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 버라이어티쇼의 ‘끝장’을 추구한다는 MBC <무한도전>이 어느새 탄생 2주년을 스르륵 돌파했다. 무모하게 무한대의 도전을 감행하는 기본 성격 때문인지 노화를 잊은 채 여전히 예능프로그램의 지존으로 군림 중이다. 특히 6월23일과 30일 유 반장(유재석) 이하 식스 멤버가 필리핀으로 룰루랄라 휴가를 떠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제작진의 마수(?)에 걸려 인적없는 섬에 상륙해 고군분투하고 말았다는, ‘정말 몰랐을까’ 싶은, 믿거나 말거나의 특집 ‘무인도 에피소드’는 다시 한번 시청자의 허파에 바람을 듬뿍 공급하며 <무한도전>의 마력을 되새김질했다.
앞으로 얼마나 오래 이 프로그램이 “‘하자’ 캐릭터들의 도전은 계속돼야 한다”는 당위성을 납득하게 만들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두 가지 면에서는 두고두고 박수를 받아도 족할 것이다. 유익함에 대한 예능프로그램의 콤플렉스를 벗어던졌다는 것과 한국식 ‘오리지널리티’를 품었다는 것이 그것이다.
머리 크고 많이 먹
무모하고, 무리있지만 가능성 무한대의 쇼
-
“모던 록밴드라고 불리고 싶지 않다는 의도를 갖고 있었어요.” 4인조 밴드 도나웨일의 리더 윤성훈(31, 기타)이 말한다. “모던록이라는 단어가 주는 한정된 가치나 컨셉 같은 게 싫었던 것 같아요.” 윤성훈과 함께 곡을 쓰는 유진영(28, 보컬 및 키보드)이 맞장구를 친다. 테이블 구석에서 언니, 오빠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정다영(20, 베이스)은 고개를 끄덕인다. 이들과의 인터뷰 자리는 확실히 저마다 각각인 사람들과의 만남이란 느낌이 한번에 와닿는다. “예전에는 가사보다도 사운드의 감성과 뉘앙스를 더 중시했다”는 윤성훈과 “가사는 당연히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유진영. 윤성훈은 스물한살 때 286비트 컴퓨터로 기타, 베이스, 드럼을 모두 넣어 밴드 음악을 만들었던 게 자신의 첫 자작곡이고, 유진영은 고1 때 친구에 관한 가사를 입혀 완성한 곡이 자신의 첫 자작곡이다. 유진영은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예민했던 사춘기 때부터 음악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었다고 한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인디 뮤지션 3인] 의 도나웨일
-
가야금의 음색이 사람의 울음소리를 닮아서인가. 지난해 11월 ‘모던 가야금 정민아’라는 카피 아래 발매된 정규앨범 <상사몽>을 듣고 있으면 뮤지션 본인이 우울하고 슬픔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둥글고 부드러운 인상을 지닌 그는 엉뚱하고 웃음이 많다. “곡을 쓸 당시에는 생각보다 별 감정이 없어요.” 7개 트랙이 실린 EP 형식 앨범 <애화>의 동명 타이틀곡 제목은 그의 어머니 존함을 따서 지어진 것인데 정작 작업하는 동안엔 곡 쓰는 일에만 몰입하다 나중에야 ‘아, 엄마 생각이 나네’ 하며 그제야 주위 사람들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그는 애절한 정서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서 대상을 보는 처연한 정서가 좋다.
정민아는 국악고등학교와 한양대 음대 국악과를 졸업했다. “죽도록 노력해서 남들 가는 좋은 길을 가려고 할 땐 한번도 일이 풀린 적이 없었”다. 국립국악원에 8번 낙방하고 텔레마케터로 생계를 꾸려온 시절은 여러 기사에 실린 스토리. 그는 안양의 모 라이
[인디 뮤지션 3인] <상사몽>의 정민아
-
할 일 없고 아는 것 별로 없는 백수지만 아무대나 들이대는 무대뽀 정신의 화신이자
액션영화 매니아인 ‘신셩일’과 영화에 관한 것이라면 모르는 것 없이 척척박사인 별나고
착한 용 ‘용식이’의 귀여운 티격태격 속에 소개되는 본격 순위 코너 [용씨네]!
이번 회의 주제는 [최강 총격전 BEST 5]!
신셩일과 용식이의 요절복통 순위발표, 어디 한번 들어볼까요?
