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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12월 말에 개봉한 <투캅스>는 다음해 2, 3월까지 흥행기록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1994년 4월 안성기 선배와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하면서 정말 내 기분은 최고조에 달했다. 그리고 그때 일부 기자들이 내 결혼 예정 소식을 알고 있어서 공식적인 발표를 하라고 부추길 때였다. 그래서 생방송 수상소감으로 “저 6월에 결혼합니다”라는 말로 끝맺으며 깜짝 결혼 발표를 했다. 그렇게 1994년은 정말 내 생애 최고의 해였고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어찌 보면 이른 나이인 29살에 결혼한 건데 그때도 참 철모르게 우쭐했던 거 같아 부끄럽다. 간절히 원하던 결혼을 하게 됐고, 세상 사람들은 다 나만 바라보는 것 같은 착각도 했고, 그러니 경사스러운 내 결혼식에 다들 와서 축하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하면서 고마운 주변 사람들에게 깊이 고마워할 줄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또 부끄럽다. 아직 서른살이 되기 전, 그렇게 흥분된 마음으로 1994년이 지나가고 있었다.
[박중훈 스토리 12] 피묻은 쇠구슬이 눈가를 스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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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습니다.
이런 놀이를 가정해보자. 지금 당신은 공을 들고 있고, 당신 앞에는 표적들이 지나간다. 많은 표적들 중에 진짜 표적은 하나이다. 가짜 표적들도 모두 진짜처럼 치장하고 있다. 당신의 공은 진짜 표적을 맞혀야 한다. 몇번의 가짜 표적을 맞히던 당신의 공이 드디어 진짜 표적에 명중했다. 그런데, 그 순간 당신의 공에 맞은 건 당신의 뒤통수였다. 당신이 표적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당신이 표적이었다. 이 게임은 3차원 공간에서는 불가능하지만, 그 구조는 영화 세상에선 낯익다. 물론 영화 속에서 나의 대리인은 주인공이다.
하나처럼 보이지만 여기엔 두 가지 게임이 있다. 일반적인 범죄스릴러 혹은 고전적 추리물이라면 빗나가던 공이 표적/범인을 명중하는 지점에서 끝난다(이것을 게임1이라 부르자). 이 게임의 재미는 가짜 표적이 얼마나 진짜처럼 보이느냐에 혹은 진짜 표적이 얼마나 가짜처럼 보이느냐에 달려 있으며, 당신은 안전한 의자에 앉아 창 너머 용의자들을 탐문한
[전영객잔] 농촌 스릴러의 당당한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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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시의 4년 만의 신작 <리미츠 오브 컨트롤>(The Limits of Control)이 지난 5월1일 미국에서 개봉했다. 각종 영화제에 출품된 적이 없는 것 같고 당연히 국내 매체에서도 거의 접할 길이 없었다. 흑인 배우 이삭 드 번콜이 론맨, 틸다 스윈튼이 블론드, 빌 머레이가 아메리칸, 이라는 식의 극중 이름으로 등장한다. 스토리라고 부를 만한 것은 거의 없는 명상적 분위기와 단순성의 행위들이 주조하는 로드무비로 예상된다.
현지에서의 평은 그다지 호의적인 것 같지 않다. 특히 로저 에버트가 매우 신랄하다. 그는 이 영화에 별 반개를 주고 1인칭 화자를 자칭하고는 짐 자무시의 영화제목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제목을 가져와 비아냥대는 단문을 이렇게 시작한다.“나는 통제의 한계 안에 있는 사내다. 내 이름을 말하진 못하겠다. 왜냐하면 각본이 내게 그것을 주지 않았으니까. 116분 동안 오로지 수많은 디테일들의 방만 있다. 나를 이름없는 사나이라 불러다오.” 영화
[정한석의 블랙박스] 이 신작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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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자(김혜자)가 홀린 듯 춤을 추는 드넓고 누런 갈대밭은 <살인의 추억>의 황금들판을 상기시키지만 결실이 아닌 불모의 이미지를 전시한다. <살인의 추억>의 엔딩신에서 카메라를 향한 두만(송강호)의 강렬한 시선에 응답하듯, 혜자는 모호하고 몽롱하게 카메라를 ‘바라보는 것 같다’. 조심스러운 가설이지만 나는 이를 두만의 시선에 대한 <마더>의 응답이라고 보았다.
그동안 봉준호는 엔딩에서 모종의 시선 돌리기를 즐겨왔다. <플란다스의 개>의 윤주(이성재)는 강의실에서 창밖의 숲을 바라봤고, <살인의 추억>에서 두만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관객을 불편한 자리에 앉혔다. <괴물>에서 강두(송강호)는 어두운 밤의 한강을 바라보며 잠들지 않은 불안함에 대한 예감을 남겼다. 이러한 외부 응시를 통해 원한의 감성이 복구되거나, 고요히 봉합된 것 같은 세계 속에 잠재된 불온한 잉여가 환기됐다. <마더>에서는 어떠한가.
