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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진지하고 지루하게 만들어버릴 것 같은 독일이지만, 동시에 간결하고 실용적인 미감을 선사하는 나라로 여겨지기도 한다. 기능과 편리함에 기반한 실용적 디자인이 본격화된 시기는 1919년부터 1933년까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정치적 혼란을 겪었던 독일은 일상 속의 유토피아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당시의 모던 디자인은 이러한 이상향 찾기가 시각적 결과물로 나온 것이다. 예술적 전통을 생활 속으로 끌어온 1920년대 바우하우스의 디자인 운동은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예다. 일상과 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가르치는 디자인학교인 동시에 생산 시스템까지 고민했던 바우하우스의 운동은 공간뿐만 아니라 작은 생활 아이템까지 포함했다. 전시는 바우하우스 교수로 재직했던 화가 칸딘스키 등이 사용한 주거공간 마에스터 하우스를 가구 및 조명 등으로 재현하고, 바우하우스에서 제작한 오리지널 오브제들을 전시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1927년 능률적인 주거공간을 꿈꿨던 현대 건축가들의 이상이 실현
간결하고 획기적인 독일 미감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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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들이 벗는다.’ 10월18일 오후 7시30분 아트선재 아트홀에서 게이 코러스 소모임 G-Voice의 정기공연이 열린다. G-Voice는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내의 코러스 소모임으로 2003년 창단돼 이미 두 차례의 정기공연을 마친 5년차 그룹. 동성애자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버리고 ‘섹시하거나, 청순하고, 혹은 털털하거나, 땍땍한’ 자신들의 이미지를 솔직하게 담은 가사가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에는 친구사이의 회원이자 영화사 청년필름의 대표, 그리고 얼마 전 첫 단편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를 부산영화제에서 공개한 김조광수 감독이 사회를 보며, 평소 김조광수 감독과 친분이 두터운 배우 예지원도 무대에 올라 깜짝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소년, 소년을 만나다>에 삽입된 경쾌한 노래는 G-Voice가 부른 것이다. 기존에 있는 곡을 ‘G스럽게’ 편곡, 개사한 노래들과, G-Voice가 직접 작곡, 작사한 노래들은 모두 몸을 들썩이며 들을 정도로 신이
신난다! 게이들의 벌거벗은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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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는 쉽고 흥겹다. 통쾌하고 짜릿하다. 그리고 로맨틱하다. 거칠고 날것이지만 재미있고 명쾌하다. 오아시스의 음악엔 대중이 열광할 만한 모든 것이 있었다. 지적이었던 블러와 달리, 오아시스가 비틀스의 사운드를 계승하면서 완성한 음악의 핵심은 그런 것이었다. 바로 그 오아시스의 새로운 앨범이다. 모든 예술가는 인생에서 창작의 절정기를 누리고, 오아시스를 포함해 모든 브릿팝 뮤지션들의 골든에이지는 지난 세기였으므로 이번 앨범이 오아시스의 새로운 걸작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Standing On The Shoulder Of Giants≫(2000)로 전자음악의 경지를 열어보려 했던 뜨악했던 시도 이후 거듭 재확인되고 있는 오아시스의 초심만큼은 이번 앨범에서도 단연 빛난다. 어쩌면 21세기 들어서 발표한 앨범들 중 가장 수작이라고 해도 좋다. 그건 이들의 로큰롤 사운드가 이전보다 노련해졌기 때문이 아니라 (어울리는 수식어가 아님을 알지만) 초심으로부터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강렬
