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에서 독립영화 프로그램이 부활한다. EBS는 오는 3월 2일부터 독립영화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시네마천국, 단편영화극장을 시작했던 EBS가 다시 독립영화 상영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은 독립영화계에서는 대환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른 공중파 방송국이나 케이블 채널에도 다양한 독립영화 프로그램들이 생겨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영화정보프로그램 <시네마천국>을 통해 한달에 한번씩 독립영화를 소개하던 EBS는 단편영화극장을 편성하며 본격적으로 독립영화를 시청자들에게 소개했다. 단편영화극장은 2002년 발전된 형태로 KBS로 이동했다. 그러나, KBS는 시청률과 프로그램 편성을 이유로 독립영화 제단체와 영화인의 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작년 11월 17일 안슬기 감독의 <다섯은 너무 많아>을 방영한 후 독립영화관을 일방적으로 폐지했다.
EBS의 이번 결정은 그래서 의미가 깊다.
독립영화관, EBS에서 부활한다.
-
뻔한 그대의 뻔뻔한 매력!
로맨틱 코미디 속 단골로 등장하는 설정들
인물설정
여자주인공: 예쁘게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풀리는 일이 유난히 없는 인물. 천방지축에 낙관적 인생관의 소유자인 경우가 많다. 사고뭉치지만 미워하기 힘든 귀여운 인물. 일반적으로 애정운이 무척 없어서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아예 없거나 사귄다 해도 남자한테 꼭 채인다. 일은 제대로 해서 사회적으로는 인정받는다 해도 사랑문제에서는 유난히 바보천치처럼 구는 게 특징이다.
남자주인공: 잘생겼는데 싸가지가 없다. 무뚝뚝하고 거만하지만 잘나가는 인물인 경우가 많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영화라면 남자주인공은 쌈짱인 경우가 많고, 20대 후반 이상의 나이라면 잘 나가는 전문직이거나 새로 온 회사 간부인 경우가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평범한 남자들도 각광을 받는 사례가 있다.
도입
<브리짓 존스의 일기>의 예: 여주는 진실로 열심히 사는 인물이기 짝이 없으나, 언제나 삽질을 거듭한다. 불어나는 몸무게와 정
난 이 영화의 다음 장면을 알고 있다!
-
<마리이야기>의 이성강 감독이 신작 <천년여우 여우비>로 돌아왔다. 장편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는 5년 만의 귀환이다. 그러나 이성강을 한 사람의 영화작가로 평가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천년여우 여우비>는 지난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이성강의 실사장편영화 <살결> 이후 2년 만의 귀환으로 보아야 한다. 천국과 지옥처럼 전혀 다른 세계를 담고 있는 <천년여우 여우비>와 <살결>은 이성강의 마음속에서 동시에 탄생한, 서로의 속내를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양면을 지닌 우리 시대의 작가 이성강을 만났다.
<마리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화법으로 돌아오다
이성강 감독의 신작 <천년여우 여우비>는 불협화음이 내는 묘한 화음이다.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구미호 여우비는 뚱딴지처럼 고향을 떠난 외계인들과 함께 살고, 영화의 맥락에는 하등 관계가 없을 듯한 변기의 영혼이 등장해
두 번째 장편애니메이션 <천년여우 여우비>로 돌아온 이성강 감독
-
-영화 홍보를 위해서 <유재석·김원희의 놀러와>에 나간다고 들었다. 이런 TV 오락프로그램은 처음 아닌가.
=처음이다. 영화사에서 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줬다. 빼도 박도 못하게. 이번에는 영화가 보여지고, 대화 내용도 영화 위주라니까 나가는 거다. 그런 홍보가 어딨냐. 그리고 두 작품 연속해서 망하다보니 방송만한 매체가 없겠더라.
-<열혈남아> <사랑을 놓치다> 같은 영화들이 흥행이 안 돼 지난해엔 속상했겠다.
