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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인 성량과 발성, 해를 거듭하는 동안 점점 완숙해지는 해석력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뮤지컬계의 스타 최재림이 드라마 <마당이 있는 집>으로 매체 연기에도 기세 좋게 시동을 걸고 있다. 드라마 <그린마더스클럽>으로 TV 앞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그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상대역인 배우 임지연이 ‘먹방’으로 뜻밖의 열풍을 불러일으키게 만든 원인 제공자다. 수시로 폭력을 일삼는 남편 윤범은 그동안 최재림이 맡은 배역 중 뮤지컬과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호감을 구하기 힘든 악역이지만, 최재림은 그럴수록 자신의 캐릭터를 파고드는 끈기 있는 승부사다. ”제 몫은 다한다“가 가훈인 군인 집안 출신의 배우에게 이번 생의 제 몫은 활자로 잠들어 있던 인물의 매력적인 소생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 <마당이 있는 집>에 합류하게 된 과정은 어땠나.
= 윤범의 죽음이 극 초반의 가장 큰 사건이고 미스터리의 중심이긴 하지만 극을 끌고 가는
[인터뷰] ‘마당이 있는 집’ 배우 최재림, 부지런히 도전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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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를 쓴 소설가 비엣 타인 응우옌은 4살이던 1975년 사이공 함락 즈음 가족 모두가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그곳에서 성장했다. “나는 스파이, 고정간첩, CIA 비밀 요원, 두 얼굴의 남자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그의 첫 장편소설 <동조자>의 주인공 ‘나’는 남베트남 소속 군인이다. 사이공 함락 직전 상관인 ‘장군’과 함께 베트남을 떠나 미국으로 향한 그는 <지옥의 묵시록>을 연상시키는 <더 햄릿>이라는 영화의 제작에 자문으로 참여하기도 하지만 어느 날 베트남으로 돌아가게 된다. 베트남전쟁을 이중 첩자의 일인칭 시점에서 다시 쓰는 이 소설은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박찬욱 감독이 연출을 맡은 <HBO> 시리즈로 만들어진다. 서울국제도서전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응우옌을 만나 <동조자>와 후속작인 <헌신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 당신은 주인공을 무해한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 심지어 주
[인터뷰] ‘동조자’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 “복잡하고 모순적인 캐릭터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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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의(사회민주주의)는 사회주의의 이상을 정당과 의회를 통해 점진적으로 구현하는 정치 노선이다. 7월은 여러 사민주의자들이 마지막 숨결을 남긴 달이다. 1914년 7월31일 장 조레스. 1947년 7월19일 여운형. 1959년 7월31일 조봉암. 그리고 2018년 7월23일, 한국의 진보정당운동을 이끌어온 한 정치인이 세상을 떠났다.2007년 7월부터 두달간 나는 그의 캠프에서 일했다.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 경선이었다. 당원들에게 행사에 초청하는 전화를 걸고, 그의 연설이나 토론에 어울릴 카피를 짜고, 그에게 쏟아진 음해에 반박하는 논리를 구성하는 일을 했다. 화장실이나 흡연 공간을 다녀오던 나는 때때로 복도에서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때마다 그는 수줍은 소년처럼 배시시 웃으며 눈길을 내렸다. 그는 쉰둘, 나는 스물여섯이었다. 나는 그것이 그의 진면이라 여기며 살아왔다.
경선 후반부에 그와 대화할 기회가 부쩍 늘어났었다. 그는 ‘떠나간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 늘 “우리가, 내가
[김수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7월의 사민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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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은 낭만화되기 십상이다. 한국영화 속 풍경으로 국한하면, 폭력은 학창 시절의 추억(<친구> <말죽거리 잔혹사>)이고, 상처 입은 가여운 영혼의 초상(<아저씨>)이며, 최근 사례로는 능청스러움이나 가벼운 농담과 동일한 값을 지닌다(<범죄도시> 시리즈). 추억과 놀이, 심지어 향수와 애상마저 포괄하는 낭만화한 폭력에 반성이나 통찰 따위는 희미하다. 다르게 말하면 폭력은 주어진 질서 안에서 태생하는 동시에 이 질서를 영속시키는 수단이다. 생각해보라. 농담처럼 가볍고 통쾌한 <범죄도시> 시리즈 속 마석도(마동석)의 펀치가 범죄자를 때려눕혀도 범죄자를 양산하는 사회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참혹한 복수에 나서는 특수부대 출신의 인간 병기는 흠모의 대상이 되고, 학교 폭력 가해자는 우상이 된다. 폭력의 낭만화와 관련해 사회는 분명 개인과 공모 관계에 있다.
