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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는 김효진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다. 쾌활하기보다 침묵에 가깝고, 늘 가만히 상대를 쳐다보며 머뭇거리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름과 외모 모두 미스터리한 느낌을 준다. 민규동 감독과 선배인 황정민과 엄정화와의 만남, <오감도>는 김효진에게 무조건 해야 하는 영화였다.
‘나루’는 신비스러운 여자다. 민규동 감독의 네 번째 에피소드에서 정하(엄정화)는 남편(황정민)이 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갑작스러운 소식을 듣게 되는데, 그때 남편이 자신의 후배인 나루(김효진)와 밀회 중이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남편은 바로 죽었고 나루는 심한 부상만 입은 상태. 얼마 뒤 나루는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기 위해 선배 정하를 찾아와, 뭐든지 시키는 대로 하겠다면서 그냥 같이 있게만 해달라고 말한다. 정하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지만, 그렇게 남편의 애인과 애인의 부인은 쓸쓸한 집 안에서 기묘한 동거를 시작한다.
무엇보다 김효진과 엄정화 모두 민규동 감독
[김효진] 나를 깨나가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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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파탈이다. 다른 누군가라면 모르지만, 배종옥은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연기. 파격적인 베드신, 카리스마 넘치는 여배우로 배종옥이 변신한다. 배종옥은 말한다. 변신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러운 도전이었다고.
카메라가 움직이는 순간, 멈칫할지 모른다. <오감도>의 세 번째 이야기 <러브레슨>의 첫 장면은 다섯편의 영화 중 가장 격렬한 베드신이 등장하는 에로틱의 정수다. 남자의 나신 위에 있는 여자의 가슴을 카메라가 좇는 동안 궁금증은 증폭된다. 과연 이 배우는 누굴까? 궁금증만큼이나 대답도 파격적이다. 어떤 순간에도 꽁꽁 여민 옷깃으로 자신을 다독일 것 같은 배우, 물샐 틈 없는 삼엄함이 감지되는 냉철한 배우 배종옥. 그 배우가 가장 뜨거운 온도로 ‘화란’ 역에 도전한 것이다.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역할이라서 훨씬 재밌다고 생각했다. 정극이라면 불편했을 텐데 후반부는 코믹이다 보니 상쇄되더라.” 파격적 도전에 대한 배종옥의 대답은 명쾌하다.
유영식 감독이
[배종옥] 안되는 게 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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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의 세 배우가 만났다. 이들은 <오감도>에 등장한 수많은 배우들 중 세 사람, 그러니까 그들 중에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배우들이기도 하다. 노련함 그 이상으로 생애 가장 ‘센’ 베드신을 보여준 배종옥은 유머러스하면서도 도도하고, 남자친구의 아내와 동거를 시작하는 김효진은 고요하고 신비스러우며, 커플 체인지를 시도하는 여러 커플들 중 하나인 이시영은 풋풋하고 귀엽다. 모두 우리가 기억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부터 가까우면서도 멀다. 어쨌건 그들은 이전의 내 모습을 잊으라는 등 대담한 몸짓을 펼쳐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각자 서로 다른 에피소드를 연기한 배우들이라는 점. 영화 속에서는 한번도 만나지 않았던 그들이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그들이 다 함께 한 에피소드에 출연하면 어떨까,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배종옥, 김효진, 이시영] 몸으로 깨닫고 마음의 눈을 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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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고 듣고 생각하기 아까워 나누려 애쓰는 것”이야말로 ‘예술’의 본질이라고 박재동 화백은 철석같이 믿어왔다. 6월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창성동에 위치한 자인제노 갤러리에서 열린 <박재동의 손바닥 그림들 展>은 그의 오랜 신념을 두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세상을 담기 위해서는 특별한 재능과 큼지막한 캔버스가 필요하다는 건 그러니까, 거대한 편견이었다. 이발소 그림도, 신용카드 영수증도, 나가요 언니들의 찌라시도, 던킨 도넛의 냅킨도, 현미녹차와 팔도비빔면 봉지도, 세상을 ‘그릴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소재들이었다. 갤러리 안은 어수선하고 시끌벅적한 시장통 같았는데, 그것조차 전시를 위한 의도된 효과음처럼 여겨졌다. 관람객이 내미는 팸플릿에 일일이 캐리커처 그려주랴, 멀리서 올라온 지인들을 일일이 챙기랴, 행사 관계자들과 밀린 회의하랴,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던 박재동 화백을 만났다.