=어쩔 수 없는 거다, 뭐. 지난해 상황에서 어떤 영화가 흥행을 했겠냐. 내 운이 거기까지인데. 개인적으로는 지난해까지 너무 안 좋아서 이게 2007년을 시작하는 의미의 영화이기 때문에 무조건 잘됐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건 흥행을 말하기에 너무 미안한 영화다.
-그래도 흥행이 될 것 같나.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민감한 작품 같다. 예전에는 관객에게 ‘영화를 많이 봐줘서 범인을 잡자’고 말하곤 했는데, 이것도 곡해하면 속 보
즐거운 자학을 위하여, 설경구
-
-
-햇수로 6년 만의 연기 복귀작이다.
=그동안 연기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좀더 잘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다보니 시간이 길어졌고, 겁이 많아졌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오래 쉬었다고 해주는 게 고마울 때도 있었다. 아직도 배우 김남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더라. (웃음)
-그동안 김남주의 캐릭터는 트렌디 드라마의 도시여성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하다못해 <왕초>의 민재도 신여성이다.
=그런 이미지가 없는 게 아니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또 다른 내 모습도 분명히 있다. 어떤 드라마나 CF에서도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으면 좋겠다고 계획한 적은 없다. 오히려 처음에는 털털하고 보이시한 이미지로 출발했다. 하지만 CF 이미지가 오랜 시간 강조되다 보니까 나를 우아하고 완벽한 이미지로 평가하더라. 실제로는 전혀 럭셔리하지 않다. 커피도 다방커피만 좋아한다. (웃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어땠나.
=저항능력이 없는 아이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우아함을 깨버린 도전, 김남주
-
이런, 왜 그랬대? 설경구와 김남주가 영화에 함께, 그것도 부부 역할로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첫 반응은 그런 것이었다. 지독한 놈, 징그러운 놈, 상종하기 싫은 놈의 이미지가 뚜렷한 설경구와 널찍하고 잘 꾸며진 P아파트에서 세련된 정장을 입은 채 커피잔을 지그시 들고 있을 것 같은 우아한 여성 김남주의 만남이라니. 그렇게 상극처럼 보이는 두 사람은 2월1일 개봉하는 <그놈 목소리>에서 각자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설경구는 시청자의 인기를 얻고 있는 번듯한 앵커로, 김남주는 노메이크업 상태의 주부로 나온다니, 그 조화가 궁금해질 법도 하다.
그러나 이 부부를 놓고 조화나 어울림 같은 것을 따질 여유는 없다. 1991년 일어난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그놈 목소리>에서 이들 부부는 사랑하는 아들을 유괴범에게 납치당하는 절박한 입장에 처하기 때문이다. 가슴이 메이고 숨이 막히며 정신이 까마득해지는 두 사람은 각자의 아이를 떠올리며,
유괴, 피말리는 시간 속에서, <그놈 목소리>의 배우 설경구, 김남주
-
언제부터인가 나는 소심한 사람들의 괴력을 눈치채게 되었다. 대범한 사람들이 세계를 들썩들썩 움직이는 동안 소심한 사람들은 주섬주섬 세상을 해석한다. 살아남기 위해 예민해질 도리밖에 없는 초식동물처럼 그들은 누가 힘을 가졌는지 계절이 언제쯤 변하는지 민첩하고 정확하게 읽어낸다. 미미한 자극에 큰 충격을 받고 사소한 현상에 노심초사하는 그들의 인생은 남보다 느리게 흐른다. 타고난 관찰자이며 기록자인 그들의 소극적 복수는 ‘이야기’다. 그들은 더디게 살기 때문에 삶을 사는 동시에 재구성한다. 목소리 큰 당신이 휘어잡았다고 생각하는 어젯밤 술자리에서 벽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듣기만 하던 동료가 있었던가. 그가 잠들기 전 떠올린 스토리 속에서 당신은 놀림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세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판명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1998),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 <똑바로 살아라&g
이런 예민한 반응의 소유자라니, 시트콤 감독 김병욱
-
