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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투혼'은 팀 내 최고의 간판 투수였지만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은 탓에 골칫덩이 고물투수가 되어버린 '윤도훈(김주혁)'과 그의 곁을 지키며 각종 사고를 수습해온 '오유란(김선아)'의 개과천선 프로젝트를 담아낸 영화로 오는 9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투혼] 김주혁 야구 선수로 변신, ‘촬영 중 어깨 인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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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감식안을 자랑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동시대 필리핀영화가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필리핀영화로는 리노 브로카 이후 처음으로 브리얀테 멘도자의 <서비스>가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고 당시 24살에 불과했던 라야 마틴의 네 번째 장편 <상영 중>이 감독주간에서 상영되었으며, 라브 디아즈의 <멜랑콜리아>는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마틴의 두 번째 장편 <필리핀 인디오에 관한 짧은 필름>(2005)이 뒤늦게 프랑스에서 개봉해 그 해 <카이에 뒤 시네마> 베스트10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2009년 중반까지 기세를 이어가던 필리핀 독립영화인들의 행보는 그 해 9월1일 그들의 든든한 정신적 후원자였던 영화평론가 알렉시스 A. 티오세코와 그의 연인인 슬로베니아 저널리스트 니카 보힝크가 권총강도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유운성의 시네마나우] 필리핀영화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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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배우가 미용성형을 통해 모 걸 그룹 멤버와 비슷한 얼굴로 거듭났다는 소식.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일이 있다. 언젠가 강남에 갔다가 거리의 병원이 죄다 성형외과라는 것을 발견하고 놀란 적이 있다. 흥미롭게도 그 병원들의 간판에는 죄다 영어로 ‘aesthetic’ (surgery)이라고 적혀있었다. ‘미학적 외과 수술(미용성형)’? 이왕 그렇게 불리니, 이 현상을 한번 미학적 관점에서 다뤄보는 것은 어떨까?
담론의 이동
얼마 전만 해도 미용성형은 주로 ‘윤리적’ 담론의 대상이었다. 물론 논란이 된 것은 몸에 칼 대는 것의 윤리성이 아니었다. 오늘날 ‘신체발부수지부모’라는 케케묵은 글귀를 논증으로 들이댈 사람은 없을 게다. 언젠가 이 문제에 관한 TV토론에서 마광수씨한테 기선을 제압당한 적 있다. “성형을 안 한 여자는 게으른 겁니다!” 이어서 결정타를 날린다. “진중권씨, 꽤 진보적인 줄 알았는데 되게 보수적이시네요.”
대중이라고 다르겠는가? 그들이 문제 삼은 것은 연예인
[진중권의 아이콘] 성형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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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바람에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사내의 주름진 얼굴이 드러난다. 은퇴한 조직 보스 두헌(송강호)이 원하는 것은 수평선 너머 불어오는 한 움큼의 바람뿐이다. 그는 이제 소박한 새 삶을 꿈꾼다. 그러나 그가 다니는 요리학원에 세빈(신세경)이 나타나면서 그의 단조로운 일상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녀는 두헌을 감시하고 종국에는 그를 죽여야만 한다. 각자 상처의 깊이만큼 서 있던 날이 서로를 향한 연민에 무뎌질 즈음, 두 사람은 결단을 내리게 된다.
<푸른 소금>의 구도는 익숙하다. 영화는 킬러와 표적간의 사랑과 갈등을 다루는 전형적인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른다. 그러나 감정의 상투성 자체가 문제 되지는 않는다. 감정은 솔직할수록 진부해지기 마련이다. 세빈이 두헌과 가까워지고 연민을 느끼게 되는 과정은 영화에서 설득력있게 그려지는 편이다. 두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조합도 흥미롭다. 직접 바이크를 배우고 총기조립법까지 전수받았다는 배우 신세경의 열의는 여러 신에서 두드러지
영상은 과하고 이야기와 캐릭터는 상투적이다 <푸른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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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기타 제조회사인 콜트/콜텍사의 인천공장 근무자 56명이 집단 정리해고 됐다. 다음달인 4월에는 대전공장이 ‘무기한 휴업’이란 종이쪽지를 내 건채 폐업했다. 콜트/콜텍사는 세계 악기시장에서 1/3의 생산 점유율을 차지하는데다, 지난 10년간 연간 1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달성해온 회사였고, 이 회사의 사장은 한국에서 120번째 부자로 기록된 재벌이다. 하지만 한대당 300만원에서 4천만원에 이르는 기타를 만든 건 100만원이 채 안되는 월급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이다. 김성균 감독은 <꿈의 공장> 이전에 이미 노동자들과 ‘콜트/콜텍 노동자들을 위한 콘서트’에 참여한 인디 뮤지션들의 추억과 고백을 함께 담아 <기타 이야기>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바 있다. <꿈의 공장>은 그들과 함께한 두 번째 이야기다.
