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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재벌의 외아들 브릿 레이드(세스 로건)는 할 줄 아는 건 파티밖에 모르는 놈팡이다. 부친이 사망하자 브릿은 하루아침에 미디어 제국을 물려받는데 물론 그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대신 브릿은 부친의 자동차 정비공이었던 기계와 무술의 천재 케이토(주걸륜)와 슈퍼카를 개조해 타고 다니며 ‘그린 호넷’이라는 이름으로 영웅 행세를 한다. 그러다 여자도 얽히고(카메론 디아즈가 별 볼일 없는 분량으로 등장한다), 악당도 얽힌다(좋은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가 별 볼일 없는 역할로 등장한다).
‘그린 호넷’은 <쉐도우>처럼 20세기 초 라디오 시리즈로 처음 등장한 영웅이다. 이 시리즈가 가장 유명해진 건 1966년 미국 <ABC>의 TV시리즈에서 케이토 역을 이소룡이 맡으면서부터다. 아직 할리우드가 제대로 건드린 적 없는 시리즈니 <그린 호넷 3D>는 감독의 특성과 재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을 것이다. 그러나 미셸 공드리는 블록버스터다운 즐거
가장 밉살스럽고 덜 자란 머저리 영웅 <그린 호넷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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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만 공습 60일 전, 미 정부 비밀요원인 폴(존 쿠색)은 CIA 동료이자 친구인 코너(제프리 딘 모건)의 죽음에 얽힌 진상을 밝히기 위해 기자로 위장해 상하이로 잠입한다. 살해당한 코너가 일본 정보부 수장 다나카 대좌(와타나베 겐)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입수했음을 알게 된 폴은 그에게 접근을 시도하는 와중에 삼합회 보스 앤소니(주윤발)와 그의 아내 애나(공리)를 알게 된다. 중국 저항군이라는 애나의 숨겨진 신분을 알게 된 폴은 그녀를 지켜주려 하지만 비밀과 음모가 하나씩 드러나는 가운데 진주만 공습이 시작되고 네 사람의 운명은 상하이처럼 혼돈으로 치닫는다.
1941년 상하이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매혹이다. 외세에 무력으로 개방된 이후 ‘동양의 파리’라 불릴 만한 우아함과 화려함 위에 세워진 이 혼란스런 도시는 당대의 서구 열강과 일본군, 그리고 중국의 저항군이 한데 뒤섞여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상하이>는 제목 그대로 2차 세계대전 직전 열강의 각축장이었던 상
역사의 소용돌이에 놓인 이들의 사랑과 엇갈린 운명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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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사극영화와 드라마에서 탐정이 아닌 주인공은 거의 없었다. <허준>의 허준이 무술실력까지 뽐내며 갖가지 미스터리를 돌파한 이후, <대장금>의 장금은 의술로 부모의 죽음에 얽힌 음모를 풀어냈고, <바람의 화원>의 신윤복과 김홍도는 그림에 숨긴 비밀을 파헤쳤고, <성균관 스캔들>의 잘금 4인방은 학문적 지식과 탐문을 통해 정치적 음모를 밝혀냈다. 한 내의녀가 궁녀의 세계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내는 영화 <궁녀>도 마찬가지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은 이러한 사극 트렌드의 최신판이다. 사극의 미스터리 트렌드가 역사소설의 붐에 힘입었듯이, <조선명탐정> 역시 김탁환의 역사추리소설 <열녀문의 비밀>을 각색했다.
기존의 미스터리 사극과 다른 것이 있다면, <조선명탐정>에는 진짜 탐정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영화는 조선시대 정5품에 해당하는 탐정
조선시대 셜록홈즈와 왓슨이 펼치는 코미디와 액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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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디 앨런의 신작인 <환상의 그대>에서 키워드는 ‘환상’이다. 여기서 환상은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게 아니라 씁쓸하고 퍼석퍼석한 맛이다. 그거라도 없으면 인생살이가 너무 고달파서 붙들고 있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주먹에 든 모래처럼 스르륵 빠져나가 더 큰 공허와 고통으로 우리를 몰아넣는 게 환상이다. 잡을 수도 놓아버릴 수도 없이 질기게 우리 곁에 머무는 환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인생을 추동하는 강한 힘이다. 우디 앨런은 자신이 좋아하는 셰익스피어를 인용하며 영화를 시작한다. “인생은 헛소리와 분노로 가득 차 있고 결국 아무 의미도 없다.” 40년 넘게 쉼없이 정력적으로 영화를 만들어왔고 등장인물들을 수다의 홍수에 빠뜨린 우디 앨런이 도달한 결론으로 허무하다 느낄 수 있겠지만 이는 오래전부터 그의 작품 세계의 바탕이었다.
