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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산 18곡의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총 79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한 기록만으로도 머라이어 캐리의 ‘포스’는 압도적이다. 이번에는 6년 만에 한국에도 온다. 앨범 프로모션을 위해 제일 먼저 선택한 곳이 한국이라는 건 그만큼 한국에서 머라이어 캐리의 인기가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Memoirs Of An Imperfect Angel≫이란 제목대로, 새 앨범은 그녀 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완벽하지 않은 천사’란 수식이 허세처럼 보일 수도 있겠고, 나이와 무관하게 줄기차게 헐벗고 있는 커버가 불편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머라이어 캐리다. <Hero>의 그녀란 말이다. 빌보드 차트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솔로이자, 빌보드 50년의 역사에서 두 번째로 많은 앨범이 팔린(1등은 물론 비틀스다) 가수다. 첫 싱글 <Obsessed>와 두 번째로 싱글 커트된 그룹 포리너의 1985년 빌보드 팝 싱글 차트
[음반] 빌보드 여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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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은 은밀하고, 아주 거의 외설적이다.” ‘쉬었다’ 가는 커플에게 그 은밀하고 외설적인 모텔의 특성은 당연하고도 반가운 것이겠지만 맨송맨송하게 ‘자고’ 가야 하는 일행 없는 여행자나 출장을 간 사람이라면 모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 은밀함과 외설에 다소간 치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하물며, 눈먼 개와 함께 여행하는 남자는 어떻겠는가. <아무도 편지하지 않다>의 주인공 지훈은 그런 생활을 3년이나 해왔다. ‘아라비안’, ‘달과 6펜스’, ‘바나나’처럼 제멋대로의 이름을 가졌지만 그 속살은 대동소이한 고만고만한 모텔을, 늙고 눈먼 개와 함께 전전해왔다. 세면대 아래,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2009년 8월3일, 나와 와조가 다녀감”이라고 네임펜으로 적어놓는 작은 비밀을 만들면서.
아, 소개가 늦었다. 와조는 지훈이 데리고 다니는 늙고 눈먼 개의 이름이다. 와조는 그의 할아버지가 데리고 다니던 맹인안내견이었다. “녀석에게 이리 와조, 도와조란 말을 주로 하다보니”
[한국 소설 품는 밤] 눈먼 개와 나의 모텔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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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에는 모두가 그림을 그리고 부르고 무언가를 만든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였고 배우였고 도예가였고 무용수였다. 그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로부터 20년 후, 나는 넥타이를 맸다. 이제 전화 통화할 때나 그림을 끼적대는 사람이 되었고 미술관이나 박물관, 놀이터엔 더 이상 갈 일이 없어졌다. 대신 TV로 골프중계를 봤다. 나는 더 이상 예술가가 아니었다.” <창작 면허 프로젝트>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어른이 되고 밥벌이를 하느라 “잊고 있던(혹은 잃어버렸던)” 창작열에 불을 지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드로잉 기법을 이야기하는 책이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장르를 가리지 않은 다양한 창작활동에 도움이 되는 말로 가득하다. 머리로 아는 것을 버리고 다시 보는 법을 익히라는 말은 삶의 태도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잠언이다.
미술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사람들이 펜과 종이만으로 드로잉을 하고 싶을 때, 어떤 펜과 어떤 종이면 되는지, 왜 내가 그리는 그림은 발전이 없
[도서] 어른들이여, 예술가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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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란 단어와 가장 거리가 먼 직업이 있다면, 그건 바로 기자다. 늘 새로운 흐름을 좇는 기자와 많은 새로움의 원형이 되는 고전물은 정확히 대척점에 서 있다. <클래식 중독>의 저자 조선희는 <씨네21>과 한국영상자료원이라는 깊고 깊은 루비콘강을 건넜다. 영화 주간지의 업보인 새 영화 중독에서 벗어나 한국 클래식영화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자료원 생활을 시작하니, 옛 영화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 책은 옛것이 새것보다 짜릿하게 다가오는 순간을 경험한 전직 기자의 새 업보 이야기다.
이장호, 김기영, 유현목, 이만희, 신상옥…. 전 한국영상자료원장의 ‘짜릿한 고전 리스트’에는 내로라하는 한국의 거장 감독들이 이름을 올렸다. 그들의 대표작에 치중하지 않고,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며, 감독들의 인간적인 면까지 조명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가장 많은 페이지(38p)를 할애하며 애정을 표현한 장선우 감독을 예로 들어보면, 저자는 <경마장 가는 길>이
[도서] 장선우의 <꽃잎>이 걸작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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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들어본 제목이라고? 맞다. 이 책은 히치콕이 연출한 1935년작 동명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1915년에 쓰여진 첩보물의 고전인 <39계단>은 히치콕의 작품 말고도 두번 더 영화화되었고, <BBC>에서 TV드라마로도 만들어졌으며, 연극으로 각색되어 한국에서도 무대에 올려졌고, 2011년 개봉예정으로 네 번째 영화화가 진행 중이다.
