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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의 성공 이후, 강형철 감독의 차기작은 충무로의 관심사였다. 전작이 설정의 진부함, 신인배우라는 무리수를 두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써니> 역시 비슷한 우려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전작이 그걸 보기 좋게 타파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강형철 감독의 재기가 그 모든 우려를 불식시킨다.
-엄마의 어린 시절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했다.
=<과속스캔들> 만들 때부터 막연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사실 여러 가지가 합쳐져 있다. 80년대 팝송 같은 것.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 시절의 어떤 것들. ‘엄마도 여자다’도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러 가지 것 중 하나다. 잘 모아보면 재밌는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전작의 흥행이 두 번째 작품의 연출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 같다.
=부담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다. 또 800만 관객 동원하라는 걸로 해석하는 대신, 그 사실 자체를 그냥 모른 척해버린다. (웃음) 물론 전작이 잘되면서 다
성인들도 성장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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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은 어떻게 성장할까? <말죽거리 잔혹사>로 소년들이 과격한 청춘의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 소녀들은 아기자기한 자신들의 방식으로 어른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었다. 중년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꺼내놓을 수 있었던 그 시절의 기억. 추억으로 뭉뚱그려 부르기엔 조금 더 깊숙한 소녀들의 이야기. <과속스캔들>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이 두 번째 작품으로 그 시절을 복기한다.
소녀들의 성장은 고요하다. 이소룡처럼 요란스럽게 쌍절곤을 휘두르지 않고도, 포르노 잡지를 사러 청계천씩이나 나가 돌아다니지 않고도 소녀들은 알게 모르게 한뼘 자란다. 지랄같이 변덕스럽고 요상하게 생겨먹은 게 사춘기라지만, 하고많은 세월 중 그 찰나의 순간쯤 뭐 그리 대수라고! 맘먹고 돌이켜본다 해도 그게 그렇다. 내가 모아둔 ‘아하’의 사진 한 박스를 ‘듀란듀란’의 최신 사진 한장과 맞바꾼다거나, 교과서 사이로 할리퀸 로맨스를 숨겨놓고 읽다가 선생님한테 한대 쥐어박히는 정도. 브랜드가 절대 영향력을
40대가 된 ‘소녀’들의 청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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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곧 출시된다. 그래서 초보자들을 위한 사용설명서를 준비했다. 시작은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의 앱스토어에서 <씨네21>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는 일이다. 어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키면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의 특별판이 있다. 준비는 끝났다. 가이드의 설명에 따라 <씨네21> 디지털 매거진 특별판(무료)을 마음껏 체험해보자. 읽는 게 아니라 체험하는 거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잡지를 읽는 독자(reader)에서 디지털 매거진을 체험하는 사용자(user)로 변신할 때다. 이 가이드에는 디지털 매거진 공식 버전에 포함될 기능들도 첨부되어 있다.
지면 파괴
무한한 정보를 향해 열린 창을 만나다
잡지는 네모난 종이 안에 갇혀 있다. 반면 디지털 매거진은 네모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같은 네모 안에 있지만 이것은 일종의 창과 같다. 창의 숫자는 무한대다. “디지털 매거진의 스크린은 하나의 창이 된다. 창 뒤에 무한한 공간을 사
리더에서 유저로, 디지털 진화를 경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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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지털 잡지는 어떻게 볼 수 있나요.
간단합니다. 태블릿PC의 스토어에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요즘은 대부분의 국내외 잡지들이 디지털 잡지를 발매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패드 혹은 갤럭시탭 같은 태블릿PC를 먼저 구입해야 한다는 건, 알고 계시죠?
2. 그럼 디지털 잡지는 갤럭시탭이나 아이패드를 사야만 볼 수 있는 건가요? 인터넷으로는 못 보나요.
