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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 하면 생각나는 것은? 한국에선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여주인공 조제(사강의 소설 <한달 후, 일년 후>에서 차용한 이름)를 떠올릴지 모르겠으나 사강의 조국 프랑스 사람들은 ‘스캔들’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열아홉살에 집필한 소설 <슬픔이여 안녕>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사강에겐 명성과 함께 스캔들이 따라붙었다. 두번의 이혼과 도벽, 스피드에 대한 집착과 약물 중독의 기록은 평생 그림자처럼 그녀와 함께했다.
하지만 그런 스캔들이 예술에 대한 사강의 재능과 애정을 어느 정도 가렸던 것도 사실이다. 사강의 에세이집 <고통과 환희의 순간들>에서는 세간의 이러저러한 평가를 떠나, 예술과 환락에 대한 그녀의 솔직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에세이에 따르면, 사강은 문학과 음악과 영화를 숭배하는 만큼이나 그 창조자들을 사랑했다. 재즈의 여왕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도서] 고통도 환희도 사랑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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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 충동을 느꼈다. 저자는 첫머리에 “이것은 실화다”라고 적시하는데, 이게 실화라면 미국인의 세금은 정부의 순진한 믿음을 위해 쓰이고 있을 것이다.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은 심령적인 능력으로 염소의 심장을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미국의 비밀부대에 관한 이야기다. 비살상무기를 강구하던 차에 그들의 상상력이 초능력을 수련하는 부대창설에 이른 것이다. 상대의 숨을 끊는 것 외에도 벽을 통과하거나 구름을 흩어지게 만드는 능력을 배양하는 게 이들의 목적이다. 한 관계자가 말하길, “상대방이 막 말하려던 것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요령도 가르쳤다고 한다. “방법은 쉽소. ‘안돼애애애!!!’라고 소리치면 되오.” 저자인 론 존슨은 당시 군 내부의 관계자와 기자들을 인터뷰했다. 그가 사실을 열거하는 방식은 마이클 무어를 닮았다. 저자의 서술은 미국 정부의 허황된 계획를 씁쓸한 헛소동으로 치부한다. 이라크 전쟁 당시 포로를 심문하기 위해 <바니와 친구들>의 주제가를 계
[도서] 진짜? 진짜 ‘진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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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건축가 안도 다다오 지수 ★★★★★
(무서운) 인간 안도 다다오 지수 ★★★★★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한때 내 꿈은 건축가였다. 더 부끄러운 이야기는, 꿈을 꾸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에 건축가의 꿈을 꿨다는 거다. 행정학과를 졸업해 영화잡지에 들어간 20대 후반의 인생 여정에서 건축가의 꿈은 자기 직전 떠올려보는 로또 당첨의 망상과 다를 바가 없다. 각설하고, 여전히 나는 건축이 영화만큼 중요한 종합예술의 형태라고 믿는다. 프랭크 게리를 보면 루이스 브뉘엘이 떠오르고, 오스카 니마이어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중 누가 더 위대한지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안도 다다오와 오즈 야스지로 중 누굴 선택할지도 묻지 마시라. 대답할 수 없다.
일본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오랫동안 사랑해온 건축가 중 한명이다. 그에 관련된 책은 꽤 많이 출간됐다. 도쿄대 대학원에서의 강의를 토대로 쓰여진 <연전연패>와 마쓰바 가즈키요와 함께 쓴 <안도와 함께한 건축여행> 같은
[도서] 건축으로 투쟁하는 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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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형사 김성열(차승원)은 어느 날 살인사건 현장에서 아내 지연(송윤아)의 물품을 발견한다. 죽은 자는 잔인하기로 유명한 깡패 조직 재칼(류승룡)의 동생. 재칼은 동생을 죽인 자를 처단하겠다고 손수 나선다. 김성열은 자신의 증언으로 2년간 정직당했던 최 형사(박원상)와 한팀이 되어 이 사건을 맡는다. 약에 전 한 남자(오정세)가 증인이고 또 한명의 유력한 용의자(김인권)가 있다.
