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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살 소녀 파울라(알린 헬란 부동)는 학교에선 문제아로 낙인 찍혔고, 친구는 동갑내기 소년 아실밖에 없다. 파울라의 엄마는 한국에 살러 가서 가끔씩 영상통화를 할 뿐이고, 생물학자인 아빠 조셉(피네건 올드필드)은 알 수 없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 학교에서 보낸 경고장 때문에 시무룩해진 파울라를 위해 조셉이 서프라이즈를 준비한다. 외딴 숲속, 호수 바로 옆에 자리 잡은 알록달록 그림 같은 집에서 단둘이 여름방학을 보낼 프로젝트를 준비한 것. 그런데 도착한 날 저녁, 조셉은 호수에서 보트를 타고 집 주변을 맴도는 의문의 남자 빌(오세안)을 발견한다. 빌은 누가 봐도 험악한 인상에 가수 밥 말리 뺨치는 거대한 드레드록스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그야말로 그로테스크한 외모의 소유자다. 뭐 이쯤 되면 행복한 여름휴가를 꿈꾸며 떠난 병약한 아빠와 딸이 힘을 합쳐 숲속 기인과 맞서는 대결 구도가 완성된다. 어린 소녀, 신비한 숲, 외딴집, 그리고 그 주변을 맴도는 변장
[파리] 그 여름 호숫가에서, 심리 스릴러 ‘파울라’가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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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에 박스오피스 집계방식의 변경을 지시했다. 집계기준을 ‘관객수’ 중심에서 영화의 흥행 수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매출액’ 중심으로 바꾸라는 방안이다. 영진위는 박스오피스 집계의 근거인 ‘영화상영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이하 통합전산망)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문체부는 통합전산망 자료를 고의로 누락·조작한 경우의 처벌 대상을 ‘상영관’으로 지정한 현행법을 ‘영화배급업자’로 확대하는 법 개정까지 추진한다.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영화계 박스오피스 조작 논란으로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실추됐다”라며 “관객수 경쟁의 과열을 막고, 영화산업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6월부터 불거진 박스오피스 조작 논란에 대한 대응이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6월13일 멀티플렉스 3사와 영화 배급사 3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8월16일 멀티플렉스 3사와 배급사 24곳의 영화계 관계자 69명을 검
‘천만 관객 영화’ 옛말 되나, 문화체육관광부, 박스오피스 집계방식 관객수에서 매출액으로 변경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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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의 비평지면 ‘프런트 라인’의 필자 4명(김소희, 송형국, 김병규, 송경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올여름 개봉한 4편의 한국영화 대작들을 중심으로 최근 한국 상업영화가 보여준 일련의 경향과 성패를 살피기 위해서였다. 조곤조곤 진행된 대담은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몰래 온 손님처럼 참석한 나는 이야기가 더 지속되기를 바랐지만 평론가들은 창문 없는 회의실을 이제 그만 탈출하고 싶은 눈치였고 이야기를 정리해야 하는 이우빈 기자도 이미 기사로 쓸 분량은 충분하다는 말로 평론가들의 귀가를 배웅했다.
‘한국 여름영화 빅4를 말하다’ 대담 시작에 앞서 김병규 평론가는 ‘개봉 시기가 비슷할 뿐인 4편의 영화를 왜 빅4라는 이름으로 묶어 이야기해야 하는지, 무기력한 관습과 인위적인 마케팅 용어는 아닌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옳은 말씀. 1년 중 가장 많은 관객이
[이주현 편집장] 2023년 여름의 한국영화가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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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한 사운드와 풍부한 컬러 스코프. 돌비 시네마를 상징하는 두 키워드를 두고 극장가에 나타나는 다양한 변화와 흐름을 되짚어보았다. 과연 돌비 시네마는 우리의 영화적 일상을 어떻게 풍요롭게 해주고 있을까. 제드 함센 돌비 래버러토리스 시네마및 그룹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과의 화상 인터뷰와 한국을 방문한 마이클 아처 돌비 래버러토리스 월드와이드 시네마 세일즈 및 파트너 관리 부문 부사장, 이미지 돌비 시네마 및 콘텐츠 사업 담당 부장과 함께 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올해로 돌비 시네마가 한국에 진출한 지 3주년을 맞이한다. 처음 한국 진출을 계획할 때 한국 영화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았나.