당연히 못 봅니다. 우회로는 있습니다 디지털 버전을 발매하는 많은 신문이나 잡지들은 여전히 인터넷으로도 기사를 서비스하고 있거든요. 다만 많은 회사가 아예 태블릿PC로만 볼 수 있는 신문이나 잡지를 내놓기 시작하는 중입니다. 인터넷으로는 맛보기 기사만 서비스하면서 디지털 잡지에 주력하는 매체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3. 디지털 잡지가 생기면 종이 잡지는 없어지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디지털 잡지가 종이 잡지를 완전히 대체하는 건 아닙니다. 잡지를 볼 수 있는 통로 하나가 더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디지털 잡지들은
디지털 바보를 위한 디지털 잡지 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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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잡지중독자다. 가만 생각해보니 <씨네21> 입사원서에도 ‘잡지가 좋아서’라는 말을 ‘영화가 좋아서’라는 말 뒤에 다소곳하게 써붙였던 것 같다. 단순히 영화가 좋았다면 평론가가 됐거나 시나리오작가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아, 그럴 능력은 없었던 걸까. 어쨌든 나는 잡지가 좋다. 보는 것도 좋고 만드는 것도 좋다. 잡지를 배송받아 뜯는 순간의 희열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매주 잡지 한권을 만들면서 매달 수십권의 잡지를 사모은 것도 어언 7년째다. 매달 나오는 교양, 패션 잡지, 디자인 관련 잡지, 인테리어 잡지는 물론, 동서양 잡지도 끊임없이 사모은다. 언젠가는 매달 잡지 구입에 쓰는 비용이 얼마인지를 머릿속으로 계산해본 적이 있다. 적어도 10여만원, 많게는 20여만원. 그걸 월급으로 나누면 몇 퍼센트가 되는지 계산해보았더니….
하루는 큰 방 가득 쓰러질 듯 쌓여 있는 잡지를 보면서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단행본보다 많은 잡지들이 방 안의 습기를 빨아들이며 서로의
종이잡지 말고 디지털 솔직히 어떻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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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스터가 처음 등장했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디지털카메라가 세상에 나왔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물론 우리는 여전히 CD로 음악을 듣고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음원과 카메라가 음악과 사진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송두리째 뒤흔든 건 사실입니다. 당신이 지금 읽게 될 것은 디지털 잡지에 대한 기사입니다. <씨네21> 디지털 잡지가 곧 세상에 나옵니다. 곧 무료로 공개될 <씨네21> 디지털 특별판에는 오달수가 주연한 바이럴 뮤직비디오도 있습니다. 감독은 무려 박찬욱입니다. 그래서? 읽고 있는 종이 잡지를 곧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는 날이 왔다고 주장하냐고요? 아닙니다. 또 하나의 매력적인 신세계가 열린다는 이야깁니다.
잡지 혁명 웰컴 투 디지털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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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학’이라는 말은 거의 경멸어가 되었다. 오늘날 수사학은 말이나 글의 텅 빈 내용을 가려주는 ‘포장’, 혹은 ‘장식’의 동의어가 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고대에 그것은 사회에서 모든 이가 배워야 할 필수교양으로 여겨졌다. 당시 법정에서는 당사자가 말로 자신을 변호하며 배심원들을 설득해야 했고, 폴리스에서 공직을 맡거나 맡으려는 사람들은 말로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다. 고대의 수사학은 그저 문체에 흐르는 윤기가 아니라, 무엇보다도 말이나 글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의미했다.
