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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기자가 갖춰야 할 제일 중요한 자질은 ‘독자 서비스 정신’이라고 믿는다. 별다른 전문 지식이나 사명감 없이 근근이 몸으로 때우며 사는 나로서는 정론직필은커녕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재미있(어 보)이게 쓰는 정론곡필로도 벅차다(오늘처럼 마감에 쫓기는 날은 정론속필이 미덕이다). 이런 나의 직업관을 점검할 일이 생겼다.
정부가 37개 정부청사 브리핑룸과 기사 송고실을 3개의 합동 브리핑센터로 통폐합하는 등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형식적인 공청회나 의견수렴도 없이 ‘전격’적으로 정해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는 이 방안대로라면 브리핑 뒤 질문도 마음대로 못한다. 궁금한 것은 전자시스템을 통해서만 물을수 있고 질문 횟수도 제한한다. 기자들이 무단출입해서 공무원들의 일을 방해하고 브리핑룸 공간의 낭비가 심하다는 게 이유였다. 한마디로 귀찮다는 것인데, 언론·시민단체와 언론 중에서도 매일 마감하는 신문들은 크게 반발한다. 조·중·동도 한겨레도 한목소리다. 비판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기자들이 귀찮거나 밉거나 불쌍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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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의 막판에 최고의 스타들이 등장했다. <오션스 13>의 배우들이 칸에 도착한 것. 이미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화려한 퍼레이드를 했던 브래드 피트를 비롯해 조지 클루니, 앤디 가르시아 등 일당이 총출동함에 따라 팔레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레드카펫 쇼가 열린 8시 무렵은 인파가 절정에 달했다.
오션 일당, 칸영화제를 장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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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칸영화제 후반부를 맞아 칸에 도착했다. 현지시간으로 5월23일 저녁 7시 기자시사를 열면서 공식 스케줄을 시작한 <밀양>은 당일 밤 10시의 두번째 기자시사와 24일 낮 12시30분의 기자회견, 오후 3시30분의 공식 상영 등의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오후 3시30분 뤼미에르 극장에서 개최된 공식 상영은 갈라쇼로는 상당히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모였다. 공식 상영에 참여한 <밀양>의 이한나 프로듀서는 “영화 상영이 끝난 뒤 박수소리가 끝나지 않아 감격스러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밀양> 팀의 통역해주시는 분이 칸에 여러 번 왔었는데 이렇게 긴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더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경쟁작인 <데스프루프>를 가지고 온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참석해 시종 진지하게 영화를 감상한 뒤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고 이한나 프로듀서는 말했다.
공식 상영 전에 열린 기자회견은
이창동 감독 <밀양> 칸에서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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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찾사"에서 맹활약 중인 "김현정" 씨가
매 회 다른 주제로 그녀만의 어투로 영화를 재구성하는 [투덜양]
이번 편에서는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를 만나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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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양] 투덜양, 마리 앙투아네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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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23일에 개봉한 <전설의 고향> 입니다
“엄마, 살려줘~”
고요한 호수를 흔드는 어린 자매의 비명이 울려퍼진다.
빠진 것은 둘이었으나, 살아나온 것은 언니뿐. 한날 한시에 태어나 똑같은 얼굴로 살아온 쌍둥이자매의 운명은 이렇게 어긋난다. 십년 후, 어스름한 안개 깊은 곳에서 처녀의 흐느낌이 들려오던 밤에 한 선비가 죽임을 당한다. 우연이었을까… 바로 그날 십년 동안 잠들어있던 쌍둥이언니가 깨어난다. 아니, 십년을 기다려온 죽은 동생이 돌아온 것일지도!
똑같이 아름다웠던 자매의 얼굴이 두 모습으로 깨어난 날부터 마을의 비극이 시작되고, 조선시대의 한 평화로운 마을은 도저히 사람의 짓이라 상상할 수 없는 죽음의 행렬을 목도하게 된다. 흰 소복, 바닥까지 끌리는 젖은 머리카락, 창백한 눈빛을 한 그녀의 흔적은 살아있는 사람들을 공포로 몰아넣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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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전설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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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17일에 개봉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꿈은 사치일까?
