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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글을 쓸 자격이 되나요? 으하하하하.” 전화를 받은 나는 그냥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겨우 두달이 채 안된 내가 알면 얼마나 안다고… 당황스럽고 민망하지만 이것도 추억이겠다 싶어 흔쾌히 승낙했다. 영화를 전공한 내가 홍보사에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되묻는다. “근데 왜 홍보를… 홍보는 마케팅쪽이 아닌가요?” 맞다. 마케팅의 ‘마’자도 몰랐던 나는 오직 영화만 바라보고 달려온 시네키드이자 영화 외길인생(?)을 살아왔다. 단지 ‘영화’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이끌려 무작정 달려들었고 내가 하는 이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인지 차츰차츰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이 일을 시작한 것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거니와 오히려 로망으로만 느껴졌던 감독님들과 배우를 만나는 일상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멋있게만 보였던 감독님들과 배우들은 그냥 옆집의 친근한 아저씨나 언니, 오빠들이었다. 학교 다닐 때, 배우를 보고 ‘연예인이다’라고 외치는 우리를 보고 어느 한
[충무로 신세대 팔팔통신] 영화 하는 여자라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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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가 ‘디지털 삼인삼색’을 선정해 발표했다. 디지털 삼인삼색은 영화제 상영과 국내외 배급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전주영화제의 디지털영화 제작 프로젝트로, 매년 3편의 프로젝트를 선정해 작품당 5천만원의 제작비를 지원한다. 올해는 장 마리 스트라우브 감독의 <후예>, 클레어 드니 감독의 <알리바를 위한 알리바이>, 호세 루이스 게린 감독의 <1900, 이웃 이야기>가 선정됐다. 모두 유럽 출신 감독이다. 전주국제영화제 유운성 프로그래머는 “아프리카(2008), 아시아(2009), 아메리카(2010)를 거쳐 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하룬 파로키 감독의 <베스터보르크>, 페드로 코스타 감독의 <메모리즈>, 유진 그린 감독의 <편지> 등으로 구성된 2007년 이후 4년 만에 유럽 출신 감독들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차이라면 신예 중심이었던 2007년과 달리 이번에는 “오랫동안 꾸준히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감독들로 꾸려
정말 최선인걸요,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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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2004)과 <타짜>(2006)는 조연들이 벌이는 환상의 ‘빅 매치’였다. 장진 감독이 <기막힌 사내들>(1998)에서 A급 배우를 쓰지 않는 ‘무모한 실험’을 벌였을 때와는 ‘시추에이션’이 달라진 것이다. 백윤식과 김윤석을 보라. 또 송새벽을 보라. 주연이냐, 조연이냐의 문제를 꺼
내려는 게 아니다. 구미 당기는 캐릭터를 먼저 구하지 않는다면 제 발로 걸어들어온 재능도 소진될 수밖에 없다. 2011년의 뉴 페이스 찾기는 배우 구하기가 아니라 캐릭터 구하기부터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이빨’ 로 죽여주는 사나이
박철민篇
10s 1967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깡패학교’라 소문난 고등학교에 ‘뺑뺑이’로 배정됐다. 한대라도 덜맞으려고 격투기를 배웠다.
20s 중앙대학교 경영학과 시절. 연극 동아리 방에서 죽치고 살았다. 배고프면 교정의 호숫가에서 물고기를 낚았다. 밤에는 ‘후레슈’로 어슬렁거리는 비둘기를 혼절시켜 잡아먹었다.
[조연열전] 2005~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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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내긴 줄 알았는데 붙박이었다. 자존심 다칠까봐 영화를 흠칫거리던 선배들과 달리 이시기 조연배우들은 영화로 ‘목표’를 수정했다. 연극이냐, 영화냐의 양자택일. 그들은 결국연극으로 돌아가지 않고 ‘영화’를 선택했다 .‘한국영화’가 대중의 관심 키워드로 급부상하면서 조연또한 흔한 ‘언저리’ 존재가 아니었다. 송강호, 황정민, 정재영 등과 같이 조연에서 시작해 주연으로 자리한 경우도 많아졌다. 조폭코미디 혹은 범죄물이 흥행몰이를 계속하면서 시리즈물이 양산됐고, 개성파 조연들의 몸값은 불과 몇년만에 배 이상 뛰었다. 활황의 파고를 타고 제작편수까지 늘자 조연급 배우들을 주인공 삼은 대담한 영화도 쏟아졌다.
