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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수로 6년 만의 연기 복귀작이다.
=그동안 연기를 안 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좀더 잘할 수 있는 작품을 고르다보니 시간이 길어졌고, 겁이 많아졌다. 한편으로는 많은 분들이 오래 쉬었다고 해주는 게 고마울 때도 있었다. 아직도 배우 김남주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구나 싶더라. (웃음)
-그동안 김남주의 캐릭터는 트렌디 드라마의 도시여성 이미지가 지배적이었다. 하다못해 <왕초>의 민재도 신여성이다.
=그런 이미지가 없는 게 아니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또 다른 내 모습도 분명히 있다. 어떤 드라마나 CF에서도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쳐졌으면 좋겠다고 계획한 적은 없다. 오히려 처음에는 털털하고 보이시한 이미지로 출발했다. 하지만 CF 이미지가 오랜 시간 강조되다 보니까 나를 우아하고 완벽한 이미지로 평가하더라. 실제로는 전혀 럭셔리하지 않다. 커피도 다방커피만 좋아한다. (웃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느낌이 어땠나.
=저항능력이 없는 아이를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우아함을 깨버린 도전,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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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왜 그랬대? 설경구와 김남주가 영화에 함께, 그것도 부부 역할로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첫 반응은 그런 것이었다. 지독한 놈, 징그러운 놈, 상종하기 싫은 놈의 이미지가 뚜렷한 설경구와 널찍하고 잘 꾸며진 P아파트에서 세련된 정장을 입은 채 커피잔을 지그시 들고 있을 것 같은 우아한 여성 김남주의 만남이라니. 그렇게 상극처럼 보이는 두 사람은 2월1일 개봉하는 <그놈 목소리>에서 각자의 기존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설경구는 시청자의 인기를 얻고 있는 번듯한 앵커로, 김남주는 노메이크업 상태의 주부로 나온다니, 그 조화가 궁금해질 법도 하다.
그러나 이 부부를 놓고 조화나 어울림 같은 것을 따질 여유는 없다. 1991년 일어난 ‘이형호군 유괴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그놈 목소리>에서 이들 부부는 사랑하는 아들을 유괴범에게 납치당하는 절박한 입장에 처하기 때문이다. 가슴이 메이고 숨이 막히며 정신이 까마득해지는 두 사람은 각자의 아이를 떠올리며,
유괴, 피말리는 시간 속에서, <그놈 목소리>의 배우 설경구, 김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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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나는 소심한 사람들의 괴력을 눈치채게 되었다. 대범한 사람들이 세계를 들썩들썩 움직이는 동안 소심한 사람들은 주섬주섬 세상을 해석한다. 살아남기 위해 예민해질 도리밖에 없는 초식동물처럼 그들은 누가 힘을 가졌는지 계절이 언제쯤 변하는지 민첩하고 정확하게 읽어낸다. 미미한 자극에 큰 충격을 받고 사소한 현상에 노심초사하는 그들의 인생은 남보다 느리게 흐른다. 타고난 관찰자이며 기록자인 그들의 소극적 복수는 ‘이야기’다. 그들은 더디게 살기 때문에 삶을 사는 동시에 재구성한다. 목소리 큰 당신이 휘어잡았다고 생각하는 어젯밤 술자리에서 벽지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듣기만 하던 동료가 있었던가. 그가 잠들기 전 떠올린 스토리 속에서 당신은 놀림감이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세계의 평형을 유지하는 메커니즘 중 하나라고 판명돼도 나는 놀라지 않을 것이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1998),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2000), <똑바로 살아라&g
이런 예민한 반응의 소유자라니, 시트콤 감독 김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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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모리스 피알라가 78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칸영화제 조직위원장인 질레 자콥은 “그의 죽음으로 프랑스영화는 부모를 잃은 고아가 되어버렸다”고 애석해했다. 그러나 정작 고아처럼 보이는 건 살아생전 모리스 피알라의 존재다. 굳이 그의 비타협적인 성격- 이를테면, <사탄의 태양 아래서>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뒤 내뱉은 독설이나 <경찰>을 찍으면서 소피 마르소와 갈등했던 일화- 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프랑스 영화계에서 그가 차지하는 위치는 그를 범주화하기 어렵게 만든다. 1925년에 태어나 20대를 화가로 보냈던 그는 무대 조감독과 배우를 거치고 근 10년을 단편영화 만드는 데 보낸다. 그리고 1967년 마침내 장편, <벌거벗은 유년기>로 데뷔한다. 누벨바그가 탄생한 지 10년이 지난 뒤, 그보다 젊은 고다르, 트뤼포가 누벨바그의 기수로 이미 활발한 활동을 시작한 뒤였다. 그래서 모리스 피알라의 작품들은 장 외스타슈, 클로드 소테
