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19회차. 여기에 풍경숏 촬영만 마지막 하루 덧붙여 미야케 쇼 감독의 영화 중 최고작이래도 그다지 논쟁적이지 않을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완성됐다. 농인 복서 게이코(기시이 유키노)가 링 안팎에서 자신의 두발로 오롯이 서는 한 시절을 그리는 16mm 필름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2018), <와일드 투어>(2019)를 만든 미야케 쇼 감독의 신작이다. 따지고 보면 미야케 쇼에게 이번 영화는 기획과 캐스팅이 완료된 프로덕션에 고용감독으로 합류한 것이어서, 이전 작품들과 비교하면 작업 방식과 규모를 확장해가는 길목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이는 독립영화가 곧잘 상업영화로 가는 징검다리로 기능하는 한국의 상황과 궤를 달리한다. 대학교와 지역 극장, 커뮤니티 워크숍에서 태동한 일본영화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독립된 판을 키워나가면서 불황의 산업 속에서도 역동을 일궈내고 있다. 부족한 자본에 적응
[기획] 일본 독립영화의 재도약, 어떻게 가능했나
-
모두가 사랑한 영화와 드라마에도 선우정아의 목소리가 흘렀다. 선우정아가 부른 여러 O.S.T 중 그가 직접 주석을 달아준 몇곡을 소개한다.
<너는 내 운명> & <두 얼굴의 여친>
선우정아는 고 방준석 음악감독이 작업한 영화 <너는 내 운명>과 <두 얼굴의 여친>에 각각 왁스의 <오빠>와 양수경의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를 가창했다. 선우정아는 방준석 음악감독과의 인연을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20살 즈음 재즈 클럽에서 노래할 당시 클럽에서 반도네온을 연주하던 언니가 <너는 내 운명> 세션에 합류해 얼떨결에 선배님을 알게 됐다. 참 다정한 분이셨다. 어린애가 만든 이상한 음악을 끝까지 다 들어주시고, 격려와 피드백 등 많은 말씀을 편하게 전해주셨다. 고기도 많이 사주셨고!”
<공항 가는 길>
선우정아가 직접 작사, 작곡한 <City Sunset>은 그에
[기획] 그 작품, 이 노래- 선우정아가 참여한 O.S.T 비하인드
-
선우정아를 섭외하기 위한 메일을 쓰던 중 고민에 빠졌다. 으레 감독이나 배우를 부를 땐 ‘감독’, ‘배우’ 등의 호칭을 붙이는데 뮤지션을 부를 땐 어떤 호칭을 써야 할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한 호칭은 ‘아티스트 선우정아’였지만, 돌이켜 생각하니 무색한 고민이었다. 아티스트 선우정아야말로 ‘감독’이자 ‘배우’이기 때문이다. 선우정아는 김의석 감독과 단편영화 2편(<오늘은 내가 요리사>(2009), <구해줘!>(2011))과 장편영화 <죄 많은 소녀>(2017), 그리고 드라마 <시네마틱드라마 SF8–인간증명>(2020)을 함께하며 음악감독을 역임했고, 정가영 감독의 <연애 빠진 로맨스>(2021)를 통해 상업영화에도 발을 담갔다. 또한 선우정아는 영화 <오늘은 내가 요리사>의 공동 주연배우 ‘콜걸’이었다. 그는 <오늘은 내가 요리사>에서 배우로 데뷔한 뒤 음악에만 집중하리라 다짐했지만 최근 웨이브 오
[인터뷰] 전천후 아티스트, 선우정아 여행기
-
'2023 서울국제블루스페스티벌'이 6월30일부터 7월2일까지 사흘 동안 한강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열린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1세대 블루스부터 MZ세대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는 블루스 뮤지션들이 한 무대에 오른다.
