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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대학 문턱에 들어선 초년생에게 대학은 진리와 자유의 공간이었고, 만권의 책이었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아름다운 문장이었고, 지적 갈증을 축여줄 명강의였고, 사랑과 진리 등 온갖 좋은 것들이었다./ 나는 그런 것들로 나만의 아름다운 비단을 짤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막 베틀에 앉아 내가 꿈꾸던 비단은 한 뼘도 짜기 전에 무참히 중턱을 잘리고 말았다. 전쟁은 그렇게 무자비했다.”(박완서 에세이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 중) 작가의 마지막 에세이는 대학 생활에 대한 절절한 미련을 담고 있다. 스무살에게는 스무살의 꿈이 있다. 마흔에 예순에 그 꿈을 되살려볼 수는 있겠지만 더이상 같은 빛깔이 아니다.
등록금을 누가 어떻게 대느냐에 따라 인생이 갈리는 학생들의 사연을 보면서, 오늘날 청춘한테 등록금이야말로 ‘전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 학점이 안 나오면 장학금 받기 어려울까봐 듣고 싶은 과목을 포기해야 하고, 수업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알바를 해도 꼬박
[오마이이슈] “스무살에 성장을 멈춘 푸른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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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는 6월2일 통신요금 인하안을 발표했다. 인하안의 골자는 기본료 1천원 인하, 문자 50건 제공이다. 눈을 씻고 다시 보자. 1만원이 아니라 1천원이다. 기본료라는 게 왜 필요한지도 모르겠는데 고작 1천원을 내리겠다는 거다. 버스 한번 더 탈 수 있겠구나. 쩝. 통신사들은 볼멘소리를 한다. 수천억원의 연매출이 감소한다는 거다. 그러나 통신사는 걱정없다. 봐도 봐도 알 수 없는 새로운 통신요금제를 만들어낼 테니까 말이다. 황철증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정책국장님, 1천원 내려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반값 등록금 촛불시위와 서울대 학생회의 본관 점거로 대학가가 시끄럽다. 광화문에 나선 대학생들은 정부의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을 요구했다. 서울대 총장실의 문을 따고 들어간 대학생들은 서울대의 법인화 반대를 외친다. 이 와중에 본관을 점거한 서울대 학생들은 기말시험 공부도 병행한다. 이른바 공부 시위다. 언론들은 앞다투어 역시 서울대라는 기사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너무 그러니까
[신두영의 보라카이!] 방송통신위원회, 6월2일 통신요금 인하안 발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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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씨네21> 디지털 매거진 정식 발행
<씨네21> 디지털 매거진이 정식으로 첫 호를 세상에 내놓는다. 6월14일 808호부터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되며, 앱스토어에서 가격은 0.99달러. <씨네21> 디지털 매거진 특별판을 보고 놀람과 즐거움을 경험한 독자여러분~ 이제 매주 다운의 즐거움을 누리시라! 참고로 왼쪽 사진은 이번호 표지로 만든 가상 디지털매거진이니 혼동 없으시길.
2. 베리만 깊게 알기
백두대간이 6월10일부터 내년 5월까지 잉마르 베리만을 주제로 1년 동안 순차적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 1차 행사로는 6월10일에서 7월10일까지 <잉마르 베리만: 심오한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위대한 인간>이라는 멀티미디어 인스톨레이션이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있을 예정.
3. 오르세미술관 서울 상륙
인상파 미술의 성지,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의 소장품이 한국에 도착했다. 6월4일부터 9월25일까지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열리는
[must10] <씨네21> 디지털 매거진 정식 발행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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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 방해 혐의로 구속돼 약 두달간 단식투쟁을 벌였던 양윤모 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장이 지난 6월1일 집행유예로 석방됐다. 제주지방법원의 판사는 “그동안 피고인은 법정에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존귀하다고 말했었다”며 “피고인의 말처럼 자신의 신체도 존귀하기 때문에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도소 밖으로 나온 양윤모 평론가의 첫마디는 “강정마을은 평화롭냐”는 거였다. “강정마을 주민들이 나를 올바르게 인도하는 스승이다. 앞으로도 강정 주민과 함께해나가겠다.”
한명의 영화평론가가 지난 두달 동안 사회면과 정치면에 두루 오르내린 건 이례적이다. 강정마을에는 멸종위기종과 특산종이 서식하고, 바다의 갈라짐이 하루에 두번 일어나는 곳이라고 한다. 해군기지 공사가 완료되면 바로 이곳에 이지스함, 대륙상륙함, 구축함, 잠수함 등 20여척의 함정으로 구성된 기동전단이 들어서게 된다. 양윤모 평론가는 3년 전에 이미 해군기지 건설을 막겠다며 강정마을 해안가
[강병진의 판판판] 단식은 끝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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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정부가 먼저 서울아트시네마의 시네마테크 활동을 인정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6월2일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이탈리아 대사관으로부터 기사문화훈장을 받는다. 기사문화훈장은 매년 이탈리아 문화와 예술을 한국에 소개하거나 교류·협력하는 데 공을 세운 사람에게 주는 상인데, 최근 ‘페데리코 펠리니 회고전’, ‘비스콘티 특별전’, ‘세르지오 레오네 회고전’ 등 이탈리아 거장의 작품을 꾸준히 알린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램 디렉터가 올해의 주인공이다. 그간 음악, 미술, 요리, 교육 분야쪽 수상자는 많았지만 영화 분야 수상자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쑥스럽다. 나 개인한테 주는 상이라기보다 서울아트시네마에 주는 상이 맞는 표현 같다. 작은 일이긴 하나 외국 정부가 서울아트시네마의 문화 교류를 인정해줘서 기쁜 동시에 아쉽다. 아직 한국의 관련 기관은 우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는데….”
