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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관(30)은 “<서유기 리턴즈>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영화가 형편없다는 말이 아니다. 개그맨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이 크게 의미를 둘 만한 일이 아니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개그맨은 달리 말하면 희극배우다. 서 있는 자리가 무대냐, 예능이냐, 스크린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그럼에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2010)를 비롯해 몇몇 드라마에서 간간이 카메오로 출연한 것에 비하면 <서유기 리턴즈>는 상당한 책임감이 필요한 자리다. 이 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사오정으로, 손오공(김병만), 저팔계(류담)와 함께 지구의 평화를 위협하는 악당 세력을 물리치는 게 극중 임무다. “개그맨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는 개그맨, 아니 희극배우 한민관과 여의도 방송사 근처에서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유기 리턴즈>는 봤나. 어땠나.
=편집본만 봤다. 손발이 오그라들더라. 사오정이 부메랑 날리고, 악당한테 맞고 멀리
[한민관] 스키니 사오정의 살 빠지는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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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혹은 10년 전만 해도 한국영화산업을 하나의 통합된 전체로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세 부문으로 나누어 이야기하는 편이 맞는 것 같다. 혹은 완전히 나뉜 것은 아닐지라도 세개의 서로 다른 영화제작 시스템이 존재한다. 저예산 독립영화 제작 부문, 주류 상업영화 부문과 봉준호와 박찬욱 감독처럼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소수 감독들, 이 세 부문은 현실적으로 볼 때 서로 다른 환경과 규칙 아래서 돌아간다. 사람들이 한국영화의 미래가 긍정적인가에 대해 물을 때 나는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나누어 대답한다. 첫째, 나는 유명한 작가 감독들의 미래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둘째, 비록 제작 환경은 어렵지만 우리는 매년 새롭고 흥미로운 저예산 독립 장편영화들을 계속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주류 상업영화 부문은 심히 우려스럽다.
어쩌면 나의 염려는 기우에 불과할 수도 있다. <헬로우 고스트>를 300만명 넘는 관객이 보았으니, 관객은 아직 평범한 상업영화를 외면하
[외신기자클럽] 시나리오작가를 잘 대우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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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0일 오후 6시, 런던에 위치한 예술영화 전용관 클라팜 픽처 하우스를 비롯한 영국 전역의 62개 예술영화 전용 극장들에서는 영국 감독 톰 후퍼가 연출하고, 콜린 퍼스와 헬레나 본햄 카터가 주연한 영화 <킹스 스피치>를 동시에 상영했다. 영국 왕 조지 6세가 연설 공포증을 치료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영국에서는 이미 역대 4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영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으며, 영국아카데미시상식(BAFTA)에서는 무려 14개 부문에, 오스카에서는 남우주연상과 최우수작품상 등 12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클라팜 픽처 하우스를 찾은 관객은 영화 상영 전부터 와인과 맥주를 마시며 <킹스 스피치>에 대한 저마다의 의견을 내놓고 있었다. 대부분이 영화를 이미 관람한 이들로,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열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극장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주연배우 콜린 퍼스와 헬레나 본햄 카터, 클레어 블룸과 감독 톰 후퍼가 참여한 ‘관객
[런던] 촬영 직전 리오넬의 일기장이 발견됐다, 운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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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적당히 벗겨진 머리여서 노화의 실감을 주지 않던 앤서니 홉킨스지만 이젠 정말 세월의 흔적이 뚜렷하다. 1937년생이니 어느덧 70대 중반의 나이, 약물의 힘을 빌릴 때도 됐다. <환상의 그대>의 알피(앤서니 홉킨스)는 조강지처를 버리고 젊고 섹시한 삼류 여배우를 만나 결혼에 이른다. 젊은 아내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비아그라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혈기왕성한 아내는 ‘약효’가 발생할 때까지 어쨌건 참아야 한다. “워워워 잠깐만, 5분만 기다려줘”라며 뒷짐을 지고 서 있는, 그러니까 이제 몸과 마음이 완전히 분리된 듯한 앤서니 홉킨스의 난감한 표정이 압권이다. <양들의 침묵>(1991)에서 오직 ‘말발’로만 사람을 죽이고 살렸던 카리스마는 이제 어디로 갔을까. 백 마디의 최면술보다 한알의 비아그라에 의지하는 그의 모습에서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진다. 어쩌면 <엘리펀트 맨>(1980)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엘리펀트 맨에게 인간적인
[now & then] 앤서니 홉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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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빨 끝내주시네요.
