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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론>을 쓴 애덤 스미스는 현대 경제학의 창시자로 기억된다. 하지만 살아생전 그를 유명하게 만든 책은 <국부론>보다 17년 먼저 나온 <도덕감정론>(The Theory of Moral sentiments)이다. 그가 대학 시절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은 도덕철학자인 해치슨이다. 교수 생활도 해치슨의 후임으로 도덕철학 강의를 하면서부터이다. 효용을 최대화하는 것을 선(善)으로 보고 합리적 계산을 과학으로 생각하는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가 ‘도덕감정’에 대한 이론을 남겼다는 것은 꽤나 인상적인 사실이다. 그는 이 책에서 도덕적 행위는 이해관계를 떠난 관찰자의 위치에서 타인에 대한 공감의 능력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타인의 행위가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에 앞서 먼저 그 처지를 공감하는 능력(sympathy)이 선행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타인에 대한 공감 중에서도 특히 고통에 공감하는 동고(同苦)의 능력을 도덕적 감정의 핵심으로 꼽았다. 말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도덕적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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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려나 싶었다. 술잔을 만지작거리면서 한참을 망설이고 주저했다. 1년에 고향 가는 횟수는 많아야 한번, 있어도 3일 이상 머물지 않는 아들에게 잔소리 특강을 쏟는 아버지답지 않았다. ‘이게 바로 홈그라운드의 이점이군.’ 간만에 서울 와서 얼굴 봤는데 아버지 또한 괜히 싫은 소리 했다가 아들 기분 상할까봐 걱정하는 눈치였다. 술잔이 몇 차례 돌고 나서야 아버지는 어렵사리 결혼 이야길 꺼냈다. 끊임없이 선보라며 처자들을 소개해왔던 어머니가 이젠 지쳐서인지도 모르겠다. 결혼문제만큼은 그동안 아무런 언급이 없던 아버지가 드디어 운을 뗀 걸 보면. 아버지의 간청은 간단했다. 제발 그냥 다른 집 자식들처럼 평범한 가장이 돼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는 외롭다고도 했고, 그래서 여생을 손자 재롱 보면서 지내고 싶다고도 했다.
전작(前酌)이 없었으면 흘려들었을지 모를 말이었다. 취기에 ‘당신의 인생을 사십시오’, 라고 충고하고 싶었고, 조금은 개겨보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오픈칼럼] 부자유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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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초밥왕>의 쇼타와 <식객>의 성찬이 한 식당에서 일한다면 어떨까. 프레임 속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는 두 사람은 하지만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다. 대신 그들을 창조한 <식객>의 허영만과 <미스터 초밥왕>의 데라사와 다이스케가 만났다. 데라사와 다이스케의 드라마와 애니메이션 상영전, 전시회가 열렸던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2월 3일 토요일 오후 계단에서 아이들에게 싸인을 해주는 얼굴이 낯익다. 허영만. 한국만화의 대표선수, 충무로의 블루칩 원작자로 불리는 그는 데라사와 다이스케와의 대담을 위해 안국동 공보문화원을 찾아왔다.
1947년생 허영만과 1959년생 데라사와 다이스케는 띠동갑이다.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의 청중들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와 다소 미숙했던 진행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현해탄을 넘어 이어진 두 만화가의 따뜻한 애정이 담긴 대화들을 한마디라도 놓칠까봐 관객들의 눈빛은 두시간 가까이 초
'식객', '미스터 초밥왕'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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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의 <숏컷>을 읽다가 재밌는 내용을 발견했다. 서유럽을 여행하면서 그에게 가장 인상적인 것이 완전히 맑게 풀린 서양인들의 ‘눈’이었다는 것이다. 우연찮게 <Pale blue eyes> 라는 노래도 생각나고, 과거에 만난 서양 친구들의 흐리멍덩한 눈도 떠올라 모처럼 깔깔 웃었다. 동시에 서양인들은 한국인들과는 차원 다른 교육을 받고 사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보았다(예문: 다니엘, 눈에 힘 좀 풀고 다녀! 무슨 어린애가 두눈 똑바로 뜨고 다니니? 눈빛에 베겠다!).
