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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이 언급되는 ‘카르텔’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조인성과 정우성 주연의 영화 <더 킹>이 생각났다. 2016년 3월, 부산 세트장에서 <더 킹>의 촬영이 진행됐다. 부장검사와 검사장 그리고 검사의 이야기. 영화 속 검찰은 최고의 카르텔 집단이었다.
[ARCHIVE] 최고의 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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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도경(전석호)의 비보는 어느 날 갑작스레 날아들었다. 도경이 세상을 떠난 뒤, 명지(박하선)는 그의 흔적이 가득한 집을 벗어나 폴란드의 바르샤바로 향한다. 그곳에서 대학 동창 현석(김남희)과 오랜만에 연락이 닿는다. 현석에게 도경의 죽음을 전하는 대신 명지는 그가 아직 살아 있다는 듯 평범하게 대화를 이어나간다. <설행_눈길을 걷다> <프랑스여자> 등을 연출한 김희정 감독의 신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뒤 남겨진 이들의 생을 묘사한다.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에 수록된 동명의 단편이 원작이지만 영화화되면서 도경이 선생으로 있던 학교의 학생들, 지용(김정철)과 해수(문우진), 지용의 누나 지은(정민주)의 이야기가 더해졌다. 배우 박하선은 건조한 낯빛으로 도경과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는 명지의 마음을 가만히 헤아린다. 지난 5월, 폐막작으로 선정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와 함께 전주국제영
[커버] 남겨진 이들의 생을 가만히 돌아보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박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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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드림팰리스> <세자매>, 드라마 <퀸메이커> <일타 스캔들> <동백꽃 필 무렵> 등 출연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넷플릭스 <외교관>
근래 본 작품 중에 제일 재미있었던 시리즈. 외교관 이야기만으로 스펙터클과 서스펜스를 구현해내는 과정이 무척 신선하다. 외교관의 삶을 이런 방식으로 들여다보게 될 줄 몰랐다.
아크릴 그림 그리기
요즘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 우리 집에선 내가 화가의 정체성으로 살고 있다. 다 그린 그림을 사진 찍어 문소리 언니에게 보내면 꼭 내 감정을 묻는다. 예를 들어 어딘가로 걷고 있는 여자가 등장하는 그림에서는 “너 어디 가니? 어디 가고 싶니?” 하더라. (웃음) 그림 그리는 시간이 참 좋다.
백현진 &
[LIST] 김선영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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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주목 경제의 치열한 전장이다. 인지도가 밑천이 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 성과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중요한 건 대체할 수 없는 재미인데, 전국 대학을 돌아다니며 한 가지 전공을 체험해보는 유튜브 웹 예능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이하 <전과자>)는 좋은 기획과 그에 걸맞은 인물이 만났을 때 꾸준한 상승세를 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박준형의 <와썹맨>, 광희의 <네고왕>이 그랬듯 <전과자>는 아이돌 그룹 비투비 멤버이자 진행자 이창섭의 캐릭터와 임기응변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학교와 가까운 역에서부터 걷거나 스쿨버스를 타고 등교해 하루치 등록금을 납부한 다음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은 뒤 학생식당에서 식사 후 하교하는 구성은 매회 비슷하지만,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면에서는 초창기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대학가 버전 같은 신선함이 있다.
“해양대학교 졸업하면 해적 돼요?
[최지은의 논픽션 다이어리] ‘전과자: 매일 전과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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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뤼미에르>
시리즈온, 티빙, 왓챠, 웨이브 ▶▶▶▶
오즈 야스지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인 <카페 뤼미에르>는 명장 허우샤오시엔이 연출했다. 영화는 허우샤오시엔이 오즈에게 받치는 오마주라기보다는 뤼미에르적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김소영 평론가는 방향성이 없는 이 영화에 대해 여러 가지로 난맥이라고 평한 바 있다. 그 모습은 도쿄 히지리바시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과도 같다. 지도를 들고 대만 출신 작곡가 장원예의 흔적을 찾는 요코(히토토 요)와 녹음 장비를 들고 전철 소리를 녹음하는 하지메(아사노 다다노부). 두 인물의 움직임을 통해 영화는 교차하는 전철처럼 인물과 세계가 접촉하는 순간을 포착하고 삶을 이야기한다.
<미드나잇 인 파리>
시리즈온, 티빙, 왓챠, 웨이브 ▶▶▶▶
길(오언 윌슨)은 약혼자 이네즈(레이철 매캐덤스)를 두고 파리의 길거리를 배회하다 종소리와 함께 나타난 차에 올라탄다. 도착한 곳은 1920년대 파리.