오로지 개인만이 낭만화하는 폭력
박훈정 감독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폭력의 쓰임도
[비평] 폭력을 낭만화하는 또 다른 방식, 박훈정 감독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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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소모할 수 있다는 느낌, 이 느낌에서야말로 우리는 잘게 썰어지고 다른 배열 속으로 내팽개쳐질 수 있다.” - 마니 파버, <흰 코끼리 예술 vs. 흰 개미 예술>
사막이 흔들린다. 종군 사진작가인 오기(제이슨 슈워츠먼)와 그의 아이들이 작은 카페에 찾아올 때, 원자폭탄 실험의 여파로 실내 공간이 크게 진동한다. 카페에 앉은 사람들은 바깥의 굉음과 폭발이 무슨 전모로 벌어진 것인지 알지 못한다. 오기는 눈앞의 연기구름을 카메라에 담을 뿐이다. 웨스 앤더슨의 <애스터로이드 시티>에서 제목에 명시된 ‘애스터로이드 시티’는 미국 서부의 사막에 세워진 모형 도시이자 1950년대 브로드웨이 연극의 무대 배경이다. 앤더슨은 70년대 세르지오 레오네의 서부극과 할리우드 장르영화의 촬영장소로 잘 알려진 스페인 알메리아 근교의 타베르나스 사막을 로케이션 삼아, 50년대 미국의 기호적 요소들을 덧씌운다. 몇 겹의 허구로 겹쳐진 사막이 그곳에 있다. 흩날리는 모래
[비평] ‘애스터로이드 시티’, 영화의 출구는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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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이 왜 슬퍼요?” 한 패션지 기자가 ‘슬픔의 케이팝 파티’라고 적힌 포스터 앞에 서서 내게 물었다. 나는 ‘대충 무슨 의미인지 알겠지만 너에게서 좀더 기가 막힌 대답을 듣고 싶다’라는 그의 표정을 최선을 다해 모른 척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모호한 제목으로 공연을 열고 입장료를 받았으니, 그럴듯한 의미를 만드는 것 역시 내게 주어진 몫이었다.
“흔히 K팝에 관해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들이 있죠. 미성년자 아티스트에 대한 착취와 초과노동, 커다란 팬덤을 확보한 남자 아이돌 멤버의 부도덕한 사생활, 경쟁적으로 벌이는 소모적인 팬 활동, 그로 인해 그들에게 가해지는 경멸적인 시선…. 이 모든 것을 경험하고도 여전히 K팝에만 심장이 뛰는 나 자신까지. 노래를 노래로만 즐길 수 없는 복합적 슬픔이랄까요?”
말을 하는 내내 스스로가 사기꾼처럼 느껴졌다. 당신의 기대 너머에 아무것도 없음을 알려주려 했는데, 내 입은 마치 저주에 걸린 것처럼 쉬지 않고 대의를 만들었다. K팝이
[복길의 슬픔의 케이팝 파티] 너만이 날 울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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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 할아버지는 남자아이의 모습을 한 나무 인형을 만들고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붙인다. 오랜 친구인 요정 루실다는 자신의 지팡이를 고쳐준 보답으로 제페토의 나무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제페토는 피노키오가 세상 사람에게 상처를 입을까 늘 걱정이다. 하지만 피노키오는 세상을 구경하고 싶었다. 우연한 기회에 서커스단에 발탁된 피노키오는 벨라라는 친구를 만나 좋아하게 된다.
<극장판 피노키오 위대한 모험>은 인간이 되기 위한 피노키오의 위대한 여정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1883년 <피노키오의 모험>이란 제목으로 첫 책이 출간된 이래, <피노키오>는 올해 탄생 140주년을 맞이한다. 이에 걸맞게 영화는 새로운 피노키오를 보여주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기본적으로 모험 활극인 이 영화는 스릴러적인 요소를 강조한 연출을 선보인다. 벨라와 관련한 서커스단의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영화의 핵심 포인트다. 이외에도 벨라의 사랑을 얻기 위해 인간이 되고
[리뷰] ‘극장판 피노키오 위대한 모험’, 140주년 맞이 새로운 피노키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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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소녀 블레이즈(줄리아 새비지)는 우연히 후미진 골목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남녀를 본다. 돌변한 남성은 여성을 성폭행하기 시작한다. 블레이즈는 무서움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몸이 굳어버린다. 사건의 피해자인 한나(야엘 스톤)는 현장에서 사망한다. 죄책감으로 힘든 시기를 겪던 중에 블레이즈는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재판에 증인으로 서게 된다.
