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5~31일 롯데갤러리 본점
02-726-4428
바캉스는 가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역시 가장 좋은 대안은 ‘대리만족’이다. 변시지 화백은 제주도를 주제로 꾸준히 그림을 그려온 작가다. 푸른 바다와 새, 돌로 만든 집과 말 등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제주도의 풍경을 주요 소재로 삼지만, 작가 특유의 화풍으로 쓸쓸하고 이국적인 정서가 느껴진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검은 바다> <폭풍> 시리즈 중 50호, 100호, 500호 이상의 규모가 큰 작품들이 주로 소개된다. 2011년 서귀포에 설립될 변시지 미술관 개장을 앞둔 마지막 개인전이라고 하니 그의 제주도 그림이 궁금한 서울 관객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듯하다.
[전시] 변시지 개인전: 검은바다
-
여기는 어디일까. 병원이라고는 하지만 오래된 고성처럼 생겼다. 도대체 무슨 병을 낫게 하는 병원인지는 더 알기 어렵다. 장난기 넘치고 나사가 반쯤은 풀린 것 같은 의사 선생과 무서운 왈패 같은 간호사가 있는 이곳에 몇명의 환자들이 있다. 그들의 병명은 모르긴 해도 아마 제각각일 것이다. 툭하면 자살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병원 신세를 지게 되는 정신병의 유약한 남자(쓰마부키 사토시). 얼굴에 난 상처만으로도 과거를 짐작하게 되는 험악한 남자. <메종 드 히미코>에나 나올 법한 나이든 게이. 온몸에 항시 붕대를 감고 목발을 짚고 다니는 남자. 시도 때도 없이 농담으로 일관하는 장난기 많은 남자. 그리고 이제 이 병원에서 가장 나이 많은 한 사람과 가장 나이 어린 한 사람을 소개할 차례다. 자수성가하여 회사를 세우고 큰 돈을 벌었으나 몸이 쇠약해져 이곳으로 오게 된, 그 때문에 갑갑한 마음을 어쩌지 못하고 아무에게나 성질을 부려 누구도 상대하려 들지 않는 괴팍한 노인 오누키(야
밝게 유쾌하게 동화의 마음까지 닿아보는 것<파코와 마법 동화책>
-
이번에도 마음이(달이)는 ‘가족’을 위해 달린다. 다만 전편과 양상은 다소 다르다. <마음이…>에선 엄마를 찾기 위한 소년과 소년에게 진심을 전하려는 마음이의 고단한 행로가 나란히 제시됐다. 그에 비해 <마음이2>의 마음이는 훨씬 다급한 상황이다. 이번엔 유사가족이 아니라 제 피붙이가 사라졌다. 게다가 상대는 지명수배 중인 험악한 인상의 개도둑이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새끼의 목숨이 위급하다. 마음이는 속편에서 <마음이…>의 주인공인 찬이(유승호) 역할을 이어받아 달린다.
동욱(송중기)에게 마음이는 세상에 없는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이다. 고3 수험생인데도 공부는 뒷전인 아들이 못마땅한 엄마(박순천)는 마음이와 강아지들을 개 훈련소에 맡기려 든다. 하지만 도중 막내 장군이가 절도범인 필 브러더스(성동일, 김정태)에게 납치되는 일이 벌어지고, 마음이 또한 새끼를 찾아 나선다. 가족애라는 전체 이야기 틀 안에서 동욱의 에피소드가 의미없진 않지만, 마음이
인간보다 나은 마음이와 개보다 못한 도둑들의 아이큐 싸움 <마음이2>
-
간단한 기계장치 한대만 있으면 한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가 그의 무의식에 자리잡은 생각을 훔쳐낼 수 있는 근미래의 세상. 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꿈의 보안프로그래머이자 동시에 침입자다. 그는 일본인 사업가 사이토(와타나베 켄)의 제안에 따라 거대 합병 기업의 총수가 될 피셔(킬리언 머피)의 꿈을 설계하여 기업 합병을 막으려 든다. 그 일을 성사시키면 코브는 사이토의 도움으로 아내(마리온 코티아르)의 살해범으로 몰린 자신의 누명을 뒤로하고 사랑스런 자녀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마침내 코브 일행은 꿈 안의 꿈 안의 또 꿈이라는 경로를 거치며 피셔의 꿈과 무의식 깊숙한 곳을 설계하고 침투한다.