아프리카 생활을 마치고 영국에 돌아온 리처드 해니는 3개월 만에 고국 생활에 질려버린다. 어느 날 아파트로 돌아오던 길에, 그는 낯선 남자와 마주친다. “저 좀 도와주시겠습니까?”라고 입을 뗀 남자는, 자신은 국제적 음모를 막아야 하며, 추격자가 있어 몸을 피할 곳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한다. 남자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고 믿은 해니는 그를 집에 들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는 해니의 집에서 몸에 칼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된다. 해니는 죽은 남자가 나라를 위해 하고자 했던 일을 대신 하고자 마음먹고, 죽은 이의 비밀 수첩을 가
[도서] 쫓기는 자의 심장박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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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의 오픈토크에 이병헌,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야가 참석해 관객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이날 오픈토크에는 한국,중국,일본 등 수많은 다국적 팬들이 참석하여 열기를 띠었다.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2009PIFF] 기무라 타쿠야, ‘이병헌, 조쉬 하트넷과 밤새 러브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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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거대 제약회사의 회장으로부터 실종된 아들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전직 형사 클라인(조시 하트넷). 오래전 집을 나간 아들 시타오(기무라 다쿠야)의 종적을 유추할 수 있는 건 그가 몇 차례 고아원을 돕기 위한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뿐이다. 단서는 아버지에게 건네받은 시타오의 사진 한장. 의뢰를 수락한 클라인은 LA에서 그가 있는 곳으로 추정되는 홍콩으로 가 친분이 있는 조멩지(여문락)의 도움으로 수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시타오를 찾는 또 한명의 남자 수동포(이병헌)가 등장한다.
트란 안 훙의 네 번째 작품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위치상 <여름의 수직선상> 이후에 오지만, 사실 <씨클로>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보아야 한다. ‘차기작은 <씨클로>를 끌어안은 작품이다’라고 감독 스스로 밝혔듯이 영화는 상당 부분 <씨클로>가 제기한 문제를 연장한다. 단, <씨클로>가 베트남 출신 감독
<씨클로>의 연장선 <나는 비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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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상공에 우주선이 불시착했다. 우주선 안에는 전염병에 걸려 죽어가는 수많은 외계인이 있었고, 정부는 외계인 수용구역 ‘디스트릭트9’을 설치하여 그들을 임시 수용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디스트릭트9’ 거주민들의 범죄가 급증하자 외계인 관리를 맡은 군수업체 MNU는 그들을 ‘디스트릭트10’으로 강제이주시키기로 결정하고, 관리직원 비커스(샬토 코플리)에게 그 책임을 맡긴다. 임무 수행 도중 알 수 없는 외계물질에 노출된 비커스는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며 외계인으로 변해간다.
<디스트릭트9>은 그 어느 것의 속편도 아니다. 다시 말해, TV시리즈나 특정 영화 혹은 어떤 원작, 어떤 프랜차이즈 상품에 기대지 않은 채 오랜만에 등장한 ‘오리지널’ SF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출신의 데뷔감독과 데뷔배우가 남아공에서 촬영을 마치고 뉴질랜드에서 편집한 이후 느닷없이 등장한 <디스트릭트9>은 공개 직후 신드롬에
올해 SF영화 중 가장 영리하고 흥미진진한 선택 <디스트릭트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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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억원대의 자산을 관리하는 정승필(이범수)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약혼녀 미선(김민선)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말싸움을 하고 내린 뒤 실종된 것이다. 승진에 목이 탄 김 형사(손창민)는 무리한 수사를 펼치고 최근 여자친구에게 배신당한 박 형사(김뢰하)는 여자혐오증이 생겨 미선을 무턱대고 의심한다. 여기에 불명확한 증언, 정승필을 시기하는 동료, 경찰들을 귀찮게 구는 취객, 특종 욕심에 사건의 규모를 부풀리는 기자까지 뒤얽히면서 사건은 더욱 꼬인다.
세계의 수많은 감독들은 여러 인물에 비슷한 무게를 실은 채 이야기를 전개하는 ‘멀티 캐릭터 영화’의 어려움을 토로해왔다. 여러 인물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면 이야기는 혼란에 빠지고 산만한 전개 속에서 영화는 지루해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의 최고 달인은 단연 로버트 알트먼이다. <내쉬빌> <숏컷> <고스포드 파크> 같은 그의 대표적 ‘앙상블 영화’들은 어떤 사건과 그에 관
10여명이 각자 펼치는 원맨쇼 <정승필 실종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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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이 있었다. 아버지 김강수(고창석)는 직업소개소 사장이지만 그가 주로 하는 일은 노름질이며 그 덕분에 빚쟁이들에게 쫓기기 일쑤다. 18살 아들 김종철(유승호)은 병에 걸려 있지만 늘 씩씩하다. 헛된 인생을 사는 아버지가 못마땅하다. 그런 둘은 늘 싸우게 마련이고 아들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그립기만 하다. 게다가 아버지는 어딘가 아들에게 정이 없는 것 같고 아들은 그런 아버지가 원망스럽다. 한편 유흥업소의 여자들을 관리하는 깡패 조태석(김영호)이 또 한명의 주인공이다. 그의 사업은 요즘 난항 중이며 신흥 조직이 세를 뻗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세 사람의 인연이 밝혀진다.