<블레이즈>는 끔찍한 범죄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한 소녀의 트라우마 극복기를 그린 성장영화다. 영화는 아름다우면서 기괴한 눈동자를 비추며 시작한다. 그 눈은 블레이즈의 상상 속 친구 제피다. 제피는 화려한 깃털과 장식을 한 한 마리의 용이다. 그와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노는 것이 블레이즈의 낙이다. 하지만 우연히 맞닥뜨린 사건 이후 블레이즈의 상상의 세계는 트라우마로 물들기 시작하고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딸의 안타까운 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존재가 영화에서 돋보인다. 드라마 <멘탈리스트>로 유명한
[리뷰] ‘블레이즈’,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소녀의 상상 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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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에서 핵잠수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침몰한다. 잠수함에는 전세계 첩보망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인공지능 엔티티의 소스 코드가 잠들어 있다. 여기에 접근할 수 있는 한쌍의 열쇠를 놓고 전세계 첩보기관이 쟁탈전을 벌인다. 한편 IMF의 지령을 받은 에단 헌트(톰 크루즈)가 열쇠를 손에 넣으려는 찰나 과거의 숙적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이 에단의 앞을 가로막는다. 엔티티의 지령을 받은 가브리엘은 에단과 새로운 동료 그레이스(헤일리 앳웰)는 물론 에단의 동료들을 위기에 빠트린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시리즈 최고작을 넘보는 최상의 엔터테이닝을 제공한다. 전작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에 견줄 만한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짜임새 있는 구성, 따라잡지 못할 스펙터클은 21세기 액션영화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톰 크루즈의 스턴트 액션은 여전히 괴력을 발휘하고 액션 퍼레이드는 쉴 틈 없는 즐거움을 안긴다. 시의적절한 스토리와 캐릭터간 사연의 연결도
[리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기어이 맨몸으로 기어오른 엔터테이닝의 최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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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한 바다 마을에서 오랜 세월 배를 타는 일을 했던 하워드(제임스 코스모)는 이제 집에서 홀로 은퇴 후의 삶을 보내고 있다. 아내는 오래전 세상을 떠났고, 딸 그레이스(캐서린 워커)만 가끔씩 하워드를 찾아올 뿐이다. 아버지를 혼자 두는 것이 마음에 걸린 그레이스는 가사도우미 애니(브리드 브레넌)를 고용하여 아버지를 돌보려 한다. 하워드는 처음엔 이 모든 과정을 자신을 요양 병원에 보내려는 딸의 속셈이라 생각하고 애니를 함부로 대하지만, 이내 애니의 진심을 확인한 뒤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디어 마이 러브>는 <야곱 신부의 편지>를 통해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여러 영화제의 초청을 받았던 핀란드 감독 클라우스 하로의 신작이다. 아일랜드의 아킬섬에서 촬영된 이 영화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자연을 배경으로 세 인물이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려낸다. 얼핏 노년의 사랑에 관한 영화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디어
[리뷰] ‘디어 마이 러브’, 늦었다고 생각할 때 시작해야 할 러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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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태경은 영화 <화엄경>에서 5천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선재 역에 발탁된 이후 국민 드라마 <육남매>의 맏아들 창희, <허준>에서 허준 아들 허겸, 영화 <올드보이>의 어린 오대수를 연기하며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아역배우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된 나머지 성인이 된 그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시들해졌다. 이제 그의 새로운 목표는 유튜브 채널 운영. ‘리틀 오대수’의 줄임말인 ‘BJ리오’로 활약하는 오태경은 일진 참교육, 산낙지 먹방 등 사람들의 호기심을 대리 만족시켜주며 이목을 끈다. 그러던 어느 날, 광화문에 선 피켓남의 정체를 밝혀 달라는 소원이 접수되고, 피켓남의 사연을 파헤치며 순식간에 구독자 50만명을 돌파한다. 하지만 대중의 뜨거운 관심은 곧 위험신호로 바뀌고, 피켓남의 사연이 모두 조작된 것이라는 폭로가 이어진다. 영화는 유튜브 문법을 재현하기 위해 스크린 라이브 형식으로 진행된다. 유튜브 안팎의 갈무리가