<인셉션>의 이런 소재와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다. 소재와 이야기를 사건으로 구조화하는 방식이나 시각화해낸 장면들은 더 뛰어나고 놀랍다. 이미 <매트릭스> 시리즈를 통해 보아온 기술의 연장이긴 해도 한발 더 나아간 무중력 액션의 연출이나 더 강력해진 비주얼
매력적인 일급 블록버스터의 위용 <인셉션>
-
-
‘붉은 샴고양이’라 자칭하는 범죄조직이 국립미생물연구소에 침입하여 살인 박테리아를 탈취하고 연구소를 폭파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범죄조직이 박테리아를 뿌려 살상을 시도할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점점 퍼져가지만 그들의 목적은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는다. 한편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또 하나의 범죄자는 괴도 루팡이다. 아슬아슬하고 위험한 범행을 모험처럼 즐기는 괴도 루팡이 이번에는 영화의 주인공 남도일 일행이 타고 있는 비행선에 들어와 보석을 훔쳐가는 내기에 응한다. 하지만 남도일 일행이 타고 있는 비행선에는 이미 붉은 샴고양이 일당이 신분을 속인 채 숨어 들어와 있었고, 괴도 루팡은 일단 남도일과 힘을 합쳐 그들을 물리치기로 한다. 사건의 전모가 점차 드러나자 소년 명탐정 남도일의 추리력도 날카롭게 빛을 발하기 시작한다. <명탐정 코난: 천공의 난파선>은 원작 만화로 유명한 <명탐정 코난>의 14번째 극장판 시리즈다. 1997년에 <명탐정 코난: 시한장치의 마천
‘명탐정 코난’의 14번째 극장판 시리즈 <명탐정 코난:천공의 난파선>
-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디지털 영화의 축제 '시네마디지털서울(CinDi) 2010'가 다음 달 18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다.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새로운 차원'을 주제로 27개국에서 출품된 105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작년보다 출품국은 10개국, 작품수는 13편 늘었다.'CinDi' 조직위원회는 20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초청작을 발표했다.개막작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피찻퐁 위라세타쿨 감독의 '엉클 분미'다. 아시아경쟁부문 대상에 해당하는 레드카멜레온상 수상작이 폐막작으로 상영된다.올해에는 경쟁부문인 버터플라이 부문이 신설됐다.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영화감독들을 육성한다는 취지에서다. CJ엔터테인먼트가 진출작 감독 중 3명에 대해 차기작을 지원한다.조성희 감독의 신작 '짐승의 끝'을 비롯해 박수민 감독의 '간증',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 15편이 경쟁한다
디지털 영화 축제 'CinDi 2010' 내달 개막
-
발타자 블레이크(니콜라스 케이지)는 멀린의 제자이자 위대한 마법사다. 그는 사악한 마녀 모가나로부터 세상을 구할 ‘프라임 멀리니언’을 찾던 도중 멀리니언의 표식을 보이는 소년 데이브(제이 바루첼)를 만난다. 하지만 데이브는 발타자의 제자가 되길 거부하고, 발타자는 그를 배신한 마법사 호르바스와 함께 마법의 항아리 속에 갇힌다. 그로부터 10년 뒤, 소심한 물리학도로 살아가던 데이브 앞에 발타자가 다시 나타난다.