페스티벌 첫날 6월 30일(금요일)에는 '리치맨과 멤피스 친구들'이란 주제로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블루스의 본고장 멤피스에서 한국을 대표해 무대에 올랐던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 하헌진, 마인드바디앤소울, 김헌&범블 블루 등 한국의 젊은 블루스맨들이 총출동한다.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와 마인드바디앤소울은 각각 작년과 올해 한국 대표로 멤피스 세계블루스대회(IBC, International Blues Challenge)에 참가해 본선에 진출한 실력 있는 블루스 밴드다. 특히 리치맨과 그루브나이스는 작년 IBC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의 TOP5를 달성한 뒤 올해 전미투어를 통해 K-블루스 열풍을 이끌고 있다. 시카고 블루스 명인 CROS도 기타리스트 정재호와
2023 서울국제 블루스 페스티벌, 6월30일부터 한강 노들섬 라이브하우스에서
-
-
<엘리멘탈>은 1960년대 후반 미국으로 이민 갔던 피터 손 감독의 부모로부터 시작한 영화다.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며 미국 사회에 자리 잡은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정체성이 영화 전반에 투영돼 있다. 물, 불, 공기, 흙 등 각기 다른 원소가 사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불을 담당하는 앰버(리아 루이스)는 주류에서 밀려나 있는 아웃사이더다. 앰버가 엘리멘트 시티의 상류층이라 할 수 있는 물 원소 웨이드(마무두 아티)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피터 손 감독이 한국인이 아닌 여성과 결혼한 사연에서 출발했다. 이처럼 감독의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한 프로젝트지만 피터 손 감독은 <엘리멘탈>이 보다 보편적인 테마를 담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피터 손 감독을 만나 <엘리멘탈> 제작의 비하인드를 들었다.
- 한국에서 온 이민자라는 정체성이 영화의 시작점이 된 것으로 안다.
= 어릴 적 나는 나의 부모가 이민자라는 것을 몰
[인터뷰] 작은 변화가 사회 전체를 변화시킨다, ‘엘리멘탈’ 피터 손 감독
-
<엘리멘탈>은 물, 불, 공기, 흙 등 4원소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엘리멘트 시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앰버(리아 루이스)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이주를 결정한 부모 밑에서 자랐고, 모든 것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부모의 제한적인 시야에 익숙하다. 시내에서 불 원소를 위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아버지는 물 원소 손님을 앞에 두고도 “물을 잘 감시해야 돼! 물 튀기면 변상해야지”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고, 물 때문에 불씨가 꺼질까 두려운 앰버는 늘 불의 마을(파이어 존) 안에서만 안전하게 이동한다.
언뜻 보기에 엘리멘트 시티는 네 원소가 뒤섞여 평화로운 삶을 유지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원소별 지역 점유도에 따라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 형성돼 있다. 마치 이민자가 모여 과거의 미국을 완성했듯, 4원소는 ‘원소 N차 대이동’에 맞춰 엘리멘트 시티로 모여들었다. 그중 상대적으로 늦게 들어온 불은 정착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민자 1세대
[기획] ‘엘리멘탈’, 디즈니·픽사가 선택한 공존의 방식
-
디즈니·픽사의 27번째 장편애니메이션인 <엘리멘탈>은 엘리멘트 시티의 불의 원소 앰버와 물의 원소 웨이드의 로맨스를 다룬다. 이민자 1세대인 부모의 식료품점을 이어받을 예정인 앰버는 시청 조사관 웨이드의 불법 신고를 막기 위해 부리나케 그를 따라간다. 지하철을 타고 두 주인공이 추격을 벌이는 시퀀스에서는 앰버의 부모는 왜 제도권 밖에서 무허가 건물을 지을 수밖에 없었는지, 왜 지하철에는 앰버와 같은 불의 원소가 아무도 없는지 등 도시가 숨긴 다양한 차별을 묻게 된다. 삶의 역사와 배경, 성향까지 너무 다른 두 인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엘리멘탈>이 선택한 공존의 방식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았다. 자전적 이야기에서 <엘리멘탈>을 시작한 피터 손 감독을 만나 이민자 서사에 관해 나눈 대화도 함께 전한다.
*계속해서 <엘리멘탈> 기획 기사가 이어집니다.
