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지난 6월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체 상영작과 게스트 명단 등 영화제의 세부적인 일정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영상물이 상영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상준 집행위원장은 "내부적인 안정을 되찾았으니 이제 국제영화제 본연의 도약을 목표로 삼겠다"고 자신했다. 올해 PiFan은 35개국의 251편을 상영했던 작년보다 36편이 줄어든 33개국 215편을 상영한다. 한상준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이같은 상영작 축소는 "상영작 포화로 영사사고 등 각종 진행상의 차질이 빚어졌던 작년 영화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규모가 조금 줄긴 했지만 올해 PiFan의 주요 상영작들은 작년보다 든든한 내실을 보여준다.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서는 옥사이드 팡의 신작 <다이어리>,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마츠가네 난사사건>, 김민숙,이정국 감독의 한국영화 <그림자> 등 모두 10편의 장편과 단편이 초청됐다. 부천 영화제의 최고 인기 섹션인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에서는 할 하틀리의 <페이 그림>, 시미즈 다카시와 도요시마 케이스케의 <유령 대 우주인>, 마크 포스터의 <스트레인져 댄 픽션>등 모두 48편의 장편과 <마스터즈 오브 호러 2>의 전편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슬래셔 영화의 역사를 기록한 <슬래셔 영화의 흥망성쇠>, 프랑스 이브 몽마외 감독이 만든 <한국영화의 성난 얼굴> 등 다큐멘타리 영화들도 상당한 주목을 요한다. 가장 강력한 비위와 심장을 지닌 마니아들을 위한 ‘금지구역’ 섹션은 SM 행위에 대한 탐구인 <바쿠시, SM 로프마스터>와 살찐 여자들을 사랑하는 남자들을 그린 <먹이> 등 강도 높은 작품들로 가득하다. 올해 PiFan은 주요 부문 외에도 3개의 특별전과 3개의 회고전을 준비했다. 장 뤽 고다르와 알랭 레네 등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SF영화를 모은 ‘프랑스 SF 특별전’, 일본과 중국의 장르영화 대가인 히로키 류이치와 허먼 여우의 주요 작품을 상영하는 ‘판타스틱 감독백서’, 미국 B무비의 전설적인 존재 몬테 헬만 회고전, 다리오 아르젠토의 영화 4편을 관람할 수 있는 ‘다리오 아르젠토: 이탈리아 호러마스터’, <해저 2만리>와 <마이크로 결사대>로 유명한 미국 감독 리처드 플레이셔 회고전 등은 장르영화를 향한 대가들의 세계를 회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편, 일본 아니메의 팬이라면 ‘추억을 찾아서: 나가이 고와 로봇 대전’을 놓칠 수 없다. 마징가와 데빌 맨의 창조자인 아니메의 거장 나가이 고는 단편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직접 부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작년의 ‘뉴질랜드 웨타 초청 워크샵’에 이어 올해 PiFan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프로그램은 ‘환상교실: 아시아 영화의 특수분장’이다. <괴물>과 <친절한 금자씨>를 작업한 국내회사 ‘셀’, <자살클럽>등을 작업한 일본 회사 ‘니시무라 공작소’, 성룡이나 주성치와 오래 작업해온 홍콩의 미셸 왕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동아시아 3국 특수 분장 전문가들의 지도로 테마별 특수 분장 및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는 귀한 기회다. 참가비는 3만원이며 직접적인 교육효과를 위해 이미 1작품 이상 제작이나 연출 경험이 있는 학생 및 영화감독 30인으로 참가자격을 제한한다. 황규덕 감독의 신작 <별빛 속으로>로 막을 올리고 조코 안와르 감독의 <비밀>로 막을 내릴 제11회 부천영화제는 오는 7월12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며, 일반예매는 오는 27일부터 7월 20일까지 부천영화제 홈페이지(http://ticket.pifan.com)를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