이날 오후 5시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열리는 수상식에서
[이 사람] 시네마테크의 가치를 인정받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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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맛쇼>에 대한 MBC의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이 전면 기각됐다.
=가만히나 있으면 가마니라도 될 텐데 말이죠.
-민간독립영화관설립을 위한 기자회견과 발기인 대회가 6월9일에 열린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과 <송환>의 김동원 감독이 참석합니다. 많은 지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드라마 <아이리스>를 제작한 영화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가 회삿돈을 횡령해 주식 매입자금 등으로 쓴 혐의로 지난 5월27일, 불구속 기소됐다.
=정태원 대표는 “적법하게 차용한 차용금에 해당하거나 회사의 업무집행 목적으로 지출한 비용에 대해 검찰이 충분한 사실관계 조사를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댓글뉴스] <트루맛쇼>, MBC 상영금지가처분 신청 전면 기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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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잉마르 베리만과 떠나는 시네마 배낭여행’이라는 이름의 페스티벌이 6월10일부터 내년 5월까지 1년 동안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린다. 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주)영화사 백두대간의 한선희 시네마테크 사업팀장은 “국내에서는 명성에 비해 잉마르 베리만 감독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게 현실”이라면서 “(주)영화사 백두대간은 잉마르 베리만의 대표작 9편의 배급권을 구입해 장기적으로 상영할 계획이다. 영화 상영뿐만 아니라 전시, 심포지엄 및 마스터클래스, 잉마르 베리만의 예술 세계를 통해 현대 예술 및 미학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는 영화학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6월10일 오전 11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6월10일부터 7월10일까지는 ‘잉마르 베리만: 심오한 질문을 멈추지 않았던 위대한 인간’이라는 제목의 멀티미디어
[국내뉴스] 잉마르 베리만 완전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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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배우 정겨운과 이윤지가 제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홍보대사에 위촉됐다고 영화제 사무국이 2일 밝혔다.
정겨운은 '건빵선생과 별사탕' 'Dr. 깽' '태양의 여자' '싸인' 등 주로 브라운관에서 활동한 배우다. 그는 김기덕 감독의 '시간'(2006)에 단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예능 프로그램로 데뷔한 이윤지도 '궁' '열아홉 순정' 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얼굴을 알렸으며 '령'(2004), '커플즈'(2011) 등의 영화에도 출연했다.
정겨운ㆍ이윤지는 다음 달 열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위촉장을 받고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돌입한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8월 11-16일 제천시 일대에서 열린다.
buff2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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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겨운ㆍ이윤지 제천영화제 홍보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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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독고진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배우 차승원(41)이 독고진의 속사포같이 빠르면서도 많은 대사량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차승원은 3일 "대사가 5만 마디는 되는 것 같다. 이거 외우느라 정신이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그와 공효진의 활약이 돋보이는 MBC '최고의 사랑'은 전날 전국 시청률 18.4%, 수도권 시청률 21.2%를 기록하며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켰다.같은 시간 방송된 SBS '시티헌터'는 12.8%, KBS '로맨스타운'은 10.3%였다.이날 방송에서도 차승원은 코믹연기와 애절한 멜로연기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시청자를 웃기고 울렸다. 특히 코믹연기에서는 다시한번 '지존'임을 과시하며 배꼽빠지는 웃음을 선사했다.이에 대해 그는 "(재미있어서) 좋으셨겠다"며 웃은 뒤 "하지만 정작 난 대본 외우느라 방송을 챙겨보지 못했다"고 전했다.이어 "많이 사랑해주셔서 힘이