=머리빨이라뇨. 머리카락이 좀 돋보이긴 하지만 수풀 같은 머리카락을 헤치고 자세히 살펴보면 오밀조밀 예쁜 얼굴이에요.
-머리카락이 너무 치렁치렁해서 얼굴이 잘 안 보이긴 하지만, 뭐 그러시다니 그런 줄 알고 있겠습니다. 근데 대체 망루에는 왜 갇힌 거예요?
=그림 동화 안 보셨어요?
-그림책 많이 봤죠.
=아니, 그림 동화요. 독일 작가 ‘그림 형제’가 쓴 그림 동화 말이에요.
-참. 그림이 사람 이름이었죠. 제가 나름 지식인이라면 지식인인데 그건 종종 헷갈리네요. 허허허.
=지식인과 신지식인의 차이는 뭔가요 그럼?
-지식인은 자기 스스로 지식인이라고 착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말하고, 신지식인은 지식인인지 아닌지 여부는 관계없이 정부가 지식인으로 지정해준 사람을 의미합니다.
=오, 간결하네요. 여튼 제가 망루에 올라간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하루는 엄마가 상추가 먹고 싶다고 보챘는데 아빠가 상추 서리를 하다가 주인 마녀에게 붙잡혔어요. 이 빌어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제 머릿결의 비밀을 알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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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귀지 않고 섹스만 하는 게 가능할까?’ 캐리(<섹스 앤 더 시티>)의 노트북에 쓰인다면 한회분 에피소드로 딱인 질문이다. 이른바 <친구와 연인사이>의 ‘관계’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성친구 엠마(내털리 포트먼)와 아담(애시튼 커처). 여섯살 때부터 드문드문 알고는 지냈지만, 물론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20년 뒤, 몇번의 우연한 만남 이후 사건은 시작된다. 아버지에게 전 여친을 뺏긴 뒤 이성을 상실한 상태의 아담은 만취 상태로 휴대폰 목록에 있는 모든 여자에게 전화를 걸고, 엠마와 충동적인 섹스를 하게 된다. 일부일처제를 믿지 않는 의사 엠마는 방황하는 아담에게 솔깃한 제안을 한다. “우리 사귀지는 말고 섹스만 해볼까?”
<친구와 연인사이>는 연애를 하면 지극히 당연시되는 과정을, 테이프를 넣고 뒤로 돌리듯 역으로 진행한 실험이다. 호감에서 시작돼 서로를 더 깊이 알고, 결국은 사랑에 이르는 보통의 과정을 밟는 대신, 엠마와
연애를 역으로 진행한 실험의 결과는? <친구와 연인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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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근속한 기차 기관사. <오슬로의 이상한 밤>은 은퇴를 맞은 기관사 오드 호텐의 이야기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마지막 운행을 하고 은퇴 파티를 할 때까지는 여느 정년 퇴직자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파티가 끝난 그날 밤, 오드의 ‘이상한’(odd) 하룻밤은 시작된다. 우연히 들어간 집 안, 꼬마 아이는 오드에게 머리맡에서 잠들 때까지 책을 읽어줄 것을 요구하고, 거리에 쓰러진 노인은 자신의 집에 함께 갈 것을 요구한다. 하룻밤 사이, 낯선 이들과 얽혀드는 동안 오드는 그간 숨겨두었던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게 된다.
