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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창수 vs 배우 천호진
아버지 창수 학생의 유창한 발음 앞에 멈칫하는 중년의 영어교사. 몇년째 발기부전인데도 한번 했으면 싶은 아내에게 “덤덤하게 좀 살자”면서 도리어 큰소리를 치는, 요즘 보기 드문 담력의 소유자다. 그 담력을 한밤중 가족 대항 패싸움에서 생산적인 방향으로 발휘하게 된다.
배우 천호진 “천호진은 지치고 피곤하고 무뚝뚝한 중년 남자의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담담한 연기의 달인인 빌 머레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끊임없이 미세한 연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이 영화에서도 그의 다른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심창수는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는 점에서 자폐아와 비슷하다. 그런 연기를 주문했더니 문득문득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 나와 즐거웠다.”
어머니 희경 vs 배우 문희경
어머니 희경 뚜껑 떨어진 밥통을 허리띠로 묶어 사용할 만큼 알뜰했지만 중년의 위기를 겪으면서 꽃무늬 원피스와 커피잔을 산다. 입은 걸어도 마음은 느닷없이
<좋지아니한가> 심씨네 가족 캐릭터 vs 정윤철 감독이 말하는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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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므이>가 베트남 일정을 마쳤다. 김태경 감독의 <므이>는 작년 12월 30일 베트남 달랏에서 촬영을 시작했고, 호치민에서 마지막 촬영을 마친 후 2월 17일 귀국했다. 초상화를 둘러싼 비밀을 다루는 <므이>는 베트남에서 39회차의 촬영을 진행했고, 이는 전체 촬영의 85%에 해당한다. <므이>는 현재 국내의 일부 촬영만을 남겨뒀다.
빌리픽처스와 팝콘필름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므이>는 1896년 베트남 달랏에서 발견된 실존하는 초상화의 전설을 모티브로, 봉인된 초상화의 끔찍한 비밀이 밝혀지며 벌어지는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공포물이다. ‘므이’는 베트남어로 숫자 열을 뜻하고 흔히 불리는 여자아이의 이름이기도 한 중의적인 단어다. <므이>는 2007년 여름 개봉할 계획이다.
<므이>, 베트남 촬영을 끝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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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은 보름달을 보며 떡방아 찧는 토끼나 월궁 선녀의 자태를 발견하곤 했다. 그들은 달이 둥글다는 사실을 몰랐고 계수나무 그늘을 돌아가면 달의 뒷면이 보인다는 사실도 몰랐다. 그렇다면 지금 사람들은 달의 뒷면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일까.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의 두 번째 영화 <좋지 아니한가>는 지금 사람들 또한 달의 뒷면을 모르니, 남의 마음을 헛짚지 말고 간섭하지 말 것이며,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자리에서 그저 인정해주라고 말하는 영화다. 심씨네 다섯 가족이 주인공이라고 해도 <좋지 아니한가>는 연인이나 친구 사이에 적용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잡아당기지 말고, 밀어내지 말고, 균형을 잡아보자. 이처럼 상쾌하면서도 아련하고 어딘지 서글픈 이야기를 들려주는 <좋지 아니한가>는 또한 상당히 웃기는 영화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궤도를 타고 도는 이들이 맞부딪치니 충돌의 재미가 만만치 않다. 고집스럽게 오각형을 이루는 다섯 꼭지점의
으랏차차 명랑가족, 정윤철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좋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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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종합촬영소에 위치한 숙소 춘사관 그리고 408호. 세트 촬영이 유달리 많아 춘사관 생활도 그만큼 길어진 이명세 감독. 그가 마치 집에 온 손님이라도 접대하듯 와인 한병과 팬들이 보내준 고마운 떡을 함께 내놓는다. 곧잘 과거와 현재의 에피소드를 넘나들면서, 언제나 그렇듯이 그의 영화 지론과 거기에 기초한 또 한편의 작품 <M>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약간의 기분 좋은 술기운 덕인지 그의 너털웃음과 열변은 자주 이어진다. 밤은 새벽이 되고 와인 한병이 조용히 바닥을 보일 때까지 대화도 이어졌다.
-참조 영화나 사진이 가득 그려져 있는 콘티가 인상적이다.
=꼭 그렇게 만들자는 게 아니라 그런 느낌들을 참조하고 발전시켜보자는 거다. 고착화만 되지 않는다면 스탭들에게 내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것보다 더 용이한 것 같다.
-히치콕 영화인 <오명>이나 <싸이코>의 그림들도 있던데. 또 <현기증>에서는 나선형이 중요하다고들 하지 않나.
이명세 인터뷰, 리얼리스트만이 꿈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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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Duelist>의 촬영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이명세 감독이 다시 새 영화 <M>의 촬영을 시작했다. 소설가 한민우와 그의 첫사랑 미미를 중심으로 한 꿈과 현실의 미로와 같은 영화다. 지난해 11월11일 촬영을 시작하여 석달째 되는 41회차 장면, 신 79∼83.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분명하다. 2월5일과 6일 <씨네21>은 세트가 세상이 되는 남양주종합촬영소 제2세트장에 있었다. 이명세의 <M>이 만들어지는 그 현장의 비밀을 전한다.