2003년 모리스 피알라가 78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칸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질레 자콥은 “그의 죽음으로 프랑스영화는 부모를 잃은 고아가 되어버렸다”고 애석해했다. 그러나 정작 고아처럼 보이는 건 살아생전 모리스 피알라의 존재다. 굳이 그의 비타협적인 성격- 이를테면, <사탄의 태양 아래서>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내뱉은 독설이나 <경찰>을 찍으면서 소피 마르소와 갈등했던 일화- 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프랑스 영화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그를 범주화하기 어렵게 만든다. 1925년에 태어나 20대를 화가로 보냈던 그는 무대 조감독과 배우를 거치고 근 10년을 단편영화 만드는 데 보낸다. 그리고 1967년 마침내 장편, <벌거벗은 유년기>로 데뷔한다. 누벨바그가 탄생한 지 10년이 지난 뒤, 그보다 젊은 고다르, 트뤼포가 누벨바그의 기수로 이미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뒤였다. 그래서 모리스 피알라의 작품들은 장 외스타슈, 클로드 소테
인간 내면의 서늘한 관찰자, 모리스 피알라 걸작선
-
2004년 가을, 필자는 <업 시리즈> DVD의 리뷰를 마치며 ‘내년쯤 <49세>가 등장한다면 우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썼다. 그리고 2005년에 <49세>가 완성되면서 마이클 앱티드는 시리즈가 계속되도록 힘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시리즈의 7번째에 해당하는 <49세>의 의미는 남다르다. 원래 <7세>는 14명 꼬마들의 모습을 통해 40년 뒤인 2000년의 영국을 감지한다는 의도 아래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는데, <49세>는 그때 기약한 21세기의 첫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49세>의 의미는 영국의 미래가 아닌 ‘삶의 신비를 간직한 시리즈의 현재형’이라는 데 있게 됐다. 마흔아홉이란 나이는 이전 시리즈의 시기와 견주어 더이상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을 때이고, 실제 그들의 모습 또한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희끗희끗 흰 머리카락이 보이지만 아직까
[해외 타이틀] <7세> 꼬마들의 40년 그 뒤는?
-
<폭력써클>의 폭력은 징글맞다. 특히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2번의 전율로 시작하는, 7분간의 당구장 집단난투 장면에서는 ‘그만!’이라는 말을 몇번이나 내뱉고 싶다. 이미 10대를 떠나보낸 게 다행이라는 비겁한 생각까지 들 즈음, 박기형이 왜 아름다운 남자아이들을 폭력의 대리전에 끌어들였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폭력써클>은 <여고괴담>의 남학생 편이 아닐까? 두 영화는 신세기를 시작하고 준비할 1990년대의 새로운 아이들에 비해 구시대를 청산하지 못했던 사회와 학교가 무자격 상태였음을 기억한다. <여고괴담>이 1980년대의 유령에 쫓겨 죽음을 맞이한 여학생을 위한 진혼곡이라면, <폭력써클>은 폭력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남자아이들에게 예정된 비극이다. 고등학교 수업의 시작을 ‘남자되기’의 강요로 시작했던 그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축구만 했어야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폭력써클>을 포함한 박기
무게감있는 주제와 뛰어난 장르영화의 결합, <폭력써클: 특별판>
-
<마이 제너레이션>을 보다가 사채업자를 연기하는 시큰둥한 표정의 배우가 눈에 들어왔다. 감독에게 물어보니 수학선생인데 단편영화도 찍는 사람이란다. 그의 작품이 궁금하던 차에 보게 된 <다섯은 너무 많아>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신선하고 유쾌하며 따뜻한 작품이다. 겨울방학 중 20일 동안 19회차 촬영 끝에 완성했다는 <다섯은…>은 황금의 마음을 가진 여자 대장과 그녀에게 붙어사는 세 사람의 이야기다. 16살 가출소년 동규와 30살 노처녀 시내는 ‘1회용품 사용규제 위반사업장 신고 포상금 제도’로 인해 만난다. 시내가 던진 돌에 맞아 쓰려졌다 깨어난 동규가 어디냐고 묻자 그녀는 대답한다. ‘우리 집’이라고. 한뼘이 될까말까한 단칸방은 그렇게 해서 내 집이 아닌 너와 나의 집으로 바뀌고, 곧이어, 갈 곳 없는 조선족 처녀 영희와 라면가게를 말아먹고 거리로 나앉은 만수의 보금자리가 된다. 감독은 <다섯은…>이 가족의 당위성을 의심하는 ‘안티가
‘대안가족’의 일상, 구질구질해도 짠해~ <다섯은 너무 많아>
-
안판석 감독이 TV로 돌아왔다. SBS 일일드라마 <흥부네 박터졌네> 이후 영화 <국경의 남쪽>으로 충무로에 발을 들였던 안판석 감독이 본인의 안방 MBC로 돌아가 미니시리즈 <하얀거탑>을 연출하고 있다. 1, 2화가 나간 뒤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나오고 있던 12일 금요일 밤 12시, 13일 방영분을 편집하느라 여념이 없는 안판석 감독을 MBC 로비에서 만났다.