오드의 삶은 오드가 운행하는 기차처럼 평탄하게 직선을 그려왔다.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밝은 선로가 등장할 것이라는 의심의 여지없는 현실. 기관사들 내에서도 묵묵하게 자기 할 일을 해내는 오드야말로, 모범적인 기관사의 전형이었다. 그러나 스키점프를 꿈꾸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저지당해야 했던 자신의 엄마처럼, 수줍은 오드에게도 활강의 꿈은 숨어 있었다. 오드
꿈꾸었던 또 다른 삶에 대한 선물 <오슬로의 이상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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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감탄일지도 모르겠으나, <라푼젤>을 보고 있노라면 이제 3D 기술로 표현하지 못할 게 없다는 실감에 압도당한다. 무려 21m에 달하는 라푼젤의 황금빛 머리카락이 찰랑거릴 때의 리듬감과 볼륨감, 조명의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미묘한 색조 등이 완벽하게 표현될 때, 우리는 그림 형제의 고전 동화가 왜 실사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밖에 가능하지 않은가를 납득할 수 있다.
라푼젤(맨디 무어)의 황금빛 머리카락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마녀 고델(도나 머피)은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독점하기 위해 18년 동안 높은 탑 안에 꼭꼭 감춰왔다. 고델을 친엄마로 믿는 라푼젤은 꼭 한번만 엄마의 뜻을 어기고 탑 바깥으로 나가 아름다운 등불 축제를 보고 싶어 한다. 어느 날 그녀의 탑에 불시착한 매력적인 도둑 플린 라이더(재커리 레비)는 라푼젤의 모험길에 어쩔 수 없이 동행하게 된다.
<라푼젤>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고전 원작과 3D 기술의 만남이라는
익숙하면서도 모던한 결을 성공적으로 덧붙인 <라푼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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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혐의로 기소된 남자 피구알(제라르 쥐노). <파리 36의 기적>은 살인의 이유를 되짚는 피구알의 기억에서 시작해 파시스트와 공산주의가 난립한 혼란 속의 1930년대 파리로 이동한다. 피구알은 유서 깊은 극장 샹소니아의 극장장이다. 그러나 아내가 젊은 남자와 눈이 맞아 달아나고, 경영난으로 극장이 문을 닫게 된다. 실의에 빠져 지내던 그는 어느 날 어린 아들이 아코디언을 연주해 생활비를 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재기를 다짐한다. 샹소니아 극장의 부활을 위한 오디션 중 재능있는 가수 두스(노라 아르네제데)를 발굴하고 수익을 올리면서 극장에도 활기가 오는 듯하다. 그러나 두스가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떠나고 또다시 샹소니아 극장에 위기가 닥친다.
<코러스>로 가슴 벅찬 감동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던 크리스토퍼 바라티에 감독은 시골 학교의 합창선생 제라르 쥐노와 소년 막상스 페렝을 파리의 소극장으로 데리고 온다. 파시즘에 반대하여 변화하던 파리, 그 혼란의 시기,
새로움보단 익숙한 것들의 향연 <파리 36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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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고르(존 쿠색)는 사악함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말라리아 왕국에 산다. 이고르의 꿈은 최고로 사악한 과학자가 되는 것. 그러나 현실에선 멍청한 그리켄스타인 박사의 조수로 평생 살아야 하는 신세다. 그러던 어느 날 그리켄스타인 박사가 사고로 죽는다. 이고르는 제 이름을 걸고 사악한 과학 품평회에 나갈 기회를 얻는다. 이고르가 창조한 것은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생명체, 이바(애초 이고르는 ‘이블’(evil)이라 이름 붙이려 했다). 악마가 아닌 천사로 태어난 이바에게 이고르는 나쁜 비디오로 폭력성을 심으려 한다. 그러나 이바는 레드카펫 밟을 날을 손꼽으며 여배우가 될 꿈을 키운다. 게다가 그리켄스타인 박사의 라이벌 과학자 샤우든 프라우드는 이바의 힘을 이용해 왕좌에 오르려 한다.
