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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연기 경력 10년에 이른 배우 도경수. 20대의 온종일을 노래와 연기로 채웠던 그가 <더 문>으로 돌아왔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로 활동하며 2014년 영화 <카트>,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이름을 알린 이래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와 <스윙키즈>로 배우의 입지를 공고화했던 그가 군 공백기 이후 5년 만에 극장가를 찾은 것이다. 무대와 스크린에서 보여줬던 강직하되 청아한, 아주 큰 눈망울은 변함이 없다. 마침내 이 눈빛은 달에 홀로 고립된 우주비행사 황선우의 외로움과 흔들림, 그리고 이것들을 이겨내는 강직함까지 두루 섞어낸 최적의 무기로 거듭났다. 그는 “지금까지의 배우 경력 중 감정의 크기와 폭이 가장 크고 넓은 인물을 연기했다”라며 촬영 당시의 설렘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 눈은 향후 10년의 세월을 또다시 거뜬하게 빛낼 만큼 영롱했다.
- 영화로 관객을 만나는 건 대략 5년 만이다.
= 너무 떨
[인터뷰] 가장 크고 깊은 감정으로, ‘더 문’ 도경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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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문>의 재국은 실패를 직시하기보다 숨어버리기를 택한 비겁한 남자다. 그는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 나래호 프로젝트가 예상치 못한 엔진 결함으로 공중에서 폭발했을 때 우주센터장에서 물러나 잠적해버린다. 두 번째 도전에 나선 우리호가 또 한번 사고로 대원들을 잃자, 정부는 유일한 생존자 선우(도경수)의 귀환을 위해 사령선을 가장 잘 제어할 수 있는 인물을 소환한다. 소백산 천문대에 은둔하던 재국은 우주센터로 돌아온 후에도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하는 미성숙함을 보인다. 그랬던 재국이 과거를 반추하며 변화하는 모습을 그려낸 <더 문>은 어떤 의미에서 재국의 성장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 의외로 김용화 감독과는 첫 작업이다.
= 30년 동안 연기하면서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없는 배우도 많고, 같이 일을 해본 적이 없는 감독님은 더 많다. 감사하게도 김용화 감독님이 다른 작품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서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로 내 이름을 얘기
[인터뷰] 현장의 에너지와 직면하며, ‘더 문’ 설경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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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도 높은 팬덤을 가진 두 배우가 만났다. 장르가 퍽 달라서 더 흥미로운 조합이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이후 탄탄한 팬덤을 구축한 설경구, 최근 4년 만의 엑소 컴백도 예능 프로그램의 화제성도 고르게 챙기다 드디어 영화로 돌아온 도경수가 <더 문>으로 조우했다. 2029년,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사고를 당한 후 황선우 대원(도경수)은 홀로 달에 남겨진다. 그의 무사 귀환을 위해 5년 전 폭발 사고가 났던 나래호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자 지금은 산속에 은둔 중인 전임 센터장 재국(설경구)이 다시 소환된다. 설정상 두 배우가 직접 만나는 장면은 없지만 지구와 달, 떨어져 있는 공간에서 생사를 두고 소통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은 오히려 두 캐릭터의 감정적 진폭을 극적으로 요동치게 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배우 설경구, 도경수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커버] 전설이 될 귀환, ‘더 문’ 설경구, 도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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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조의석, 김병서 감독의 <감시자들>에서 다람쥐 역을 맡았던 2PM의 멤버이자 배우 이준호. 이때만 해도 가수 출신의 배우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 않나. <옷소매 붉은 끝동>에 이어 <킹더랜드>까지, 연속 홈런을 날린 그에겐 이제 ‘배우’라는 단어가 전혀 낯설지 않다.
[ARCHIVE] 이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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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이치 사카모토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Merry Christmas Mr. Lawrence>의 멜로디를 떠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30초 정도였다고 한다. “피아노 앞에 앉아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뜬 순간에는 이미 화음을 갖춘 멜로디가 악보의 오선지 위에 그려져 있었습니다.” 투병으로 인해 죽음을 눈앞에 둔 류이치 사카모토는 그때의 일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 단 1분, 2분이라도 더 살 수 있다면 그만큼 새로운 곡이 탄생할 가능성도 커지지 않을까요.”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는 류이치 사카모토의 유고 산문집이다. 2014년 중인두암이 발견된 이후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 그가 중인두암 치료 이후인 2020년 4월 직장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거듭하다가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는, 차분한 고백으로 책의 서두를 연다. 특정한 컨셉이 있다기보다는 죽음을 앞두고 신변 정리를 하듯 지난날에 대해 써내려간 책이어서인지,
[리뷰]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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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책 <노가다 칸타빌레>
드라마로 제작된다고 해서 찾아보게 됐다. 육체노동에 판타지가 있었던 작가가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자신이 겪은 일들을 책에 담았다. 너무 재밌게 읽어서 작가의 인터뷰까지 찾아봤다. 책을 읽은 뒤론 공사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너무 멋져 보이더라.