배우행 완행열차를 타다
임원희篇
10s 1970년 서울 출생. 주말 밤 10시가 되면 아버지는 잠에 곯아떨어진 초등학생 아들을 말없이 흔들었다. TV 안에 게리 쿠퍼의 무표정(<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과 장 가뱅의 주름(<고양이>)이 있었다. 신일고 연극
[조연열전] 1999~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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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술 담을 그릇이 필요했다. 구태영화 벗으려면 새 얼굴이 절실했다. 연극인들의 본격적인 충무로 입성은 1993년부터 시작된다. 연우무대 출신이었던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가 물꼬를 텄다. 임권택 감독의 <태백산맥>이 뒤를 이었다. 무대에 대한 진지한 경외를 유전자로 갖고 있는 그들은 굴곡으로 점철된 금단의 현대사를 스크린에 새기기 위한 더 는전 제였다. 컨셉이 명확한‘ 기획영화’도 도드라진 캐릭터를 운용할, 경험 많은 테크니션의 수혈을 요구했다. 짧고 굵게, 원 펀치로 승부하는 조연 시대는 그렇게 스르륵 열렸다.
때와 장소를 가리면 웃음이 아니다
권용운篇
10s 1966년 출생. 경기도 포천에서 뛰고 자랐다. ‘어려운 거 배워서 뭐 하나’ 수학(數學)이 싫어 수학(受學)을 멀리했다. 농가를 찾은 한 대학교 연극영화과 순회공연을 보고 ‘무대’를 동경한다.
20s 1985년 서울예대 연극과에 들어갔다. 갈증은 쉽사리 채워지지 않았다. 소설
[조연열전] 1993~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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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호시절에 조연배우 몰려왔다 / 난다긴다 재능들이 충무로를 두드렸다
누군가는 배신자다 누군가는 무임승차 / 쑥덕쑥덕 했지마는 허무맹랑 사실무근
배가고파 배우들이 충무로로 왔다지만 / 비실비실 위태하던 한국영화 길닦은건
짐짝처럼 취급받던 조연들의 자존오기 / 구십중반 한국영화 십년넘게 승승장구
호시절을 돌아보니 대접한번 못했구나 / 조연배우 열다섯을 한자리에 모아보니
한국영화 호시절이 옛일만은 아니구나
p.s. 후배와 술자리에 앉았다. ‘조연열전’ 후보들을 생각나는 대로 부르고 적었다. 그 자리에서만 40명이 훌쩍 넘었다. 다음날 맨 정신으로 훑어서 망각의 칸을 채우니 50명이 넘었다. 그들 모두의 사연을, 충분히 싣고 싶었다. 여력이 있었다면 정말 그렇게 했을 것이다. 열다섯 배우만 추렸다. ‘조연’이라고 썼지만, ‘배우’라고 부르는 게 맞다. ‘열전’이라고 썼지만 ‘메모’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그들의 2011년이 궁금하다.
