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4월 10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2관
이 영화
매우 후진 남자가 있다. 전과 3범에 폭력상습범인 종대는 야바위판의 바람잡이로 일하며 쓰레기 더미에 홀로 세워진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남자다. 소싸움판에 오고가는 돈을 노리기도 하고, 개싸움판에서 목숨을 잃을뻔 하기도 하던 그 앞에 어느 날 선영(예지원)이라는 여자가 나타나 뜻밖의 소식을 전한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아이가 있다는 것. 종대는 해외입양을 앞두고 아빠와 함께 지내고 싶다는 아이의 소원을 입양비를 받는 조건으로 받아준다. 종대의 아이는 월드컵에 나가는 것이 소원인 7살 준이(서신애). 짧은 머리때문에 남자아이로 오해받곤 하지만 아빠를 대하는 애교는 만점인 소녀다. 하지만 오히려 종대는 아침마다 뽀뽀하고 하루 종일 졸졸 따라다니며 매사에 질문이 많은 이 아이가 귀찮기만 하다. 그러나 종대 또한 메마른 자신의 삶에 조금씩 온기를 더하는 준이에게 서서히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인생막장에 구원투수를 만나다, <눈부신 날에> 첫 공개
-
인기 영화배우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된 영화 속 장면은 무엇일까요?
절대 지울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다는 어마어마한 그 장면은 과연?
[내 인생의 한 컷]에서 최초 공개되는 영화배우들의 문제적 한 컷!
이번 회에는 영화의 "이소연"씨가 자신만의 한 컷을
씨네21 가족들에게 살짝 고백하신다네요~
"이소연"의 [내 인생의 한컷]을 보시려면 버튼을 눌러주세요.
[내 인생의 한컷] 이소연의 내 인생의 한컷
-
인기 영화배우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된 영화 속 장면은 무엇일까요?
절대 지울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다는 어마어마한 그 장면은 과연?
[내 인생의 한 컷]에서 최초 공개되는 영화배우들의 문제적 한 컷!
이번 회에는 영화의 "이 언"씨가 자신만의 한 컷을
씨네21 가족들에게 살짝 고백하신다네요~
"이 언"의 [내 인생의 한컷]을 보시려면 버튼을 눌러주세요.
[내 인생의 한컷] 이 언의 내 인생의 한컷
-
나 같은 무력한 소시민이 이런 염려를 하는 것도 우습지만, 영화 <타인의 삶>을 ‘자유의 소중함’으로 읽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이 영화의 주제를 자유라고 본다면, 아카데미가 환호할 만하다(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탔다). 물론, 나도 이 영화가 좋았다. 복잡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도드라진 감동은 두 가지. 삶을 사랑하는 인간은 누구나 의미를 추구한다는 것, 즉 모든 사람이 결국 원하는 것은 자기를 변화시키는 심장의 박동(stroke)을 선사하는 타인의 존재다. 머무르지 않으려는 인간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리고 가택 수색 뒤 부서진 가구를 보상해주는 사회주의의 ‘위대함’!(이 영화의 동독 체제를, 감히 지난날 우리의 군부독재와 비교하지 말라).
한편, 이 영화는 내게 계급적 분노를 자극했다. 80년대 어떤 사람들은 체제의 탄압으로 창작의 자유를 억압당했다면, 현재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는 예술을 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자발적으로’ 할 수가 없다. 예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타인의 삶과 FTA
-
-
언제부턴가 회사에서 섀도 스포츠를 즐긴다. 섀도 스포츠가 뭐냐고. 상대가 없어도, 도구가 없어도, 즐길 수 있는 가상의 놀이다. 주변 환경은 나쁘지 않다. 회사 천장이 낮은 편인데 배구 네트로 생각하고 붕 날아서 스파이크를 날릴 수 있다. 기분이 그만이다. 여러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물론 그런 격렬한 움직임은 자제한다. 회사를 방문한 이들이 얼마나 놀랄 것인가. 그럴 때는 간단히 탁구의 스매싱이나 테니스의 백핸드 스트로크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심신을 달랜다. 이럴 땐 맨손으로 하는 것보다 손에 들고 있는 신문이나 잡지를 라켓 대신 활용하는 게 좋다.