인간 내면의 서늘한 관찰자, 모리스 피알라 걸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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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가을, 필자는 <업 시리즈> DVD의 리뷰를 마치며 ‘내년쯤 <49세>가 등장한다면 우린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될 것이다’라고 썼다. 그리고 2005년에 <49세>가 완성되면서 마이클 앱티드는 시리즈가 계속되도록 힘쓰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시리즈의 7번째에 해당하는 <49세>의 의미는 남다르다. 원래 <7세>는 14명 꼬마들의 모습을 통해 40년 뒤인 2000년의 영국을 감지한다는 의도 아래 기획된 프로그램이었는데, <49세>는 그때 기약한 21세기의 첫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49세>의 의미는 영국의 미래가 아닌 ‘삶의 신비를 간직한 시리즈의 현재형’이라는 데 있게 됐다. 마흔아홉이란 나이는 이전 시리즈의 시기와 견주어 더이상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을 때이고, 실제 그들의 모습 또한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그리 다르지 않다. 희끗희끗 흰 머리카락이 보이지만 아직까
[해외 타이틀] <7세> 꼬마들의 40년 그 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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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써클>의 폭력은 징글맞다. 특히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2번의 전율로 시작하는, 7분간의 당구장 집단난투 장면에서는 ‘그만!’이라는 말을 몇번이나 내뱉고 싶다. 이미 10대를 떠나보낸 게 다행이라는 비겁한 생각까지 들 즈음, 박기형이 왜 아름다운 남자아이들을 폭력의 대리전에 끌어들였는지 궁금해졌다. 어쩌면 <폭력써클>은 <여고괴담>의 남학생 편이 아닐까? 두 영화는 신세기를 시작하고 준비할 1990년대의 새로운 아이들에 비해 구시대를 청산하지 못했던 사회와 학교가 무자격 상태였음을 기억한다. <여고괴담>이 1980년대의 유령에 쫓겨 죽음을 맞이한 여학생을 위한 진혼곡이라면, <폭력써클>은 폭력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남자아이들에게 예정된 비극이다. 고등학교 수업의 시작을 ‘남자되기’의 강요로 시작했던 그 아이들에게 ‘너희들은 축구만 했어야지’라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폭력써클>을 포함한 박기
무게감있는 주제와 뛰어난 장르영화의 결합, <폭력써클: 특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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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제너레이션>을 보다가 사채업자를 연기하는 시큰둥한 표정의 배우가 눈에 들어왔다. 감독에게 물어보니 수학선생인데 단편영화도 찍는 사람이란다. 그의 작품이 궁금하던 차에 보게 된 <다섯은 너무 많아>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신선하고 유쾌하며 따뜻한 작품이다. 겨울방학 중 20일 동안 19회차 촬영 끝에 완성했다는 <다섯은…>은 황금의 마음을 가진 여자 대장과 그녀에게 붙어사는 세 사람의 이야기다. 16살 가출소년 동규와 30살 노처녀 시내는 ‘1회용품 사용규제 위반사업장 신고 포상금 제도’로 인해 만난다. 시내가 던진 돌에 맞아 쓰려졌다 깨어난 동규가 어디냐고 묻자 그녀는 대답한다. ‘우리 집’이라고. 한뼘이 될까말까한 단칸방은 그렇게 해서 내 집이 아닌 너와 나의 집으로 바뀌고, 곧이어, 갈 곳 없는 조선족 처녀 영희와 라면가게를 말아먹고 거리로 나앉은 만수의 보금자리가 된다. 감독은 <다섯은…>이 가족의 당위성을 의심하는 ‘안티가
‘대안가족’의 일상, 구질구질해도 짠해~ <다섯은 너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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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판석 감독이 TV로 돌아왔다. SBS 일일드라마 <흥부네 박터졌네> 이후 영화 <국경의 남쪽>으로 충무로에 발을 들였던 안판석 감독이 본인의 안방 MBC로 돌아가 미니시리즈 <하얀거탑>을 연출하고 있다. 1, 2화가 나간 뒤 드라마에 대한 반응이 조금씩 나오고 있던 12일 금요일 밤 12시, 13일 방영분을 편집하느라 여념이 없는 안판석 감독을 MBC 로비에서 만났다.