[OTT 추천작] ‘카페 뤼미에르’ ‘미드나잇 인 파리’ ‘미드90’ ‘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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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각본 찰리 브루커 / 출연 애니 머피, 살마 아예크, 새뮤얼 블렌킨, 마이할라 헤럴드, 에런 폴, 조시 하트넷, 케이트 마라 / 플레이지수 ▶▶▶▷
기분 좋게 출근한 존(애니 머피)을 기다리고 있는 업무는 해고 통보. 미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존은 담배를 피운다. 퇴근 후 존은 심리 상담을 받는다. 그녀는 상담사에게 약혼자인 크리시는 다정하고 안전해서 좋지만, 열정적이었던 전 남자 친구를 잊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하루의 일과가 끝나고 귀가한 존은 크리시와 스트리밍 사이트 ‘스트림베리’에서 드라마 <존은 끔찍해>를 시청한다. 이름과 헤어스타일마저 똑같은 드라마 속 존(살마 아예크)은 실제 존이 겪은 하루를 극화한 CGI 드라마였다. 픽션임에도 사람들은 진짜처럼 받아들이고 존은 다음날 해고를 통보받는다.
2011년에 첫 공개돼 큰 반향을 일으킨 <블랙 미러> 시리즈가 시즌6로 돌아왔다. 위에서 언급한 <존은 끔찍해>를 포함해 총 5부작으
[OTT 리뷰] ‘블랙 미러’ 시즌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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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를 핑크빛 기대감으로 달뜨게 만든 <바비>가 7월19일, 한국 관객의 마음 또한 핑크빛으로 사로잡을 예정이다. <바비>의 개봉을 기념해 지난 7월1일, 감독 그레타 거윅과 배우 겸 제작자 마고 로비, 배우 아메리카 페레라가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7월2일 오후 6시45분 영등포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에서 핑크 카펫 행사를 가진 뒤, <바비> 푸티지 상영회에서 관객과 인사를 나눴다. 다음날인 7월3일 오전, <바비>팀은 1시간가량의 내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후 다음 일정을 위해 서둘러 출국했다. 배우 라이언 고슬링의 갑작스런 내한 불참 소식으로 아쉬움을 남긴 가운데, 관객의 열띤 환호로 여름을 뜨겁게 달군 <바비>팀의 핑크 카펫 현장 분위기를 전한다.
통상의 레드 카펫과 달리, 이번 현장에는 바비(들)와 켄(들)이 사는 바비 월드의 컬러에 맞추어 핑크 카펫이 깔렸다. <바비>의 세트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씨네스코프] ‘바비’, 핑크빛으로 물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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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80년대 군사독재 정권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학출’ 또는 ‘학삐리’라 불린 이들이 있었다. 바로 학생운동 출신 노동자들로, 이들은 학교를 떠나 공장에 위장 취업해 노동운동을 꾀했다. 이들의 활동은 1985년 구로동맹파업, 대우자동차 파업 투쟁 및 임금인상 투쟁에 영향을 끼쳤다. 1968년 프랑스, 온 나라가 5월 혁명의 뜨거운 기운으로 달궈져 있던 시기. 루이 알튀세르의 수제자이자 프랑스 마오주의 운동의 선구자인 파리 8대학 철학 교수였던 로버트 린하트는 파리 외곽 시트로앵 공장으로 위장 취업해 들어간다. 그리고 10년 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연대기 형식으로 꼼꼼하게 기록한 <에타블리>를 발간했다. 출간 당시 젊은 영화과 학생이었던 마티아스 고칼프 감독은 이 원작 소설의 제목과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와 연금개혁 시위로 시끌벅적한 2023년 프랑스의 스크린에 부활시켰다.
영화는 위장 취업을 위해 신체검사를 받는 로버트(스완 아를로)를 따라가며 시작된다. 함께
[파리] 프랑스 노동 운동의 어제와 오늘을 반영한 ‘에타블리’, 노동의 현실, 영화의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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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전쟁은 어떻게 결말이 날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타오르던 이 전쟁에서 아마존은 애플과 함께 가장 많은 실탄을 장전한 듯 보였으나 이후의 행보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마존 CEO가 현재 제작 중인 오리지널 콘텐츠의 예산이 막대하게 드는 이유에 관해 면밀히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돈이 얼마나 들든 HBO와 견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신념은 1300억원 이상 들었던 <데이지 존스 & 더 식스> <더 파워> <데드 링거> <더 페리퍼럴> 등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흔들리기 시작한 듯하다. 심지어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세계관을 그린 <반지의 제왕: 힘의 반지>의 경우 5천억원 이상이 들어간 작품이지만, 시청자 중 37%만이 8개의 에피소드를 완주했다고 한다. 5개 시즌을 제작하겠다는 아마존의 계획에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다. 3천억원 이상이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아마존 오리지널 제작의 행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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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에 개봉한 영화 중 첫 천만 관객 영화가 탄생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3>가 개봉 32일차인 7월1일 오전 8시 누적 관객 1천만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범죄도시3>는 한국영화 사상 21번째로 천만 관객을 달성한 영화가 됐으며, <신과 함께-죄와 벌> <신과 함께-인과 연>에 이은 두 번째 천만 관객 시리즈 기록을 세우게 됐다. 주연배우 겸 제작자인 마동석은 천만 관객 돌파 당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범죄도시3>로 세 번째 기적이 찾아왔다”며 시리즈를 사랑해준 관객에게 감사를 전했다.