제드 함센 돌비 시네마를 다른 국가에 신설할 땐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그중 자국의 콘텐츠 제작이 얼마나 큰 강점을 지녔는지를 먼저 파악한다. 한국의 영화 관람객은 콘텐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프리미엄 기술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돌비 시네마는 돌비 비전과 돌비 애트모스를
[인터뷰] 영상 콘텐츠에서 사운드는 또 하나의 인물이다, 돌비 시네마 3주년 기획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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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경험에 최적화된 돌비 시네마와 성공 적인 한국 콘텐츠의 만남은 국내 대형 스크린 PLF(Premium Large Format)의 성공적인 결과를 다져왔다. 더 많은 관객에게 양질의 영화 경험을 제공한 결과, 돌비 시네마 코엑스점은 관객수 기준 으로 전세계 성과율 1위를 달성했다. 돌비 시네마 코엑 스점을 제외한 3개 지점 또한 전세계 돌비 시네마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적극적인 관객 반응과 영화 관람 참여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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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돌비 시네마는 총 6곳에 자리 하고 있다. 2020년 7월 처음으로 ‘코돌비’라는 귀여운 별명과 함께 코엑스점이 개관했고 같은 해 가을에는 ‘안돌비’(안성스타필드 점)와 ‘남돌비’(남양주현대아울렛 스페이스원점) 가 문을 열었다. 이어 대전신세계아트앤사이언스점, 대구신세계점 등 충청권과 영남권으로 확대해나갔다. 지난 8월엔 수원AK플라자점이 관객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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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돌비 시네마에서는 얼마나 많은 작품이 상영되었을까.
[기획] 1,118,954명을 감동시키다, 숫자로 보는 돌비 시네마의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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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흔히 보던 블랙은 사실 블랙이 아닙니다. 이것이 진정한 블랙입니다.” 화려한 오프닝 시퀀스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돌비 시네마가 올해로 한국 진출 3주년을 맞이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시어터의 좁은 반경을 쉽게 벗어나지 않던 관객은 경험과 체험이라는, 기존과 사뭇 달라진 목적을 위해 극장을 찾기 시작했다. <탑건: 매버릭>의 어지러운 상공 훈련 장면과 머리 바로 위에서 들리는 듯한 헬리콥터 사운드, <아바타: 물의 길>의 아름다운 수중 시퀀스와 대양을 가르는 시원한 소리, 마치 게임 안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까지 돌비 시네마는 오감을 자극하며 문자 그대로 영화 안에 관객이 존재하게끔 했다. 지난 8월11일, 수원에서 여섯 번째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가 문을 열었다. 몰입력이 이야기의 생명력을 좌우하는 지금, 돌비 시네마는 한국 영화시장에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키고 있을까. 3년의 시간이 응축시킨 새로운 변곡점
[기획] 미래는 여기서 시작된다, 메가박스 돌비 시네마 3주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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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야, 일반인이야?” 김도윤 배우는 일견 실망스러운 평가처럼 들릴 이 말이 자신이 들었던 최고의 칭찬 중 하나였다고 기억한다. 불꽃처럼 폭발하는 연기나 특유의 시그니처 연기로 기억되는 배우는 그리 드물지 않다. 하지만 캐릭터 뒤에 완벽히 가려져 배우가 보이지 않는 연기는 실로 귀하다. <곡성>에서의 강렬한 연기 이후 좀비와 싸우고(<반도>), 악령과 대결해온(<방법>) 김도윤은 독특한 캐릭터를 도맡아 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가 맡아온 인물들은 늘 평범했다. 어느 정도로 평범하냐면 영화인지 현실인지도 구분하기 힘들 만큼 일반인스럽다. 우리 옆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함을 연기하는 김도윤은 비현실적인 영화에 현실의 무게추를 달아주는 존재로 거듭난다. 스스로 리얼리티가 된 배우는 느리지만 착실하게, 아니 느리기에 더 단단하게 세계를 넓혀나가는 중이다.
-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반응이 좋은데.