#프롤로그- <M>의 정점! 신 79∼83
신 79∼83의 콘티 상단에 이명세 감독은 이렇게 적어놓았다. “빛의 절정판, 눈물의 절정판, 연기의 절정판/ 가장 슬프고 무섭고 아름다워야만 한다/ 가장 슬프고 무섭고 아름다운 것은 무엇일까? 사랑이다/ Computer Graphic적인 Fantasy는 피한다/ 빛과 감정들로 이루어진 환타지가 되어야만 한다/ 감정의, 꿈의 총집합/ 쫓아가는
어둠 속에 빛나는 꿈, 이명세의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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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로 흥행에 성공한 론 하워드 감독이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2005년 작 <히든>의 리메이크에 관심을 보인다고 <할리우드 리포터> <Zap2it> 등의 온라인 외신이 보도했다.
<히든>은 미카엘 하네케 감독에게 2005년 칸 영화제 감독상의 영광을 허락한 영화로, 프랑스 배우 다니엘 오테이유, 줄리엣 비노쉬가 익명의 비디오 테이프를 배달받으며 협박을 당하는 부부로 출연하는 서스펜스 스릴러다. <버라이어티>는 <뷰티풀 마인드>와 <다빈치 코드>에서 제작자와 감독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브라이언 그레이저와 론 하워드가 이 영화의 리메이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히든>의 리메이크 판권은 지난해 12월 뉴욕의 영화사 플럼이 구입했는데, 리메이크 되는 영화는 오리지널과 비교해 서스펜스적 요소가 강화된 할리우드 영화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리메이크에 관심
론 하워드, 하네케 감독의 <히든> 리메이크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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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월20일
장소 메가박스 신촌
이 영화
1965년, 일본의 탄광촌 이와키시. 에너지의 주원료가 석탄에서 석유로 바뀌기 시작하면서, 이 곳의 탄광도 위기에 처한다. 이에 마을에선 석탄 사업을 접고 레저 사업을 시작하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하와이안 센터의 설립이 결정된다. 하와이안 센터의 무대를 밝혀줄 훌라댄서의 모집과 함께 도쿄에서 이들을 가르쳐줄 선생 히라야마 마도카(마츠유키 야스코)가 내려오고, 동시에 마을의 광부 2천 여명이 정리해고된다. 네 명에서 시작한 훌라댄서는 조금씩 그 인원이 많아지고, 친구의 권유로 댄스교실에 다니기 시작한 타니가와 기미코(아오이 유우)는 탄광촌에서의 불투명했던 미래를 훌라댄서로 새롭게 펼쳐나가려 한다. 댄서 친구들과의 우정, 사라져가는 부모세대와의 만남, 불투명한 꿈을 향한 도전 등 이와키시를 무대로 인간들의 다양한 양상을 담아낸 이 영화는 <69 식스티나인> <스크랩헤븐> 등을 만들었던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5번째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는 소녀들의 춤, <훌라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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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의 출품작이 1000편을 넘었다. 여덟번째 전주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은 국내 661편, 해외 374편으로 총 1035편이 접수됐다. 작년 888편보다 147편이 증가한 수치. 2월 5일까지 진행된 출품 접수에는 한국 장편영화 49편, 한국 단편영화 612편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장편 부문의 ‘JJ-St★r상’과 한국단편 부문의 ‘KT&G 상상마당 상’을 신설해 국내 감독들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해외 출품작은 51개국에서 총 374편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왔다. 특히 해외 장편 영화는 지난해 100편보다 51편이 늘어난 151편이 접수됐다. 42편이 감소한 해외 단편 부문을 제외하고는 전 섹션의 출품작이 고르게 확대됐다.