한편 연이어 개봉할 한국영화 또한 천만 관객 달성의 희망을 품고 여름영화 흥행 전쟁에 뛰어들 전망이다.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경험이 있는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7월26일 가장 먼저 극장가를 찾는다. 1970년대, 작은 바닷마을에 살던 해녀들이 밀수에 휘말리면서
2023년 첫 천만 영화 탄생… '범죄도시3' 뒤를 이을 여름 대목의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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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 있는 무수한 글쓰기 책을 섭렵하면 정말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글쓰기의 기본기를 익히고 좋은 글을 감별하는 눈은 기를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 그래서 재밌고, 그래서 괴롭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역시 직접 써보는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본인이 글쓰기 초보라 생각된다면 글쓰기에 관한 책을 한두권쯤 읽어보길 권한다. 언급했다시피 기본기를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의 기본이란 무엇인가. 기본 중의 기본은 맞춤법 그리고 정확한 단어와 표현을 찾아 쓰는 것, 바른 어순으로 문장을 쓰는 것이다. 맞춤법과 문장은 보통 퇴고할 때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다. 그만큼 퇴고는 중요하다. 거의 모든 글쓰기 책은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영화책을 탐독하고 영화이론을 공부하면 영화평론을 잘 쓸 수 있을까. 지식의 양과 글쓰기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 것처럼 영화 지식과 영화 글쓰기 실력도 비례하지 않는다. 영화 유튜버 혹은 오디오 비주얼 필름 크리틱을 할
[이주현 편집장] 영화평론상 심사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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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국 스탭이 먼지 쌓인 창고에서 낡은 카세트 테이프 하나를 발견한다. 그 안에 녹음된 것은 중독적인 멜로디의 허밍 소리. 아이돌 그룹 멤버가 진행하는 라디오 쇼에 그 노래가 재생되고, 사람들은 자꾸만 그 선율을 흥얼거리게 된다. 그리고 하나둘 실종되는 멤버들. 전염처럼 퍼지는 저주를 풀기 위해 매니저는 사설탐정을 찾는다. <주온> <그루지> <사다코 대 카야코> <하울링 빌리지> 등의 호러영화를 통해 밀도 높은 공포감을 안겼던 시미즈 타카시 감독이 부천을 찾았다.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모두의 노래>를 두고 그가 구현하고 싶었던 두려움의 정체를 이야기했다.
- 올해 부천영화제의 폐막작으로 관객을 만난다. 소감이 궁금하다.
= 10년쯤 전에도 부천영화제를 찾았다. 장르적으로 내 관심사와 일치해서 의미 있는 영화제다. 게다가 이렇게 폐막작으로 오게 되다니 정말 영광이다. 많은 관객
BIFAN #8호 [폐막작 인터뷰] ‘모두의 노래’ 시미즈 타카시 감독,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로 공포를 조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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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부천영화제를 찾은 동시대 대만 작품은 총 7편이었다. 가진동 감독의 <흑교육>을 비롯해 ‘엑스라지’ 섹션에 편성된 3편의 단편영화, ‘비욘드 리얼리티’에 전시된 3개의 XR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그 경향성을 축약하자면 ‘과거를 그리는 현재의 XR’, 그리고 ‘대만식 장르물의 부각’으로 정리할 수있겠다.
역사를 가시화하는 XR
대만은 한국과 여러 공통점을 갖고 있다. 우선 두 국가는 20세기에 수탈의 아픔을 직면한 바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20세기의 수난을 딛고 21세기에 고도화된 기술 선도 국가로 발돋움했단 사실이다. IT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낸 한국과 대만은 예술 영역에서도 VFX, XR 등 아시아의 미래 영상 기술을 이끌고 있다. 올해 부천영화제에 걸린 3편의 XR 전시작은 전술한 대만의 성격을 여실히 드러내는, 요컨대 대만의 아픈 과거를 소생 하는 최신 기술의 집약체다.
<차마 떠날 수 없던 사람>
진심의 감독의 VR 작품 <차
[기획] 2023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대만 작품들, 대만의 과거와 현재를 불러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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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부천영화제에 ‘괴담 레지던시’가 신설 됐다. 영화 창작자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괴담 캠퍼스’의 일환으로 해외 창작자들이 영화제 기간 동안 부천에 머물며 국내 현직자의 전문적인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영화, 시리즈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괴담 기획개발 캠프와 별개로, 외국 창작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이다.
부천영화제와 대만의 협업
부천영화제는 대만콘텐츠진흥원(이하 TAICCA),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필름위크(JFW)와 업무 협약을 맺고 한국 장르영화의 비결을 배우기 위한 창작자들의 짧은 유학을 돕는다. 특히 대만의 경우, 부천영화제와 윈윈 전략을 설계했다.
부천영화제가 TAICCA 크리에이터에게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면, TAICCA는 한국 감독들에게 공동제작 펀드를 신청할 자격을 제공한다. TAICCA의 공동제작 펀드에 신청할 자격을 얻으려면 먼저 대만크리에이티브콘텐츠페스티벌 (TCCF)에 참가해야 하는데, 괴담 캠퍼스 프로 그램을 마친 한국 영화 창작
[기획] 괴담 레지던시에 참가한 '잉여탐정단' 리엔루 감독, 한국의 창작자들과 교류하며 영감을 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