= 극장
[인터뷰] ‘진짜’라는 말, ‘콘크리트 유토피아’ 김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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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서울살이를 접고 양양의 숲과 물속에서 지낸 김재화는 서울 한복판 스튜디오에 앉아서도 여전히 자연 속에서 꿈꾸듯 말했다. <밀수>와 <익스트림 페스티벌>의 현장을 회상할 때, <하모니>(2009)부터 쉬지 않고 일해온 치열한 커리어를 되짚을 때, 어느덧 찾아온 자기 의심과 재충전의 희망을 다질 때 김재화의 눈앞엔 정말로 어떤 풍경이 펼쳐지는 듯했다. 시골의 고요 속에서 근심을 비우고 사랑을 충전한 김재화는 여전히 배우의 운명을 믿으며, 그러나 한결 가뿐한 마음으로 다음을 기다린다.
- 대사보다 물에서 몸으로 소화하는 액션이 중요한 작품이었다. 처음 수영을 배운 배우들도 많았는데, 금방 적응했나.
= 난 원래 물개였다. 어릴 때 6월부터 9월까진 늘 물에서 살던. (웃음) 운동마다 잘 맞는 체격 조건 같은 게 있지 않나. 여자로 살면서 어떤 운동을 하든 내 몸이 잘 맞는다고 말해준 선생님이 없었다. 그래서 <밀수>에서 잠수를 가
[인터뷰] 연기라는 운명, ‘밀수’ 김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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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철의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연극원 연기과 전문사 졸업 논문 주제는 ‘영화의 매체적 특성에 따른 영화연기 연구-아메리칸 메소드 액팅에 대한 비판적 고찰을 중심으로’였다(참고로 한예종 연극원 전문사가 생긴 이래 나온 첫 번째 논문이다). 메소드 연기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처럼 치부하던 당시 연기 담론을 반박하며 새로운 대안을 제안한 논문이었다. 실제 조한철은 카메라와 편집, 영화의 사진성을 고민하며 캐릭터의 실존을 믿게끔 만드는 본질이 무엇인지 지금까지도 고민하는 배우다.
- <더 문>의 과기부 장관은 대부분 우주센터에 있다. 우주에 고립된 황선우 대원(도경수)을 귀환시키는 프로젝트에서 리액션을 하는 분량이 대다수다.
= 프리 비주얼 작업을 한 영상을 주로 보면서 수십명이 반응해야 했다. 각각의 상황마다 어느 정도 강도로 연기해야 하는지 감독님이 얘기해주긴 했지만, 이게 결과적으로 잘 붙을까 걱정하면서 연기했다. 가장 걱정했던 건 그래도 명색이 장관
[인터뷰] 나는 나의 길을 간다, ‘더 문’ 조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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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는 판 깔아주면 나가서 잠깐 미치고 나오면 되는데 판을 너무 잘 깔아줬다.” 2017년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최담동 역으로 김원해가 SBS 연기대상 조연상을 거머쥐었을 때 남긴 말이다. 연출에 공을 돌리는 겸손한 소감이지만, 배우가 미치는 그 찰나의 순간을 위해 김원해는 여전히 프레임 밖의 디테일까지 촘촘히 구성한다. 관객 460만명을 돌파(8월17일 기준)한 <밀수>와 지난 7월 종영한 드라마 <악귀>에서 김원해는 극의 한축을 단단히 책임진다. 현재도 4개 이상의 작품을 동시에 준비·촬영하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 <밀수>의 ‘브로커 삼촌’은 해녀들이 거래를 시작할 수 있도록 물꼬를 틔우며 극을 환기한다.