<동영상보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용씨네] 최강 총격전
-
-
“5년이 지나면 3집까지는 냈을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거, 프로젝트 하고 싶어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의 즐거움이 있다는 걸 알았거든요.” 임주연은 잘 웃는다. 말하기 전에 적절한 단어를 생각하듯 큰 눈을 깜박거리며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하지만 말투는 느릿하고 놀리고 싶을 정도로 솔직하다. 단정하고 정리가 잘된 첫인상의 노래와는 다르게 빈틈이 많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허술해 보이지는 않는다. “이한철씨가 문예진흥기금 신청을 넣었는데 덜컥 선정이 된 거예요. 그래서 정말 안 하면 안 되는구나, 그래서 앨범 작업을 했어요”라는 그녀가 데뷔한 계기도 흥미롭다. 과제로 제출한 <가려진 마음>을 들은 정원영 교수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나가보라고 했을 때 그게 뭐냐고 되묻던 그녀는 ‘상 타면 돈 받는다’는 정 교수의 말에 냉큼 출전해 상도 타고 돈도 받았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한 직후부터 봄여름가을겨울의 세션으로 활동하며 사랑과 평화의 송홍섭과 인연을 맺은 그녀는 그로부
[인디 뮤지션 3인] <상상>의 임주연
-
좋은 음악을 발견한다는 건 좋은 사람을 발견해 사랑에 빠지는 것만큼이나 설레는 일이다. 정말 좋은 음악이 대중과 만나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게 안타까운 것도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그런 인연을 놓칠 까닭이다. 그래서 이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인디신과 오버그라운드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인디신의 기대주 3인’이라는 제목은 다소 거칠지만, 홍대 라이브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뮤지션들을 이른바 ‘인디뮤지션’이라고 부르는 것에 따랐다. 드라이하고 굵직한 모던록을 추구하는 임주연, 국악과 재즈와 발라드 사이에서 쉽고 감동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가야금 연주자 정민아,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외피 속에 성숙한 사운드와 정서를 갖고 있는 밴드 도나웨일이 그들이다. 한정된 채널로 인해 더 많은 대중과 만날 기회가 적은 이들의 음악이 이 지면을 통해 당신에게 좋은 인연이 되기를 바란다.
[인디 뮤지션 3인] 너의 목소리가 좋아
-
처음에는 소품팀에서 그냥 필름으로 소품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폴라로이드 사진이 더 어울릴 것 같더라. 알츠하이머 환자인 수진은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데, 단 하나밖에 없는 사진이고 복제가 안 된다는 점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이 그들의 사랑 이야기를 표현하는 데 적절할 듯싶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스틸을 촬영하면서도 군데군데는 일부러 폴라로이드로 찍곤 했다. 나에게도 매번 똑같은 영화가 찾아오는 건 아니니까. 소품용 사진을 찍을 때는 배우들도 무척 즐거워했다.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들은 그냥 주기도 했고. 그런 과정에서 폴라로이드 사진들이 배우와 나 사이에 좋은 매개물이 된 것도 같다.
[숨은 스틸 찾기] <내 머리속의 지우개> 폴라로이드 활용법
-
느닷없는 표지라고 할지 모르겠다. 왜 지금 김민희였냐고 묻는다면 ‘너무 궁금했다’고 말하는 게 가장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잡지모델로 시작해 CF, 드라마, 영화를 아우르던 지난 10년 동안 그녀는 1페이지 이상의 인터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다. 검색창을 가득 메운 기사들은 대부분 그녀의 사생활을 들추거나 몸매를 찬양했고, 패션 스타일을 품평했다. 김민희 자신은 “처음 만난 사람과 편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게 어렵기 때문”에 사양한 인터뷰가 많았다고 하지만 어쩌면 우리의 시선 자체가 그녀의 입을 닫아버렸는지도 모른다. 비로소 사람들이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했던 건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굿바이 솔로>에서 미리를 연기했을 때였다. 사랑을 찾아 가족을 버린 미리는 바보 같은 사랑에 웃고 울던 노희경의 여자들과 다를 바 없는 인물이었고,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김민희는 온몸으로 웃고 울며 미리를 완성해냈다. 과연 그녀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했지만 드라마의 종영
굿바이 미리, 굿모닝 아미
-
영화도 많~이! 수다도 많~이! 새침한 영화매니아 씨네 리 양이 소개하는
흥미진진한 화제의 영화!
그녀의 수다를 따라 가다보면 어느새 영화 한 편이 뚝딱~!
까다롭고 까탈스런 씨네 리 양이 오늘 고른 영화는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입니다~!
