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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바르다의 영화는 사운드의 강약과 리듬에 따라 춤추듯 흘러가는 이미지다. 혹은 관찰자(그녀는 ‘창조주’라는 신격화된 감독의 위치를 거부한다)로서의 천진한 호기심이 빚어내는 섬세한 결이다. 혹은 알고 싶고 보고 싶고 보존하고 싶은 것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아녜스 바르다의 환희가 그대로 관객에게 전이되는 체험이기도 하다. “내가 원하는 건 오로지 영화를 만드는 것, 이미지와 사운드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바르다 단편 섹션1’ 중 <DU COQ A L’ANE>) 이제까지 주로 여성영화제를 통해 드문드문 소개되었던 아녜스 바르다의 작품들을 일별할 수 있는 ‘아녜스 바르다 회고전’이 서울 홍대 앞 대안영상문화발전소 아이공에서 5월12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www.igong.org).
이번에 상영되는 장편 5편은 바르다의 영화인생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들이다. 바르다의 데뷔작이자 영화평론가 조르주 사둘이 ‘누벨바그의 진정한 첫 번째 영화’라고 격찬했던 <라
누벨바그 여인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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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키에 구부정한 어깨, 낡은 중절모를 눌러 쓴 채 입에는 항상 담배 파이프를 물고 있는 윌로씨로 대표되는 자크 타티 회고전이 5월19일(화)부터 31일(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데뷔작인 <축제일>(1949)에서 <퍼레이드>(1973)까지 타티의 전작 6편과 단편 3편을 묶어 총 9편이 상영되는 이번 회고전은 버스터 키튼, 찰리 채플린, 막스 브러더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최고의 코미디 배우이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대영화의 영역을 개척한 시네아스트였던 자크 타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회고전에서 먼저 관심이 가는 작품들은 마임 배우 시절의 모습에서부터 코미디 감독까지 타티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세편의 단편영화이다. 타티의 첫 영화 출연작으로 직접 각본까지 맡은 <왼쪽을 주의하라>(르네 클레망, 1936)는 스포츠 스타들을 흉내내는 마임 배우로 활약했던 1930년대 타티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윌로씨의 휴가
윌로 씨와 사랑스런 소동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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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 배우 존 조는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쏟아지는 질문에 성의를 다해 자신의 뜻이 잘 전달될 수 있는 단어를 신중하게 고르는 기색이 역력한 채 성실하게 대답했다. 존 조는 최근 <스타트렉: 더 비기닝>에서 일등항해사 히카루 술루 역을 맡아 냉철함을 유지하며 색깔 강한 캐릭터들 사이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굳혔다. <해롤드와 쿠마> 시리즈에서 배를 잡게 만들었던 해롤드는 잊어라, 여기 술루가 왔으니. 지난 5월11일 내한하여 라운드 테이블에 앉은 존 조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히카루 술루 역을 맡아 연기한 소감은.
=어린 시절 미국에선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거의 없었다. <스타트렉> 시리즈는 예외였다. 조지 다케이가 맡은 술루는 미래 세계의 아시아인으로서 매우 긍정적인 초상을 보여주었다. 내가 <스타트렉: 더 비기닝> 영화버전에 출연함으로써 그 유산을 이어받을 수 있었다는 게 영광이다.
-한국에
[spot] “액션신 찍으려고 태권도 배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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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만들어지는 스파이물인 만큼 서구의 기존 스파이물과는 달라질 것이다.”(이병헌) 연출자 양윤호 감독(영화 <홀리데이> <바람의 파이터>)과 김규태 감독(드라마 <이 죽일놈의 사랑>)도 그 지점에서 똑같이 입을 모았다. 그만큼이나 한국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첩보액션드라마 <아이리스>(제작 (주)태원엔터테인먼트)가 보여주게 될 스케일과 내러티브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다.
지난 5월12일 서울 구로 나인스에비뉴에서 열린 <아이리스> 제작발표회에는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탑이라는 화려한 출연진의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 그러나 단지 유명 배우들의 랑데부라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난 3월10일 일본 아키타현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촬영을 시작한 일본 장면들의 하이라이트와 메이킹 필름이 7분30초 정도 상영되었는데, 그 짧은 영상만으로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국가안전국
우리의 상상을 얼마나 넘어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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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15일, 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웹하드 업체의 연합인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DCNA)가 손을 맞잡았다. 그들은 “이제 공생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약 5개월 뒤인 지난 5월13일, 제협과 DCNA가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불법 영상물을 걸러낼 공동모니터링센터를 설립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필터링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필터링 기술의 최첨단적인 면모가 중요한 게 아니다. 불법 업로더와 다운로더들이 기가 질릴 만큼의 대응책이냐는 게 중요하다.