<이고르와 귀여운 몬스터 이바>는 <프랑켄슈타인>과 <노틀담의 꼽추>의 설정을 빌려온다. 주인공 이고르는 <노틀담의 꼽추>의 콰지모도처럼 등이
어른들에게 더 어필하는 애니메이션 <이고르와 귀여운 몬스터 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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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e! 대니 보일의 인물들은 필사적으로 바둥거린다. 살아남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뛴다. 낙원이라 불리는 섬에서 어떻게든 탈출해야 하고(<비치>), 바이러스로 오염된 지역에서 하루빨리 빠져나와야 한다(<28일후…>). 대니 보일은 지금껏 출구없는 큐브를 만드는 데 골몰해왔다. 불가능의 큐브 안에서 탈출이라는 기적이 도대체 가능한가. 기적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대니 보일의 인물들은 실험용 쥐가 되어 혹은 신화 속 인물들처럼 이를 증명해야 한다. “우린 아직 살아 있어!” 태양을 구하기 위해 이카루스 2호에 승선한 <선샤인>의 비행사들처럼 아직 숨이 붙어 있다는 사실만이 희망의 유일한 근거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자말의 처지와도 다르지 않다. 지옥 같은 현실이 던진 퀴즈들을 단계별로 제 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대니 보일이 블루 존 캐넌에서 조난을 당한 지 ‘127시간’ 만에 스스로 제 목숨
한 인간의 영웅담이 아닌 삶에 대한 찬가 <12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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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제61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오는 10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해 20일까지 베를린 일대에서 열린다.베를린국제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권위 있는 영화제다.올해 경쟁부문 최우수작품상인 황금곰상을 놓고 맞붙는 국제 공식경쟁부문에는 지난해보다 4편이 준 16편이 진출했다.이윤기 감독이 연출하고 현빈ㆍ임수정이 주연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국내 영화 가운데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올라 미국 여성감독 미란다 줄라이의 '더 퓨쳐', 헝가리 명장 벨라 타르 감독의 '토리노의 말',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 미셸 오슬로의 '밤의 이야기들' 등과 함께 황금곰상을 놓고 경쟁한다.비공식부문에는 코엔 형제의 '더 브레이브', 빔 벤더스 감독의 '피나' 등 6편의 영화가 선보인다.한국영화는 경쟁부문, 파노라마 등 7개 섹션에 모두 9편의 영화가 초청됐다.박찬욱ㆍ박찬경 감독이 연출한 '파란만장'과 양효주 감독의 '부서진 밤'은
베를린영화제 10일 개막..한국영화 9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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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인기 시트콤인 '하이킥' 시리즈의 3탄이 오는 가을 MBC를 통해 방송된다.드라마 제작사 초록뱀미디어는 7일 "최근 MBC와 '하이킥3'(가제)의 120편을 87억1천만원에 제작해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단일 시트콤 공급 금액으로 사상 최고가"라고 밝혔다.초록뱀미디어는 "전편인 '지붕뚫고 하이킥'의 공급 금액 31억6천만원의 2.5배 이상에 해당되는 계약금"이라며 "'하이킥3'는 3~4월 중 캐스팅을 한 후 올 가을 방송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김병욱 PD의 '하이킥' 시리즈 전작인 '거침없이 하이킥'(2007년)과 '지붕뚫고 하이킥'(2009~2010년)은 각각 24.2%와 27.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모은 바 있다.bkkim@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
'하이킥' 3탄, 가을 MBC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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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지난달 제대한 김재원이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극본 문희정, 연출 김상호)로 방송에 복귀한다.
7일 소속사 다즐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김재원은 '욕망의 불꽃'의 후속으로 다음 달 말 MBC에서 첫 방송될 예정인 이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 차동주 역으로 캐스팅됐다.
김재원은 사고로 청각장애인이 된 재벌 차동주 역을 맡아 앞서 여주인공 봉우리 역으로 캐스팅된 황정음과 호흡을 맞춘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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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내 마음이 들리니'로 방송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