누가 보면 미친 짓이다. 그래도 가끔 반응을 보여주는 동료들이 있어 고맙다. “허리 다칠라”라는 걱정부터 “아직 멀었다. 올림픽을 혼자서 치를 수 있으려면 좀더 열심히 하라”는 조언까지 아끼지 않는다. “아예 여러 가지 자세를 연결동작으로 한데 묶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쪽에 건강체조 아이디어로 응모해보라”는 제안도 한
[오픈칼럼] 섀도 스포츠
-
우리는 경험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다.
길거리에서 사자를 만나는 일보다 연예인의 ‘쌩얼’이나 지난달 휴대폰 요금 청구서를 보는 일이 더 충격적이다. 애인과의 데이트 같은 다이내믹한 경험조차 점점 형식이 간소해지고 있다. 고작해야 점심 먹고 영화 보고 저녁 먹고 헤어지는 게 전부다. 이보다 더 욕심을 내 동물원에 놀러갈 수도 있겠지만 사자가 밥 먹고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고 나면 ‘차라리 DVD방에나 갈걸 그랬어’란 생각이 떠오르고 말 것이다. 무모한 경험, 즉 모험은 거의 엄두도 내지 못한다. 자이로드롭이나 번지점프? 모험이 이렇게 안전할 수가 없다(물론 가끔 시민을 경악하게 하는 안전사고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놀 거리가 많은 시대에 경험할 만한 일이 이리도 없다니, 기막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험이 부족한 것은 문학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캐주얼 문학의 승리다. 캐주얼 문학에서 주인공들은 더이상 애정에 집착하여 살인을 저지르거나, 도박이나 간통을 하다 감옥에 끌려 들
[이창] 캐주얼이 좋아?
-
“미쓰 유니버스 한국대표, 미 영화에 출연키로.” 1959년 여름, 국제부 기자들의 관심 중 하나는 세계 미인대회에 참가한 오현주양의 일거수 일투족이었다. 3회 미스코리아대회에서 진을 차지하고 태평양을 건넌 행운의 그녀는 보답이라도 하듯 가십을 연이어 뿌려댔다. 당대의 훈남 토니 커티스(<뜨거운 것이 좋아> <대장 부리바>)와 당시 그의 부인이었던 재닛 리(<싸이코>) 등 할리우드 ‘스타아’들과 환담을 나눈 것뿐이랴. 오양은 롱비치에서 열린 본 대회에서 인기상을 거머쥔 데 이어 파라마운트사의 영화 <수지 웡의 세계> 오디션에 참가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남자와 결혼하고 싶다”는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긴 했으나, ‘할리우드 진출 1호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할지 모를 그녀의 인기는 꺾이지 않았다(아시아 배우들이 경합을 벌인 끝에 윌리엄 홀든의 상대역은 결국 홍콩 출신 배우 낸시 콴으로 결정됐다).
같은 해
[한국영화 후면비사] 웃지 못할 ‘할리우드 진출’ 해프닝
-
<씨네21> 제597호에서 변성찬은 <이장과 군수>를 장규성 영화들의 연장선에서 파악하면서, ‘현실’에서 출발한 ‘착한 영화’이자, ‘웃음에서 감동으로의 전환이 자연스러우며’, 심지어 ‘실패와 과도한 복종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정치적 저항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나는 이에 반대한다. <이장과 군수>가 <선생 김봉두> <여선생 vs 여제자>와 마찬가지로 농촌과 학교라는 아이콘을 통한 노스탤지어에 기대고 있으며, 주연배우를 통해 상당한 웃음을 뽑아내는 코미디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전작들과는 달리 웃음은 감동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이장과 군수>는 ‘착한 영화’도 아니거니와 ‘정치적 저항을 보여주는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왜냐하면 전작들에는 없는 억지스런 선악구도를 통해 ‘현실정치’를 왜곡하고, 그 결과 ‘정치적 (저항이 아니라) 괴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장과 군수>는 과연 ‘현실’에서 출발한 영화가 맞다.