수사학이 경멸어가 된 것은 근대의 과학주의와 관련이 있을 거다. 과학에서 수사학은 불필요한 장식일 뿐이다. 물론 문체가 필요한 경우도 있으나, 일반적으로 문체는 학문의 본질과는 무관하다. 훌륭한 문체를 가져야 훌륭한 학자가 되는 것은 아니잖은가. 근대의 정치도 수사학을 경멸어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정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기에, 예나 지금이나 정치가들은 늘 수사를 남발한다. 하지만
[진중권의 아이콘] 말이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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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나리오
어떤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지 결정했다면 먼저 그것을 시나리오로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시나리오란 딱히 정해진 형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머릿속의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신 머리(신 번호/장소/시간) 아래 지문(화면에 보이는 것)과 대사(화면에 들리는 것)로 정리하는 것입니다(주1). 앱스토어의 ScriptWrite나 Scripts Pro 같은 전문적인 시나리오 작성 앱을 사용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으며(주2) 그것도 귀찮다면 그냥 메모 앱이나 텍스트 편집기를 이용해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단계에서 감독의 머릿속에만 있는 ‘완성된’ 결과물을 다 같이 알 수 있도록 글자화한다는 것이죠. 만약에 촬영을 도와줄 친구들이나 배우들이 있다면 시나리오를 통해 앞으로 그들이 뭘 해야 할지 알려주고 현장에서 연출자와 손발이 맞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2. 사전시각화 Pre-visualization
사전시각화란 시나리오의 내용을 촬영 이전에 미완성 형태로 시각화해보고 그 결과
[영상공작소] 로케이션 헌팅, 캐스팅, 콘티 모두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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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의 손을 떠난 예술품의 존립이 저 스스로 보장되는 경우란 없다. 창작품, 전시공간, 그리고 관객. 이 균형 잡힌 삼박자로 사물은 예술로 승격된다. 관람이란 가벼운 박수나 탄성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적극 개입과 품평을 통해 관전 대상의 생존을 좌우하는 심판의 형식으로도 표출된다. 그렇지만 미술관 관객의 공격성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축에 속한다. 서사의 태부족과 시각 자극 '한방'에 의존하는 미술의 속성상 교양층 관객조차 품평이 닿지 않는 부분이 많아서다. 미술이 위상을 보장받는 장점이자, 세간의 인기를 얻지 못하는 단점도 이 때문이다. 음악, 연극, 영화처럼 인접 예술의 재현이 '원작'에 대한 후대의 무수한 변용이기 십상인 데 반해 원작 자체를 보존하고 제시하는 미술의 관람 논리는 전시장안에서 작품을 관객보다 우위에 놓는다. 으레 고대 유물이거나 희귀품 혹은 유일무이한 단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에서 관객과 작품은 일정 거리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다. 그것은 감상보다 접견이라는 표현이 어
[반이정의 예술판독기] 관객에게 '주어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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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100여분의 러닝타임 동안 펼쳐진 악몽의 세계보다 영화 엔딩의 자막, 즉 <안티크라이스트>를 타르코프스키에게 헌정한다는 내용의 자막이 더 당황스럽고 끔찍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타르코프스키가 <희생>에서 자신의 영화를 아들에게 바친다고 썼던 그 자리에, ‘라스 폰 트리에’라는 (상징적) 아들은 자신의 (상징적) 아버지에게 <안티크라이스트>라는 거울상의 영화로 응답하고자 한다. 그것이 그의 진심이든 농담이든 간에(나는 진심으로 보는 입장이다), 그렇게 라스 폰 트리에는 이미 세상을 떠난 타르코프스키에게 그가 구축하려 애썼던 세계의 뒤집혀진 이미지를 내민다. <안티크라이스트>와 타르코프스키 영화간의 전도된 연관성, 달리 말해 향수의 꿈을 위해 사용된 자연의 상관물이 악몽의 꿈으로 사용되고, 최후 희망의 징표로 남겨졌던 아이가 죽음을 맞으며 영화의 문을 여는 등에 대해서는 이미 정한석이 지적(<씨네2