잘나가는 할리우드 배우들만 봐도 확실히 눈이 풀려 있다. 스칼렛 요한슨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그녀의 눈은 몸매나 입술에서 풍겨지는 섹시함을 압도한다. 퇴폐적이고 침침해 보이는 듯하면서도, 그 흐리멍덩함 속에 묘한 집중력을 갖고 있어 사람들의 시선을 당기는 힘이 있는 눈. 마치 시력검사를 할 때 “멀리 보세요!”란 말에 반응하는 사람의 눈처럼 아득해 보인다. 한국인에게 잘 없는 눈이다. 나만
[이창] 세상을 보는 흐리멍덩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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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花>는 특정한 역사적 맥락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장이모가 당나라를 무대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시절을 바탕으로 그 특유의 탐미주의적 미장센을 마음껏 펼쳐 보이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우리는 영화의 시작과 함께 두 가지 스펙터클을 본다. 거대한 황실의 내부에서 일사불란하게 일어나 치장하는 여성들의 몸과 광활한 대지를 역주하는 병사들의 이미지, 장이모는 이러한 단순한 병치를 통해 정점에 이른 권력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황실의 화려함을 노골적으로 뽐내기라도 하듯 온몸을 황금색으로 치장하고 있는 황후(공리)가 등장하는 순간, 완전했던 황실의 이미지는 이내 훼손되고 만다. ‘병든 황후’, 그녀의 떨리는 손과 신경질적 눈빛, 정작 권력의 중심은 병들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병들어 있는 것은 황후의 건강만이 아니다. 황후는 황제(주윤발)의 전처에게서 얻은 첫째아들과 근친상간적인 관계이고, 황제는 황후를 천천히 독살하려는 음모를 진
[영화읽기] 장이모식 탐미주의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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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명의 웬수들>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10여명이 넘는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하나같이 제각각 특색이 다르고 별별 일이 다 벌어진다. 그건 부담없는 가족코미디의 소재로 그만이다. 그래서 2편까지 나왔다. 그런데 이 영화 <나, 너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을 모두 다 합치니 18명이다. 12명이 적어 보인다.
옛날 서로 사랑했던 프랭크(데니스 퀘이드)와 헬렌(르네 루소). 시간은 아주 많이 흘렀고, 그들은 각각 다른 남녀를 만나 결혼했지만, 운명은 그들을 중년의 시간에 다시 만나게 한다. 서로 몇년 전 배우자를 잃은 프랭크와 헬렌은 우연히 만나 사랑을 꽃피우고 결혼을 약속한다. 웬만한 로맨틱코미디라면 여기가 끝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 <나, 너 그리고 우리>는 제목이 알리는 것처럼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전 부인이 남긴 8명의 아이를 키우는 프랭크와 남편이 죽은 뒤 아이들을 입양하면서 10명의 자녀를 둔 헬렌. 프랭크와 헬렌의 결혼으로 그 아이들이 한
전형적인 할리우드 가족코미디 <나, 너 그리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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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만한 지방 마을에 세명의 김 관장이 모여든다. 태껸도장을 운영하는 곱슬머리 김 관장(신현준)과 검도도장을 지키는 긴 생머리 김 관장(최성국)이 코흘리개 부원들을 모집하기 위해 서로를 견제하는 이곳에 또 다른 김 관장이 나타난 것이다. 쿵후도장 김 관장(권오중)은 수련생들의 인심은 물론, 앞서 두 김 관장이 사모하던 동네의 대표미녀 박연실(오승현)의 마음까지 얻을 태세다. 살벌한 무술대결보다는 치졸한 질투와 술수가 난무하는 이 마을의 혼란상황은 수상한 외부인까지 흘러들어오면서 한결 심화된다.