냉정과 열정의 모든 것, 또 다시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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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몰라서 하는 얘기인데 뜨거운 감자의 김C는 예능인이 아니다. 그가 방송에 나가는 것도 다 밴드를 위해서다. 직접 그렇게 말했다. 그래서 마침내 뜨거운 감자의 4번째 앨범이다. ≪The Journey of Cultivating a Potato Field≫, 감자밭을 일구는 여정이라는 ‘목가적이면서도 위트있는’ 제목이다. <따르릉> <도마뱀> <수학이 좋다> <못생긴 소년> 같은 직관적이고 간단한 곡 제목도 인상적이다. 멜로디는 선명하고 신시사이저와 전자 드럼이 사용된 사운드는 역설적으로 따뜻하게 들린다. 다른 밴드와는 다른 독특한 서정이다. 그런데 이 ‘독특한 서정’이야말로 뜨거운 감자의 음악적 정체성이다. 2008년 4월과 8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작업했다고 밝힌 앨범에는 이선규, 고경천, 강산에, 이기태, 하세가와 요오헤이 등이 가세했다. ‘울다가 웃다가 또 울다가’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코메디>는 절친한 강산에가 불렀던 곡
한국식 록음악의 새로운 해법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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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 이태곤
고 최진실과 함께한 작품: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2007) 연출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은 드라마 기획 자체가 30대 말에서 40대 초에 있는 아줌마의 자아찾기였다. 꿈이니 연애감정 같은 것을 잃어버릴 나이에 설렘을 던져주자는 것이었다. 기획자들과 나를 포함해 스탭 모두 이구동성으로 꼽은 배우가 최진실이었다. 연락했더니 최진실씨도 너무 좋아했다. 우선 연령대가 적합했고, 그가 <질투>를 통해 트렌디드라마의 시초를 열면서 현대식 신데렐라 스토리/로맨틱코미디에 가장 잘 어울렸던 배우 중 하나였으니까. 결혼해서 아이도 있지만 왕성하게 일하고 있고, 과거가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었으니 본인의 이야기와 캐릭터가 맞는 부분도 있었고.
최진실씨와는 <그대 그리고 나>(1997)에서 조연출을 할 때 처음 만났다. 딱 10년 만에 다시 만난 셈이었는데 변한 게 없었다. 단지 엄마가 됐고, 이혼한 상태였다는 것뿐 여전히 예뻤
[추모! 최진실] 좋은 어머니상을 가진 배우로 늙고 싶어했다 -이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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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KBS PD 김종창
고 최진실과 함께한 작품: <장밋빛 인생>(2005) 연출
처음부터 최진실을 <장밋빛 인생>에 캐스팅하려고 했던 건 아니다. 최진실이란 이름만 꺼내도 주변에서 만류하던 분위기가 있었는데, 다른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 그때 최진실도 공백기를 좀더 가지고 싶었던 것 같았는데 이 작품 시놉시스를 보고 재기가 가능한 작품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캐스팅 단계에서 한번 만나게 됐는데 다툼이 생겼다. 일종의 기싸움이었던 것 같다.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그를 캐스팅하기로 생각한 만큼 난 최진실이 기존의 예쁘고 발랄한 이미지를 버리고, 무에서 유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진실 본인은 자신의 배우 경력이 십 몇년인데 이런 오디션 자리를 와야 하느냐며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뒤로 재차 만나면서 오히려 조율이 쉬웠다. ‘머리를 어떤 식으로 펌했으면 좋겠다’ 같은 내 요구도 다 들어주면서 자신의 의견도 적극
[추모! 최진실] 온몸으로 말거는 연기자 -김종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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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경인TV 사장, 전 MBC PD 주철환
고 최진실과 함께한 작품: OBS <진실과 구라> 기획,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처음에 만난 건, MBC 대학생 퀴즈프로그램인 <퀴즈 아카데미> 때 그가 게스트로 출연하면서였다. 프로그램 중간에 나와서 문제를 읽어주는 역할이었는데, 당시 인기 연예인들이 나오는 자리였고 최진실씨는 CF모델로 유명해져 있었다. 방송 녹화를 하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 되면 대학생들이 우르르 전부 나와서 그에게 사인을 받아갔던 기억이 있다. <우정의 무대>란 프로그램을 내가 맡았을 때도 출연 요구에 즐겁게 응해줬다. 내가 그 프로그램을 1년 연출했는데 그 사이에만 4번이나 나와주었다. 내가 OBS로 옮겨 온 뒤 <진실과 구라>를 하게 된 것도 그런 인연이다.