차승원 "대사 5만마디는 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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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볼 수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었어요."김하늘은 1일 서울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열린 영화 '블라인드' 제작보고회에서 이렇게 말했다.'블라인드'는 끔찍한 범죄현장의 유일한 목격자가 '시각장애우'라는 설정의 스릴러물.촉망받는 경찰대생이었다 사고로 시력을 잃은 수아(김하늘). 우연히 뺑소니 사고를 감지한 그는 뛰어난 추리력으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경찰에 제공한다.그러나 또 다른 현장 목격자 기섭(유승호)이 수아와는 다른 진술을 하면서 사건은 다시 미궁속으로 빠진다.시각장애우 역을 처음으로 맡은 김하늘은 "촬영 일주일 전부터 잠을 못 이뤘다"며 "내가 앞을 보지 못하는 수아라고 생각하니 공포감이 밀려왔다"고 말했다.그는 "촬영 전에 시각장애우분들도 봤고, 눈을 감고 지팡이를 이용해 걷는 법 등을 연습했다. 앞에 뭐가 있는지 알면서 걸었는데도 생각보다 쉽지 않았
<김하늘 "안보이는 척 연기하기 어려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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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여인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쿵푸팬더2'가 주말 예매점유율에서 2주째 정상을 지켰다.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쿵푸팬더2'는 43.5%의 점유율로 이날 개봉한 '액스맨:퍼스트 클래스'(27.0%)를 따돌리고 점유율 1위를 지켰다.350만명을 돌파한 강형철 감독의 '써니'도 13.5%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고, 조니 뎁 주연의 '캐리비안의 해적:낯선 조류'는 10.3%의 점유율로 4위다.엄정화ㆍ류현경ㆍ전수경ㆍ김해숙 주연의 '마마'는 3.1%의 점유율로 5위에 올랐다.이밖에 '레지던트'(0.63%), '위험한 상견례'(0.32%), '허블3D'(0.31%), '굿바이 보이'(0.21%), '삼국지:명장 관우'(0.18%)가 1% 미만의 점유율로 10위안에 턱걸이했다.이번 주 개봉작은 '액스맨:퍼스트 클래스' '레지던트' '엄마까투리' '종로의 기적' '굿바이 보이' '트루맛 쇼' '마마' 등 7편이다.buff27@yna.co
<주말영화> '쿵푸팬더2' 2주째 예매율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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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는 쓸데없이 멋부린 제목만큼 심심했다. 다만 인어들과 음악은 인상적이었는데(갑자기 미녀가 뙇! 그러다 기타가 뙇!)예쁜 인어 세리나가 훈남 선교사를 데리고 해저 2만리로 사라지는 장면에선 다음 편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고(아차,낚였네?) 한스 짐머의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 틈틈이 다이아몬드처럼 박힌 플라멩코 기타 연주엔 귀가 쫑긋할 수밖에 없었다.
이 화려한 연주의 주인공은 멕시코 출신의 혼성 듀오 로드리고와 가브리엘라다. 그들의 음악은 쉽게 말해 ‘어쿠스틱 헤비메탈’. 이때 눈을 동그랗게 뜬 당신이 ‘그게 가능해요?’라고 물으면 두 사람은 과잉친절 자산관리사처럼 구는 대신 ‘우레와 같은 통기타 속주’로 답할 게 분명하다. 애초에 헤비메탈 밴드로 음악을 시작했다 먹고살기 힘들어 무작정 아일랜드로 떠난 이들은 거기서 국제적인 명성과 돈도 얻었다. 국내엔 몇 년 전에 2집이 라이선스 발매되었는데 인지도가 바닥이라 쉽게 구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쓸데없이 고퀄리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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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미국판 <보그>의 편집장 안나윈투어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셉템버 이슈>를 보려다가 20여분 만에 포기했다. 초반 몇분 동안의 감상으로만 보아도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걸 확고히 얻기 위해 상대에게 칼을 휘두르는 냉혹한 승부사였는데 그런 그녀를 절대화하는 영화 분위기가 좀 역겨웠다. 그리고 얼마 뒤, 우연히 보게 된 미국 드라마에서 좀 이상한 편집장 한명을 알게 됐다. <HBO>가 제작한 미국 드라마 <보어드 투 데스>의 조역, 조지. 테드 댄슨이라는 코미디 배우가 연기하는 이 인물은 밤마다 마리화나에 취해 있고 젊은 여자들의 꽁무니에만 관심이 있고 자신의 품위 유지를 위해서 돈 쓰기를 물 쓰듯 하는데다 괴상한 나르시시즘으로 가득 찬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그가 일에 있어서 승부수를 던지는 걸 본 적이 없다.
물론 그도 재수가 없다. 다만 한 가지 그에게서는 안나 윈투어와는 완전히 반대된 무언가가 있다. 드라마 속 조지의 친구
[타인의 취향] 안나 윈투어에겐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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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평강 공주의 아버지도 몰랐을 것이다. “계속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낸다”는 엄포가 정말로 평강 공주와 온달을 결혼에 이르게 할 줄은. 아마 우리 아버지도 모르셨을 것이다. 수학 공식은 지지리도 못 외우면서 연예인 누가 누구랑 사귀고, 누가 인기가 많고, 누가 어디에 출연했는지는 쓸데없이 줄줄 꿰고 있던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못마땅해 “그러다 나중에 연예부 기자될래?”라고 하셨던 말씀이 현실이 될 줄이야.
그래서 어쩌다 보니 방송과 엔터테인먼트 업계 언저리를 떠돌며 일하고 있지만 사실, 기자가 되기 전까지 나는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내가 항상 궁금했던 것은 ‘연예계’라는 세계였다. TV로 보이는 것 너머의 세계,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이야기가 알고 싶었다. 세상일이 다 그렇겠지만 보이는 것과는 다른, 완성된 결과물 뒤에 숨은 이면들이 나에겐 무엇보다 재미있는 소설이자 드라마였다.
로맨스에 요만큼도 관심이 없으
[최지은의 TVIEW] 기죽지 않는 애정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