[영화읽기] 변두리 누아르와 검은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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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이름은 칭기스. 들판을 호령하던 그 호연지기 그대로 뜨거운 보드카. 대가족을 이끄는 주인아저씨가 나를 상석에 앉히더니 그 술을 한잔 내게 따랐다. 냉큼 마셔보니까 호연지기가 속속들이 스며드는 듯했다. 별로 씻은 적이 없었던 게 아니라면 칭기즈칸 시대의 유적지에서 발굴한 듯한 청동잔을 탁자에 내려놓으니 주인아저씨가 다시 술을 가득 붓고는 손가락 세개를 펼친다. 아무래도 ‘후래자 삼배’라고 말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통역을 쳐다봤더니 그게 맞단다. 닥치고 석잔을 원샷해야지, 손님 대접을 해주겠단다. 잔은 다시 정종잔 크기의 청동잔. 한잔 더 마셨다. 3분의 2 정도 손님이 됐더니,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잔까지 마시고 났더니, 목구멍 저편에서 뜨거운 호연지기가 솟구쳐 오르면서 제대로 된 손님 행세가 시작됐다. 그로부터 10분이 지나지 않아 나는 ‘그럼 그렇지, 재롱이라도 떨어야지 하룻밤 재워주지’, 그런 표정으로 앉은 사람들 앞에서 ‘천둥산 박달재~’를 부르고 있
[나의 친구 그의 영화] 정색하면 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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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서든 어택>에 등장하게 될 ‘빅뱅’의 이미지가 최초로 공개됐다.
게임 속 특수부대원으로 변신한 빅뱅 멤버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자세로 각기 다른 다양한 개성을 표현해냈다. 특히 짧은 머리에 선글라스를 착용한 태양은 실제 특공대원의 모습과 비슷해 촬영 당일 스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는 후문.
빅뱅은 “<서든 어택> 속에 등장하는 80여 개의 대사와 효과음을 직접 녹음했다. 게임 속에서 우리들의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히고, 멤버 개개인의 특성을 살린 애드립 버전도 특별 제작될 거라고 전했다.
게임을 개발한 ‘게임하이㈜’의 윤장열 이사는 “빅뱅 다섯 멤버들의 매력이 <서든어택>이 가진 남성스러운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다”며 “서든 어택 유저들과 빅뱅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빅뱅, <서든 어택> 특수부대원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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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주말드라마 <스타일>이 제주도 촬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찬란한 유산>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인 드라마 <스타일>은 패션 잡지사를 배경으로 벌어지지는 젊은이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로 백영옥 작가의 소설 ‘스타일’ 이 원작이다.
이 날 제주 공항과 리조트에서 촬영이 진행됐는데, 공항에 김혜수를 비롯한 류시원, 이지아 등 배우들이 등장하자 일대가 팬들로 북적였다.
잡지사의 박기자 역을 맡은 김혜수는 역할에 걸맞는 커다란 선글라스에 세련되고 도도한 차림으로 시선을 끌었다.
극 중 서정이 박기자를 찾아가는 장면을 촬영할 때 연출을 맡은 오종록 PD는 서정 역을 맡은 이지아에게 오버 연기를 지시했고, 이지아는 광고 장면 같은 연기를 선보여 스탭들의 박수를 받았다.
오는 8월 1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드라마 <스타일> 은 패션 기자들과 쉐프가 등장하여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스타일>, 제주도에서 촬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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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EBS는 25일부터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 밤12시5분에 영국 아카데미상(BAFTA)과 에미상 등을 받은 영국 BBC 방송의 5부작 드라마 '크랜포드'를 방영한다.이 드라마는 '제2의 제인 오스틴'으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가스켈의 소설 세 편을 재구성해 만든 빅토리아 시대 배경 드라마다.1840년대 영국 북서부 채셔 지방, 노처녀와 과부가 많이 살던 크랜포드 마을에 젊고 잘생긴 의사 해리슨이 찾아오면서 드라마가 시작된다. 해리슨은 목사의 딸 소피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평소 친절하고 예의바른 성격 때문에 다른 여자에게 오해를 산다.드라마에서 그려지는 시대 변화상도 볼거리다. 철도가 들어온다는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외지인들이 유입돼 크랜포드가 소란스러워질까 봐 걱정한다. 또 구시대를 대표하는 러드러우 부인은 천한 계급의 소년 해리에게 글을 가르치는 재산관리인 카터 씨를 못마땅해한다.comma@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에미상 수상 英드라마 '크랜포드'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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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광고에 죽고 사는 멋진 남자 3명과 자그마한 종달새 같은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를 엮어가는 곳.MBC 수목드라마 '트리플'의 주무대인 서울 서교동의 갤러리 카페 '에뚜와'에서 이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이윤정 PD를 만나 촬영 공간에 대한 그의 철학을 들었다.전작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도 드라마 무대인 커피숍을 단번에 명소로 만든 이 PD는 이번에도 '에뚜아'를 젊은 남녀의 소소하지만 잔잔한 사랑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무대로 만들고 있다."전 '트리플'의 촬영 장소로 기계적으로 지어진 집이 아니라 숨 쉴 수 있고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어요. 집이란 공간은 드라마의 또 다른 주인공일 정도로 중요하잖아요"'공간과 공간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이 PD는 이 카페를 선택하게 된 이유를 차분한 목소리로 설명했다."이 곳은 건물 안과 바깥의 정원을 맨발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서로