-3년 만의 드라마다. 소감이 어떤가.
=힘들다. 드라마는 육체적으로 정말 고단하다. 잠을 거의 못 자니까. 1, 2화만 해도 70분씩 총 140분이다. 벌써 영화 한편 분량을 넘어선다. 시간은 별로 없고 찍어야 할 건 많으니 부담이 된다. 시청자의 눈도 높아졌으니 대충 할 수도 없지 않나. 사실 1, 2화도 테이프를 빼앗기다시피해서 방송된 거다. 음악을 다 못 넣었는데, 주조정실에선 테이프를 달라고 성화더라. 시간이 9시30분이었으니. 어∼ 하는 순간에 방송됐다. 이 복도를 왔다
<하얀거탑>의 안판석 감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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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맨들의 정치 이야기, 드라마 <하얀거탑>이 지난 1월6일 MBC에서 첫 방송됐다. 일본 소설가 야마자키 도요코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영화 <국경의 남쪽>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른 안판석 감독(<장미와 콩나물> <아줌마>)의 브라운관 복귀작이다. 4화까지 방영된 15일 현재 평균 시청률은 10% 초반을 맴돌고 있지만, 드라마 홈페이지를 비롯한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야기에 긴장감이 넘친다’, ‘인물들의 갈등관계가 생동감있게 그려진다’며 좋은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네티즌 사이에서는 2003년 ‘후지테레비 개국 45주년 기념’으로 제작돼 방송됐던 <후지TV>의 <하얀거탑>과 비교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명 소설 원작, 일본에서 영화와 네 차례 드라마로 제작
권력과 명예를 향한 인간의 욕망, 의료계를 둘러싼 야욕의 전쟁터. 취재를 바탕으로 쓰여진 야마자키 도요코의 소설 <하얀거탑
한국판으로 부활한 일본 원작 드라마 <하얀거탑>에 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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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사키 시키부 지음/ 한길사 펴냄
일본의 고전 <겐지 이야기>가 최초 완역되어 10권으로 출간되었다. 무라사키 시키부가 쓴 책을 세토우치 자쿠조가 현대 일본어로 옮기고, 김난주가 한국어로 번역한 이 책은 <겐지 이야기>와 관련된 옛 그림이 컬러로 삽입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만큼이나 보는 즐거움을 준다. 일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겐지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에 관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구조를 살려 구어체로 옮겨놓았기 때문에 어려운 고전소설을 읽는다기보다는 옛이야기를 듣는 듯 편하게 읽힌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악기와 의복, 건물 구조, 탈것 등의 참고도판은 옛 삶의 방식의 이해를 돕는다.