-관람객이 평일에도 많던데요.
=다 나 아는 사람들이겠지. 갤러리가 좀
[박재동] 나는 왜 찌라시를 줍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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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와 팻은 ‘결혼 생활’을 위해 창안된 커플처럼 보인다. 좋은 직장을 가진 남편과 우아한 아내, 품위있는 저택과 교외의 별장, 일요일이면 손을 잡고 손자를 보러가는 평온한 주말. 이들은 마치 완벽한 결혼 생활의 모범사례인 듯 산다.
<결혼 생활>(Married Life) 속 남편 해리(크리스 쿠퍼)는 보기 드물게 고상한 남자다. 초크 스트라이프 스리피스 슈트에 리넨 포켓치프를 꽂고 셔츠는 언제나 가장 단정한 탭칼라로 고른다. 거실에선 캐시미어 카디건을 입고 침실에서도 실크 잠옷 위에 가운을 꼭 챙겨 입는다. 외출할 땐 밤색 페도라를 쓰고 신사들의 사교 모임인 클럽 라운지에서도 음란한 대화를 꺼내거나 거만한 허풍을 떨지 않는다. 아내 팻(패트리샤 클랙슨)은 고고한 듯 연약하다. 부유층다운 불면증이 있어 호두나무 침대와 학이 그려진 병풍식 액자가 있는 침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 말고는 대체로 유쾌하고 산뜻한 여자다.
해리와 팻의 결혼 생활은 겉보기에는 안정적
[그 액세서리] 빛나는 반지 뒤에 숨겨진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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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영화와 CF에서 필요로 하는 장소를 찾아 전국을 다녔다. 사진을 찍고, 촬영을 이끌어내고, 사진을 분류하고 좋은 테이터를 선별했다. 이 작업만 벌써 8년째다. 한국의 모든 해변마을과 제주도의 모든 해변, 촬영할 만한 모든 산, 촬영을 허가해줄 만한 서울의 거의 모든 옥상들을 올라가봤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이러한 소중한 정보와 경험들을 바탕으로 지난 6개월 동안 ‘기어코 찾아낸 풍경’이란 칼럼을 통해 좀더 유익한 정보를 주려고 했지만 그 또한 녹록지 않다는 걸 한달에 두번씩은 느껴왔다. 글쓰기란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수단이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이것은 본인에게도 중차대한 일이었다. 부족한 글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반년을 보냈다. 아쉽지만 이 글이 칼럼의 마지막 원고다. 이번에는 로케이션 헌팅의 효율적인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영화쪽 헌팅도 전문가에게 맡겨야
현재 영화계와 CF 그리고 드라마를 통틀어 로케이션매니저로서 활동하는
[기어코 찾아낸 풍경] 로케이션 아카이브 구축을 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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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보영이 드라마 <풍년빌라>(가제)에 캐스팅, 3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풍년빌라>는 한낮에도 귀신이 튀어나올 것 같은 철거직전의 ‘풍년빌라’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자신에게 남겨진 막대한 유산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하는 한 남자와 절실히 돈이 필요한 한 여자, 그리고 저마다의 비밀을 간직한 이웃들이 이 돈을 차지하기 위해 펼치는 잔혹한 코미디 멜로 드라마다.