<부산>은 극중 두개의 흐름을 따라가도록 되어 있다. 게으르고 험악하고 몰인정하기까지 한 아버지와 자상하고 씩씩한 18살 아들이 잡음으로 얼룩진 생활을 살아내는 것이 한축이고, 또 한축은 십여년이 넘도록 기세등등한 깡패 생활을 하다가 이즈음 신흥 세력에 의해 벼랑으로
모난 삶 속의 거친 세 남자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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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아론 에크하트)은 처가 식구들이 언제나 신경쓰인다. 장인 소유의 은행에서 일하는 그는 원치 않은 사냥에도 장인이 원한다는 이유만으로 반항 한번 못하고 끌려간다.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단것을 탐닉하다 보니 아랫배 역시 몰라보게 튀어나왔다. 아내가 지역 케이블 방송 기자와 바람 피운다는 사실을 눈치챈 그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데, 그 테이프가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더 큰 고난이 닥쳐온다. 그 사이 멘토 프로그램으로 연결돼 그를 멘토로 따르는 한 남학생이 여성 속옷 매장에서 근무하는 루시(제시카 알바)를 그에게 소개한다.
빌은 평범한 가장이다. 그 나이대 사내들보다 한뼘 더 소심한데다 오리떼를 피하려다 교통사고를 낼 정도로 마음씀씀이가 선량하긴 해도 평균적으론 그들의 근사치에 가깝다. 아내를 사랑하지만 그녀에게 속옷을 선물한 지 오래고, 생계를 위해 싫은 일도 억지로 하고 있으며, 도넛 프랜차이즈를 오픈해 넉넉히 돈을 버는 게 나름의 목표다. 그에게 장인과 처남은
남자들 사이의 우정과 그들의 깨우침 <굿바이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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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나오미 왓츠)과 조지(팀 로스)는 아들과 함께 여름휴가를 맞아 별장을 찾는다. 평소와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곳이지만 별장엔 왠지 모르게 이상한 분위기가 감돈다. 뒤이어 낯선 남자가 별장을 찾고 그는 계란을 좀 얻을 수 있냐고 묻는다. 하지만 그렇게 얻어간 계란이 깨지고 남자는 전화기도 물에 빠뜨린다. 사소한 언쟁이 시작되면서 낯선 남자는 점점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그는 끝내 조지 가족에게 ‘퍼니게임’을 제안한다.
정갈하게 닦인 도로 위를 차 한대가 달린다. 흐르는 클래식 음악 위로는 조지와 앤의 말이 오간다. 음악의 작곡가와 제목을 맞히는 부부. 하지만 이 화목한 분위기는 갑작스레 덮치는 메탈 음악으로 깨진다. 뒤이어 적색 글씨의 타이틀이 화면을 뒤덮는다. 클래식 음악을 재료로 기분 좋게 즐기던 ‘알아맞히기 게임’은 곧 낯선 두 남자가 제시한 흉측한 게임으로 치환된다. 하얀색 옷을 위아래로 입은 두 남자는 앞으로 12시간 안에 조지네 가족 3명이 모
감독 자신의 동명의 영화 리메이크 <퍼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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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애자> 엄마도 참~ 이번엔 진짜야!
[정훈이 만화] <애자> 엄마도 참~ 이번엔 진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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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고 있다.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북극곰의 개체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주된 먹잇감인 바다표범들은 얼음을 찾기 위해 점차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고, 어렵사리 그들을 발견한다 한들 숨구멍 주변이 살얼음으로 변한 탓에 멀리서 바라만 보기 십상이다. 겨울엔 남쪽의 삼림지대를 누비다가 봄을 맞아 북극으로 돌아오는 순록떼들은 불어난 강물에 휩쓸려 익사하는 등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생존을 위해 사냥하는 북극의 원주민 이누이트들 역시 언제까지 전통적인 사냥문화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극의 눈물>은 2008년 12월 MBC 방영시 평균 12.13%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 사상 최고의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수도권 기준)을 기록한 TV다큐멘터리 4부작의 극장판이다. 한국에선 대중영화의 시스템 안에서 개봉하는 TV다큐멘터리 태생 영화 1호다. 화질과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보강해 81분짜리 영화 버전으로 재편집했는데, 스크린을 위해
TV다큐멘터리 4부작의 극장판이다 <북극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