<환상의 그대>는 40년간 결혼생활을 해온 헬레나(제마 존스)와 알피(앤서니 홉킨스), 그리고 그들의 딸인 샐리(나오미 왓츠)와 사위 로이(조시
환상은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게 아니라 씁쓸하고 퍼석퍼석한 맛 <환상의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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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벌 전투 뒤 8년, 백제를 손에 넣은 신라는 이번엔 고구려를 노린다. 삼국의 명운이 걸린 평양성 한복판에서 각자의 삶과 생각이 교차하며 한바탕 떠들썩한 축제 같은 전투가 시작된다. 삼국통일의 야망을 품은 김유신(정진영)은 당나라와 연합하여 고구려 평양성으로 진격한다. 눈치 백단 김유신은 진즉에 신라까지 차지하려는 당나라의 흑심을 눈치채고 고구려와 비밀리에 연합작전을 도모하지만 당나라로 망명한 고구려 정통 후계자 남생(윤제문) 때문에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정치적 협상을 주장하는 형 남생과는 달리 카리스마 넘치는 동생 남건(류승룡)은 평양성을 사수하며 결사항전을 다짐한다. 연개소문의 세 아들이 반목하는 사이 김유신은 피해없이 평양성을 점령하기 위해 갖은 꾀를 내보지만 결과는 예측불허. 한편 황산벌 전투에서 끈덕지게 살아남은 생존의 달인 거시기(이문식)가 이번에는 신라군으로 징병되지만 이내 고구려군의 포로가 되고 그곳에서 고구려군인 갑순(선우선)을 만나 살아남기와 사랑을 동시에 이
삼국통일의 대업과 전쟁 속의 개인을 능수능란하게 다룬 <평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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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애플렉과 맷 데이먼은 유사한 시기에 대등한 에너지를 선보이며 배우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난 지금 누가 더 깊은 심연을 가진 배우인가 하는 질문의 답은 싱겁게 판명이 난 것 같다. 맷 데이먼은 어디로 더 나아갈지 예측할 수 없지만 벤 애플렉은 어딘가 오래전부터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타운>에서도 벤 애플렉의 연기는 새롭지 않다. 다만 이런 비교는 벤 애플렉의 연기를 탓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의 야심을 말하기 위해서다. 그는 언제인가부터 배우를 넘어 각본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그 각본을 현장에서 직접 연출하기를 갈망한다. 그는 좋은 배우보다 좋은 영화인이 되길 원하는 것 같다. <타운>은 그런 벤 애플렉의 출연, 각본, 연출의 삼박자가 만들어낸 그만의 야심작에 해당할 것이다.
미국 보스턴에 속한 찰스타운. “찰스타운에서 은행 강도는 대물림되는 기업과 같다”는 말로 영화는 시작한다. 더그(벤 애플렉)는 전직 아이스하키
장르적으로 도취적인 매력을 가진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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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이전에도 여러 차례 초청받은 적이 있지만, 그때마다 바쁜 일이 있어서 한 번도 한국에 오지 못했어요. 비공식적으로는 광고 촬영이나 영화 장소 헌팅때문에 몇 번 온 적이 있는데 이렇게 오게 돼 기뻐요. 아시아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굉장히 유명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영화제에도 참석하고 싶어요."중국 출신의 세계적인 배우 궁리(鞏悧)가 20년 넘은 활동 중 처음으로 한국을 공식 방문했다.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상하이'를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궁리가 24일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취재진을 만났다.미카엘 하프스트롬 감독이 연출한 영화 '상하이'는 일본이 진주만을 폭격하기 직전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운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미국 정보요원 폴(존 쿠삭)이 절친한 동료의 죽음의 비밀을 파헤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궁리는 마피아 보스 앤소니(저우룬파.周潤發)의 아내로 일본을 상대로 한 저항군으로
<궁리 "마음의 평정 유지하려고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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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올해부터 CJ CGV 다양성영화 브랜드인 무비꼴라쥬와 함께 ‘시네마톡’을 진행한다. 시네마톡은 매달 무비꼴라쥬에서 개봉하는 영화 한편을 선정해 <씨네21> 기자와 김영진 영화평론가가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보고 대화를 나누는 행사다. 2011년 첫출발은 데브라 그래닉 감독의 <윈터스 본>으로, 1월14일 오후 8시 CGV대학로에서 주성철 기자의 진행으로 열렸다.
<윈터스 본>은 미국 미주리주의 오자크 지역을 배경으로 어린 두 동생과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살고 있는 열일곱살 소녀 리 돌리(제니퍼 로렌스)를 그린 이야기다. 매일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한 리 돌리는 어느 날 집에 찾아온 경찰관으로부터 마약 제조 혐의로 입건된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듣는다. 경찰의 말에 따르면 리 돌리의 아버지는 보석금을 내고 가석방됐는데 여전히 마약을 제조하고 있고, 그가 재판에 출두하지 않으면 보석금 담보로 잡힌 리 돌리 가족의 집과 땅이
[시네마톡] 이 영화 어떻게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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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파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뤼미에르 형제의 <열차의 도착> 첫 상영. 관객은 자신들을 향해 달려드는 열차를 피해 괴성을 지르며 자리를 떴다. 영화 역사상 이 세계 최초의 ‘활동사진 상영’ 다음으로 많이 언급된 ‘요란스러운’ 순간은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가 1959년 칸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된 날이 아닐까? 그로부터 반세기하고도 2년이 지난 2011년. 누벨바그의 주역 장 뤽 고다르와 프랑수아 트뤼포에 관한 다큐멘터리 <누벨바그의 두 사람>(Deux de la Vague)이 개봉했다.