당신의 직업이 형사라고 하자. 어느 날 사건 현장에서 당신은 세 가지 물품을 줍게 된다. 핑크 바이올렛이라는 립스틱이 묻은 유리잔, 고급 의상에 달린 황금색 단추, 그리고 흔하지 않은 귀걸이. 모두 당신의 아내가 그날 밤 약간 이상한 표정을 짓고 집을 나갔을 때 그녀의 몸에 둘러져 있던 것이다. 당신이 사건 현장에서 이 세 가지를 본 다음, 아내가 이 사건에 연루되어 있을 것이라고 그 자리에서 직감할 여지는 얼마나 될까. 쓰러져 있는 사내는 험악한 얼굴에 칼자국이 있고 그는 칼에 찔려 죽
게임의 룰에 능숙한 스릴러 <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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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에반게리온 가설 5호기가 실험 도중 폭발하고, 파일럿 마리는 일본으로 잠입한다. 이와 별개로 에바 2호기와 함께 일본에 도착한 아스카는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다. 신지를 놓고 아스카가 레이와 은밀한 신경전을 펼치는 가운데, 미국에서 도착한 에바 3호기는 이들의 운명 위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에반게리온: 파(破)>는 <에반게리온>의 신극장판 중 두 번째 작품이다. 극장으로 발길을 옮기기 전 두 가지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 ‘첫째, 신극장판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가, 둘째, 신극장판이 클래식의 가치를 지녔는가.’ 극장을 나서면서 내린 결론은 ‘그렇다’이다. <에반게리온: 서(序)>가 시리즈의 외형에 손질을 가하기 시작했다면 <에반게리온: 파(破)>는 인물과 이야기에 근본적인 변화를 꾀한다. <에반게리온: 서(序)>는 짧게 스쳐지나가는 첫 숏을 통해 신극장판의 출발지점을 밝힌 바 있다. 붉은 바다와 찰랑
변화를 넘은 새로운 꿈 <에반게리온: 파(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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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일흔이 넘은 세실리오는 에네껜 농장에서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른다. 결혼한 뒤에도 다른 여자와 종종 로맨스에 빠졌다는 그의 애창곡은 <나쁜 남자>다. 알리시아는 여성을 그리는 것으로 잘 알려진 쿠바의 유명한 화가다. 그는 자신의 평생 주제가 어머니에게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디아날리스는 발레학교 강사다. 키가 작아 국립발레단 정식 단원이 되진 못했지만 여전히 발레를 사랑한다. 쿠바 토속 종교 사제이기도 한 디모테오는 매일 인류를 위해 기도한다.
‘승리할 때까지’. 1965년, 체 게바라는 쿠바를 떠났다. 혁명을 위해 볼리비아로 향하면서 그는 확신에 찬 어조로 신념을 말했다. 그 신념은 유언이 됐다. 떠나간 자보다 앞서 떠나온 이들이 있었다. 1905년 “4년 동안 일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1천여명의 한인이 멕시코행 일포드호를 탔다. 이중 300여명은 가혹한 노예의 삶을 이기지 못해 가축 수송용 배를 타고 쿠바로 왔지만 그들을 반기는 건
달콤한 낭만과 지독한 그리움 <시간의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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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상하이. 라디오 DJ인 만리(판빙빙)는 애인 준추(여명)를 만나러 가는 길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다. 그녀의 죽음을 곁에서 목격한 준추는 만리를 잊지 못하고 집 안에 틀어박혀 그녀의 물건만 어루만지며 산다. 어머니의 강요로 산산(유약영)과 결혼한 상태이기는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만리만 있다. 그러던 중 산산은 준추의 애인 만리가 귀신으로 남아 집 안에 머물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준추를 두고 산 자인 산산과 죽은 자인 만리가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사랑에서 영혼으로>는 처음에는 로맨틱멜로드라마가 될 것처럼 시작한다. 1930년대 상하이라는 혼란스럽지만 모던한 공간은 라디오 DJ인 만리의 의복이나 헤어스타일 등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녀가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뜨고 나면 영화는 장르를 바꾼다. 으스스하지만 어딘가 처연한 요괴의 멜로드라마로 바뀐다. 원래 장르에 상관없이 장면마다 코미디가 되었다가 호러물이 되었다가 하는 것이
좀 심심한 전설의 고향 <사랑에서 영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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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란실바니아의 귀족 엘리자베스 바토리(줄리 델피)는 어머니의 강압에 못 이겨 헝가리의 나다스키 백작과 결혼한다. 20년 뒤 전쟁 영웅이었던 남편이 죽자 그녀의 위세는 외려 더 높아지고, 그녀의 미모와 재력을 탐내는 남자들이 줄줄이 청혼한다. 그러나 그녀는 이를 모두 거절한다. 얼마 뒤 그녀는 무도회장에서 젊은 남자 이스트반(다니엘 브뤼)을 만난다. 그에게 반한 그녀는 사랑을 약속하지만 이스트반은 얼마 뒤 떠난다. 이스트반의 배신 이후 늙음을 한탄하던 그녀는 갖가지 피의 기행을 벌인다.