태권도 챔피언과 유도 챔피언 중 누가 더 셀까. 권투선수와 레슬링선수 중 누가 싸움을 더 잘할까. 유치하지만 떨쳐버릴 수 없는 이 호기심은 결국 이종격투기를 낳았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호기심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신현준과 최성국 중에서 누가누가 더 웃길까. 여기에 정준하와 탁재훈까지 가세한 개그펀치는 얼마나 강력할까. 이에 <김관장…>은
스크린 속 ‘개그콘서트’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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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돼지 윌버(도미닉 스콧 케이)는 몸이 약하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도축당할 위기에 놓인다. 다행히도 농장 주인 딸인 펀(다코타 패닝)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윌버. 길 건너 펀의 삼촌네 농장에서 살게 된 그는 말 아이크(로버트 레드퍼드), 거위 거시(오프라 윈프리), 모두가 징그러워하는 거미 샬롯(줄리아 로버츠) 등과 친구가 된다. 그러나 돼지의 운명이란 결국 베이컨과 햄으로 귀결되는 것이 농장의 순리다. 성격 뒤틀린 집쥐 템플턴(스티브 부세미)은 윌버가 크리스마스 만찬에 오를 것이라 실토하고, 윌버를 구하기 위해 샬롯은 자신의 거미줄에 ‘멋진 돼지’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리고 거미줄의 메시지가 온 마을에 알려지면서 윌버는 유명해진다.
<샬롯의 거미줄>은 E. B. 화이트가 1952년에 펴내 전세계적으로 4500만부 이상 팔린 어린이용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80년대 초 유년기를 보낸 관객이라면 TV로 종종 방영된 1973년판 동명의 애니메이션 역시 기억하
어른들을 위한 고전 <샬롯의 거미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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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람피기 좋은 날’은 없다는 것이 영화의 결말이다. 30대 초반의 중산층 유부녀 ‘이슬’(김혜수)과 ‘작은새’(윤진서)는 채팅으로 사귄 남자를 만나 바람을 피운다. 대범하고 솔직한 이슬은 열살 연하의 대학생(이민기)과 발랄한 외도를 즐기고, 내숭형의 작은새는 이쪽 방면 선수인 ‘여우두마리’(이종혁)를 한껏 애태우다 자신의 성적 로망을 충족시킨다. 영화에서 이슬과 작은새의 내면은 이미지들로 설명되고 있다. 깨진 어항에서 튕겨나와 길바닥 위에서 퍼덕이는 붕어나 완전 진공상태로 밀봉된 채 열리지 않는 양념병은 작은새나 이슬의 실존적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섹시코믹드라마’라는 컨셉대로 상당히 코믹하다. 이슬과 대학생은 가히 18금(禁)급의 수위 높은 대화를 주고받지만 에로틱한 효과보다도 웃음을 유발하고, 작은새와 여우두마리가 모텔에서 섹스를 빌미로 밀고 당기는 모습은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영화의 하이라이트다. 영화의 전반부는
‘바람피기 좋은 날’은 없다 <바람피기 좋은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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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르 톰슨의 <파리의 연인들>은 프랑스의 심장 ‘파리’가 환기하는 두 가지, ‘사랑’과 ‘예술’을 두루 관통하며 이야기의 씨실과 날실을 잣는다. 미술, 음악, 영화 그리고 연극 등을 아우르는 예술적 흥취와 그것을 동경하거나 예술, 그 자체가 자신의 인생의 일부가 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인기를 의식한 때문인지 엉뚱한 제목이 붙었지만,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은 ‘오케스트라 좌석’이다. 원제는 폭발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마치 베틀 위의 북처럼 다양한 인물들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제시카(세실 드 프랑스)의 시선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에는 적절해 보인다.