치앙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엔 가족과 한달 살기를 고려했을 정도로 좋아하는 도시다. 한동안 가지 못하다 얼마 전에 다녀왔는데 불교 사원도 아름답고 음식도 맛있었다. 아이도 무척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콩국수
집에 검은콩이 많아 최근에 요리해봤다. 만들기도 쉬운데 뜨거운 물에 1시간 가까이 콩을 끓이고 믹서기에 간 뒤 삶은 중면과 얼음, 오이를 넣어주면 된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정말 맛있게 먹었다.
<미드소마>
낮에도
[LIST] 박하선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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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지 않는 세대가 늘어나고 시청률의 의미가 달라진 시대에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은 무엇을 고민할까. CJ E&M 산하 스튜디오 ‘에그이즈커밍’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는 얼마 전 ‘침착맨에게 배워왔습니다’라는 카테고리가 생겼다. 웹툰 작가에서 유튜버로 성공한 ‘침착맨’ 이병건은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나영석 PD에게 ‘집중 안 해도 되고 안 들어도 전혀 안 아까워야 사람들이 방송을 켠다’라고 조언했다. 이서진, 김종민, 차승원 등이 나영석 PD와 마치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 ‘나영석의 나불나불’은 그렇게 나왔다.
<채널 십오야>의 장점이 연예인 섭외만은 아니다. 에그이즈커밍 작가, 조연출 등이 등장하는 ‘스탭입니다’, 나영석 PD와 함께 일하다 이직한 PD들이 출연하는 ‘집 나간 PD들’은 예능판 <미생> 같은 방송이다. 촬영에 필요한 음원 CD를 통째로 잃어버리고, 술 마신 뒤 잠들어 답사 갈 비행기를
[최지은의 논픽션 다이어리] 유튜브 '채널 십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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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없는 삶>
왓챠, 티빙, 시리즈온 ▶▶▶▷
전쟁 후유증을 앓고 있는 전직 군인 윌(벤 포스터)은 딸 톰(토머신 매켄지)과 함께 포틀랜드 포레스트 파크의 광활한 삼림 속에서 숨어 지낸다. 사람들과의 교류를 거부한 채 숲을 터전 삼아 살아오던 이들 부녀의 삶은 어느 날 사회복지국에 발각되며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다.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아 보호시설에서 지내며 공동체 생활을 조금씩 배워가는 톰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세상의 새로운 기능과 속성을 경험하지만, 지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윌은 숲으로의 회귀를 원한다. 2010년 <윈터스 본>을 통해 제니퍼 로런스라는 신성을 세상에 알렸던 데브라 그래닉의 작품.
<낫 오케이>
디즈니+ ▶▶▶
잡지사에서 사진 편집자로 일하는 대니(조이 도이치)는 인플루언서 콜린(딜런 오브라이언)의 환심을 얻기 위해 프랑스 파리의 작가 모임에 초청받았다는 거짓말을 한다. 에펠탑과 개선문에 자신의 모습을
[OTT 추천작] '흔적 없는 삶' '낫 오케이'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여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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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연출 한동화 / 각본 손정우, 황설헌 / 출연 이성민, 경수진, 이학주, 정진영, 김신록 / 플레이지수 ▶▶▶
<형사록> 시즌1의 사건 이후 1년 반의 휴직을 마친 김택록(이성민)은 복귀와 함께 강력계가 아닌 여성청소년계로 발령을 받는다. 뛰어난 수사 능력과 카리스마를 지닌 엘리트 출신의 여성청소년 수사1팀 팀장 연주현(김신록)은 겉보기엔 호의적인 태도로 택록을 대하지만 그 속내를 쉽사리 짐작할 수 없는 인물이다. 퇴직 경찰이자 택록의 옛 동료인 최도형(정진영)은 범죄 피해자 및 퇴직 경찰 지원 재단의 이사장이 되어 택록 앞에 나타난다. 한편 금오시 절도 사건에 연루된 가출 청소년들을 뒤쫓던 강력1팀 성아(경수진)와 경찬(이학주)은 투자회사 대표 우장익(지승현)을 수사하게 된다.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는 듯한 가출 청소년 하나(김지안)가 자꾸만 눈에 밟혀 챙겨주고 싶어 하던 성아는 우장익의 사무실을 조사하던 중 갑작스러운 가스 폭발 사고로 큰 부상을 입는다
[OTT 리뷰] ‘형사록’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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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대지진과 함께 하루아침에 서울이 쑥대밭이 된다. 육안으로 장소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폐허가 되었지만 딱 한곳, 황궁 아파트만은 그대로다. 이에 대한 소문이 삽시간에 퍼져나가면서 외부 생존자들이 황궁 아파트로 몰려들고, 입주민들은 위협과 공포를 느낀다. 살아남기 위해 똘똘 뭉친 주민들은 새로운 대표 영탁(이병헌)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를 구축한다. 외부인의 침입과 출입을 막기 위한 규칙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덕분에 지옥 같은 바깥세상과는 달리 안전하고 평화로운 유토피아가 구축된다. 하지만 폐쇄적인 환경 속에서 생존자들은 예상치 못한 내부 갈등을 맞닥뜨린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극한상황 속에서 여러 인간 군상을 통해 사회의 민낯을 드러내고, 유일한 피난처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사건을 이끌어내며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을 높인다. 웹툰 원작 <유쾌한 왕따>를 기반으로 제작했으며, 사실적인 규모감을 구현한 황궁 아파트의 디테일한 설정과 디자인,
[Coming soon] ‘콘크리트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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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6일, 갑작스러운 부고가 들려왔다. 76살의 제인 버킨이 파리의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아마도 국내의 스크린에서 그녀를 발견한 것은 홍상수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2)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10년 전의 짧은 카메오 장면에서도 그녀는 특유의 감성을 드러냈다. 자신이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어머니임을,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음을 여배우는 자랑했다. 세 남자의 아내, 세 아이의 어머니, 무엇보다 가수 겸 배우로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제인 버킨의 지난 반세기를 되돌아본다.
