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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안개, 추적추적 내리는 비, 배우들의 옷깃을 여미는 동작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아릿한 추위. 영화 '만추'는 늦가을 쓸쓸한 정서를 한껏 품어 안고 있다.영화는 두 남녀가 함께한 3일의 이야기다. '만추'의 대사처럼 "인생에서 즐거운 시간은 후딱 지나가기"마련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순간, 그 순간이 영원히 박제돼 기억의 정물(靜物)이 되는 경우도 있다. 애나(탕웨이.湯唯)에게 훈(현빈)은 그런 존재고, 영화도 그 둘이 나누는 쓸쓸한 사랑이야기다.외도를 의심하는 남편과 지긋지긋한 결혼생활을 하던 애나는 어느 날 끔찍한 폭행을 당하다 우발적으로 남편을 살해한다. 교도소에서 모범수로 생활하던 어느 날 어머니의 부음 소식을 전해듣고 7년 만에 외출을 허락받는다.시애틀로 향하는 버스 안. 무덤덤하게 창밖을 바라보던 애나에게 껄렁껄렁한 인상의 훈이 다가와 버스비가 부족하니 30달러를 빌려달라며 손목시계를 건넨다
<새영화> 늦가을에 찾아온 쓸쓸한 사랑..'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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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박신양ㆍ김아중 주연의 드라마 '싸인'이 10일 시청률 20%를 돌파했다.11일 AGB닐슨 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 '싸인'은 전국 20.6%, 수도권 21.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이는 전국 시청률을 기준으로 하면 이전 방송의 시청률 19.2%보다 1.4% 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며, 이날 방송된 프로그램 중 최고의 성적이다.'싸인'은 지난달 5일 첫회 방송을 16.1%로 출발한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이날 12회차 방송에서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동시간대 경쟁작인 MBC의 '마이 프린세스'는 이날 이전 방송보다 0.4% 포인트 떨어진 14.8%의 시청률을 기록해 '싸인'과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같은 시간대 KBS 2TV에서 방송된 '프레지던트'의 시청률은 7.5%였다.bkkim@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뉴스.
박신양의 '싸인', 20% 첫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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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본의 극장 흥행수익은 2200억엔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활황으로 보이긴 하지만 이건 입장료가 비교적 높은 3D영화의 등장에 힘입은 바가 크다. 일본은 최근 수년 자국영화의 점유율이 외화를 앞서며 ‘일본영화 부활’이라 말해왔지만 TV드라마나 인기 만화에서 출발한 안전한 기획이 넘치는 내실은 결코 호조라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난치병의 멜로드라마, 달콤한 로맨스, 뜨거운 우정, 게임의 오락성과 스릴을 내세운 모험극 등. 본래 방송국이 출자한 영화들은 ‘긍정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감동’을 제공하는 것이 많은데, 그 주축이 되는 영화사에서 이와는 정반대의 작품을 만든 것이다.
필두에는 영화사 도호가 제작한 <고백>과 <악인>이 있다. <고백>은 흥행수익 39억엔, <악인>은 19억엔을 기록해 연말연시 각종 영화상에서도 중심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방송국과 손잡고 탄탄한 히트작을 만들어온 도
현실 속 ‘악’의 리얼리티로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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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백>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A. 오늘날 일본 오락영화의 주류는 ‘웃기고, 울리고, 해피엔드’다. 하지만 나는 그런 흐름에 위화감이 있었다. 인생의 훌륭함만을 그리는 게 엔터테인먼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만난 소설이 <고백>이다. 끝도 없이 어둡고, 무겁고, 인간의 잔혹성을 그려 조금의 구출도 없이 끝난다. 이 세계의 불안감과 악의에 대해 사람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소설을 읽고 계속 생각했다.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걸로 이 이야기에 대한 나의 답변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Q. 어두운 이야기에 도호 내부에서 반발은 없었나.
A. 꽤 많은 장애가 있었다. 특히 가장 최악의 순간에 영화가 끝난다는 점이 많은 반발을 샀다. 도호의 메이저 영화로서는 확실히 모험이었지만 관객에게는 ‘새로운 오락’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Q. <고백>의 흥행 비결은 뭐라 생각하나.