[영화읽기] 정치적 저항이 아니라 정치적 괴멸!
-
애니 레녹스가 부른 <Ev’rytime We Say Goodbye>라는 노래 가사 중엔 ‘우리가 안녕을 말할 때마다 나는 조금씩 죽어간다’라는, 실로 영등포 길살롱스러운 정취 물씬 풍기는 대목이 등장하는데, 그런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어쨌든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겠다. 왜.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필자는 이 칼럼의 연재를 마치게 되었단 말이지.
지난 2천하고도 4년의 9월부터 시작된 연재니, 장장 2년 반 동안의 시간이었다. 뭐, 정훈이님의 연재기간 같은 시간에 비한다면야 63빌딩 아이맥스 영화관 앞의 청량리 런던극장 정도의 스케일밖엔 안 되겠다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지금까지 어떤 연재든 1년 이상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나름 놀라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그게 뭐 놀랍냐구. 그럼, 언제나처럼, 마시구. 여튼.
처음엔 길어봐야 일년 이상 계속하지 않을 줄 알았던 이 연재가 이리도 오래갈 수 있었던 데에는 <씨네21>이라는 매체의 태생적 훌륭함이라든가
[투덜군 투덜양] 다들 가끔은 구린 영화도 보세요
-
<망국의 이지스>는 젊은 일본인 사관생도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제우스의 방패에서 그 명칭이 유래했고 군함에 사용되는 최첨단 방어시스템인 ‘이지스’를 들먹이며 전쟁이라는 극한상황에서 과연 방어가 자신을 지키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 회의한다. 무엇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제공격을 할 수 없게 된 자국의 군대를 일깨우는 그의 목소리에선 가느다란 안타까움이 묻어난다. 이렇듯 이 영화는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인 센고쿠 상사(사나다 히로유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반전 메시지를 담으려 하지만 ‘공격이 최상의 방어’라는 주장을 그럴듯하게 제시하는 한편 첫머리에 제시되는 사관생도의 주장을 순수하고 애국적인 것으로 포장한다는 점에서 진정 평화를 지향하는지 의심케 한다.
사건이 발발하는 곳은 이지스 시스템을 구축한 일본 군함 이소카제함. 군사 훈련을 위해 바다로 출격한 이소카제함에 함대훈련소에서 나왔다는 미조구찌 대위(나카이 기이치)와 야마자키 소위가
강한 일본에 대한 열망 <망국의 이지스>
-
2003년 10월. 일본 자위대 소속의 제3 특별실험 부대가 비밀 실험 중 전국시대에 착륙한다. 이처럼 현재의 인물이 과거로 이동해 기존의 역사를 훼손하자 일본 곳곳에 정체불명의 허수공간인 ‘홀’이 나타나 인류의 목숨을 위협한다. 이에 특별실험 부대를 구출하는 한편 손상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마토바 잇사(가가 다케시)가 이끄는 로메오 부대가 꾸려지고 한때 마토바의 휘하에 있었던 카지마 유스케(에구치 요스케), 비밀 실험에 책임을 느끼는 칸자키 레이(스즈키 교코), 전국시대 사무라이 이누마 시치베(기타무라 가즈키) 등이 여기에 합류한다. 당시와 태양의 자기장이 같아져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2005년, 로메오 부대는 1954년으로 옮겨가 마토바와 만나지만 오다 노부나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그는 더욱 강한 일본을 건설할 야심으로 도움의 손길을 거절한다. 미래로 가는 길이 다시 열리는 시간은 74시간27분 뒤. 현재로 돌아오기 위해선 이 시간 내에 마토바의 계략을 저지한 다음 도착한 곳
일본 자위대의 시간여행 <전국자위대 1549>
-
<애처일기>는 일본 작가 시게마쓰 기요시가 쓴 동명의 연작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옴니버스영화다. <비타민 F>로 나오키상을 받았고, <소년, 세상을 만나다> <나이프>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는 시게마쓰 기요시의 이 소설은 <하얀방> <동심> <애처일기> <연기가 눈에 스며든다> <향연> <작은 소스병> 등 6편으로 이뤄져 있는데, 모두 부부 관계를 소재로 삼아 다양하고 관능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쇼치쿠, 포니캐년 그리고 일본위성극장이 손을 잡고 함께 제작한 영화 버전 <애처일기> 또한 원작과 마찬가지로 6편으로 구성됐지만,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동심>과 <향연> 두편이다.