-3년 만의 드라마다. 소감이 어떤가.
=힘들다. 드라마는 육체적으로 정말 고단하다. 잠을 거의 못 자니까. 1, 2화만 해도 70분씩 총 140분이다. 벌써 영화 한편 분량을 넘어선다. 시간은 별로 없고 찍어야 할 건 많으니 부담이 된다. 시청자의 눈도 높아졌으니 대충 할 수도 없지 않나. 사실 1, 2화도 테이프를 빼앗기다시피해서 방송된 거다. 음악을 다 못 넣었는데, 주조정실에선 테이프를 달라고 성화더라. 시간이 9시30분이었으니. 어∼ 하는 순간에 방송됐다. 이 복도를 왔다
<하얀거탑>의 안판석 감독 인터뷰
-
하얀 맨들의 정치 이야기, 드라마 <하얀거탑>이 지난 1월6일 MBC에서 첫 방송됐다. 일본 소설가 야마자키 도요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영화 <국경의 남쪽>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안판석 감독(<장미와 콩나물> <아줌마>)의 브라운관 복귀작이다. 4화까지 방영된 15일 현재 평균 시청률은 10% 초반을 맴돌고 있지만, 드라마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야기에 긴장감이 넘친다’, ‘인물들의 갈등관계가 생동감있게 그려진다’며 좋은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네티즌 사이에서는 2003년 ‘후지테레비 개국 45주년 기념’으로 제작돼 방송됐던 <후지TV>의 <하얀거탑>과 비교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명 소설 원작, 일본에서 영화와 네 차례 드라마로 제작
권력과 명예를 향한 인간의 욕망, 의료계를 둘러싼 야욕의 전쟁터. 취재를 바탕으로 쓰여진 야마자키 도요코의 소설 <하얀거탑
한국판으로 부활한 일본 원작 드라마 <하얀거탑>에 관한 모든 것
-
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한길사 펴냄
일본의 고전 <겐지 이야기>가 최초 완역되어 10권으로 출간되었다. 무라사키 시키부가 쓴 책을 세토우치 자쿠조가 현대 일본어로 옮기고, 김난주가 한국어로 번역한 이 책은 <겐지 이야기>와 관련된 옛 그림이 컬러로 삽입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만큼이나 보는 즐거움을 준다.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겐지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구조를 살려 구어체로 옮겨놓았기 때문에 어려운 고전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옛이야기를 듣는 듯 편하게 읽힌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악기와 의복, 건물 구조, 탈것 등의 참고도판은 옛 삶의 방식의 이해를 돕는다.
<겐지 이야기>는 히카루 겐지라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연애소설이다. 저자 무라사키 시키부는 헤이안 시대 사람으로 남편과 사별한 뒤 궁녀로 생활했는데, 화려한 귀족사회를 무대로 70여년간 펼쳐지는 남녀상열지사를 맛깔나게 그려냈다. 천황이 총애하던 여인의 아들로 태
일본 고전 소설의 진수, <겐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