합의 당시 제협과 DCNA의 합의서에는 “제협과 DCNA가 협의하여 장래 채택하는 추가적인 저작권침해방지기술을 성실히 이행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후 제협과 DCNA는 월요일마다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제협의 이준동 부회장과 조광희 감사, DCNA의 양원호 회장과 유근형 이사가 참여하고, 양자가 공동으로 지정한 변호사 1인으로 구성된 협력위원회가 마련됐다. 협력위는 불법 영상물 유통 근절 및 저작권 보호를
[포커스] DNA 필터링, 다운로드 혁명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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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형제가 같은 해 칸 영화제에 동시에 초청되는 행운을 얻은 배우 김태우와 김태훈을 17일(현지시간) 칸에서 만났다.형 김태우는 홍상수 감독의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감독주간에, 동생 김태훈은 문성혁 감독의 '6시간(6 Hours)'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으면서 각각 칸을 찾았다.김태우는 "막연한 꿈이지만 5년, 혹은 10년 후에는 함께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을 것 같다"며 "동생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말했다.김태훈은 "유명인으로 사는 게 힘든 일이라는 것을 형을 통해 봤으니 그저 좋은 작품에서 즐겁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만 든다"며 "내가 못하면 형이 욕을 먹겠다는 생각에 더 노력하려고 한다"고 말했다.연극 무대에서 활동하다가 2006년 '달려라 장미'로 데뷔한 김태훈은 '6시간'에서 정해진 시간에 돈을 받고 '애인 대행'을 해주는 세
<칸영화제> 칸 함께 초청된 김태우-김태훈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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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코드>의 속편 <천사와 악마>가 개봉 첫주 4800만달러를 벌어들이며 정상에 올랐다. 북미지역을 제외한 해외 수입만 따지면 1억430만달러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로마 교황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96개 국가라는 큰 규모로 동시 개봉한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의 감독인 론 하워드와 주연배우 톰 행크스가 그대로 돌아왔지만 전편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첫 주를 마감했다. 스튜디오 쪽에서도 <다빈치 코드>가 세운 첫주 기록 7710만달러(해외 1억5500만달러)를 넘을 것을 예상하지는 않았는데, 이유는 원작인 댄 브라운의 소설도 <다빈치 코드> 쪽이 <천사와 악마>보다 훨씬 더 잘 팔렸기 때문. 관객의 전체의 반 이상이 여성관객으로 나타났고, 연령대 또한 30대로 기울었다.
한편 지난 주 7650만달러로 개봉한 <스타트렉: 더 비기닝>은 <천사와 악마>의 개봉과 함
<천사와 악마> 4800만달러로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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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창간 14주년을 맞아 고현정, 김윤석, 하정우, 엄정화 등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토크쇼 프로그램.
세월 돌아보면 가슴 저릿저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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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명: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관람자: 현재섭 남대문경찰서장, 황석영 작가
지난 5월2일 명동 촛불집회 해산 과정에서 애꿎은 일본인 관광객 늑골에 금이 갔다. 과잉충성인지 인류애인지, 현재섭 남대문경찰서장은 앞으로 집회 해산시 일본어와 중국어 방송도 하겠노라 공언했다. 저분은 지난해 촛불집회 때도 웃다 숨넘어가게 한 적 있다. 장맛비가 내리던 여름날, 시위대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떨쳐 일어나 “여러분 때문에 하늘도 이렇게 눈물을 많이 흘린다”고 준엄하게 꾸짖던 분이시다.