조연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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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G애니메이션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이냐다. 당연히 픽사 아니겠냐고? <토이 스토리3>가 고고하게 독식한 2010년과는 사정이 좀 다르다. 올해 픽사의 무기는 <카2>(6월 개봉)다. 주인공 라이트닝 매퀸과 메이터가 이번에는 미국을 벗어나 일본, 유럽 등 세계를 무대로 레이싱에 참여한다. 그런데 예년처럼 픽사의 독주를 쉽게 예상할 순 없다. 감독인 브래드 루이스는 <카2>가 첫 연출작이며, 사실 전편인 <카>는 픽사영화 중에서도 성적이 조금 저조한 편이었으니까 말이다. 그에 대항하는 강자로는 위에 먼저 소개한 ILM의 <랭고>가 있다. 드림웍스와 스카이 스튜디오가 여전히 픽사에 밀리는 이 시점에서 ILM이라는 새로운 강자의 등장은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게 틀림없다. 뒤를 잇는 건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의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이십세기 폭스)가 내놓는 <리오>(7월 개봉)다. 미네소타 작은 마을의 잉꼬
[2011 CG애니메이션] 입체 스머프의 스크린 대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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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CG애니메이션계의 최강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픽사다. 그러나 해마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지난해 <슈퍼배드>의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가 그런 역할을 했다면 올해는 <랭고>의 ILM이 기대주다.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 매직’라는 긴 이름을 자랑하는 ILM은 CG계의 픽사다. 이 회사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비롯해 <해리 포터> 전 시리즈와 <캐리비안의 해적> 트릴로지 등의 CG 특수효과를 전담해왔다. <랭고>는 이 메이저 CG업체가 35년 만에 처음으로 도전하는 애니메이션이자 파라마운트가 제작하는 첫 번째 애니메이션이다. 그 누구보다 성공을 바랄 그들의 야심에 한 표를 던져봐도 될 듯하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감독 고어 버빈스키가 연출을 맡은 <랭고>는 영웅을 꿈꾸는 카멜레온 랭고가 더트라는 낡은 서부 마을의 보안관이 되며
[2011 CG애니메이션] <랭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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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면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막이 내린다. 2001년,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첫선을 보인 뒤 10년 만의 굿바이. 지난해 12월 개봉한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은 최종 시리즈로 향하는 길목을 잘 닦아놓았다. 덤블도어 교장의 죽음 이후 해리(대니얼 래드클리프), 론(루퍼트 그린트), 헤르미온느(에마 왓슨)는 죽음을 먹는 자들을 피해 머글들의 세계에 몸을 숨긴다. 마법부와 호그와트까지 장악한 볼드모트를 상대해야 하는 이들은 호크룩스를 찾아 헤매는데, 그 위험천만한 과정이 1부에서 박진감 넘치게 그려진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에선 해리와 볼드모트가 맞짱을 뜬다. 조앤 롤링의 원작 소설을 이미 접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영화의 결말을 예측하는 건 시시하다. 중요한 건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이 마지막 시리즈에서 그리려고 한 세계다. 데이비드 예이츠는 <죽음의 성물1>의 언론공개 자리에서 “2부에 더 많은 볼거리가
[2011 속편 블록버스터]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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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뉴문> <이클립스>에 이은 시리즈의 마지막 챕터 <브레이킹 던 1부>가 올해 공개된다. <브레이킹 던>은 이전의 3편과는 사뭇 다른 영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리즈를 복기해보자. <트와일라잇>에선 인간과 뱀파이어와의 사랑이, <뉴문>에선 인간과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신경전이, <이클립스>에선 인간과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삼각관계가 뜨겁게 묘사된다. <브레이킹 던>에선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와 에드워드(로버트 패틴슨)의 결혼이 성사된다. <브레이킹 던>의 결혼은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거래’다. 벨라는 에드워드에게 자신을 뱀파이어로 만들어줄 것을 결혼의 조건으로 내건다.
<브레이킹 던>은 1년의 시간을 두고 1부와 2부로 나뉘어 개봉한다(스테파니 메이어의 원작 소설 <브레이킹 던>은 벨라-제이콥-벨라의 이야기 구성을 취한다)
[2011 속편 블록버스터] <브레이킹 던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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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패로우가 4년 만에 부활한다. <캐리비안의 해적>이라는 거대한 함선의 키는 그사이 고어 버빈스키의 손에서 롭 마셜에게 넘어갔다.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하고, <시카고> <나인>의 롭 마셜이 연출하는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네 번째 이야기다. 잭 스패로우 선장(조니 뎁)은 영원한 젊음을 선사한다는 ‘젊음의 샘’을 찾기 위해 유유히 모험길에 오른다. 악명 높은 해적, 검은 수염(이안 맥셰인)의 해적선에 오른 잭은 그곳에서 우연히 검은 수염의 딸이자 자신의 옛 애인인 안젤리카(페넬로페 크루즈)와 조우한다. 인어와 좀비떼의 계속되는 방해공작도 잭의 발목을 붙잡는다.