1946년 2월14일 런던의 부르주아 가문에서 태어난 병약하고 추위를 잘 타던 아이는 훗날 프랑스에서 유명한 영국인 배우가 됐다. 데뷔 이후에 그녀가 참여한 영화는 무려 70여편에 이르렀지만 배우뿐만 아니라 가수로서도 그녀는 활발히 활동했다. 세르주 갱스부르와 함께한 노래 <Je t’aime… moi non plus>(1969)는 한 마디로 신화적인 커플의 출발점이었고,
[추모] 영화처럼 살았다, 배우 제인 버킨 (1946~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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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색깔로 코미디 캐릭터를 재창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 왕바오창은 스무살이던 2003년, 영화 <망정>으로 데뷔한 올해 20년차 배우다. 그를 세간에 알린 작품은 영화 <로스트 인 타일랜드>와 <당안가탐안> 시리즈로, 2015년 <당안가탐안1>부터 최근 <당안가탐안3>까지 왕바오창이 없는 <당안가탐안>은 있을 수 없다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주성치 감독의 <신희극지왕>에서도 그의 연기는 빛을 발했다. 하지만 6년여에 걸쳐 준비해 지난해 3월에 크랭크인한 <팔각롱중>은 왕바오창이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의 열정과 성실함을 겸비했음을 보여준다. 기획과 각본, 연출과 주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애정을 쏟은 이 영화에서 왕바오창은 대중의 코미디 이미지에 대한 기대를 보란 듯이 뒤집으며 열연을 펼쳐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팔각롱중>은 2017년 언론에
[베이징] 왕바오창 감독·주연한 ‘팔각롱중’ 흥행 돌풍, 정공법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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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2023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계정 공유 유료화에 따라 가입자가 이탈할 것이라는 걱정과 달리 오히려 580만명의 유료 가입자가 추가됐다고 한다. 성장률은 1분기보다 주춤했지만 성장 동력을 찾았다는 측면에선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2분기 실적 발표 후 미국과 영국에서 있었던 가장 큰 변화는 아직 국내에 남아 있는 베이식 요금제(하나의 계정만 허용되며 HD 화질로 시청할 수 있는 모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은 광고 수익 모델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고객이 9.9달러가 아닌 6.99달러에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일 것이다. 게다가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를 유료화한 이후에 들어오는 신규 고객들이 7.99달러에 가입하도록 설정했는데, 이것은 넷플릭스의 가장 저렴한 광고 모델(광고를 보되 더 저렴한 가격으로 구독 가능한 모델)인 6.99달러보다 비싼 가격이다. 결국 이러한 결정은 광고 모델로 넷플릭스를 구독하라는 의미다.
이제 넷플릭스와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계정 공유 유료화로 성장 동력 찾은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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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가 올해 10월 영화제 정상 개최를 위한 준비에 나선다. 7월19일 부산영화제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의 출발을 알리며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는 영화인 그리고 관객과의 약속이자 의무이며 동시에 영화제가 존재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5월9일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이 운영위원장으로 임명되고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사퇴한 지 70여일 만이다. 7월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열린 7차 이사회에서는 7명의 혁신위원이 출범안을 의결했다. 혁신위원에는 부산 영화인 대표로 남송우 부산영화제 이사, 김기환 부산시 문화체육국장, 김이석 동의대학교 영화학과 교수, 주유신 영산대학교 웹툰학과 교수가, 서울 영화인 대표로 방순정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 안영진 미인픽쳐스 대표가 함께했다. 시민 대표로 박재율 영화영상도시실현부산시민연대 대표도 참여했다. 이번 혁신위의 주요 의제는 조직 쇄신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관 개선
혁신위 출범한 부산국제영화제, 내홍 딛고 쇄신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