종대는 진짜 총을 구하기 위해 빌렸던 돈을 사기 당했다. 꿈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그의 희망은 단숨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기수에겐 짐이 하나 더 늘었다. 기수의 형이 조카를 말도 없이 떠맡기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그들의 청춘을 붙잡기 위해 종대는 안마시술소에 취직하고, 기수는 아르바이트에 더욱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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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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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5월 23일 오후 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가세가 기운 황진사 댁 자제 진이(송혜교)는 난봉을 서슴치 않았던 아버지의 부정 사실이 들통나 일방적으로 파혼당한다. 얼마 후 진이는 어머니라 불렀던 이로부터 자신이 양반집 별당 아씨가 아니라 천한 몸종의 딸이라는 엄청난 사실을 듣게 된다. 소꿉친구였던 놈이(유지태)에게 몸을 내주고 그날로 기생들의 거리인 청교방에 들어간 진이는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장본인인 위선적인 양반댁 남정네들을 조롱하고 비웃으며 살아간다.
말말말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긴장했다. 드라마가 기생 황진이를 보여주려고 했다면 우리는 인간 황진이를 보여주려고 했다”(송혜교)
“원작에선 놈이는 임꺽정처럼 그려지는데 난 임꺽정과 다른만큼 나만의 인물을 만들려고 했다”(유지태)
“원작이 좋았고, 좋아서 연출을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까지도 걱정이 된다. 좋은 공부를 했다고 말하지만, 영화를 잘 만들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장윤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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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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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패로우의 화려한 귀환이다. 조니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가 4개 예매사이트에서 모두 압도적인 예매율로 1위를 차지했다. 예매율로 볼 때는 3주 전 <스파이더맨 3>가 기록한 모든 수치를 갈아엎을 기세. 예매사이트인 맥스무비에서 <캐리비안의 해적…>은 올해 최고예매점유율, 최다예매량, 최다상영회수 등을 모두 경신했다. 지금으로선 <스파이더맨 3>가 세워놓은 스크린 점유율까지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파이더맨 3>가 독과점 논란을 일으킨 만큼, 과연 800개 이상의 스크린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또한 상영시간이 <스파이더 맨3> 보다 29분이나 긴 2시간 48분인 탓에 상영회수에서도 불리한 측면이 있다.
한 편, 전도연의 호연으로 개봉전 부터 화제를 모은 <밀양>은 2위를 차지했다. <스파이더맨3>와 <아들>이 경쟁하던 때보다 <밀양>의
거미는 가라!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예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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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라디오 스타>가 제10회 상하이국제영화제 경쟁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됐다. 오는 6월 16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이 영화제에서 <라디오 스타>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비잔>과 요지 야마다의 <사랑과 명예>등을 비롯한 총 15편의 작품과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작품으로는 1회 때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와 7회 때 감독상, 음악상등을 수상한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가 있으며, 지난해에는 곽경택, 봉준호 감독이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라디오스타>, 상하이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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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의 탄력이 다한 것일까. 지난 3주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스파이더맨 3>가 다소 주춤한 기세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36만5329명을 동원한 <스파이더맨 3>는 누적관객 432만3894명을 기록, 개봉 2주 만에 400만 명 고지를 달성했던 것에 비해 둔해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말관객만 놓고 봤을 때는 지지난 주 기록한 82만2625명과 비교해 46만명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이번 주에 <캐리비안 해적 :세상의 끝에서>가 개봉하는 것을 염두할 때, <스파이더 맨3>는 500만 관객 달성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못 말리는 결혼>은 개봉 첫 주에 비해 큰 변동 없이 2위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지난 주말 28만7577명을 동원한 <못 말리는 결혼>은 개봉 2주 만에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지난 주 서울 60개, 전국 300
<스파이더 맨3>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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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 광고에 이런 문구가 있다. “나는 나쁜 남자 감별법을 알려주는 UCC를 알아요”. 나쁜 남자(혹은 여자) 매뉴얼이 있어서, 그런 사람을 피해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문제는 어떤 유형이 나쁜 남자인지 판단이 어렵고, 어차피 상처는 (상대방의 문제와 무관한 나의/사회의)해석이라는 데 있다.