이보영은 미스터리를 품고 있는 신비로운 여인 ‘윤서린’ 역을 맡아 남자주인공 ‘오복규’역을 맡은 신하균과 연기 호흡을 맞출 예정. 이 외에도 연기파 배우 백윤식, 문희경, 고수희, 정경호, 이주실, 최주봉 등이 ‘풍년빌라’의 주민들로 출연한다.
드라마 <풍년빌라>는 영화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그해 여름>의 김은희 작가가 공동 집필하고, MBC 베스트극장 <가리봉오션스일레븐>의 조현탁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1
이보영, <풍년빌라>서 신하균과 연기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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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축구팀 'FC 하정우'의 구단주와 공경형 미드필더 맡아
[배우, 열정을 말하다] 하정우
[씨네21]창간 14주년을 맞아 고현정, 김윤석, 하정우, 엄정화 등 국내 정상급 배우들이 관객들과 직접 만나는 토크쇼 프로그램.
[하정우] 축구팀 ‘FC 하정우’의 구단주와 공격형 미드필더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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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콩을 들다>에 대한 판정은 들면 이기고 들지 못하면 지는 역도경기만큼이나 쉽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멜로드라마, 오합지졸 선수들이 진짜 선수로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빚어질 소동극, 게다가 실화, 결국에는 뻔하디뻔한 스포츠영화. 말하자면 <킹콩을 들다>는 ‘정통적’이다 못해 ‘전통적’인 영화다. 하지만 익숙한 공식들을 오밀조밀하게 엮어낸 솜씨를 눈여겨봐야 할 작품이다. 또한 비인기 종목인 역도경기에서 일어난 실화의 근거가 궁금해지는 영화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의 아테네올림픽은 많은 사람이 지켜봤지만, 2000년에 열린 전국체전, 그것도 역도경기를 실제로 목격한 이는 많지 않을 테니 말이다. 데뷔작의 개봉을 기다리는 박건용 감독을 만났다.
- 시사회 반응이 좋은 것 같다.
= 좋아해주는 관객이 많아서 좋긴 한데, 그래도 긴장된다. 웃음이 많이 터져나온다고 해서 호응도가 좋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박건용] 젊은이들의 고민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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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으로 지겨운 인연이 아닌가.”
기계 군단과의 기약없는 싸움에 지쳐가던 인류의 지도자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는 수십년 만에 다시 마주하게 된 ‘그 남자’를 보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아버지이자, 결국 그가 사지로 내몰게 되는 부하 카일 리스(안톤 옐친)를 구하기 위해 스카이넷의 심장부로 잠입할 때까지만 해도 존은 ‘그 남자’와의 조우를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기계인간’ 샘(마커스 라이트)의 도움으로 카일을 구한 뒤 스카이넷의 심장부를 벗어나려는 존을 가로막은 것은 강렬한 턱선과 근육질의 얼굴을 가진 ‘그 남자’ T-800(아놀드 슈워제네거)이었던 것이다.
“이봐, 기억이 안 나? 나야 나, 존이라고!”
입을 앙다문 T-800의 무심한 얼굴을 바라보며, 존은 안타깝게 외쳤다. T-800은 별다른 동요없이 존과 카일에게 무차별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T-800은 존의 몸을 번쩍 들어 바닥에 내동댕이친 뒤, 카일을 향해 뒤돌려차기를 날렸다. 복부를 맞아
[뒤집는 시나리오]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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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가 한여름 피서지로 삼은 곳은 다름 아닌 서울 성산동에 위치한 성미산마을극장(cafe.naver.com/sungmisantheater, 02-322-0345). 7월2일부터 4일까지 성미산마을극장에서는 <워낭소리> <고갈> 등 독립영화 화제작 및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수상작 등을 한꺼번에 만나는 인디피크닉 행사가 열린다. 환경, 대안교육, 생협, 자치 등의 상징이 된 성미산에 마을극장이 들어선 것은 올해 2월.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직접 프로그래밍한 영화를 틀어놓고 맥주를 홀짝이며 드러누워 관람하는 행복을 맘껏 누린다. 서울시의 상영 반대로 행사 진행에 애를 먹었던 인권영화제도 이곳에서 재상영회를 갖고 더 많은 관객을 모으기도 했다. 객석이 따로 없는 열린 공간 성미산마을극장의 유창복 대표는 “정기적인 독립영화 상영회를 개최해서 주민과 관객에게 더 많은 기쁨을 전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별명이 짱구라고 들었다. 그런데 머리가 별로 안 크다.