<내셔널 트레져>의 제작진(월트 디즈니, 제리 브룩하이머, 존 터틀타웁)이 다시 뭉쳐 만든 <마법사의 제자>는 디즈니의 걸작 애니메이션 <환타지아>의 동명 에피소드에서 모티브를 빌려왔다. 어설픈 마법을 부리다가 곤경에 처한 <환타지아> 속 제자는 곱슬머리에 아는 거라곤 물리학뿐인 너드 캐릭터로 거듭났으며, 빗자루와 걸레와 양동이가 제멋대로 춤을 추던 원작 애니메이션의 명장면은 실사로 고스란히 재현됐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매력은 ‘
원작 애니메이션의 재해석 <마법사의 제자>
-
<제프 벡 로니 스콧 라이브>는 음악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춰진 작품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저 심심한 연주 동영상일 뿐이다. 소극장 같은 로니 스콧 무대 앞에는 귓속말을 주고받거나 미소만 짓고 있는 관객이 있을 뿐이고, 음악가들은 오로지 연주에만 몰두한다. 멘트도 거의 없다. 한곡의 연주가 끝나고 터지는 박수 소리에 미소로 화답하고 곧장 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그런데 카메라는 분주하다. 연주자들의 손끝과 표정을, 혼신을 다해 집중한 뒤에 활짝 피는 미소를 잡아채고선 음악을 따라 우아하게 선회한다. 혹여 심심하게 보일지 모를 공연 비디오가 역동적으로 보인다면 그 때문이다. 곡의 이해를 바탕으로 세심하게 연출된 카메라워크와 엄격하게 계산된 사운드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카메라는 60대의 주름 가득한 얼굴로 소년처럼 웃는 제프 벡과 20대 초반의 해맑은 얼굴로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짓는 천재 베이시스트 탈 윌켄펠트가 무대에서 나누는 교감을 담아낸다.
음악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 맞춰진 작품 <제프 벡 로니 스콧 라이브>
-
영화제 속의 영화제. 평균 관객 40만명에 젊은 관객만 5만명인 베를린국제영화제의 제너레이션 섹션은 이 부문을 관할하는 집행위원장이 따로 있을 정도로 그 규모와 위상을 자랑한다. 매년 영화제 기간마다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을 타깃으로 한 영화를 상영하며, 그렇기에 전세계 청소년영화제의 롤 모델이 되는 이 섹션을 이끄는 수장은 어떤 사람일까. 베를린영화제 제너레이션 부문 집행위원장 마리안느 레드패스가 제12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한국을 찾았다. 커다란 숄을 두르고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그녀는 ‘철의 여인’보다 그림 형제 동화책을 도란도란 읽어줄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주머니 같은 인상이었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베를린영화제 기간 동안 우리 영화제의 제너레이션 섹션을 보러온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스탭들을 자주 만났었다. 이번에 그분들이 초대해줘서 오게 됐다. 그런데 한국 스탭들이 머리가 좋은 것 같다. 심사위원도 아
[마리안느 레드패스] 베를린에서 온 ‘젊은 영화’ 스페셜리스트
-
오늘은 특별히 코난을 모셨습니다. 문석 편집장이 야식으로 먹으려고 책상 서랍에 2주일간 넣어뒀던 오징어덮밥을 누군가가 몰래 먹어치웠습니다. 흠. 도대체 왜 편집장은 2주일간 오징어덮밥을…. 어쨌든, 분노로 불타오른 문석 편집장의 의뢰로 코난이 친히 납시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코난씨. 범인이 대체 누구일까요? 범인은 바로 당신입니다.
저… 저요? 대체 왜…. 입가에 붉은 고추장이 묻어 있는 걸로 봐서 당신이 범인임에 틀림없어요.
저 오늘 점심으로 충무로에서 주꾸미 먹었는디요? 장안의 화제인 충무로 주꾸미라고 있어요. 키조개관자(가이바시)랑 같이 주문해서 숯불에 자글자글 구우면 천상의 맛이 피어오르는 충무로의 명물입니다. 흐음. 범인은 치밀한 인간이군요.
