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사(김곡, 김선)는 확실히 남다른 도전의식을 지녔다. 아이돌이 세상의 중심이자 또한 구멍이라는 개념을 세우고, 그 개념을 아이돌 잔혹사라는 내용으로 그려내기 위해 과감하게도 현역 아이돌을 기용한 뒤, 아이돌이 차례로 끔찍하게 죽어나가는 공포영화 한편을 만들어낼 생각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돌이 번성한 이래 아이돌을 잔혹하게 그려 세상을 담으려 한 시도는 없었다. 작품의 결과를 떠나 곡사는 늘 미답의 땅에 발을 디뎌왔고 그게 곡사의 전위였다. 물론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가 충무로와 곡사가 맺은 제도적 서약처럼 보이는 면이 없진 않다. 하지만 곡사 자신들이라면 또 한번의 개척에 의의를 둘 것 같다. 가령 이쪽과 저쪽의 경계에 선 제3의 전위 단계. 그 점에 대해 묻고 싶었다. 인터뷰 도중 그들은 ‘같은 문제’로 ‘각자 다른 사람’과 ‘동시에’ 통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마침내 그들이 쌍둥이 형제감독 곡사라는 사실을 또 한번 깨닫게 해주었는데, 그러니 지면
[곡사] 아이돌은 춤추는 마리오네트다
-
필립스, 전구나 만들고 전동치솔이나 만드는 가정용 전자기기 브랜드. 이런 필립스에서 이어폰을 출시할 때부터 알아봤다. 본격적인 사업 확장의 시작인 것이다. 사실 필립스의 기술력은 엄청난 수에 이르는 특허권을 봐서도 잘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과연 얼마만큼 이 분야에서 해낼 것인가에 대한 기대와 불안, 관심도 있었다. 필립스의 헤드폰 SHL5000 출시에서 이어폰 사업이 그럭저럭 꾸려나갈 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쨌든 기존 제품과 필립스만의 차별점이 있을까? 일단 SHL5000 시리즈는 울트라 메모리폼 쿠션을 사용해 동종 최고의 착용감을 선사한다고 한다. 네오디뮴 마그넷 드라이버 유닛을 장착하여 들음직한 사운드를 선사하며 필립스만의 깔끔하고 난잡하지 않은 디자인이야말로 최고의 차별화. 가격대를 참고해봐도, 패션 아이템을 들먹이는 것을 봐도 초급자용 헤드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필립스 고유의 깔끔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면 비슷한 가격대 제품 중에서 실
[gadget] 내 귀에 ‘착’
-
예로부터 ‘흥’함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음악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도처에 깔린 노래방이 그 증거이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의 바람이 또 그렇다. 밥먹을 때도, 책을 볼 때도, 공부를 할 때도 심지어 화장실에서조차 음악을 들으면 용변이 쉽게 해결된다나? 상황이 이렇다보니- 선진국의 기준에서- 굉장히 작은 규모의 시장임에도 우리나라에 수많은 이어폰과 헤드폰 브랜드들이 난립하는 이유가 납득이 갈 만하다. 최근의 아이폰을 응용한 사운드 시스템도 마찬가지. 수많은 브랜드들이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으며 치열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블루투스 사운드 시스템은 아이폰이 출시되기 전부터 있었던 제품군이지만 최근 들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블루투스 스피커로 현재 시장에 진출한 것 중에 이렇다 할 제품이 없었다. 어도비 플래시도 아니고 스티브 잡스의 눈치만 살살 봐야 하는 서드파티 브랜드들의 설움도 설움이지만 아이폰에 정신팔린 소비자들에게도 문제는 있었다.