그뿐 아니다. 대선 당시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며 반MB 전선을 구축하자던 황석영 작가도 충격발언을 터뜨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이 대통령은 중도적 생각을 뚜렷이 갖고 있다”면서 용산 철거민 참사에 관해 “광주사태 같은 사건이 우리에게만 있는 줄 알았으나 70년대 영국 대처 정부는 시위 군중에 발포해서 30~40명의 광부가 죽었고 프랑스도 마찬가지”라고도
[시사 티켓] 제대로 통역 좀 해달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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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을 시작으로 금연의 날·바다의 날(31일)까지 5월은 기념해야 할 날들이 줄줄이다. 어린이날(아직 세돌 안된 베이비니까 패스), 어버이날(그날 부추김치 택배 잘 받았다고 전화 드리면서도 까먹음), 입양의 날(11일·여러 생각을 함), 스승의 날(잠시 립글로즈를 살까 핸드크림을 살까 고민하다 애가 괴발개발 칠한 카드에 마음만 더해 고마워함), 부부의 날(21일·우하하 이런 날도 있다니)…. 생물종 다양성 보존의 날(22일)도 있으니, 가정의 달 5월 한달을 ‘소심한 듯 시크’하게 보낸다고 누가 뭐라 그러면 우리집 가훈을 들려드리련다. “너만 잘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개봉 첫날 자는 애 들쳐업어 어린이집에 부려놓은 뒤 조조관람을 위해 부지런을 떨었다. 싸게 보려고 그런 게 아니라 상영관이나 시간대가 박해 그 수밖에 없었다. 늘 가슴에 남는 대사 하나씩 남기시는 홍상수 감독님의 이번 명대사는 내가 꼽자면 “우리, 사랑의 금자탑을 쌓아보아요”다. 아흐. 정말
[오마이이슈] 신영철 따라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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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17일 별세한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의 빈소에는 수많은 영화인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강우석 감독,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장진 감독과 배우 안성기, 박중훈, 김윤석, 박진희, 구혜선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으며, 생전에 그의 글과 재능을 사랑했던 많은 네티즌들도 고인의 인터넷 카페에 추모의 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고인과 20년 지기인 이준익 감독은 "지난달 말 급격히 병세가 악화됐지만 그래도 시간이 더 남아 있는 줄 알았다. 이렇게 빨리 갈 줄은 몰랐다"며 울음 때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 마지막에 의료 기기에 의존해 있는 모습을 외부에 보이고 싶어하지 않았다"면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아온 사람인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밝혔다.
고인과 '황산벌', '라디오 스타'를 함께 작업한 박중훈은 "정 대표와 20년 전부터 가까이 알고 지낸 친구로서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
<정승혜대표 떠나보낸 영화계 추모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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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배우 원빈이 "내 배우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라고 영화 '마더'의 의미를 전했다.
제62회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영화 '마더'의 남자주인공인 그는 17일(현지시간) 칸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1라운드였다면 '마더'로 배우 인생의 2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마더'로 '우리형' 이후 5년 만에 복귀하는 그는 "연기에 대한 욕심도 있고, 연기란 끝이 없는 작업이어서 매력적이다"라며 "그래서 내 모든 걸 다 걸 수 있다"고 연기에 대한 애착과 열의를 드러냈다.
원빈은 이 영화에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아들을 끔찍이 사랑하는 엄마(김혜자)가 직접 범인을 찾아나서게 만드는 다소 모자란 아들 도준 역을 맡았다. 순수하고 어수룩하지만 어느 순간 전혀 다른 날카로운 눈빛을 번쩍이기도 하는 복합적인 인물이다.
그는 도준 캐릭터에 대해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두 가지 모습을 가져가
<칸영화제> 원빈 "'마더'로 배우인생 2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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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개봉 4주차를 맞은 '7급 공무원'이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며 장기흥행에 돌입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8%)에 따르면 강지환, 김하늘 주연의 코미디 '7급 공무원'은 15-17일 3일 동안 전국 430개 상영관에서 37만 7천여명을 끌어모아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켰다. 총 관객 수는 307만 7천946명.
1위는 톰 행크스 주연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천사와 악마'가 올랐다. 전국 609개 상영관을 차지한 '천사와 악마'는 61만 1천600명의 관객을 끌어모아 33.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재영 주연의 코미디 '김씨표류기'는 3위로 출발했다. 348개 상영관에서 24만 6천899명의 관객이 관람했다.
7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첫 주 2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23만 8천여명을 더 모아 총 관객 수는 82만 1천676명이다. 박찬욱 감독의 칸 초청작 '박쥐
<박스오피스> '7급공무원' 장기흥행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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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제62회 칸 국제영화제에 몰린 해외 언론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에 대해 저마다 극찬을 했다.
영화제 공식 일간지 중 하나인 할리우드 리포터는 17일(현지시간) 리뷰에서 "인간의 무시무시한 자화상이자 살인을 둘러싼 팽팽한 서스펜스"라고 명쾌한 결론부터 내린 뒤 "모성의 근본을 탐구하기 위해 숨 막힐 정도로 강렬하게 한 인물을 파고들며 시기적절한 반전을 가진 뛰어난 범죄 미스터리"라고 호평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이어 "'마더'는 어떤 장르이든 자신의 비전에 어울리게 바꿔놓을 수 있는 봉 감독의 비범한 재능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다"며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되기는 했지만 공식 경쟁부문에서 소개되기에 손색없다"고 극찬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배우들에 대해 "오랫동안 한국의 어머니상을 연기해온 TV 배우 김혜자는 때때로 과장된 연기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스크린을 지배하며, 원빈은
<칸영화제> "'마더' 경쟁부문에 손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