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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초능력자>와 <부당거래>를 연달아 보며, 문득 2010년의 한국영화는 어떻게 기억될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 2010년, 한국영화는 대립하는 두 남자 이야기로 넘쳐났다.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스럽지만 분명한 것은 남성 인물들이 서로에게 거미줄을 쳐놓고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하는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의 한국영화는 환경의 병리학과 행동주의의 이상상태를 그리는 일에 빠져 있지 않은가? 그 과정에서 한국영화는 공동체를 꿈꾸기를 포기했거나,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악몽의 세계만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범죄 상품의 교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초능력자>의 당황스러울 만큼 순진한 엔딩을 뒤로하고 <부당거래>의 악몽 속으로 들어갔을 때, 나는 지금의 한국영화가 현실의 악몽 속에서도 자신이 꿈꾸는 세계를 그려낼 수 있는 방법을 아직 깨닫고 있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2010년의 한국영
[전영객잔] 악몽 속에서 꿈꿀 능력을 잃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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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인>(1953)으로 잘 알려진 영화감독 조지 스티븐스는 모뉴먼트 밸리를 찾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그곳에서 영화를 찍을 것에 대해 고려했던 그는 그 생각을 접고 할리우드로 돌아왔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거기서 볼 수 있는 건 온통 존 포드의 숏들뿐이더라.” 심지어 ‘포드 포인트’라 이름 붙은 공간마저 있다는 모뉴먼트 밸리는 그야말로 존 포드의 세계였나보다.
이쯤이면 우리는 거의 자연스럽게 존 포드라는 영화감독에 대한 정의들을 떠올리게 된다. 그는 무엇보다 웨스턴을 만든 영화감독이었고, 광대한 풍경을 이미지로 포착할 줄 아는 감독이었으며, 말보다는 액션에 영화의 본질이 있다고 믿었던 감독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들을 세밀한 관심을 갖고 본 관객이라면 사정이 좀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요컨대 존 포드는 광활한 서사시적 공간과 개인의 드라마를 융합할 줄 알았고, 단지 아름다운 이미지를 만들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거기에 내밀한 감정을 불어넣을 줄 알
웨스턴을 살았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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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달콤, 살벌한 연인>을 발표할 당시를, 손재곤 감독은 이렇게 회상한다. “‘이게 영화야? 극장에 걸리는 거야?’라는 질문을 스탭들끼리도 할 정도였다.” 당시 10억원이라는 저예산으로 만든 이 ‘정체불명’의 영화는 4월 비수기, 스타파워가 크지 않은 배우 캐스팅이라는 약점에도 코믹, 멜로, 추리가 혼합된 특이한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230만 관객을 모은 화제작이 됐다. 반짝반짝한 감독의 재기가 무르익기까지 4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층의 악당>은 손재곤 감독이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신작이다. 집주인 연주(김혜수)와 그녀의 딸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세입자. 소설가를 사칭하고 있지만, 창인(한석규)은 20억원 가치를 가진 백자 잔을 찾기 위한 꿍꿍이를 가진 골동품 밀매범이다. 영화는 물건만 찾으면 끝날 것 같은 밀매범의 애초의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발생하는 연속 해프닝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 해프닝은 상황을 추스르다 결국 웃음이
[손재곤] <서울의 달>의 홍식이가 살았다면, 창인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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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는 최근 극장에서 앞자리에 앉은 관객의 대화를 엿들었다. “저거, 옛날에 한석규가 나왔던 CF 아니야?” 스크린에는 한석규가 아닌 엄기준이 등장해 있었다. 모 이동통신사 광고였다. 스님과 대나무숲을 걷던 도중 그의 스마트폰에 트위터 메시지가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리고, 엄기준은 ‘한석규의 목소리’로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에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고 말한다. 약 12년 전, 한석규가 출연했던 같은 이동통신사 CF의 리메이크다. 그때의 모습을 기억하는 관객의 대화에서 한석규는 ‘사람들이 광고를 통해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1999년에 <쉬리>를 촬영할 때 찍었어요. 제가 출연한 CF 중에서 베스트를 꼽자면 그거죠. 1탄은 ‘스님’편이었고, 2탄은 ‘연인’편이었는데 그때 장진영이 파트너였어요. 내가 진영이를 바라보면 진영이가 웃는 그런 장면이었는데…. 저한테는 그런 추억이 있었네요. (웃음)” 한석규는 그동안 많은 인터뷰에서 자신의 영화가 관객
[한석규] 그때 그 악당,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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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라이딩 3부작> The Red Riding Trilogy (2009)
감독 줄리언 재롤드, 제임스 마시, 아난드 터커
상영시간 308분
화면포맷 1.85:1, 2.35:1 아나모픽 / 음성포맷 DD 5.1, 2.0
자막 영어 / IFC필름 (미국, 2장)
화질 ★★★★ / 음질 ★★★★ / 부록 ★★★
데이비드 피스의 소설 <레드 라이딩 4부작>은 1974년부터 1983년에 이르는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이 시기는 영국에서 마거릿 대처가 정치가로 부상해 집권자로 자리잡은 때와 겹친다(피스는 차기작에서도 같은 시기의 정치적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대처의 집권기는 문제적 시기다. 누군가는 대처주의가 영국의 영광을 되찾았다고 찬양했고, 누군가는 역사의 시곗바늘을 되돌렸다고 비판했다. 20세기 영국 역사상 우익성이 가장 강했던 대처 시대를, 피스는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본다. 웨스트요크셔를 무대로, 권력자들이 지하에서 추잡한 짓거리를 벌이고 기업가와 경찰