<동심>의 주인공은 주택가에 살고 있는 주부 후지사와 요코(나카하라 쇼코). 그녀의 삶은 별다른 자극이나 변화없는 평범함 그 자체다. 남편 신이
두 남녀의 접붙이기 <애처일기>
-
마블 코믹스의 익히 알려진 매력은 혼란스러운 괴력이 확신에 찬 괴력과 싸운다는 데 있다. 스파이더 맨은 흉측한 거미인간이 된 대가로 힘에 대한 조정자와 사랑을 갈구하는 남자 사이에서 줄타기 곡예를 벌여야 한다. 4500만부의 책을 팔아냈다는 <고스트 라이더> 역시 이 범주다. 악마 메피스토텔레스(피터 폰다)에게 영혼을 판 바이크 스턴트맨 자니 블레이즈(니콜라스 케이지)는 불멸의 힘과 굴종의 노예라는 이중의 캐릭터가 된다. 괴테의 파우스트에서 빌려온 흥미로운 구도다. 하지만 세계의 모든 것을 머릿속에 넣으려 했던 지적 욕망 탓에 유혹을 자초했던 파우스트와 달리 자니는 불치병에 걸린 아버지를 위해 영혼을 건다. 욕망이 스스로에 향해 있다기보다 애초부터 일방향의 희생정신에 봉사한다. 마블 코믹스 캐릭터의 복합적 갈등이 일차방정식으로 떨어지는 순간이다.
오히려 흥미로운 구도는 아들 블랙하트(웨스 벤틀리)가 아버지 메피스토펠레스를 없애고 세상에 군림하려는 반역이다. 아버지 메피
우왕좌왕하는 거대한 함대 <고스트 라이더>
-
송화(오정해)와 동호(조재현)가 어렵게 재회한 곳이 백사 노인의 칠순잔칫집이다. 송화는 님과의 이별을 아파하는 소리로 심금을 울리지만, 서릿발 같은 조 명창에게 ‘모욕’당한다. 소리를 내면서도 그 소리의 뜻과 법을 모르니 한심하다는 것이다. 상전(뽕나무밭)이 벽해(푸른 바다)로 바뀌는 긴 세월에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간절하게 드러냈지만, 송화는 상전의 뜻을 몰라 ‘쌍전’으로 소리냈던 터였다. 송화를 감싸준 건 동호가 아니라 주인장 백사 노인이다. “그게 무슨 소용인가. 나 듣기 좋으면 그만이지.”
예술의 생명은 법도로 따질 게 아니라 그 값어치를 매겨줄 손님의 손에 달리긴 했다. 그런데 백사 노인은 소리만 품은 게 아니라 송화의 몸뚱이까지 안았다. 친일의 대가로 해방 뒤에도 호사를 누리는 노인은 고운 송화의 소리에 감싸여, 눈처럼 휘날리는 희디흰 꽃송이들의 환송을 받으며 세상을 뜬다. <천년학>에서 가장 화려한 장면이다. <천년학>은 그렇게 아름다워 슬프다.
아름다워 슬픈 영화 <천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