[전영객잔] 크라이스트 세계의 그 텅 빈 공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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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 때문에 금치산자가 됐다. 처음에는 빠른 속도의 이야기로, 그 이후에는 김인숙(염정아)의 복수심으로, 그리고 그녀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으로 질주하는 <로열 패밀리>를 보면서 종종 정신이 혼미해졌다. 모리무라 세이치의 소설 <인간의 증명>이 원작인 <로열 패밀리>는 <히트>와 <선덕여왕>을 쓴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이들의 오랜 파트너인 권음미 작가가 집필을 맡은 드라마다. 손에 쥔 패를 쉽게 보여주지 않는 이들의 드라마 작법은 종영을 앞둔 지금까지도 수많은 스포일러를 양산하고 있다. 열성적 시청자가 상상해낸 이야기의 전말은 이미 작가들이 창조한 세계를 넘어버렸다. 극중의 한지훈(지성)은 “진실은 나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작가들이 말하는 진실이 시청자를 구할 상황이다. 작가들이 <로열 패밀리> 15회 모니터링을 앞두고 있던 지난 4월20일 저녁, 그들의 작업실
[김영현, 박상연, 권음미] 대중들은 이젠 착한 사람을 못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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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것, 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능력있는 변호사로 승승장구하는 엘리자베스(나오미 왓츠)에게 세상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게 된 상처가 있다는 걸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여자들은 절 적으로 간주해요. 전 자매애 같은 것은 믿지 않거든요.” 그녀는 태어나자마 입양되었고 양부모에게서도 버림받다시피했다. 엘리자베스라는 이름은 14살 때 스스로 지었고, 17살 때 불법으로 불임수술을 받았으며 그 이후 계속 혼자 살았다. 하지만 의도치 않게 임신하면서 그녀는 혼란에 빠진다. 14살 때 딸을 낳자마자 입양보냈던 엄마 캐런(아네트 베닝)은 37년 동안 매일 딸에 대한 미안함으로 하루하루를 덧없이 흘려보냈다. 유일한 혈육이었던 노모가 죽은 뒤 세상에 홀로 남겨진 그녀는 비로소 딸을 찾을 용기를 낸다. 그리고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진단을 받은 뒤 입양을 결심한 루시(캐리 워싱턴)는 아이에 대한 애착이 커져갈수록 남편의 마음이 점점 멀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감독
누군가의 딸 혹은 엄마일 세상 모든 여성들 <마더 앤 차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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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편의 옴니버스 장편영화, 두편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한편의 장편영화, 연출을 맡은 마흔한명의 감독들. 숫자로 훑어본 ‘시선’ 시리즈의 역사다. 2003년 <여섯개의 시선>으로 출발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프로젝트가 벌써 여덟 번째 영화 <시선 너머>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는 강이관, 부지영, 김대승, 윤성현, 신동일 감독이 인권문제와 관객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가장 호기심을 유발하는 이름은 세 번째 에피소드 <백문백답>을 연출한 김대승 감독이다. <가을로>(2006) 이후 오랜만에 신작을 공개한 김대승 감독은 성폭력 가해자인 회사 간부를 상대로 외롭게 맞서는 여성의 이야기를 차갑고도 강렬한 톤으로 그려낸다. 가해자가 경찰에 제출한 피해자와의 다정한 CCTV 장면, 여자의 우울증 병력과 대출 정보는 순식간에 피해자를 ‘꽃뱀’으로 둔갑시킨다. 이 에피소드의 ‘발견’은 배우 김현주의 불안정한 얼굴이다. 밝고 따뜻한 이미지로 인
인권문제와 관객사이에 다리를 놓다 <시선 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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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희(정려원)의 결혼식을 앞두고 석정리는 떠들썩하다. 석정리 사람들은 설희의 할아버지이자 마을의 가장 웃어른인 구장(변희봉)댁 경사를 제 일처럼 반긴다. “에이…이승만 박사가 으떤 분인디… 아, 그 냥반이 빨갱이 잡아 족치는 걸로 박사까지 하신분 아니여.” 전쟁이 났다는 소식에도 석정리 사람들은 태평 무사하다. 설희도 화촉을 밝힐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마음 설렌다. 하지만 석정리에 들어온 건 함이 아니라 변고다. 반공청년단 출신의 정혼남 택수(이신성)가 “빨갱이들을 피해” 야반도주한 것이다. 초야도 치르지 못한 채 생과부가 될지 모를 상황에 처한 설희, 구장은 손녀의 딱한 처지 앞에서 급기야 드러눕는다.
‘웰컴 투 석정리’로 제목을 바꿔 불러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빨갱이들은 머리에 뿔 달린 놈들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석정리 사람들은 잠시 반항을 하기도 하지만, 어느새 인민군 장교 정웅(김주혁)의 눈에 들기 위한 경쟁에 돌입한다. 처음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한 방편이었던
웰컴 투 석정리? 조금 식상하지 않나하는 아쉬움 <적과의 동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