올랜도 블룸과 키라 나이틀리는 시리즈에서 빠졌다. 대신 제작진은 페넬로페 크루즈와 조니 뎁의 조합이라는 승부수를 띄운다. 씩씩한 페넬로페 크루즈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로 만나는 것은 기쁘지만, <캐리비안의
[2011 속편 블록버스터] <캐리비안의 해적 4: 낯선 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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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드 팔마, 오우삼, J. J. 에이브럼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거쳐간 감독들의 이름 옆에 새로 추가될 이름은 브래드 버드. 애니메이션 <아이언 자이언트> <인크레더블> <라따뚜이>를 만든 그 브래드 버드 맞다. 재능있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시리즈물인 <미션 임파서블4>로 실사영화 감독 데뷔할 때, 논란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4편에 제작자, 각본가로 이름을 올리는 J. J. 에이브럼스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를 지켜온 제작자 겸 주연배우 톰 크루즈는 브래드 버드를 당당히 <미션 임파서블>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4편과 관련해 공개된 내용은 거의 없다. 이단 헌트에게 어떤 불가능한 미션이 떨어질지 아직은 비밀이다. 톰 크루즈가 정보기관 IMF의 특수요원 이단 헌트로 컴백하고, 사이먼 페그, 제레미 레너, 폴라 패튼, 미카엘 뉘키비스트, 블라디미르 마시코프
[2011 속편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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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엉망이었다. <트랜스포머3>로 2편의 실패를 만회하겠다.” <트랜스포머>를 낳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제 자식을 미운 오리 새끼로 만들어버리는 감독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트랜스포머>의 세계적 성공을 등에 업고 만들어진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흥행에선 우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전세계적으로 836만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2편은 스펙터클의 전시에만 그친 범작이라는 평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결국 시리즈의 완결편인 3편은 시리즈를 살린 영웅이란 소릴 듣거나, 시리즈를 망친 원수라는 소리를 들을 운명을 안고 있다.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감독의 이름을 보건대 어설픈 완결편을 내놓을 리는 없을 테니 말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트랜스포머3>의 티저 영상을 보면 마이클 베이의 위와 같은 반성과 다짐이 그저 그런 립서비스는 아닌 것 같다. 과연 이것이 <
[2011 속편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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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황금기를 지배했던 영웅이 돌아온다. 캡틴 아메리카는 이름 그대로 코믹스 역사상 가장 미국적인 캐릭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비밀 병기로 개발된 캡틴은 성조기를 뚝 떼어 만든 듯한 옷을 입고 히틀러와 그 졸개들의 턱을 힘차게 걷어차며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그 힘을 과시했다. 그러나 세계대전은 끝났고, 미국 중심주의는 철 지난 수사학이 됐다. 과연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을 데리고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을 것인가. 감독 조 존스턴은 “시대극처럼 보이지 않게 할 것”이란 말로 연출 의도를 설명한다. 배경은 1940년대지만 정서가 구닥다리처럼 보이는 건 피하겠다는 얘기다. 미리 공개된 <퍼스트 어벤저>의 스틸컷에서 엿본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의 코스튬과 비밀 실험이 이뤄지는 미군 부대의 실험실, 히틀러의 병기인 레드 스컬 부대의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은 이 말이 과장만은 아님을 알려준다. 게다가 이 영화엔 반가운 인물도 등장할 예정이다. <아이언맨
[2011 슈퍼히어로] <퍼스트 어벤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