제시카는 젊은 날 호화로운 삶을 꿈꿨던 할머니의 말을 듣고 파리로 상경해 몽테뉴 거리의 바에 웨이트리스로 취직한다. 그리고 아주 짧은 기간이지만, 파리의 예술계를 오케스트라석에 앉은 것처럼 가까이에서 보게 된다. 앞으로 십년 동안의 스케줄이 빡빡하게 짜
다소 밋밋한 로맨틱 코미디 <파리의 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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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년에 니토베 이나조는 “무사(사무라이)는 온 국민의 아름다운 이상이었다. ‘꽃은 벚꽃, 사람은 무사’라는 말이 널리 퍼져 있을 정도였다. 인간의 삶에 대한 본연의 자세, 사고방식 등 무엇 하나 무사도에서 영향을 받지 않은 게 없었다”며 <무사도>(한국어판 제목 <일본의 무사도>)에서 서양인들을 향해 썼다. 사무라이는 일본적 정신세계를 이해하도록 유도하는 대표적인 열쇠말이다. 그 말 속에 ‘섬기는 자’라는 뜻을 갖춘 사무라이,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들이 당연히 많았고 지금도 많다. 주군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마치고 할복하여 죽은 16세기 47인의 충신에 관한 이야기는 그들의 충과 의를 대변하는 명예율에 관한 오래된 서사가 되었고, 미조구치 겐지는 그걸 장중하게 담았다. 혹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많은 영화에서 도시로 미후네의 건장한 얼굴과 육체, 웅장한 목소리는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삐딱한 방식으로 현현되는 사무라이의 대표였다. 대체로 영화 속 사무라이
<황혼의 사무라이> 마지막 사무라이의 생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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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을까? 이번호 인터뷰 지면에서 매그넘의 사진작가 엘라이 리드는 “그렇다”고 말했는데 역사적으로도 그런 믿음을 뒷받침 할만한 증거는 많이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아버지의 깃발>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때도 사진 한장이 미국의 승리에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일본의 작은 섬 이오지마에 성조기를 꽂는 군인들을 찍은 사진. 문제는 이 사진이 그리 극적인 상황에서 찍힌 게 아니라는 데서 발생한다. 사진 속 주인공들은 미국에 돌아와 영웅으로 대접받으며 전쟁공채 판매를 위해 동원되지만, 나는 영웅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자리를 훔쳤을 뿐이라는 죄의식에 사로잡힌다. 그러나 영웅이 필요했던 국가는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진실은 전쟁으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드러난다. <아버지의 깃발>은 이처럼 영웅신화를 다시 쓰는 영화다. 이스트우드는 이런 이야기를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보여준 적 있는데 이번엔 서부극
[편집장이 독자에게] 개봉촉구! <이오지마로부터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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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칼루자 사진전 <립벤트롭(Ribbentrop)씨의 응접실>
2월8일(목)∼28일(수)/박여숙 화랑/02-549-7574
독일의 포토리얼리즘 작가 스테판 칼루자(Stephan Kaluza, 1964~)의 작품전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칼루자는 포토리얼리즘 회화 작업과 사진 프로젝트 작업을 통해 최근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엔 그를 일약 스타작가로 인식시켜준 대표작 <립벤트롭(Ribbentrop)씨의 응접실>을 만날 수 있다는 데 더욱 설레게 한다. 이 작품은 이미 지난해 11월 쾰른아트페어(Art Cologne 2006)에서 비평가와 큐레이터들에게 ‘가장 주목할 만한 설치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어 더욱 의미가 있다.
전시부제이기도 한 <립벤트롭(Ribbentrop)씨의 응접실>은 1933년 1월 초 나치당의 임원이었던 립벤트롭 저택에서의 음모적 모임을 재현하고 있다. 히틀러와 당시 독일 대통령 힌덴부르크의
66m 뫼비우스의 띠, 순환하는 역사의 대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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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 에어> 2월10일(토)MBC 밤 12시50분
죄수 수송기를 장악하라. 항공기 버전의 탈옥물 <콘 에어>에는 익숙한 얼굴의 악당들이 등장한다. 반란의 주동자 존 말코비치, 연쇄살인범 스티브 부세미, 그리고 위압적인 흑인 덩치 빙 레임스. 집채만한 몸집까지도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그는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단골 조연이다. 할렘 출신으로 주로 오프 브로드웨이 무대에서 활동하던 레임스에게 출세의 반석이 되어준 것은 <펄프픽션>. 존 트래볼타, 새뮤얼 L. 잭슨의 보스 마르셀러스로 등장하며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한 그는 숀 코너리와 고가의 미술품을 털고(<엔트랩먼트>), 웨슬리 스나입스와 주먹을 겨루는(<언디스퓨티드>) 등 바쁘게 활동해왔다. 레임스의 얼굴을 확고하게 각인시킨 것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톰 크루즈의 동료 컴퓨터 전문가로 캐스팅된 그는 조연으로는 드물게 시리즈 3편에 모두 출연하는 행운을 붙들었다. 하
[앗! 당신] 빅 엉클 톰, 빙 레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