[DVD] <트윈 픽스> <살인의 추억>의 쌍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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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의 등장은 세계 디지털 시장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다. 당시 디지털 시장은 이미 노트북이 있었으며 넷북 같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도 있었다. 또한, PMP나 UMPC라는 한손에 잡히는 작은 디지털 기기도 있었으며 스마트폰이 그것을 대체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구도 아이패드의 성공을 점치기가 어려웠다. 반응은 차가웠다. ‘이번엔 애플이 실수한 거야’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출시되자 <식스 센스>가 부끄러울 수준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기대 이상의 완벽에 가까운 마감과 아이패드 전용 콘텐츠, 그리고 넷북을 충분히 대체할 만한 작업성(부드러운 720p 동영상에 사파리와 키노트로 대변되는), 와이파이에 적극적으로 대응되는 3G모델까지, 실제 등장한 제품은 사람들의 생각 이상이었다. 특히 아이패드를 노트북이나 태블릿PC, PMP와 같은 것이 아닌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종의 기기로 인식시키는 애플의 주장에 사람들은 설득당하
[디지털] 7인치의 마법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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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3월21일에 태어났다. 강인한 인상과는 거리가 좀 멀고 어딘가 여심을 자극하는 순진한 자태를 지녔다. 외모 중에서는 입술이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영화 <벡>에서는 평범하다 못해 소심하기까지 한 고등학생 코유키로 등장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내 코유키의 진실이 드러난다. 기타 연주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비범함을 갖고 태어난 인물 코유키는 더이상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아니라 무대 위의 영웅이 된다. 21살의 매력 만점의 젊은 배우 사토 다케루가 극중 코유키를 더 싱싱하게 만든다. 사토 다케루는 2006년에 드라마 <프린세스 프린세스 D>로 연기를 시작했고 그 밖의 드라마 <큐토> <블러디 먼데이> <루키즈>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모았다. 2007년에는 특수촬영물 시리즈 드라마 <가면 라이더 덴 오>에 출연하고 같은 해 동명의 영화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으며 영화 연기를 시작한다. <벡>이
[who are you] 사토 다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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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워리어스 웨이' 기자간담회에서 장동건과 키스신 촬영에 대한 질문에 할리우드 여배우 케이트 보스워스는 "영화에 보여진 로맨틱한 키스신 장면과 달리 실제 촬영 분위기는 달랐다"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큰 나무판 위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는데 판이 빙글빙글 돌면 카메라는 반대편으로 돌면서 촬영이 진행되서 NG가 나면 "멀미하지 않았냐'어지럽지 않느냐고 서로 물었다"라고 말했다.
장동건에게 키스신에 대한 아내 고소영의 반응을 묻는 말에 "예고편을 아내도 봤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흔쾌히 재밌게 받아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서 동양인 남자배우의 폭이 조금씩 넓어지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라고 전하며 "동양인 남자 배우라 하면 무술만 하는 배우, 액션만 잘하는 배우라는 인식이 아직 강한데 한국배우들이 액션도 잘하지만, 연기도 잘한다며 액션만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액션도 잘하는 배우가 한국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연기했다"라고
[워리어스웨이]케이트 보스워스 "장동건과 키스, 멀미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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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상극의 캐릭터가 교감한다는 설정이 재밌었어요."케이트 보즈워스는 23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영화 '워리어스 웨이'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보즈워스는 슈퍼맨 리턴즈'(2006)에서 주인공 클라크가 사랑하는 여인 로이스 레인 역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워리어스 웨이'에서는 장동건의 상대역인 말괄량이 마을처녀 린 역을 소화했다.그는 "린은 서부에서 자라 거칠고 활동적이지만, 상대역 남자(장동건)는 훈련받은 전사의 모습인데다가 우아하기까지 했다"며 "서로 다른 두 인물이 엮어가는 마음의 교감이 재밌었다"고 했다.'워리어스 웨이'에는 미국, 영국, 인도, 한국 등 여러 나라의 자본이 들어갔다. 다국적 자본에 한국의 이주익 보람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배리 오스본 등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할리우드 배우로서 온전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다국적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것에 대해 위험