고통과 저항에 대한 기존 패러다임을 전복하는 감동의 명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에는 주인공이 사랑한 네댓 명의 남자가 나오는데, 하나같이 최악이다. 폭력과 알코올은 기본. 다른 남자랑 자게 하고 돈벌어 오라며 성매매를 강요하고 여자 앞에서 자살하고…. 극장에서 나오면서 이 중 누가 제일 나쁜 남자일까? 생각해보았다. A를 떠올리는 데 몇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 남자는 지금 생각해도 열불이 나는데, 자기가 욕망하는 남자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위해 그 남자가 사용한 여자를 자기도 사용해본다. 하지만 A는 마츠코를 때리지 않고 ‘위자료’까지 준 유일한 남자. 반면, 가장 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나쁜 남자의 선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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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이런저런 이유로 서울을 떠나 충청도의 어느 조그만 읍에 머무르게 되었다. 나는 그곳에서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야 했다. 가족도 친구도 없었다. 정말 심심했다. 100년 전에 누군가가 이미 썼던 글을 마치 내 글인 양 끼적이거나, 이따금 눈에 띄는 절지동물들을 학살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쩌다 한국어가 그리워지면 유일하게 전파가 잡히는 채널인 교육방송을 켜놓고는 강사가 하는 말을 따라했다. 그렇게 몇달 지나니 턱 양쪽에 딱딱한 멍울이 느껴지면서 귓불에는 털이 나기 시작했다. 보름달을 보면 가슴이 환희로 부풀었다. 나는 조금씩 늑대인간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 친구들과 어울려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의 왕자님으로 군림하던 지난 시절은 아득해지고, 사람이 평소에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 다른 사람들과는 어떻게 지내는지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결국 인간세계를 관찰하기 위해 내가 택한 방식은 영화 관람이었다. 인근에는 영화관이 없었으므로 자연스럽게 비디오 대여점을
[내 인생의 영화] <유로파> 박형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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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저잣거리를 휩쓴 유행어 중 하나는 ‘깡패’였다. 옛 신문을 들춰보면, 대략 1957년 초부터 ‘깡패’라는 단어가 등장하는데, 아녀자 폭행은 물론이고 화물열차 탈취까지 일삼던 불량 ‘어깨’을 정부가 대대적으로 단속하면서, 덩달아 ‘깡패’라는 말도 시중에 널리 유포된 것으로 보인다. 몇 가지 어원이 있긴 하나 깡패는 대개 ‘갱(gang)+패(牌)’라는 이상야릇한 합성에서 유래됐다는 목소리가 가장 높다. 백주대낮에도 무리지어 거리를 쓸고 다니며 못된 ‘깡’을 부리던 이들의 극성 때문에 “왜 인상 긁어! 배때기에 철판 깔았니?”라는 뜯어볼수록 험악한 문장까지 입에 오르내렸다. 이 무렵 ‘깡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두를 다투던 유행어는 ‘공갈마’. 구라치고 완력 써야 입에 풀칠하던 시절이었다.
특히 사람이 꼬이고 돈이 몰리는 극장이라도 개관할라치면, ‘나와바리’ 확보를 위한 깡패들의 힘겨루기가 오프닝 세리머니처럼 열렸다. 1958년 서울시 종로구 관수동에 위치한 세기극장 개관
[한국영화 후면비사] 구라 못 치면 맷집으로 버텨야 했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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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일로 바쁜지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터미네이터> 4편에는 출연하지 않기로 했단다. 듣자하니 4편에서는 존 코너가 저항군을 이끌고 기계부대와 일전을 벌인단다. 근육질 배우가 빠진 영화의 미래가 적이 걱정되지만, 할리우드영화의 문법상 어차피 최후의 승리는 인간의 것으로 끝날 터이니 인류의 미래에 대해선 안심해도 될 것 같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펼쳐지는 황량한 상황은 발터 베냐민이 쓴 그 유명한 논문의 추기를 연상시킨다. 거기에는 마리네티의 미래파 선언문이 인용되어 있다.
기계화와 가속화
“전쟁은 아름답다. 왜냐하면 전쟁은 방독면, 화염방사기와 소형탱크 등을 빌려 버림받은 기계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굳건히 하기 때문이다. 전쟁은 아름답다. 왜냐하면 전쟁은 오래 꿈꾸어온 인간 육체의 금속화 과정의 시대를 열어주기 때문이다. (…) 전쟁은 아름답다. 왜냐하면 전쟁은 총탄의 포화와 대포의 폭음, 사격 뒤의 휴식, 향기와 썩는 냄새 등을 합해 교향곡을 만들기
[진중권의 이매진] 기계의 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