이런 시장 상황
[gadget] 작지만 강하다
-
<갱스부르> Gainsbourg (Vie heroique)(블루레이) (2010)
감독 조안 스파르
상영시간 122분
화면포맷 2.3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TS HD 5.1, PCM 2.0
자막 프랑스어,영어 / 출시사 옵티멈홈엔터테인먼트
화질 ★★★★☆ / 음질 ★★★★☆ / 부록 ★★★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갱스부르가의 세 주인공이 화제의 최전선으로 한꺼번에 복귀했다. 딸 샬롯 갱스부르가 먼저 관심을 모았다. 그녀가 주연으로 나선 <안티크라이스트>는 그해 칸영화제의 가장 뜨거운 영화였다(피는 못 속인다고, <안티크라이스트>의 스캔들은 그녀의 부모인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가 <애욕>과 주제곡 <사랑해요, 난 더이상 아냐>로 불러일으킨 충격을 재연한 것에 다름 아니다). 제인 버킨과 자크 리베트가 함께한 <작은 산 주변에서>는 베니스영화제에서 공개됐다(나는 이 영화가 <안티크라이스트&g
[DVD] 사랑과 저항으로 시대를 통과한 영웅, 갱스부르
-
-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시나리오도, 같이 하는 배우가 좋았어요. 사실 황정민, 김상호, 진구 씨는 한 영화를 끌고 갈 수 있을 만한 분들이잖아요."박인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모비딕'에 출연한 여배우 김민희의 말이다.'모비딕'은 1994년을 배경으로 서울 근교에서 일어난 의문의 폭발 사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의 활약상을 담은 이야기다. 황정민과 김민희, 김상호가 사건을 추적하는 사회부 기자로 나오고 진구가 정보를 제공하는 내부 고발자 역을 맡았다.여기자 성효관 역에 도전하는 김민희는 최근 인터뷰에서 "어디까지나 주연을 떠받치는 조연 역을 충실히 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영화의 중심축은 이방우(황정민)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그저 도와주는 연기만 하면 된다고 믿었죠. 실제로 선배들과 연기할 때 제 파트를 두드러지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았어요. 당연한 거였지만, 그런 부분이 극적으로는 훨씬 좋았던 것 같습니다.&quo
<김민희 "판에 박힌 여기자 역은 싫었죠">(종합)
-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소재부터 종류까지 다양하다. 올여름 개봉되는 애니메이션 이야기다. 여름방학이 다가오면서 아이들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 속속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안재훈ㆍ한혜진 감독이 공동 연출한 '소중한 날의 꿈'이 오는 16일 개봉, 물꼬를 튼다. 어린 시절을 배경으로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평범한 소녀 이랑에게 찾아온 성장통과 가슴 시린 첫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평범한 여고생 이랑은 서울서 전학 온 예쁘고 명석한 수민과 친한 사이. 같은 학교에 다니는 철수가 점점 눈에 들어오지만, 철수가 수민을 좋아하는 것 같아 용기를 잃어간다.제작부터 기획까지 총 11년이나 걸린 작품으로, 그림 수만 10만 장이 넘는다. 박신혜ㆍ송창의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으며 애니메이션의 '칸영화제'로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경쟁부문에 올해 진출했다.마이크 디사 감독이 연출한 3D 애니메이션 '빨간 모자의 진실 2'도 16일 개봉된다.CIA를 능가하는 해피엔딩 수사국의 최강 비밀요원
<방학아 반갑다..애니메이션 속속 개봉>
-
영화 '소중한 날의 꿈'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배우 송창의는 리사와의 열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송창의는 "리사와 뮤지컬을 하면서 만났고 항상 진지하고 서로 이야기가 잘 통해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소중한 날의 꿈'은 모든 것이 순수했던 시절을 배경으로 영화 같은 사랑을 꿈꾸는 평범소녀 '이랑'에게 찾아온 성장통과 가슴 뛰는 첫사랑을 서정적인 감성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오는 6월 23일 개봉한다.
[송창의] 열애설 후 첫 공식석상, ‘리사의 진지한 모습 좋아’
-
<저스트 고 위드 잇>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쉬고 싶어서. 아니나 다를까, 애덤 샌들러식 로맨틱코미디답게 영화는 시작부터 경쾌하고 기분 좋게 흘러갔다. 단 한 가지, 제니퍼 애니스톤이 너무나 늙고 초라한 모습으로 등장한 것만 빼면.