<겐지 이야기>는 히카루 겐지라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연애소설이다. 저자 무라사키 시키부는 헤이안 시대 사람으로 남편과 사별한 뒤 궁녀로 생활했는데, 화려한 귀족사회를 무대로 70여년간 펼쳐지는 남녀상열지사를 맛깔나게 그려냈다. 천황이 총애하던 여인의 아들로 태
일본 고전 소설의 진수, <겐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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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02-3484-3759
1977년에 제작된 <토요일밤의 열기>는 에너지가 넘치고 떠들썩했던 디스코 문화를 추억하게 만드는 영화다. 지금까지도 <Night Fever> <Stayin’ Alive> <How Deep Is Your Love>를 들으면 그저 춤과 여자를 좋아했던 브루클린의 청년들을 떠올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토요일밤의 열기>는 언젠가는 현실과 맞닥뜨려야만 하는 청춘의 끝을 쓸쓸하게 환기시키는 영화이기도 했다. 클럽에서 보냈던 밤이 끝나고 아침이 오듯, 청년들은 춤추기를 멈추고 주급 몇 달러면 부족함이 없던 브루클린을 떠나야만 한다. <토요일밤의 열기>의 카피는 ‘Where do you go when the record is over…’였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1998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는 1970년대를 느껴보
디스코의 황금기를 추억하며, <토요일밤의 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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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에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1월 18일부터 시작된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초반부터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것. 서울아트시네마 측은 “게스트가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상영분은 거의 매진”이라고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개막 첫 주말 예매 없이 종로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은 관객들은 대부분 허탕을 치고 발길을 돌려야 할 정도였다. 서울아트시네마에 따르면 1월23일까지 15회차 상영에 2900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상영관은 원래 300석이지만 첫번째 열을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사용되는 좌석은 283석. 결국 지금까지의 평균좌석점유율은 약 70%란 얘기다. 그 사이에 월, 화요일이 끼어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객수는 매우 고무적이다.
서울아트시네마 김수정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던 시네바캉스도 평균 관람객이 100명 정도였다. 이번 행사의 관객은 매우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황의 배경에는 시네마테크의 친구들로 참여한 박찬욱, 김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대박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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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월25일
장소 메가박스 신촌
이 영화
택견현준, 검도성국, 쿵후오중. 아이돌 그룹 멤버가 아니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에 등장하는 세 명의 주인공은 각각 세 가지의 무술을 대표하는 도장의 주인이다. 충청도의 작은 마을, 중국집 무림각을 사이에 두고 도장을 운영 중인 택견 김관장(신현준)과 검도 김관장(최성국)은 동네 아이들을 자신의 수련생으로 포섭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관계. 어느날 무림각에 쿵후도장이 들어서면서 새로운 김관장(권오중)이 또 다른 경쟁자로 등장하고, 세 명의 김관장들은 수련생 모집 뿐 아니라 무림각 사장(노주현)의 딸 연실(오승현)의 사랑을 얻기 위해 한판 대결을 준비한다. 하지만 마을이 신도시 개발 예정지로 선정되면서, 툭닥대던 이들의 일상에는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부동산 매입으로 이권을 차지하기 위한 조폭 세력이 마을 사람들을 협박하고 나선 것. 이제 세 김관장은 힘을 합쳐 적을 몰아내야 한다.
말X3
무협과 코미디의 만남,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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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윤발과 공리의 판정승이다. 장이모 감독의 <황후화>가 근소한 차이로 예매시장을 선점했다. 평균 19.55%의 예매율을 기록한 <황후화>는 맥스무비와 티켓링크에서 1위, 인터파크와 Yes24에서 3위를 차지했다. 주윤발과 공리의 스타캐스팅과 <영웅>, <연인>의 국내흥행을 거뒀던 장이모 감독의 제작비 450억원 규모의 무협대작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심리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맥스무비에 따르면 <황후화>는 근 2년 만에 예매순위에서 1위를 기록한 중국영화다. <황후화>는 247개 극장의 스크린에서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황후화>를 홍보한 영화사 하늘은 “일반 시사의 반응은 뒷부분의 화려한 전투장면에 호응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장이모우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 기존 팬들이 화려한 영상미와 규모있는 액션을 강점으로 여기는 것 같다. 그래서 마케팅도 장이모우 감독의 연출력, 브랜드, 영상미를 강조하는데
<황후화> 아슬아슬한 예매 선두, 1월 4주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