엘리자베스 바토리. 612명의 처녀를 살해한 뒤 그 피로 목욕했다는 중세의 괴물. 허영심과 폭력에 전염된 이 광기의 실존 인물은 유럽에선 단골 소재였다. 1970년대 <네크로폴리스> 이후 1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자신의 영지에서 과일을 훔친 소녀의 몸에 꿀을 발라 벌에 쏘여 죽게 하는” 등 이 무시무시한 백작 부인의 고문 기술은 쾌락을 위한 악
악녀 엘리자베스 바토리의 만행 재현 <카운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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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적 현상을 연구하는 교수 메리 플로레스쿠(소피 워드)는 죽은 자들과 세상의 통로라고 믿어지는 한 저택의 신비를 조사하는 중이다. 메리는 죽은 자들과 대화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사이먼 맥닐(조나스 암스트롱)이라는 학생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녀는 사이먼과 함께 저택에 가서 초자연 현상을 분석하기로 한다. 젊고 잘생긴 사이먼에게 성적 매력을 느끼는 메리는 그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그러는 와중 이성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난다.
<북 오브 블러드>는 영국 호러 작가 클라이브 바커가 만들어낸 신화의 첫머리에 해당하는 <피의 책>을 원작 삼아 만든 영화다. <피의 책>은 클라이브 바커를 일약 유명하게 만든 <피의 책들> 단편집 6권 중 1권의 첫 번째 단편소설이다. <피의 책>은 클라이브 바커의 무시무시한 세계를 여는 첫 번째 관문일 뿐 아니라 그의 <피의 책들> 시리즈의 근간을 이루는 서
‘피의 책’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북 오브 블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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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스티븐(잭슨 라스본)은 강의 중 퀘이드(숀 에반스)를 만나 친구가 된다. 퀘이드의 제안으로 학기말 과제로 ‘두려움’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로 결정한 두 사람은 또 한명의 친구 셰릴(핸느 스틴)과 함께 본격적인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자신이 겪은 가장 두려운 일’을 인터뷰하는 동안, 퀘이드는 자신이 겪은 어린 시절 끔찍한 기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의 두려움을 타인에게 전가하는 이상행동을 시작한다.