전주국제영화제 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는 “올해는 해외 단편부분을 축소할 예정이라 출품작 수가 예년 수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디지털 삼인삼색>이 2006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경쟁부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 출품작 1035편, 역대 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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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를 찾은 한국영화 9편 중, 비교적 대중적인 문법을 지닌 기성감독의 영화를 상영하는 파노라마부문에 초청된 두편의 한국영화, <후회하지 않아>(이송희일)와 <해변의 여인>이 영화제 후반부에 관객을 만났다. 두편 모두 축제의 열기가 사그라들기 마련인 영화제 후반부에, 자정이 넘어 영화가 끝나는 늦은 시간에 상영되었음에도 거의 만석을 기록했고, 영화 상영후 이어진 감독과의 대화 역시 대부분이 남아 감독의 말을 경청했다. <버라이어티> 영화제 데일리 마지막 호에서, 350여편의 영화제 상영작 중에서 데릭 엘리가 꼽은 베스트 50에 두 영화 모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다세포 소녀>와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후회하지 않아>
“도식적인 플롯에도 불구하고 매우 원숙하게 쓰여진 드라마를 지녔다. 감동적이면서도 코믹한 순간이 곳곳에 배치된 이 영화는 게이축제의 게토를 넘어 약삭빠른 대중적 배급세계안에서도 일정한 성과
<후회하지 않아>와 <해변의 여인> 베를린 영화제 현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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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동네 사람들이 구정 극장가를 점령했다. 윤제균 감독의 <1번가의 기적>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하지원·임창정 주연의 <1번가의 기적>은 2월19일까지 서울 77개, 전국 390개 스크린에서 개봉하여 서울 25만 7천명, 전국 96만 5천명을 동원했다. 주연배우들 뿐만 아니라 일동과 이순으로 출연한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눈부시다는 중평. 100만명 가까운 관객을 기록한 <1번가의 기적>의 첫주 성적은 <그놈 목소리>의 140만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전주 <바람피기 좋은 날>의 68만명보다는 50% 가까이 늘어난 숫자. 차태현·이소연 주연의 코미디영화 <복면 달호>도 선전했다. 서울 57개, 전국 317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복면 달호>는 서울 16만 1187명, 전국 64만 6852명을 불러모았다. 전주 1위에 근접한 성적이다.
<바람피기 좋은 날>도 순탄한 바람을 타고 있다. 평일 7~
<1번가의 기적> 설 연휴 극장가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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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아버지의 깃발> 영화보다 더 가슴을 누르는 진실
[헌즈다이어리] <아버지의 깃발> 영화보다 더 가슴을 누르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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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코믹스의 <고스트 라이더>를 실사화한 영화 <고스트 라이더>가 북미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판 스턴트맨 자니 블레이즈라는 안티 히어로를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했고 <데어데블>의 마크 스티븐 존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에바 멘데즈가 니콜라스 케이지의 헤어진 연인이자 고스트 라이더를 쫓는 기자로 출연한다. <고스트 라이더>의 데뷔 성적은 4450만달러로, 이전까지 니콜라스 케이지 최고 기록이었던 <내셔털 트레져>의 개봉 기록인 3510만달러를 넘어선 기록이며 2007년 북미 박스오피스 개봉 성적 중에서도 최고다.
외신은 <고스트 라이더>의 흥행을 두고 지난해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한 <박물관이 살아있다!> 이후 눈에 띌 만한 히트작이 없었던 북미 박스오피스의 무풍 상태를 타도한 영화라고 평가했으며, 이를 기점으로 해서 북미 박스오피스의 순항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이
안티 히어로 <고스트 라이더>, 북미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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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7일 오후(현지시각) 57번째 황금곰의 행방이 가려졌다. 영화제의 공식폐막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 결과, 장편경쟁부문 최우수작품상의 영광은 내몽골 유목민의 생생한 삶과 문화를 소재로 한 <투야의 결혼>에게 돌아갔다. <투야의 결혼>은 왕쿠아난 감독의 세번째 영화로, 불구가 된 전남편과 두 자식을 데리고 재혼하려는 투야의 고군분투를 그렸다. 기대했던 감독들의 신작이 모두 범작이나 졸작으로 드러났던 영화제 전반부에 상영되어 지속적인 기대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수상자 기자회견장에서는 올해 베를린에서의 중국영화의 선전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질문이 줄을 이었다.
심사위원그랑프리는 중산층 중년 남성의 실존적 고민과 이에 따른 여행을 따라잡은 <El Otro>가 수상했다. 영화제 중반부에 공개된 이후, 전형적인 플롯과 인물의 행동에 대한 이유를 제공하지 못하는 시나리오 등 때문에 온갖 혹평을 받았던 영화로 수상결과에 대해 많은
몽골을 배경으로 한 <투야의 결혼>, 57번째 황금곰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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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조선족 감독 장률의 세 번째 장편 <히야쯔가르>가 지난 2월15일 베를린에서 기자시사를 가지면서 공개됐다. 당시(唐詩)의 엄격함을 영화의 스타일과 내용에 적용하여 북경을 살아가는 소매치기 남자의 고독을 그렸던 첫 번째 장편영화 <당시>와 김치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조선족 여성 순희의 강인한 생존을 덤덤하게 담았던 <망종>을 거쳐 감독이 눈길을 돌린 대상은 사막과 초원의 경계(히야쯔가르)에서 살아가는 몽골의 유목민이다.
유목민과 탈북모자의, 뿌리를 내리기 위한 묵묵한 싸움
병에 걸린 딸과 아내가 도시로 떠나버린 뒤, 초원을 보존하겠다는 끈질기지만 얼핏 헛되게 느껴지는 신념을 홀로 실천하며 모래밭에 묘목을 심던 헝가이(바털지)의 외로운 삶에 어느날 탈북한 두 모자, 순희(서정)와 창호가 흘러들어온다. 몽골어와 북한말 사이, 단 한마디의 말도 통하지 않는 이들이지만 묘목의 가냘픈 뿌리를 내리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남자와,
베를린에서 공개된 장률 감독의 <히야쯔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