<피디저널>에 조시(弔詩)를 기고했다. 제목은 <굿바이 캔디>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라는 구절처럼
[추모! 최진실] 구김살없는 단 하나의 표정 -주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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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성기
고 최진실과 함께한 작품: <남부군>(1999)
<남부군>을 제작한 영화사가 대한극장 건너편에 있었는데, 배병수 매니저가 진실씨를 데리고 왔고, 그때 처음 봤다. 그늘지지 않고 상큼하고 발랄한, 그 시대에 보기 드문 캐릭터였다. 아무래도 암울한 시대를 거치다보니 그 당시 배우들은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하는 게 몸에 배어 있었는데, 최진실의 경우 빨치산을 돕는 간호사 역할을 맡았는데도 밝은 분위기가 났다. 우리와는 다르구나, 세대도 다르고 느낌도 새로운 새 시대의 배우가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런데 그 이미지가 나중에도 계속되더라.
최진실은 실제로도 밝고 명랑한 아이였다. 무엇보다도 잘 웃었다. 입을 다문 채 코맹맹이 소리로 ‘흥흥흥’ 웃었지. <남부군>의 박민자가 쉬운 역할은 아니었는데 긴장은 안 했던 것 같다. 정 감독님 얘기도 잘 따랐고. 처음에는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이미지라 솔직히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추모! 최진실] 새 시대의 배우의 등장 -안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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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시네마 대표 채윤희
고 최진실과 함께한 작품: <나의 사랑 나의 신부>(1990) 기획, <고스트 맘마>(1996) 홍보마케팅, <단적비연수>(2000) 홍보마케팅
웃는 모습이 참 예쁜 배우였다. 배우들과 일하다보면 속 썩을 일들이 생기는데, 최진실씨는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렇게 활짝 웃으며 다가오면 그전에 속상했던 마음들이 눈녹듯 사라지곤 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때도 그의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 모습 하나만으로 포스터를 만들기도 하고 그랬다.
동생 같고, 바로 옆집에 사는 친구 같은 이미지가 강했다. 그전까지는 여배우라고 하면 가까이하기 힘든 느낌이 컸다. 강수연이나 심혜진, 이미숙 같은 여배우들이 모두 그런 이미지였으니까. 근데 진실씨는 이웃 같은 느낌이 있었고 그가 하는 역할들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었고. 그런 편안함이 사람들에게 먹히지 않았나 싶다.
[추모! 최진실] 타인까지 웃게 하는 환한 미소 -채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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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제현
고 최진실과 함께한 작품: <단적비연수>(2000) 연출
<단적비연수>를 만들 당시 나는 신인감독, 최진실은 당대 최고 여배우였다. 그런데 캐스팅 제의를 했을 때 답이 너무 빨리 와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녀는 영화를 하고 싶다는 열정이 굉장히 강한 배우였다. ‘배우의 꽃은 영화’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도전적인 얘기를 많이 했다. 편하게 대해라, 시키고 싶은 거 다 시켜라, 예쁜 분장 아니라도 상관없다, 고 했다. 한마디로 존경할 만한 배우였다.
최진실은 나와 동갑이었는데 워낙 연기 경험도 많고 현장 경험도 많아 사람들을 이끄는 포스나 영화에 임하는 자세가 남달랐다. 예를 들면 A급 배우들만 모아놓다 보니 스케줄 조율하기가 힘들었는데, 진실씨가 항상 먼저 나서서 “야, 나도 그날 광고 있어. 그거 안 하고 올 테니 너도 와라” 하며 중재 역할을 맡곤 했다. 신단으로 끌려가는 장면을 찍을 때는 갯벌에서 촬영하느라 시간이 촉박했는데,
[추모! 최진실] 이런 열정은 처음 봤다 -박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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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 대한 감정이입 지수 (의외로) ★★
미국 불법 이민의 현실에 대한 고발 지수 ★★★★☆
내러티브의 의외성 ★
머나먼 땅으로 떠나간 가난한 엄마를 찾아나선 아이의 뒷모습은 애달프고 슬프다. 돈을 벌기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했던 엄마를 찾아 마르코가 삼만리 여행길을 떠난 이래 숱한 아이들이 엄마를 만나기 위해 고국을 등졌다. 돈을 위해 신세계로 떠난 엄마와 이를 뒤쫓는 아이의 신산한 여정. 여성과 아이, 사회적 약자의 로드무비는 그렇게 이주(移住)의 역사를 관통한다. <언더 더 쎄임 문>도 마찬가지다.
