까. 좀처럼 잦아들지 않는 <미녀는 괴로워> 열풍의 주인공인 김아중을 만났다. 비비안, 오휘, 롯데 칠성 등과 CF 계약을 연장했다는 사뭇 들뜬 어조의 기사들과 달리 그녀는 ‘
배우는 즐거워, 아직도 흥행기록 경신중인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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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를- 배우로서- 안다고 생각했다. 무리도 아니다. 그녀는 스크린이 엄폐물 없는 벌판이라는 사실을 일찍 깨우친 조숙한 배우다. 문소리는 감추기보다 드러내는 기술, 가장 정직하게 표현하는 방법부터 터득하는 게 순리라고 믿는 것처럼 보였다.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사랑해, 말순씨>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의 연기는, 작품 해석이 철저하고 기교가 튼튼한 연주였다. 그래서 소박하되, 화려했다. 지난해 개봉한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에서 문소리는 떡볶이 가게를 하며 철없는 동생(엄태웅)이 저지른 일을 치다꺼리하는 누이 미라로 분했다. 사람들은 오고 가는데, 미라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그녀는 달처럼 남들이 던진 빛을 받아 반사할 뿐이다. 문소리의 친구이기도 한 김태용 감독은, 에너지 많은 배우가 에너지를 안 쓰고 버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한다. <피아니스트>의 이자벨 위페르나 <미스틱 리버>의
날마다 생의 한가운데, 배우 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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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월15일 <복면달호>가 개봉한다. 개그맨 겸 MC 이경규가 만드는 두 번째 코미디물에서 차태현은 로커가 되고 싶은 꿈을 좇다 트로트 가수가 된 20대 청년 봉달호를 연기한다. <복면달호>는 제작자로만 참여한 이경규의 이름 석자가 영화의 모든 화젯거리처럼 다루어졌던 영화이지만 차태현 개인에게는 가수로 활동했던 경험을 한껏 살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또 지난해 6월1일 결혼 이후 선보이는 첫 영화다. 차태현이 이 영화를 찍은 과정과, 결혼이라는 큰 행사를 치르고 난 그가 이번 영화를 넘어서 생각하고 있는 자신의 미래는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차태현은 올해 서른두살이다.
-지난해 결혼하고 얼마나 쉬었나.
=3개월 쉰 것 같다. <바보> 촬영 때 8kg 찌우고 그거 끝내고 살 다 못 뺀 채로 1개월 있다 바로 결혼하고, <복면달호> 들어가면서 다시 많이 뺐다.
-<바보> 개봉은 언제쯤인가.
=잘 모르겠다. 일단 <
싼티 나는 코미디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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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너무 멋져요!” “여러분, 윤아 언니가 아니라 설영 언니라고 외쳐주세요!” 공연장 뒷문으로 걸어나오는 김윤아를 한 무리의 학생들이 에워싼다. 1월25일 저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뒤편. 자우림 콘서트장이 아니라 영화 <열세살 수아>(제작 수필름·스폰지이엔티)의 촬영현장이다. 남편없이 억척스럽게 생계를 유지하는 엄마, 영주(추상미)를 거부하고, 인기가수 윤설영(김윤아)이 친엄마라고 믿는 수아(이세영)는 팬들에게 둘러싸인 설영에게 아버지의 사진을 내보인다. 물론 설영은 사진 뒷면에 사인을 해주고 돌아설 뿐이다. 수아의 마음을 대신하듯 쏟아지는 빗속에 홀로 서 있어야 하는 이세영과 달리, 기다림의 연속인 현장에서 실제 인기 가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보조출연자들은 컷 사인이 떨어지자 흥분된 목소리로 외친다. “이건 연기가 필요없어!”