영화는 59년 5월 당시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승승장구하는 트뤼포, 썰렁한 <카이에 뒤 시네마> 편집실을 떠나며 “칸에 내려갈 돈이 필요한데… 트뤼포 이 나쁜 자식. 내 생각을 좀 해줄 수도 있었잖아”라며 지인에게 구시렁거리는 장 뤽 고다르를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며 ‘누벨바그의 두 사람’을 소개한다(참고로 이 영화는 역사학자 앙투안 드 베
[파리] 누벨바그, 그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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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만화] <메가마인드> 메가마스터 2호점이 들어설 은평구에 나와있습니다.
[정훈이만화] <메가마인드> 메가마스터 2호점이 들어설 은평구에 나와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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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낭만을 몰라.” <죽이러 갑니다>의 주인공 엄 사장(김병춘)은 극중 딸(김꽃비)에게 교외에 놀러왔으면 차 안에만 있지 말고 “하늘도 좀 보라”고 다그친다. 자신이 해고한 노동자(이경영)의 위협에 혼자만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이기적인 아버지의 입에서 나온 말치곤 제법 ‘낭만적’(?)이긴 하다. 꼰대 같은, 그래서 더 얄미운 극중 역할과 달리 인터뷰에서 만난 배우 김병춘은 낭만적이었다. 그의 대답은 외모만큼이나 담백한 감성이 실려 있었다. 김병춘은 “같은 의미라도 시적으로 말하는 게 좋더라”면서 “언어를 활용한다는 건 가식이 아니라 자신을 고양시키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말한다. <극락도 살인사건>(2007), <어깨너머의 연인>(2007) 등 수십편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활동했고, 최근 MBC 주말드라마 <글로리아>에서 클럽 ‘추억 속으로’의 기타리스트 ‘이윤배’로 활약한 배우 김병춘에게 <죽이러 갑니다>
[김병춘] 첫 주연작… 너무 이른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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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연기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운동이나 음악 등 다양한 걸 경험하게 해줬다. 그 안에서 재능을 찾으라고 했는데, 연기를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드라마 <화랑전사 마루> <대왕세종> <선덕여왕> <공부의 신>, 영화 <바리바리 짱> <비열한 거리> <글러브> 등에 출연하게 됐다.
-3월이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된다.
=대학 진학도 준비해야 하고, 슬슬 부담된다. 그동안 학업이랑 일이랑 잘 병행해왔는데, 2010년에 작품을 많이 했다. 학교도 자주 빠졌고 공부에도 신경을 많이 못 썼다. 내신에 더 신경써야겠다.
-<글러브>에선 청각장애 야구부, 충주 성심학교 야구부의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3개월간 야구 연습을 했다. 충주 성심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합숙도 했다. 청각장애자를 연기하게 되면 굉장히 신경쓸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화를 배우고
[who are you] 이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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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골든글로브 4관왕
→7개 부문 후보에 오른 <킹스 스피치> 제치고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 수상. 데이비드 핀처 감독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임기 마친 아놀드 슈워제네거, “배우 복귀는 피할 수 없는 숙명”
→세편의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슈워제네거의 롤모델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돌아오자마자 목표를 너무 높게 잡은 거 아님?
2011년 베를린영화제, 이란에 수감 중인 자파르 파나히 감독 영화 상영한다
→<오프사이드>를 비롯해 파나히 감독의 전작들을 상영하고 이란의 검열문제에 대한 토론도 열 예정이라고. 파나히 감독은 6년형을 선고받기 전 2011년 베를린영화제의 심사위원이었다.
[댓글뉴스] <소셜 네트워크>, 골든글로브 4관왕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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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그렇지만 이탈리아 국민도 참 피곤하겠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지저분한 구설수를 단 하루라도 접하지 않는 날이 없을 테니. 최근 17살 밸리댄서와의 성매매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난 베를루스코니에 대한 분노가 이번엔 이탈리아 영화계에서 터져나왔다. <굿모닝, 나잇> <승리> 등으로 2000년대 이탈리아 영화계를 풍요롭게 만든 70대 거장 마르코 벨로키오가 베를루스코니의 검열제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국가에서 검열은 ‘가위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아예 돈줄을 끊는 방식으로 자행된다. 이탈리아 영화계도 예외는 아니다. 베를루스코니는 3대 민영방송사가 포함된 미디어 그룹 ‘미디어셋’과 거대 영화제작사 메두사의 소유주이며, 국영방송 RAI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정부를 비판하는 영화들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마르코 벨로키오는 신작 <나의 이탈리아>가 엎어질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해외뉴스] 이번엔 이탈리아 영화계의 공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