[기획] ‘엘리멘탈’, 물과 불이 사랑에 빠졌을 때
-
티니아(시이리 솔랄리나)는 스케이트 선수였으나 지금은 가족 콘텐츠 유튜버 어머니(소피아 헤이킬라)를 둔 체조 특기생이다. 티니아는 늘 완벽을 요구하는 어머니로부터 불안에 시달리던 중 숲에서 새의 알을 발견하고 그 알을 품는다. 부화한 알에서 태어난 괴수는 순종적이던 티니아의 분열 자아가 돼 그의 가정을 위협한다. <부화>는 불안한 소녀의 내면의 악을 깨운다는 점에서 <캐리>와 <블랙스완>을, 꽃무늬 벽지 방에 사는 소녀와 또 다른 자아가 한집에 공존한다는 점에서 <장화, 홍련>을 떠오르게 한다. 여러 레퍼런스가 손에 잡히는 영화지만 내면의 악이 알에서 깨어난다는 참신한 상상력을 영화미술로 생생히 구현한다는 점에서 언급한 영화들과 궤를 달리한다. 영화가 티니아의 어머니를 묘사하는 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영화는 타고난 강박과 딸을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점철된 복잡한 캐릭터를 속속들이 그리되 그 캐릭터에 이입하지 않는 적정한 거리감을 러닝타임
[리뷰] ‘부화’, 난생처음 본 난생(卵生) 호러
-
아내를 떠나보내고 어두운 집에서 홀로 지내는 순철(김정팔)은 조용히 집에서 고독사하기만 기다린다. 어느 날 밤 죽을 위기를 겪은 그는 다시금 삶의 의욕을 느끼고 ‘실버맨 심부름 센터’에 취업하기로 마음먹지만 면접 단계부터 어려움을 느낀다. 다시 예전 같은 음습한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순철은 선배 실버맨 탁배(박상욱)를 따라나선다. 심부름 내용은 강아지 산책부터 비밀스러운 물건 배달까지 대중이 없고, 둘은 급박하거나 무료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이야기를 쌓아간다. 그 과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거래자에게 인간적인 조언과 메시지를 전하는 순철의 모습을 통해 탁배는 조금씩 경계심을 풀기 시작한다. 어느새 가까워진 두 인물이 빠르게 주고받는 대사를 통해 웃음의 밀도를 높이고, 죽은 아내의 목소리에 화답하는 순철의 모놀로그도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실버맨>은 노인이 바라보는 사회의 단면이나 삶이 선물하는 오늘의 의미, 슬픔을 이겨내는 웃음의 힘 등 다양한 메시지를 전하지만 맥락이
[리뷰] ‘실버맨’, 삶을 넓히는 새로운 동행으로
-
소원해진 커플 제니퍼(제시카 맥너미)와 에릭(루크 미첼), 곧 부모가 될 욜란다(아말리 골든)와 빅터(벤자민 호제스)는 독서와 스포츠 중 후자를 선택할 활동적인 친구 사이다. 어느 날, 또 다른 친구 캐시(앤서니 J. 샤프)에게 검색해도 안 나오는 동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이들은 탐험을 결심한다. 호주의 외딴 동굴에 진입한 다섯 친구가 모험심에 흥분하는 것은 잠시뿐, 통로가 막히고 악어가 나타나자 이들의 머릿속에는 탈출이라는 두 글자만 남는다. <블랙 워터: 어비스>는 극 초반까지 서스펜스가 작동하는 공포영화다. 동굴에서 일본인 부부가 악어에게 습격당하는 프롤로그로 동굴이 사지(死地)라는 정보를 관객에게 제시하는데, 이로써 관객은 무지한 주인공들이 그곳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긴장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위험 요소가 밝혀지는 중반부터 맥이 쉽게 풀린다. 탈출극의 묘미가 될 만한 기발한 자구책을 제시하지 않고 인물들을 겁먹은 상태로 방치하면서 정체된다. 고
[리뷰] ‘블랙 워터: 어비스’, 딱히 빠져나갈 의지가 없어보이는 탈출 영화
-
작가 욜리(알리슨 필)가 캐리어를 끌고 가는 곳은 공항이 아닌 병원이다. 그의 병문안 대상은 “자살 충동이란 불치병에 걸린” 언니 엘프(사라 가돈)다. 욜리는 안 풀리는 원고 작업과 무명 신세, 이혼 위기와 멋대로인 딸, 무엇보다 10년 전 아버지의 자살이 남긴 트라우마를 안고서도 삶쪽으로 걸어가려는 자신과 달리 자꾸만 죽음으로 향하는 언니가 원망스럽다. 그런데도 그 마음을 헤아려보던 어느 날, 언니로부터 존엄한 죽음을 위해 자신을 스위스로 데려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나의 사소한 슬픔>은 자살의 강력한 자장 안에서 살아오며 번민하는 인물의 복잡한 내면 풍경에 집중한다. 가족이 함께 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아버지와 언니의 삶의 단면들을 상상하는 것으로 두 사람을 이해하려는 소설가 주인공의 노력을 간곡하게 시각화한다. 문학과 음악을 풍부하게 인용한 대사가 극의 그윽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말로 다 표현하기 힘든 상황에 부닥친 이들의 심정을 효과적으로 대변한다. 인물에게