열세살의 성장통을 데뷔작의 소재로 택한 김희정 감독은 신인답지 않은 여유있는 폼새로 20여명의 보조출연자와 강우기 등 특수장
못나도 울엄마, <열세살 수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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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우기 좋은 날은 몰라도, 바람피우기 좋은 놈은 있다. 불륜 9단의 급수를 가진 유부녀 선수에게 상대는 솜털도 채 가시지 않은 어리버리 대학생이다. <바람피기 좋은 날>에서 김혜수의 손바닥 위에 놓인 이민기는 청춘의 가벼움을 퐁퐁 뿜어내며 한껏 애교를 발산한다. 공교로운 타이밍의 일치. 그는 현재 드라마 <달자의 봄>에서도 33살 노처녀로 등장하는 채림과 애정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85년생 이민기에겐 어느새 ‘누나들의 로망’, ‘대표 연하남’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주변에서 그런 말들을 많이 하시는데,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정말 어떤 누나가 사귀자고 한 것도 아니고. (웃음)”
지난해 우정출연으로 잠깐 얼굴을 비쳤던 <뚝방전설>을 제외한다면, <바람피기 좋은 날>은 사실상 이민기의 첫 번째 영화이자 첫 주연작이다. “오디션에서 대본 리딩을 하게 됐어요. 첫 대사가 “2학년이에요”였는데, 말을 못하겠는 거예요. 너무 답답해
바람피우기 좋은 놈, <바람피기 좋은 날>의 이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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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싸한 박하향기를 머금고 이훈이 등장했다. 향수 내음치곤 조금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먼저 악수를 청한다. 연기경력 13년. 녹록지 않은 세월이 그에게 안긴 선물은 사람과의 관계를 조율하는 부드러움이 아니었을까. 대다수의 인터뷰 기사들이 그의 ‘터프’함을 입증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듯했지만 이훈은 <1번가의 기적>에 등장하며 그 같은 편견에 뒤통수를 날렸다. “내 팬이라면, 나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훈은 영화 데뷔를 할 때 비슷한 캐릭터를 맡을 거라고 예상했을 텐데 나로선 다른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 한번도 안 해본 역할이었다. 지고지순하고 솔직하고 순수하고.”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이 닭살스럽고 민망해 가족이며 지인들을 시사회에 초청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만큼 태석은 무척 로맨틱한 인물이다. 자판기를 관리, 운영하며 밥벌이를 하는 그는 가난하고 고단할지언정 커피값 400원이 비싸다고 투덜대는 여자를 위해 하룻밤 사이 가격을 1
터프 가이를 넘어서, <1번가의 기적>의 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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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선택과 더 나쁜 선택에 대해
<소피의 선택> EBS 2월17일(토) 밤 11시
1947년 브루클린, 창백하지만 아름다운 소피(메릴 스트립)의 영어에는 폴란드식 억양이 남아 있다. 그녀의 팔에는 지울 수 없는 일련의 번호가 새겨져 있다. 팔목에는 자살의 흔적이 맺혀 있다. 그녀는 아우슈비츠의 생존자다. 그러나 정작 그녀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아우슈비츠의 비인간성에 대한 기억이 아니라, 그곳에서 자신이 행할 수밖에 없었던 비인간적인 선택이다. 자신의 두 아이와 수용소에 끌려간 그녀는 독일 군인으로부터 끔찍한 제안을 받는다. 두명의 아이 중 한명을 택하면 나머지 한명은 살려주겠지만, 아무도 택하지 않으면 둘 모두 죽게 될 것이라는 사실. 단 몇초 동안 그녀는 고민을 했을 것이다. 무엇이 더 좋은 선택일까? ‘좋은’ 선택이란 없다면, 더 올바른 선택은 가능할 것인가? 그녀의 죄는 강요된 선택지 속으로 들어간 순간 시작된다. 그녀가 한 아이를 살리자, 다른 아이는 죽었다
TV 뭐 볼까? 설 연휴 TV영화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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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방송일정은 방송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방콕이지만 괜찮아, 설 연휴 TV영화 편성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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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 너무 짧다구요? 꽉 막힌 도로, 생각만 해도 답답하시다구요? 이래저래 불만은 많지만, 그래도 즐거운 설 명절입니다.
그 동안 씨네21이 제안했던 알찬 설 명절 보내기 방법을 한자리에 모아봤습니다. 3일뿐인 연휴지만, 씨네21과 함께 알차게 보내세요.
설연휴 즐길거리 1. 영화
풍성한 설 연휴 극장가 개봉영화 올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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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이지만 괜찮아, 설 연휴 TV영화 편성표
설연휴 즐길거리 2. 책
옛글을 읽으며 오늘을 생각하노라, 동양고전 7
그래, 이 맛이야! 군침 넘어가는 요리 만화 10
서울 도심부터 유럽, 미국, 알프스 산맥까지, 책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
김혜린, 김진, 신일숙, 강경옥 등 한국 순정만화 되돌아보기
성(性), 음식, 카페 등 9가지 코드로 본 시시콜콜 역사책
설연휴 즐길거리 3. 게임
게임이 스크린으로 간 까닭, 영화화된 게임
가족에게 ‘미안하다, 사랑한다’ 표현합시다. 가족용 비디오 게임을 하면서
짧은 설 연휴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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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그랜트·드루 배리모어 주연,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뉴욕 시사기
혹시 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 중에 왬(Wham)이나 듀란듀란(Duran Duran)의 왕팬이 있는지. 가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들의 노래를 들으면 잡지 사진을 모아 책받침을 만들고, 팬클럽 티셔츠를 입고, 친구들과 라디오 앞에서 빌린 아버지 라이터를 켜서 흔들었던 기억이 나는지. 뉴욕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코미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Music and Lyrics)은 벌써 20년이 지나버린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준다.
미국 내에서 밸런타인데이에 개봉되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은 80년대 인기 절정이었던 영국 듀오 ‘팝’(PoP)의 (지금 보면 유치찬란한) 뮤직비디오로 시작한다. MTV 초창기 시절 프로덕션 가치가 전혀 없이 만들어졌던 수없이 많은 비디오처럼 팝의 비디오(제목 <Pop Goes My Heart>)는 간단한
왕년의 팝스타와 작가 지망생의 히트곡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