A. 관객의 첫 반응은 ‘어떻게 리액션해야 할지 곤란하다
<살인의 추억>이 제작 동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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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사람을 죽이고도 죄를 추궁당하지 않는군요.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수는 없습니다.” 종업식 날, 중학교 선생 모리구치 유코(마쓰 다카코)는 언제나처럼 학생들에게 우유를 나눠준 다음 생기없는 목소리로 기나긴 고백을 시작한다. 그녀는 싱글맘이었고, 약혼자가 HIV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기 때문에 결국 그와 헤어진 채 홀로 아이를 낳았다. 얼마 전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며 키웠던 어린 딸 마나미가 학교 수영장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경찰은 단순한 사고사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유코는 우연한 기회에 이것이 계획된 살인이었음을 알아차리고, 지금 이 반 학생 중 마나미를 살해한 진범이 있음을 밝힌다. 그녀는 그들이 왜, 어떻게 마나미를 죽였는지 다 알고 있다. 다만 14살 이하 범죄자는 소년법에 의거해 소년원에 들어가지 않은 채 ‘갱생’의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에, 경찰에 알리기보단 그녀 스스로 복수를 감행하기로 결심한다. 유코의 첫 번째 고백은 러닝타임 중 무려 30분을 차지하며 끝나고, 이
현대사회에서 길어올린 생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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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고백>이었다. 2010년 6월5일 일본 전국 266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고백>은 개봉 주말 이틀 만에 2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수익 2억6천만엔을 벌어들였다. 물론 박스오피스 1위. 3D영화의 호조로 외화가 강세였던 지난해 일본극장가에서 자국 극영화의 박스오피스 1위는 2009년 10월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僕の初恋をキミに捧ぐ)> 이후 8개월만이다. 자극적인 소재와 다소 잔인한 화면으로 국내의 15세 이상 관람가인 R-15 등급을 받았지만 <고백>은 소설의 주 독자층이었던 40대 여성은 물론 여고생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고 최종 39억엔이 넘는 흥행수익을 거뒀다. 미나토 카나에의 동명소설을 <불량공주 모모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의 나카지마 테츠야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2010년 일본 극장가의 최대 화제작이 됐다.
하지만 <고
‘이벤트 무비’ 일색 일본 극장가에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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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일본영화가 꿈틀댔다. 2000년 이후 방송국 중심의 오락영화로 점철됐던 일본 대중영화가 새로운 싹을 틔운 것이다. 지난해 6월5일 개봉한 <고백>과 9월11일 개봉작 <악인>은 지금까지 일본 박스오피스를 장식한 영화들과 정반대의 화법으로 승부한다. <고백>은 살인사건을 수많은 내레이션으로 조각내 인간의 본성을 파고들고, <악인>은 어두운 톤의 이야기에서 악의 본질을 들춰낸다. 그리고 두 영화는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일본의 대중은 변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일본의 대중영화가 새로운 관객을 창출하고 있는 걸까. 2010년 한해 일본영화가 보인 변화의 가능성을 전망해 보았다. 더불어 지난해 최대 화제작 <고백>을 살펴봤다. 두 영화를 기획한 가와무라 겡키 프로듀서와의 서면 인터뷰, 일본의 저널리스트 후카쓰 준코의 현지 전망도 함께 싣는다.
新日本映畵, 열도를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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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3월26일, 개구리소년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20년 뒤인 2010년 3월26일, 천안함이 사라졌다. 날짜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지만 미스터리의 성격상 두 사건은 닮아 있다. 그들은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췄고, 발견된 유해(잔해)는 그간의 행적과 사라진 이유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담고 있지 않았다.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격침인지 좌초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듯이, 개구리소년들의 죽음 또한 타살인지 아닌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전체가 빠져버린 거대한 구멍이었다. 개구리소년 사건을 영화화한 <아이들…> 또한 천안함 사건의 미스터리를 재추적한 KBS <추적 60분>과 닮은 듯 보인다. <아이들…>은 사건에 얽힌 의문점과 등장한 가설의 진위 여부를 드러내며 주장한다. 아이들은 살해당했다. 당연히 아이들을 죽인 범인도 어딘가 살아 있다.
가설의 재료는 한권의 책, 정확히 말해 한 사람이다. 사건 발생 5년 뒤인 지난 199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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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증후군이라는 질환이 있다. 망원경을 거꾸로 보는 것 같은 시각적 환영 때문에 매일매일 동화 속을 보게 되는 신기하고도 슬픈 질환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 토·일 저녁 9시50분. 무려 9주 동안 대한민국의 TV를 시청하는 모든 여성들이 그 증후군에 걸린 게 분명하다. 그게 아니라면 도대체 왜 본방으로, 재방으로 그것도 모자라 IPTV로까지 현빈이 나오는 장면을 마르고 닳도록 챙겨보게 된 걸까. 현빈만 왕자가 되면 그만인 것을, 급기야 제 옆에 있는 애꿎은 남자친구가 혹은 남편이 갑자기 ‘괴물’로 돌변했고 현빈 없는 현실은 곧 지옥이 됐다. ‘현빈앓이’로 일요증후군이라는 불치병마저 극복해버린 모든 여성들을 뒤로한 채, 야속하게도 현빈은 해병대 지원이라는 이별을 고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VVIP 팬들을 달래려는 사회지도층의 선심의 일환으로 현빈은 연이어 개봉할 영화 <만추>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남겼다.
그러니까 그의 부
[현빈] 이 어메이징한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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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4일
<피나 바우쉬의 댄싱드림즈>는 무용극 <매음굴>(Kontakthof)의 2008년 공연 메이킹 다큐멘터리다. 1978년 초연된 <매음굴>은 2000년에 65살 이상 아마추어 연기자들에 의해 다시 무대에 올려졌는데 30주년을 맞은 2008년에는 14살 이상 청소년들이 공연하는 세 번째 판본으로 부활했다. 인간과 인간이 살을 맞댔을 때 일어나는 그리움과 착취의 풍경을 무용수들의 육체로 보여주는 <매음굴>의 세계에, 10대 소년 소녀들이 머뭇머뭇 걸어 들어가자 이성과의 첫 관능적 접촉을 상징하는 첫사랑이 새로운 주제로 깃들었다.