<드레드>는 사건을 통해 공포를 조성하는 방식이 아닌, 각 사건을 통해 ‘공포란 무엇인가’를 추적해나가는 작품이다. 공포의 근원은 간단하게도 자신이 가진 상처와 깊게 관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정의되던 공포는 개개인의 끔찍한 경험과 결합되는 순간,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맞춤형’ 공포로 다가온다. 고기를 혐오하는 채식주의자에게 고기만이 주어진다거나, 감추고 싶은 외모의 약점을 이용하여 수치심을 극대화한다거나, 끔찍한 차사고를 당했던
‘맞춤형’ 공포 <드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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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영화주간이다. 금주의 개봉작 중 열혈 마니아들이 열렬히 기다렸던 <뉴문>과 <에반게리온: 파(破)>의 개봉이 눈에 띈다. <시크릿>은 <세븐데이즈>의 각본을 쓰며 주목받았던 윤재구 감독의 데뷔작으로 언제나 감초 이상의 카리스마를 뽐내는 류승룡을 눈여겨볼 만하다. <시간의 춤>은 <깃> <마법사들>의 송일곤이라는 반가운 이름과 쿠바의 정경이 한데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북 오브 블러드>와 <드레드>는 낯익은 배우들은 없지만 계절과 무관한 공포영화가 나란히 개봉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간다. 두 작품 각각 클라이브 바커가 제작을 맡거나, 원작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카운테스>는 감독 겸 주연을 맡은 줄리 델피의 존재가 눈에 띄지만 그 이상의 놀라움은 없으며, 1930년대 상하이를 무대로 한 <사랑에서 영혼으로>의 여명은 <매란방>에서의 모습과
[금주의 개봉영화] 풍성한 영화주간 <뉴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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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미국 팝 시장 문을 두드린 여성그룹 원더걸스가 중국 무대를 밟는다.원더걸스는 1일 상하이대무대에서 첫 단독 콘서트를 열며, 2일 상하이대극원에서 상하이미디어그룹(SMG)과 음악채널 MTV 차이나가 주최하는 시상식인 '2009 SMG-MTV 초급성전(超級盛典)'에서 한국 대표로 오프닝 무대에 올라 '노바디'를 선사한다.이 시상식에는 홍콩배우 청룽(成龍), 모원웨이(莫文蔚), 대만그룹 페이룬하이(飛輪海), 중국가수 팡따통(方大同) 등의 중국어권 인기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다.JYP엔터테인먼트는 "중국 단독 공연을 열면서 시상식 참여까지 스케줄을 연결짓게 됐다"며 "특히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현지에도 잘 알려져 단독 콘서트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이미 상하이에는 원더걸스의 공연이 곳곳에서 홍보되고 있다. 지난 25일 저녁 중국 상하이대무대에서 열린 '필 코리아 인 상하이:K-POP 나이트(Night)' 무대에서
원더걸스, 中 MTV 음악시상식서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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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신정훈 기자 = 한류스타 최지우가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홍보대사로 뛴다.부산시는 3일 오후 4시 부산시청 국제의전실에서 최지우를 부산관광홍보대사로 위촉한다.최지우는 이날 허남식 부산시장으로부터 위촉패를 받고, 부산 중구 남포동에서 열릴 '최지우와 함께하는 부산 종합관광안내소' 개소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다.최지우는 유지태와 함께 지난 2월12일 막 내린 SBS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극 중 두 주인공의 고향으로 설정된 부산 남구 이기대를 비롯해 해운대해수욕장, 동백섬, 누리마루 APEC하우스 등 부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영상으로 전했었다.특히 최지우가 극 중 연인인 유지태와 함께 PIFF 광장에서 호떡과 떡볶이를 먹었던 장면이 방영된 이후 이곳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이 종전보다 70% 이상 증가하는 등 새로운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기도 했다.부산시는 "최지우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활용해 최지우 사인이 들어간 기념홍보 엽서, 브로마이드 등 다양한 관광기념품을 개발할
'한류스타 최지우' 부산관광홍보대사로 위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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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KBS 2TV 인기 드라마 '아이리스'의 시즌2가 제작된다.'아이리스'의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30일 "'아이리스' 시즌 2를 제작하기로 결정했으며, 내년 5월 촬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정 대표는 "이탈리아와 뉴질랜드, 일본과 중국 등 4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펼칠 것이며, 현재 시즌 1을 제작하면서 시즌 2도 동시에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시즌 1의 주인공인 이병헌은 내년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의 2편에 출연할 예정이어서 '아이리스 2'에는 출연하지 못할 전망이다. 이병헌을 제외한 김태희 등 다른 배우들은 시즌 2에도 출연할 가능성이 있다.정 대표는 "시즌 1이 이미 시청률 30%를 넘었고, 일본에 큰 금액으로 판권이 팔리는 등 해외 판매도 순조로워 시즌 2 제작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도 이제 잘 만든 시즌제 드라마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q
'아이리스' 시즌2 만든다..내년 5월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