[리뷰] ‘나의 사소한 슬픔’, 상상이라는 소설가의 사랑법
-
상극일수록 끌린다고 했던가.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불 종족 앰버(리아 루이스)와 물 종족 웨이드(마무두 아티)가 사랑에 빠진다. 이야기의 배경은 불, 물, 공기, 흙 원소 인간들이 사는 엘리멘트 시티다. 여기서 앰버는 도시 외곽에 자리한 부모의 상점을 물려받으려는 사회 소수층의 일원이다. 물을 꺼트리고 나무를 불태우는 기질 탓에 불 종족은 사회의 구조적 차별을 받고 있다. 반면 웨이드는 시청 공무원이자 사회 주류에 속하는 상류층 가정에 속해 있다. 딱히 접점이 없던 둘의 만남은 웨이드의 직업 정신에서 비롯된다. 우연히 앰버 집안의 가게를 방문한 웨이드는 건축 규정에 따라 폐점 조치를 명령한다.
<엘리멘탈>의 뼈대는 한국계 이민 가정 2세대인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다. 아시아, 남미, 중동 지역 등 이민자가 미국에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갈등이 엘리멘트 시티 속 불 종족의 처지로 고스란히 이식됐다. 이러한 현실을 딛고 화합하는 앰버와 웨이드의 사랑이 깊은 울림을 안
[리뷰] ‘엘리멘탈’, 사랑은 수증기를 타고
-
대화는 때때로 언어 바깥에서 이뤄진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복싱에 몰두하는 한 인물의 걸음을 따라가며 교감과 소통의 순간을 성실히 포착한 결과물이다. 선천적으로 귀가 들리지 않는 몸으로 복서가 된 오가사와라 게이코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는 이 영화는 스포츠영화의 틀 바깥에서 삶의 부스러기 같은,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반짝이는 순간들을 주워 담는다. 프로복서 게이코(기시이 유키노)는 도쿄의 작은 체육관에서 훈련에 몰두하며 다음 시합을 준비한다. 양쪽 귀가 들리지 않는 게이코에게 복싱은 완벽하게 혼자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수단이다. 그럴수록 게이코에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민들이 쌓여간다. 복싱을 쉬고 싶다는 편지조차 부치지 못하던 게이코는 어느 날 체육관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는다. 미야케 쇼 감독은 담백한 스토리로 이뤄진 최소한의 링 안에서 감정의 형태를 마주 볼 수 있도록 팽팽한 시간을 제공한다. 말을 따라가는 대신 상대의 동작을 살펴야 하는 청각
[리뷰]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링 안에서 마주하는 팽팽한 시간
-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위기에 빠진 시민들을 구하는 하루를 보내는 플래시(에즈라 밀러). 그가 다른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이 바쁠 때 후순위로 호출되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비밀이다. 보다 큰 미션에 대한 갈증을 갖고 있는 그는 임무를 마치고 ‘매우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한다. 바로 빛보다 빠른 속도로 달려서 시간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것이다. 불의의 사고로 하루아침에 부모를 동시에 잃은 과거가 있는 플래시는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의 경고를 무시한 채 과거를 수정하는 일을 저지르고야 만다. 그로 인해 발생한 시간 역설은 무수한 갈래의 멀티버스를 만들어내는데, 플래시는 그중 불시착한 한 세상에서 또 다른 버전의 배트맨(마이클 키턴)을 마주치게 된다. 그때 갑작스러운 조드(마이클 섀넌)의 지구 침공이 시작됨에 따라 플래시는 배트맨과 함께 다른 강화 인간들을 찾아나선다.
<플래시>는 DC 코믹스의 인기 캐릭터인 플래시의 첫 솔
[리뷰] ‘플래시’, 너무 늦게 도착한 가장 빠른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