내게는 옆집 언니나 다름없는 제니퍼 애니스톤이 팔자 주름이 고스란히 드러난 맨 얼굴로 스크린에 등장했을 때, 최근 왼쪽 눈 아래 생긴 주름 때문에 인생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나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아아…. 제니퍼 언니, 꼴이 그게 뭐유? 보톡스라도 좀 맞지!’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도 흘러나왔다. ‘나만 늙는 건 아니었어. 하느님, 땡큐!’
그러나 중반에 이르면 제니퍼도 영화도 내게서 등을 돌린다. 제니퍼 애니스톤은 세상 둘도 없는 멋쟁이로 변신하고(심지어 1700달러짜리 하이힐을 남자에게 선물 받는다!) ‘미스 남가주’ 못지않은 몸매를 뽐내며, 영화는 그런 그녀로 인해 나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로 돌변하
[fashion+] 몸매가 꽝이면… 무용지물
-
김민희는 술을 좋아한다. 좀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사람들과 함께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모비딕>의 기자시사회와 VIP시사회가 있었던 5월31일 밤에도 김민희는 스탭들과 새벽까지 뒤풀이를 했다. “끝까지 남았어요. 많은 사람들과 촬영할 때 있었던 이야기하면서.” 주연여배우가 술자리의 마지막까지 남는 행동에 대해 그렇게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배우가 자신의 결과물에 불만스럽지 않은 것 하나는 확실하다.
당돌하거나 혹은 엉뚱하거나. <모비딕>에서 김민희가 연기한 성효관을 한줄로 설명하자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성효관은 공대생 출신의 기자로, 선배기자인 이방우(황정민), 손진기(김상호)를 도와 의문의 ‘발암교 폭발사건’을 취재한다. 선배기자들 사이에서 제법 당돌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면모를 가진 인물인데, 이는 전작에서 김민희가 보여준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또, <모비딕>의 박인제 감독이 시나리오
[김민희] 이토록 빛나는 신 스틸러
-
<하늘樂> 콘서트
일정: 10월까지 매달 첫째, 셋쨋주 금·토요일 19:30
장소: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옥상정원
문의: www.g5culture.or.kr
옥상으로 달려가자. 이름하여 <세상에서 가장 높은 콘서트, 하늘樂> 콘서트장으로!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가든 파이브 옥상정원(11층 높이에 위치)에서 6월3일부터 10월까지 매달 첫째·셋째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무료 콘서트가 열린다. <하늘樂> 콘서트는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문화숲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공연의 첫 무대를 달군 이들은 국카스텐과 더 핀이다. 국카스텐은 보컬 하현우의 목소리가 매력적인, 이미 많은 마니아 팬을 거느리고 있는 실력파 밴드이고, 더 핀은 솔직담백한 음악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2인 밴드다. 옥상을 질주하는 젊은 밴드들의 공연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공연이 이들의 뒤를 이어 6월4일 펼쳐지며, 30대가 되어도 여전히
[아트인서울] 옥상에 멍석 깔렸네
-
김학선 웹진‘보다’편집장 ★★★☆
이번 앨범은 노장의 근작들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앨범이 될 것이다. 그가 한때 천착했던 월드 뮤직부터 마치 인디 포크를 연상케 하는 여린 사운드까지 그의 오랜 경륜이 노래에 자연스레 묻어난다. 노래의 멜로디 역시 쉽게 귀에 들어오지 않지만 곱씹을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그 아름다운 노래들이 그의 것이었음을 상기하자.