"상극의 캐릭터가 교감하는 게 재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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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바비킴, 휘성, 거미가 연말 합동 공연을 마련한다.가창력으로 인정받는 이들은 다음 달 30-31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내 보컬돔씨어터에서 '더 보컬리스트'란 타이틀로 함께 무대에 오른다.'더 보컬리스트'는 지난해 바비킴, 김범수, 휘성이 참여해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3만 관객을 동원,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이 공연은 개별 가수의 릴레이 무대 대신 참여 가수들이 어우러진 연출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지난해 공연에도 참여한 바비킴과 휘성은 23일 "지난해 무대를 준비할 때는 소주잔을 기울이며 듀엣곡과 합창할 레퍼토리를 선곡하는 등 우리의 다른 음색이 하나로 어우러지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에는 여성 보컬인 거미가 참여한 만큼 한층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mimi@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
바비킴.휘성.거미, 연말 합동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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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추격자'보다 이야기가 크고 깊어졌어요. 인물들도 커졌고요."(하정우)"'추격자'는 (카메라를) 바짝 들이대서 주인공의 맥박까지 느낄 정도의 영화라면 '황해'는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더 풍성한 영화가 될 겁니다."(김윤석)2008년 5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한국 스릴러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영화 '추격자'.'추격자'의 주역 나홍진 감독과 배우 김윤석, 하정우가 다시 손잡은 '황해'는 올겨울 한국영화 가운데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10개월여 동안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170차례의 촬영을 했고 총제작비가 100억원대인 블록버스터다.23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나홍진 감독은 김윤석과 하정우를 다시 캐스팅한데 대해 "이야기를 키워가면서 배우들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김윤석과 하정우도 감독과 상대 배우에 대한 믿음이 있어 다시 작업을 같이 하게 됐다고
"'추격자'보다 이야기 크고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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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제가 말 주변이 없어서…. 지난해까지 진행한 라디오 방송은 처음으로 사람들의 관계 속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한 극기 훈련이었죠."파란 점퍼 차림에 머리를 질끈 동여맨 한영애는 2003년 이후 언론 인터뷰가 드물었다는 말에 이렇게 에둘러 말했다.최근 마포구 합정동의 한 지하 연습실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그는 26-28일 대학로 극장 '이다'에서 올릴 '발라드 인(in) 한영애'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화장기 없이 내추럴한 모습은 '시크한' 눈매가 뿜어내던 카리스마를 감춰줬다. 낮고 느린 음색도 '소리의 마녀'란 별명이 주던 거리감을 한뼘 좁혔다.1976년 이정선, 이주호, 김영미와 함께 혼성그룹 해바라기 1집으로 데뷔한 한영애는 1986년 솔로 1집 '여울목'을 냈고 신촌블루스 객원 보컬로도 참여했다. 그는 30여년 동안 포크와 블루스, 록과 테크노, 트로트까지 넘나들며 왕성한 음악 식탐을 보여줬다. 통기타 시절엔 '한국의 멜라니 사프카
<한영애 "내 음악은 호기심.우연.시대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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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배우 장동건이 돌아왔다. 장진 감독의 '굿모닝 프레지던트' 이후 1년여 만이다. 무엇하나 부족할 것 없는, 자신감 넘치는 젊은 대통령에서 이번에는 천하제일고수 역으로 관객들과 만난다.할리우드 진출작이라 할 수 있는 '워리어스 웨이'의 개봉을 앞두고 23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배우 장동건을 만났다. 영화는 다음 달 2일 한국에서, 하루건너 3일에는 미국에서 개봉한다.장동건이 맡은 텅빈 눈동자라고 불리는 남자는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지만, 가슴은 뜨거운 인물이다. 냉혹한 검사(劍士)에서 사랑을 느끼는 남자로, 그리고 마을을 구하는 영웅으로 변모해 간다. 가슴 속 변화는 요동치지만 뜨거운 속내를 숨긴 채 차가운 겉모습을 유지해야 한다.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정의 온도와 기울기가 달라지는 인물을 찡그린 표정과 눈빛으로만 표현해야 했다. 기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대단히 어려운 도전이었을 건 분명하다."'눈에 힘만 주면 되겠구나'라고 생
<장동건 "해외 진출요? 자신감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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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제작사에 이번 작품을 한국 배우와 같이하면 좋겠다고 얘기했습니다. 일본 남성은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는 편인데 한국 배우는 열정적이고 감정 표현에 솔직하다는 인상이 있습니다."(마츠시마 나나코)"처음으로 일본 배우, 스태프와 일본에서 촬영했습니다. 이 작품을 하기까지 고민도 많았습니다. 한국말로 연기하기도 벅찬데 일본어로 연기해야 해서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런 제안이 왔을 때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했는데 언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송승헌)한ㆍ미ㆍ일 합작 영화 '고스트'에서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송승헌과 일본 배우 마츠시마 나나코가 개봉을 앞두고 23일 오후 왕십리 CGV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마츠시마 나나코는 영화 '링'과 '화이트 아웃'으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차례 받았으며 '야마토 나데시코' '마녀의 조건' 등 수많은 드라마를 히트시켜 '시청률의 여왕'으로 불리는 일본의 대표
"한국배우, 열정적.감정 표현 솔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