“울려던 것이 아니었어요.” 소녀 연기자 중 한명이 다큐멘터리 감독의 카메라 앞에서 말한다. 맞아, 저런 것이었어. 스크린 위의 그녀를 보다가, 연기를 배우고 싶었던 10대 마지막 해 여름의 나를 퍼뜩 기억해냈다. 당시 나는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행여나 있을지 모르는 내 안의 좋은 것을 누군가 끌어내주길,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총총히 떠나간 ‘완서’라는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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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탤런트가 대마초 흡연 혐의를 받자 출연하던 드라마에서 하차하고 잠적해버렸다는 촌스러운 소식. 대마초를 ‘하시시’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풀’을 의미하는 아랍어라고 한다. 이 ‘풀’의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담배만큼도 안 해롭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그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확실한 것은 마약엔 ‘치사량’이 있지만, 하시시는 치사량으로 알려진 수치가 없다는 것. 즉 하시시를 피운다고 생명에 지장이 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독일 경찰의 마약실태 보고에는 ‘하시시’라는 항목이 빠져 있단다. 이는 독일 정부에서 하시시를 마약과 구별하여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환각을 일으키는 풀
유럽에선 적게는 20%, 많게는 40%가량이 이미 청소년기에 하시시를 흡입하는 경험을 한다. 유학 시절 기숙사에선 학생들이 파티를 하면서 담배에 섞어 피우거나, 하시시를 넣은 케이크를 구워 먹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네덜란드처럼 아예 길거리 카페에서 하시시를
[진중권의 아이콘] 하사시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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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가수 송대관(65), 박진영(39), 알렉스(32)가 연기의 허를 찌르며 무대가 아닌 안방극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아이돌 출신 '어린' 가수들이 점령한 지 오래된 드라마계에서 관록을 바탕으로 한 노련함과 천부적인 끼를 발산하며 후배들과는 체급이 다른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수의 명성에 기대어 감초 연기 정도나 할 줄 알았던 이들은 직업 배우를 무색하게 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중 자신의 캐릭터를 빛내고 있다.
◇기생집 허랑방탕 더부살이 송대관 = 지난달 23일 시작한 SBS TV 주말극 '신기생뎐'에서 송대관은 단연 '신선함'으로 방점을 찍는다.
40여 년 트로트 가수의 길을 걸으며 유명세를 떨친 그가 '신기생뎐'에는 '신인 배우'로 참여했는데 그의 연기가 기대 이상의 보는 맛을 주고 있다.
송대관이 맡은 역은 50대 후반의 허랑방탕한 백수 서생강. 극의 무대가 되는 기생집 부용각의 더부살이로, 본인은 왕
<송대관.박진영.알렉스, 연기의 허를 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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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집에서 밥을 너무 많이 먹고 촬영장에 갔는데, 먹는 장면을 촬영하길래 꾸역꾸역 먹었어요. 제가 음식을 좋아해서 잘 먹는 편인데 먹는 걸로 고문하면 나라도 팔아먹겠다고 할 정도로 너무 힘들더라고요. 입으로 들어간 건 한 5명이 먹을 정도 양이었어요. '컷' 없으면 다 삼켜야 하고 '컷' 하면 뱉어냈죠."'코미디의 달인' 임창정은 9일 종로3가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열린 영화 '사랑이 무서워' 제작보고회에서 먹는 연기가 그만큼 힘들었다고 했다.그는 이 영화에서 홈쇼핑 시식 모델 상열 역을 맡았다. 영화는 상열이 평소 짝사랑하던 빼어난 외모의 홈쇼핑 톱모델 소연(김규리)과 하룻밤을 보내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임창정은 "홈쇼핑은 어떤 때는 웬만한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다. 신빙성이 있어 보이고 되게 좋을 것 같다"면서 "평소에 홈쇼핑을 보면서 갈비나 조기 같은 음식이 나오면 '저거 진짜 맛
<임창정 "5인분 먹는 연기 너무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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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배우 엄지원이 생활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의 사연에 안타깝다는 심정을 밝혔다.엄지원은 9일 오후 SBS 일산제작센터에서 열린 드라마 '싸인' 기자간담회에서 "동료 영화인으로서 최고은 작가의 죽음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시나리오 작가인 최고은(32.여)씨는 지난달 29일 경기 안양시 자신의 월셋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는 숨지기 전 이웃집 문에 자신에게 음식을 달라고 부탁하는 쪽지를 붙여놨던 것으로 전해졌다.엄지원은 "이런 이슈가 영화인 선후배들이 영화 현장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단결하는 화두를 던져주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영화인들이 스크린 쿼터를 지킨 것처럼 앞으로 영화인들의 기본적인 인권과 생계가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적극 동참할 생각이다"고 밝혔다.영화와 드라마를 넘
엄지원 "최 작가 죽음 가슴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