이민희 음악웹진‘백비트’편집인 ★★★★
영미 포크 및 인디음악에 어느 정도 귀가 열려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상태에서 이 앨범을 누가 만들었는지 알지 못한 채 바로 듣게 되는 일종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면, 당신은 더없는 평화와 만족의 시간을 누렸을 것이다. 세상은 그의 멜로디를 칭송한다. 그런 기대에 부응하는, ‘다리를 건너는’ 구수한 선율도 물론 있다. 하지만 젊고 모험적인 뮤지션에 절대 뒤지지 않는, 감각적인 전개와 도발적인 구성에 완전 몰표를 드리고 싶어진다.
최민우 음악웹진 [weiv] 편집장 ★
[hot tracks] 경청해야 할 멜로디
-
<백건우, 그리고 리스트> 6월19일, 25일 오후 8시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 02-318-4304
리스트 탄생 200주년, 클래식계는 리스트앓이에 빠졌다. 백건우,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 그리고 이대욱, 손열음. 19세기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를 재조명하는 피아노 연주회가 줄지어 있다. 그중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의 무대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한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집중 탐구하는 그만의 스타일 때문이다. 백건우는 ‘초절정 테크닉’ ‘음악계의 카사노바’란 자극적인 수식어에 가려진 리스트의 ‘철학적 심오함’ ‘종교적 경건함’ ‘음악적 혁신’을 파고든다. 즉, 잘 알려진 초기 낭만주의 음악부터 후기 종교적 작품까지 ‘리스트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6월19일에는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리스트의 음악을 모아서 들려준다. 프랑스 작가 세낭쿠르의 소설이 모티브가 된 순례의 해 제1년 스위스 중 <오베르만의 골짜기>, 빅토르 위고의 시에
[공연] <백건우, 그리고 리스트>
-
<이것이 미국미술이다: 휘트니 미술관전> / 6월11일~9월25일 / 덕수궁미술관 / 02-2188-6000
뉴욕에 짧게 체류할 일이 있었다. 미술관 두곳 정도를 둘러볼 시간밖에 안됐는데,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이 휘트니 미술관이었다(이후엔 MoMA에 들렀다). 당시 미국 최대 규모의 컬렉션을 자랑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과감하게 포기한 까닭은, 가장 미국적인 미술 작품들을 먼저 접하고 싶어서였다. 휘트니는 1931년 설립된 이래 ‘미국의 미술과 작가들을 지원’한다는 하나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실천해왔다. 앤디 워홀, 만 레이, 에드워드 호퍼, 로이 리히텐슈타인, 조지아 오키프 등 쟁쟁한 미국 예술가들이 휘트니 미술관에 작품을 건 대표적인 인물이다.
앞서 언급한 다섯명의 작가를 비롯해 미국을 대표하는 예술가 47명의 87여개 작품이 국립현대미술관이 개최하는 <이것이 미국미술이다: 휘트니미술관전>을 통해 소개된다. 휘트니 미술관의 컬렉션이 아시아에서 전시되는 건
[전시] 미국미술의 현주소
-
영어 표현 중 한국어로 옮기면 뉘앙스가 푹 죽어버리는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를 예로 들면 ‘mother(혹은 father) issue’다. 뜻은 어머니나 아버지와의 관계가 어긋난데서 기인하는 대인관계에서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연애문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 중 하나이기도 한데, 어머니와 사이가 너무 좋아서 탈인 마마보이에게는 마더 이슈가 있다고 하고, 아버지와의 관계가 이상하게 꼬여서 아버지뻘 남자하고만 연애를 하는 여자의 경우는 파더 이슈가 있다는 식이다. 학교의 선생님부터 직장 상사를 비롯해 나이 많은 아버지뻘 남자들과의 관계에서 매번 문제를 일으킬 때는? 파더 이슈가 된다. ‘어머니 문제’, ‘아버지 문제’라고 하면 어디 몸이 편찮으시다는 뜻처럼 들리니 한국어로 옮겨 쓰기 쉽지 않다. 이 마더 이슈, 파더 이슈라는 표현이 인간관계에 대한 화제에 드물지 않게 등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모두 프로이트의 자식들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프로이트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리비도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양육의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