멕시코에서 LA까지, 무자비한 이민국의 횡포와 각자의 사정을 지닌 동포들의 먹고 먹히는 연쇄관계를 뚫고, 아홉살 소년 까를리토스(아드리안 알론소)는 엄마 로사리오(케이트 델 가스틸로)를 만나야만 한다. 삼만리보다 가까운 물리적 거리를 감안하여, 까를리토스에게는 마르코보다 한결 어려운 임무가 부여된다. 일주일에 한번씩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전화를 걸어오는 엄마가 걱
사회적 약자의 로드무비 <언더 더 쎄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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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지못미 지수 ★★★★
청소년 상영불가 지수 ★★★
남성 캐릭터 불필요성 지수 ★★★★
충무로에 흥미로운 영화가 도착했다. 단편 <잘돼가? 무엇이든>에서 여성간에 존재하는 미묘한 심리를 포착, 충무로의 러브콜을 받아온 이경미 감독이 박찬욱 감독의 연출부를 거쳐 장편 데뷔작을 연출했다. 영화는 기존 충무로 영화와는 사뭇 다른 호흡으로 10억원의 저예산이 무색할 정도의 색다른 지점들을 보여준다. 짝사랑과 불륜, 소통이라는 지극히 익숙한 소재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혀 다른 화학작용을 불러일으킨다.
툭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29살 러시아어 교사 양미숙. 몹쓸 외모와 남다른 행동으로 모두가 싫어하는 그녀는 고등학교 때 스승이자 지금은 동료교사인 유부남 서 선생(이종혁)을 짝사랑한다. 그런데 예쁜 외모의 인기 교사 이유리(황우슬혜)의 존재로 미숙에게 위기가 닥친다. 자신을 중학교 영어교사로 전근가게 한 것도 모자라 서 선생과의 애정라인까지 감지된 것. 질
여성을 이해하는 감독의 여성영화 <미쓰 홍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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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지수 ★★★
현실 반영지수 ★★★★
아르헨티나 엿보기 지수 ★★
사춘기 때 아르헨티나로 이민 온 덕규는 현재 원단회사에서 배달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카지노에 다니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을 품고 꿈도 희망도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역시 어릴 때 아르헨티나로 이민 온 보름의 이야기도 비슷하다. 그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기계같이 돌아가는 생활에 꿈을 버린 지 오래다. 조금 더 힘들어 보이는 건 형식이다. 그는 아르헨티나로 이민 온 직후 아버지를 잃었고 야채가게를 운영하는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학교에선 따돌림을 당해 공부를 그만뒀고 지금은 다른 동포 친구들과 돌아다니며 양아치처럼 살아간다. 이민 1.5세대인 이들과 달리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이민 2세 띠나는 비교적 부유해 보인다. 하지만 바이올린을 켜는 그녀는 아직까지 단 한번도 한곡을 완주한 적이 없다.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어주나요?>는 아르헨티나에 있는 젊은 이민 세대
젊은 이민 세대들의 슬픈 초상화 <아르헨티나여, 나를 위해 울어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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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애호지수 ★★★★★
기치조지 관광지수 ★★★★
가세 료 완소지수 ★★★★
“고양이는 모든 일의 입구다.” 만화 <구구는 고양이다> 한쪽 귀퉁이에 써 있는 글귀다. 세상 모든 일에 안테나를 튕기듯 예민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고양이는 평소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일들에 대한 작고 귀여운 확대경이 된다. ‘기르는 강아지’가 주인의 공간에 들어가 함께 시간을 나눈다면 ‘함께 사는’ 고양이는 자기만의 공간과 시간을 만들고 주인의 것과는 또 다른 세계를 누린다. 그래서 이들의 발꿈치를 따라가다 보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세계의 입구가 나오거나, 지루하다 느꼈던 일상에서 색다른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이누도 잇신이 고양이를 데리고 찍은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에서 주인공 아사코의 고양이 사바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던 것처럼 말이다.
<구구는 고양이다>의 주인공은 만화가 아사코(고이즈미 교코)다. 기치조지에 작업실을 갖고 있는 그녀는 마감이 임박한 작품
고양이를 통해 본 인간의 고독한 삶 <구구는 고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