[리뷰] ‘좋.댓.구’, 엉킨 박자에 갈피 잡기 힘든 유튜브 세계의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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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삶의 목표가 슬기로운 아내이자 현명한 어머니가 되는 것이었던 1960년대 프랑스, 폴레트(쥘리에트 비노슈)와 로베르(프랑수아 베를레앙) 부부는 주부 교육 기관인 반데르벡 학교를 운영 중이다. 반데르벡의 학생들은 2년의 교육 기간 동안 현모양처 7계명을 하늘의 계시처럼 따르고 요리와 청소, 바느질 같은 각종 집안일 수업을 받으며 완벽한 아내이자 어머니로 재탄생하기 위해 노력한다. 평범한 일상이 지속되던 어느 날, 폴레트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 로베르를 떠나 보내고 학교 운영을 도맡게 되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로베르가 남긴 도박빚으로 인해 학교가 파산 직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오늘날의 관점에선 케케묵다 못해 다소 우스꽝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주부 교육 기관’이라는 공간을 주 무대로 전복의 유머를 꾀한다. 천의 얼굴을 지닌 명배우 쥘리에트 비노슈가 ‘현모양처’라는 알을 깨고 진짜 세상을 마주하며 자신의 본능과 욕망을 깨닫는 폴
[리뷰] ‘슬기로운 아내수업’, 현모양처라는 알을 깨고 전복의 유머를 손에 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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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나이 75살. 8인의 명주동 ‘언니’들은 대부분 서로의 평생을 곁에서 지켜본 사이로, 남의 집 살림살이를 훤히 꿰뚫고 있을 만큼 돈독한 우애를 살려 영화 촬영장의 분업 시스템에도 빠르게 적응 중이다. 매주 열리는 작은 시사회의 객석은 스크린에 떠오른 자기 모습에 잔뜩 얼어붙은 옆 사람을 다정히 추켜세우느라 너나 할 것 없이 수다스럽다. 세월이 길러낸 해학의 스토리텔러들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작은정원>을, 배우는 노년의 삶을 들뜬 뉘앙스로 예찬하는 감동 다큐로 추측해선 곤란하다. ‘나이 듦은 좋은 것’이라는 피상적 긍정은 이런 다큐멘터리를 만나면 외려 가만해지고 말 것이다. 언니들은 여전한 활력과 학구열만큼이나 피할 수 없는 상실의 슬픔도 두런두런 고백한다.
강릉 영화인들이 꾸린 협동조합에서 할머니들에게 스마트폰 사진을 가르치면서 영상 실습의 토대가 마련됐다. 서울 생활을 정리한 후 고향에 내려간 이마리오 감독(<더 블랙> <강정 인터뷰
[리뷰] ‘작은정원’, 노년의 배움과 창작, 함께 만드는 기쁨에 관한 애정어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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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초등학교 5학년 명은(문승아)의 콤플렉스는 자신의 부모이다. 그들이 시장에서 젓갈을 판다는 사실뿐 아니라 세상살이에 닳고 닳은 저속하고 투박한 언행이 명은을 부끄럽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명은은 담임 선생(임선우)과 가정환경 조사 면담을 하다 자신의 부모를 회사원과 가정주부라고 거짓말한다. 한편 또래에 비해 어른스럽고 똑 부러진 품행을 강점으로 반장에 당선된 명은은 자신의 공약대로 교실에 비밀 우체통을 설치해 친구들의 고민을 해결하고 때론 친구간의 문제를 중재하며 학급을 효율적으로 운영해간다. 선생님과 친구들 모두 그런 명은을 신뢰한다. 그러나 남들 앞의 자신과 진짜 자신 사이의 미묘한 간극으로 인한 불편함이 조금씩 커져갈 즈음, 명은의 반에 쌍둥이 자매 혜진(장재희)이 전학을 온다. 자신과 달리 매사 솔직한 태도로 세상을 대하는 혜진 자매를 보며 명은은 생경하고도 꺼림직한 기분을 느낀다. 혜진은 명은의 특기인 글짓기 영역에서마저 위협을 해온다.
열두살 소녀
[리뷰] ‘비밀의 언덕’, 나를 키운 비밀과 거짓말, 부끄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