왜요? 오징어덮밥을 오늘 몰래 먹은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직원들을 주꾸미 식당으로 가도록 유인한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자기 말고도 많은 직원들의 입가에 고추장이 남아 있게 되니까 말이에요. 치밀해요. 너무 치밀해
[가상인터뷰] 범인은 바로 그 사람이야
-
“나, 10년 동안 굶었거든.” 축 늘어진 볼살에 떡진 머리를 하고, 제자의 샌드위치를 뺏어먹는 마법사. <마법사의 제자>로 돌아온 니콜라스 케이지의 현재다. 케이지에게 괴짜 캐릭터가 새삼스럽지는 않다. 가끔은 진지하고, 가끔은 우스운 마법사 발타자를 맡기 전에 니콜라스 케이지는 딸을 킬러로 키워낸 <킥 애스>의 빅 대디를 연기했고, 필모그래피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어댑테이션>의 노이로제 작가와 <아리조나 유괴사건>의 어수룩한 도둑 역할 등을 맡았다. 서글픈 건 캐릭터의 괴이함이 아니라 그의 얼굴에 아로새겨진 세월의 흔적이다. 세상 모든 고뇌를 어깨에 짊어지고 다녀도 스산하게 아름다웠던, <시티 오브 엔젤>의 그 천사가 지난 10여년간 겪은 풍파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케이지의 이마와 볼에 깊게 팬 주름 사이로 두번의 이혼과 2000년대 말 파산 위기 등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그러나 “어두운 역할에 더 끌리며”, 양면성을
[now & then] 니콜라스 케이지
-
월드컵 열기로 뜨겁던 지난 7월2일, 런던의 메이페어에 위치한 예술영화 전용관 쿠존 메이페어 시네마(Curzon Mayfair Cinema)에서는 루마니안영화제가 개막했다. “최고의 루마니아영화를 세계 관객에게 선보이고, 루마니아 사람들이 얼마나 훌륭한 영화적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개최하는 루마니안영화제는 영국 런던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매년 열리고 있는 행사다. 영국에서는 지난 2003년 첫회를 시작한 뒤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번 영화제의 캐치 프레이즈는 ‘루마니안, 형용사’(Romanian, Adjective)다. 루마니안 컬처센터의 디렉터 라모나 미트리차는 이번 프레이즈가 “개막작인 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의 <경찰, 형용사>에 대한 존경의 표시인 동시에, ‘루마니안’을 형용사로 사용해 ‘루마니안 영화’, ‘루마니안 감독’, ‘루마니안 문화’ 등으로 확장된 의미를 만들어가고 싶은 루마니
‘루마니아 뉴웨이브’는 식지 않았다
-
최근에 나온 프랑스영화 두편은 21세기에 나이가 든 사람이라는 사실이 주는 행복에 대해 이야기한다. <작은 시냇물>(les petits ruisseaux)은 만화가 파스칼 라바테가 자신의 인기 만화 중 하나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주인공 에밀은 정년 퇴직한 홀아비인데, 절친한 친구인 에드몽과 낚시를 하며 한가로운 오후를 소일한다. 한데 에드몽은 송어낚시만 하는 친구가 아니다. 그는 여자에 대해서도 남다른 정열을 품고 있으니까. 에드몽이 여자를 직접 꼬드기지 않을 때는 그림으로 그린다. 에드몽의 전공? 야한 잡지에 나오는 여자 사진을 그대로 보고 그리기다. 물론 중요한 부분에 양털 한 뭉치를 그려넣는 것도 잊지 않고 말이다. 이런 친구 에드몽이 세상을 떠나자 주인공 에밀은 물고기를 벗삼으며 홀로 인생을 마감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 에밀은 길을 나선다. 마리화나와 로큰롤, 예쁜 여자들이 가득한 새로운 인생을 찾아서!
베를린에서 소개됐던 <마무스>
[외신기자클럽] 즐거운 인생
-
[정훈이만화] <이끼> 우린피라미드 다단계 농법이야!
[정훈이만화] <이끼> 우린피라미드 다단계 농법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