=짱
[spot] “극장은 일종의 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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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력의 소녀 역사를 연기한 배우들치곤 너무 작고 산뜻하다. 예쁜 척은커녕 두툼한 뱃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 속 모습과는 딴판이다. <킹콩을 들다>에서 의욕없는 역도 코치 이지봉(이범수)의 마음을 훔친 시골 소녀들은 지나친 순진함까지 못 견디게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다. 미래의 금메달리스트 영자(조안)에 비하면 조연에 불과할지 몰라도 바벨을 들어올리던 품새 그대로 영화에 힘껏 생기를 불어넣는다. 6월23일 오후 1시, 여순과 민희, 현정, 보영, 수옥 등 개성 만점 역도부 5인방을 연기한 여배우들을 스튜디오에 불러들였다. 두달 동안 역도를 배우느라 사투하면서, 촬영기간 내내 붙어다니면서 부쩍 가까워진 어린 배우들은 다섯 빛깔 역도 소녀들처럼 완전히 다른 색으로 반짝거렸다.
함께 모여 재잘거릴 땐 영락없이 또래 같은 이들 중 맏이는 최문경과 이윤회다. 영국 드라마스쿨의 오디션을 보러 가기 전 잠깐 한국을 경유했다가 운좋게 오디션에 참가한 최문경은 보이시한 캐릭터를 위해 긴
[김민영, 이슬비, 이윤회, 전보미, 최문경] 우리는 역도계의 소녀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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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팀 멤버들이 남자의 자격을 시험하기 위해 <1대100> 퀴즈 제패에 도전했다.
KBS 제작진에 따르면 <1대 100>특집-‘최후의 아내’편에 <남자의 자격>팀 중 김국진이 1인으로 먼저 도전했으며, 그 다음 주에는 나머지 멤버인 이경규, 김태원, 이정진, 윤형빈, 이윤석, 김성민이 100인으로 도전한다. 이날 김국진은 6단계까지 한번의 실수도 없이 통과했다고 전했다.
<1대 100>은 1인과 100인이 퀴즈 대결을 펼쳐 문제를 모두 맞힌 최후의 생존자 1인을 가릴 때까지 퀴즈가 진행되는 <라스트맨 스탠딩> 방식의 퀴즈쇼로 최고 상금은 무려 5천만원이다.
<남자의 자격>팀, KBS <1대100>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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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여성그룹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영어 버전의 '노바디(Nobody)'를 발표하고 데뷔 무대를 가졌다.29일 JYP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원더걸스는 27일(현지시각) 영어 버전의 '노바디'를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고 이날 오후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의 인기 형제그룹 조나스 브라더스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를 통해 미국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원더걸스는 반짝이는 보라색 의상을 입고 등장해 귀여운 춤 동작으로 '텔 미(Tell me)'를 선사했고 2만여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고 JYP엔터테인먼트는 전했다.이어 원더걸스의 미국내 공동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조나스 그룹의 수장이자 조나스 브라더스의 아버지 케빈 조나스가 "완벽한 안무와 춤"이라고 극찬하며 이례적으로 직접 무대에 올라 원더걸스를 관객에게 소개했다.케빈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그룹을 소개하겠다"며 "음악도 세계적이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원더
원더걸스, 조나스 공연서 美 데뷔무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