= 내가 생각하는 브로커 삼촌의 출발점은 남들과 조금 달랐다. 극의 배경인 1970년대는 한창 반공 교육을 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초등학생이었는데 공산주의, 사회주의의 단점과 민주주의, 자본주의의 장점을
[인터뷰] 여전한 열망, ‘밀수’ 김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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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극장가에서 김종수는 가장 바쁜 배우 중 한명이 됐다. <밀수>의 악당인 세관계장 이장춘과 <비공식작전>의 외무부 최 장관 모두 배우 김종수의 손길을 거쳐 태어났다. 앞서 그는 홈리스 출신의 축구부 에이스 김환동으로 <드림>에서도 활약했으니 2023년의 기대작에 줄줄이 이름을 올린 셈이다. 건달부터 대통령까지, 거치지 않은 직업과 지위가 없지만 다작 배우임에도 소모되지 않은 그의 저력은 “단 몇분, 몇신만 나온대도 그 인물에 매료되면 전부 내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는 소신과 직업정신에서 나온다. <밀수>로 어느 때보다 안타고니스트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요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화란>까지 줄줄이 예고된 그의 다음 행보도 기대감을 자아낸다.
- <밀수>의 세관계장 이장춘은 엄격한 공무원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 장르적 변곡점을 지닌다. 본색을 드러내는 인물의 포인트를 어떻게 준비했나.
[인터뷰] ‘고유한 연기의 결’, ‘밀수’, ‘비공식작전’ 배우 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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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극장 스크린에서 마주한 얼굴이 드라마 속에서 다시 등장한다. 이 정도의 다작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싶은데 정작 질문을 받아든 배우들은 처음도 아니라는 듯 괜찮다고 답한다. 분량에 상관없이 자기 파트를 책임지고 완성하는 이들 덕에 작품의 완성도 또한 배가된다.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4편의 한국영화, <더 문> <밀수>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도 반가운 배우들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문>에서 과기부 장관으로 분한 배우 조한철, <밀수> <비공식작전>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김종수, <밀수>의 명암을 그려낸 배우 김원해·김재화, 황궁 아파트의 일원이 된 <콘크리트 유토피아> 속 배우 김도윤. 여름영화 BIG4의 빛나는 조연들을 만났다.
* 이어지는 기사에서 김종수, 김원해, 조한철, 김재화, 김도윤 배우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기획] ‘배우열전’ - 여름영화 속 빛나는 조연들, 김종수, 조한철, 김원해, 김재화, 김도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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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오펜하이머>의 원작인 J. 로버트 오펜하이머 평전이다. 전기 작가 카이 버드와 미국사 교수 마틴 셔윈이 썼다. 한국어판의 분량이 대략 1천장일 만큼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한다. 두 저자가 25년에 걸쳐 모은 오펜하이머의 개인 문서와 유품, FBI가 만든 수천쪽의 기록물과 녹취록, 그리고 100여명에 가까운 오펜하이머 주변인들의 인터뷰가 주된 자료다.
스팅의 <Russians>(1985)
냉전 시기 구소련 체제를 비판하며 불렀던 이 곡의 가사를 통해 크리스토퍼 놀런은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한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How can I save my little boy from Oppenheimer’s deadly toy?”(오펜하이머가 만든 죽음의 장난감으로부터 난 어떻게 내 아이를 지킬 수 있을까?) (오펜하이머가 개발하여 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무기의 이름 ‘littl
[기획] 데이비드 보위에서 안드레이 타르콥스키까지, ‘오펜하이머’에 영감을 준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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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는 전기영화인가. 이상한 질문이다. 제목부터 실존 인물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이름에서 따왔으며, 영화의 내용 역시 오펜하이머의 역사적 행적을 따른다. 그러나 <오펜하이머>를 온전한 전기영화라 부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 이것에 대한 의문과 해답을 차근차근 짚어가다 보면 크리스토퍼 놀런이 왜 그리고 어떻게 <오펜하이머>를 만들었는지, 그 결론이 놀런의 필모그래피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지 어림잡을 수 있다.
길가에 팬 물웅덩이에 빗물의 파장이 인다. 이 광경을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가 빤히 바라보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첫 장면이다. 관객은 오펜하이머가 어떠한 연유로 이토록 우수에 잠겨 있는지 파악할 정보를 얻을 수 없다. 이내 영화는 해당 장면과 영 무관해 보이는 시퀀스로 이동한다. 불꽃이 일렁이고 연소하는 일련의 폭발 과정인 듯한데, 아마 물웅덩이를 보고 있던 오펜하이머의 상상이 아닌가 싶다. 물과 불,
[기획] 오펜하이머라는 미지에서 놀런이 당도하려는 곳은 어디인가, <오펜하이머>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