다 함께 그녀의 유익한 수다 속으로~
[씨네리, 영화랑 놀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
<낮은 목소리 삼부작: 낮은 목소리, 낮은 목소리2, 숨결>
1970년대의 어느 날, TV를 보다 ‘일본군위안부’(당시엔 ‘정신대’라는 끔찍한 이름을 썼다)에 대해 처음 들었다. 뜻을 묻자 어머니는 놀란 듯 대답을 얼버무렸으니, 군위안부는 수치스럽고 숨겨야 하는 것을 상징하는 이름으로 기억에 남았다. 김학순 할머니가 전쟁터에서 성노예로 착취당했다고 처음 증언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른 뒤에는 화가 났다. 피해자로서 떳떳하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해야 할 사람들이 권리를 빼앗긴 채 음지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어쩌다 언론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흥밋거리로 다루거나, 민족주의적 감정을 자극하는 TV물이 나돌 때면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즈음, 변영주와 기록영화제작소 ‘보임’은 <낮은 목소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어떠한 제작지원도 받지 못한 그들은 ‘100피트 회원’을 모으고, 기념품을 만들어 팔고, 영화가 완성된 다음엔 직접 필름을
위안부 할머니들의 낮지만 당당한 목소리를 들어라
-
사단법인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와 주한멕시코대사관에서 주최하는 멕시코영화제가 올해 8회를 맞는다. 멕시코영화의 전설인 아르투로 립스테인, 루이스 브뉘엘 등 대가들의 회고전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은 멕시코영화들을 해마다 상영해온 멕시코영화제는, 올해엔 2002년부터 2006년 사이에 제작된 최신 멕시코영화들과 그들의 감수성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들을 공개한다. 근래의 멕시코영화는 할리우드 및 스페인어 영화권에 새로운 감각을 제공하는 3인의 스타감독으로도 유명해졌다.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개의 열쇠>의 기예르모 델 토로, <이투마마>의 알폰소 쿠아론, <바벨>의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가 그들로, 낯선 서사와 감각적인 이미지 그리고 대안적인 세계관으로 주류 영화판에서 인정받고 있는 1960년대생 감독들이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되는 감독들은 아직 세계적이라기보다는 긍정적 의미에서 토착적인 이미지와 감수성들을 보여주는 감독들이다. 도로, 매춘굴,
오늘, 멕시코를 본다
-
이 사람을 알고 있다. 10여년 전쯤 영화계에 나타났고 6년 전 작은 외화 수입사 ‘스폰지’를 세우더니 어느새 브랜드형 극장까지 갖춰 전진기지로 삼은 뒤 특색있는 외국영화를 장기 상영하거나 특화된 영화제를 열면서 대안적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근래는 소규모지만 놓쳐서는 안 될 한국영화를 배급하는가 싶더니, 그걸 넘어 국내외를 넘나들며 서서히 제작전선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즐겁게 하고 싶은 걸 하다 보니 일을 막 벌리게 되는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그걸 뒷받침하는 추진력이나 계산 없이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그가 또 모종의 프로젝트들을 무작정(!?) ‘벌리고’ 있다는 걸 알고 사무실을 찾았다. “인터뷰는 무슨. 독자들 식상하다”고 말했지만, 이것저것 빼놓지 않고 챙긴다. 그가 조성규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많다고 들었다.
=한국영화는 외화하고 또 달라서 좀 조심스럽기는 한데, 여하간 이윤기 감독의 <멋진 하루>, 용이 감독의 <오이시 맨>, 공식
“스폰지는 마이너의 어떤 상징적 존재가 되었다”
-
타블로라는 이름은 많은 설명을 갖고 있다.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스탠퍼드대 영문학과 석사 출신, 말 잘하고 유머감각 있는 연예인, 취미 다양하고 문화예술 관련 지식 많고 의식도 뚜렷한 스물여덟살의 청년. 적어도 대중이나 언론 앞에서는 이런 설명 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이미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그가 요즘은 영화를 찍고 있다. <암흑 속의 세 사람>은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독특한 상상을 펼치는 단편. 사제 폭탄으로 학교를 폭파해 세계 평화를 이루려는 아웃사이더 남학생, 같은 학교 여고생에게 연정을 품는 양호선생님, 자기가 살해당할 거란 망상에 시달리고 사는 학생 주임선생님 그리고 자살에 실패하는 여고생이 주인공이다. 연출은 독립단편 코미디 <핵분열 가족>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박수영 감독이 맡았다. <암흑 속의 세 사람>은 MBC드라마넷과 (주)인디스토리가 공동제작하는 HD옴니버스영화 <판타스틱 자살소동>의 3편
뭐든지 될 수 있고 할 수 있어
-
피판가이(Pifan Guy), 어감이 청량하다. 큰 눈과 구릿빛 피부, 환한 미소의 이완은 여름날의 바다처럼 뜨겁지만 시원하다. 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긴다면 무엇보다 여름에 열리는 부천이 아니었을까. 실제로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홍보대사로 선정된 이완은 인터뷰 장소에도 소매가 없는 하얀 셔츠에 흰색 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머리는 무협영화의 남자처럼 뒤로 흩어 묶었다. 수영코치로 출연했던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의 장태풍이 생각난다. 혹은 예전에 방영됐던 누나 김태희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주는 모 이동통신사의 CM. 노란색 셔츠를 입고 귀여운 남동생의 애교를 부리던 그는 누나의 휴대폰 번호를 기계음으로 처리했다. 뚜, 두, 두, 둥. 음을 달리한 소리가 판타스틱하게 들린다. 판타스틱. 이완이 좋아하는 영화도 “잔잔하기보다 스펙터클하고, 이미지가 충격적이며 약간 현실적이지 않은, 판타스틱한 영화”다. 부천영화제의 섹션을 빌리자면 “금지구역”. “낯을 가리긴 하지만” 그는
판타스틱 청춘의 밝은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