'트리플' 이윤정PD "촬영장소 키워드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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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시청률이 30%를 넘었을 때는 마냥 신났어요. 그런데 35%까지 넘어서니까 좀 달라지더라고요. 부담감, 책임감이 밀려오면서 그때부터는 마음을 비워야 끝까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지난 21일은 이승기(22)에게 아마 최고의 일요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오후 7시대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 시청률 30%를 넘어선 데 이어, 3시간 뒤 방송된 SBS TV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시청률은 3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사실 '찬란한 유산' 초반에만 해도 그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1박2일의 인기를 업고 캐스팅됐다", "1박2일의 '허당'과 비슷하다"는 등의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그는 이를 3~4회 만에 극복하는 데 성공,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더이상 '허당'이 아닌 '선우환'으로 우뚝 일어섰다.24일 오후 경기 탄현 SBS 제작센터에서 이승기를 만
이승기 "배우로서 가능성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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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가수 조성모가 일본에서 대규모 단독 콘서트를 꾸민다.
군 복무를 마친 지난해 12월 도쿄와 오사카에서 콘서트 '크라이 아웃(Cry out)'을 열었던 조성모는 다음달 20일 요코하마의 파시피코 요코하마국립대홀에서 '조성모 패밀리 콘서트 2009'를 열고 5천 명의 팬들과 재회한다.
조성모는 일본 공식 팬클럽 결성을 기념해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서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대표곡을 선보이며, 올봄에 출시한 7집 앨범 수록곡을 일본 팬들에게 처음으로 들려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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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모 日서 대규모 단독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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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할리우드 대작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주요 영화예매사이트에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예매 점유율을 기록하며 주말 극장가 평정에 나섰다.지난 2007년 개봉한 이 영화의 전편 '트랜스포머'는 그해 745만명을 동원, 역대 외화 최다관객 기록을 세웠다.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은 93.0%의 예매 점유율을 기록했다. 인터파크(86.4%), 맥스무비(79.0%)에서도 단연 1위다.올 들어 기존에 가장 높은 예매 점유율을 기록한 영화는 영진위 기준으로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64.7%)이었다.'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의 초강세에 나머지 영화들은 숨죽였다.지난주까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거북이 달린다'만 3.0%(이하 영진위)의 예매 점유율을 기록했고, 나머지 3~10위의 영화들은 채 1%의 점유율도 넘지 못했다.'링스 어드벤처'와 '인사동 스캔들'이 3-4위를 차지했으나
<주말영화> '트랜스포머' 올해 최고 예매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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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배우 이나영의 모델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나영은 1999년 데뷔와 동시에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인 라네즈의 모델로 박탁되어 8년간 활동했고 그 후 라네즈와의 계약이 끝난 후에는 지금까지 아모레퍼시픽의 다른 브랜드인 아이오페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아모레 퍼시픽 측은 이나영이 보여주는 깨끗하고 세련된 이미지가 브랜드에 대한 신뢰감으로 이어졌다며 이 자리를 기념해 10년지기 동료인 이나영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 날 10주년 축하 파티에는 주인공인 이나영과 아모레 퍼시픽 관계자를 비롯하여, 영화사 집의 이유진 대표, 영화사 보경사의 심보경 대표, 백은하 편집장, 지춘희 디자이너 등 이나영과 친분을 독독히 하던 각계의 지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나영은 “친구와도 10년 넘게 한결같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힘든데, 너무 뜻깊고 감회가 새롭다 ”며 앞으로도 더 발전하는 서로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아모레 퍼시픽, 이나영에 감사패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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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손짓>(가제)이 오는 9월 5일 첫 방송된다.
<친구, 우리들의 전설> 후속으로 방영될 드라마 <손짓>은 일일극 <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의 임성한 작가가 집필하고, 아침드라마 <흔들리지마>를 연출했던 백호민 PD가 메가폰을 잡은 작품.
현재 캐스팅이 한창 진행 중으로, 남자 주인공에는 <하늘이시여>의 ‘구왕모’역을 맡았던 이태곤이 확정되었고 한혜숙, 박근형 등 탄탄한 중견 연기자들이 드라마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한편, 제작진은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이시영 주인공 캐스팅 기사’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임성한 작가 신작 <손짓>, 9월 첫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