<꿈의 공장>은 노동자들이 기타를 만들기 전에 가졌던 꿈을 듣는 것으로 시작한다. 누군가는 수녀가, 또 누군가는 발
기타 공장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돌아보는 현장의 열악한 현실 <꿈의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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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타운>은 여행자의 눈에 그려진 삭막한 서울을 그린 <모차르트 타운>, 한 택시운전사의 파국의 길을 따라 출구 없는 도시의 삶을 그린 <애니멀 타운>에서 이어지는 전규환 감독의 ‘타운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작품마다 서로 다른 처지의 주인공들이 등장하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타운> 시리즈는 도시 생활의 각박함과 상처를 그리고 있다. <애니멀 타운>의 아동성범죄 전과자나 <댄스 타운>의 탈북 여성이 얼마나 서울이라는 도시와 사람들에 적응하며 살아가기 힘들지는 눈에 선하다.
북한에서 살던 리정림(라미란)은 한국산 성인 비디오를 봤다는 이웃의 밀고로 탈북을 택한다. 그렇게 찾은 남한에서 그녀는 북에 두고 온 남편을 생각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적응해가려 한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봐도 친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친절한 얼굴을 한 국정원 직원(주유랑)은 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고, 우연히 알게 된 경찰(오성태
탈북 여성의 고통스러운 서울 적응기 <댄스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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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주류회사의 술자리 면접에 임하고 있다. 입사시험에서 120번 떨어진 그다. 벼랑에서 독재 타도를 외치던 청년들은 중년이 되어 대학가의 선술집을 찾는다. 술 몇 잔에 취기가 오르지만 그들이 30년 전 마시던 술 맛은 아니다. 건설사 직원들은 술 접대 하느라 마누라 얼굴 본 지 일주일이 넘었다고 자조하고, 무주클럽 회원들은 술 못 마신다고 인간 대접 안 해주는 상사를 향해 불만을 터뜨린다.
<술에 대하여>의 취중진담을 요약하려면, 조용필의 노래 가사가 요긴할 것 같다. 어제 우리가 찾은 것은 무엇인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 오늘 우리가 버린 것은 무엇인가. 남은 것은 무엇인가. 술이 달라졌고, 술판이 달라졌고, 그보다 앞서 우리 삶의 양상이 달라졌다고 <술에 대하여>는 보고한다. 술 혹은 술판은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타임머신을 탄 카메라는 자전거 페달을 번갈아 밟듯이 과거와 현재를 비추는데, 그때마다 술판의 모양새는 만화경처럼 바뀐다. 파쇼 타도
술, 술판 그리고 우리 삶의 양상이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취중 보고서 <술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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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박지원)의 ‘숨’은 새끼고양이의 호흡처럼 밭고 거칠다. 장애를 가진 그녀는 어려서 복지시설에 맡겨졌고 그곳에서 자라 성인이 됐다. 복지시설의 목사(홍석연)와 원장(신연숙)은 장애인들에게 “우리는 가족이다”라고 말하지만, 이곳의 실상은 성폭력과 착취로 얼룩져 있다. 다른 장애인들보다 몸이 덜 불편한 수희는 잡일을 하고 장애인들을 돌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고된 그녀의 일상을 감싸는 한줄기 빛은 시설에서 같이 생활하는 민수(이원섭)와의 연애다. 그들은 보통의 연인들처럼 서로를 어루만지며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수희의 배는 민수의 아이를 가져 점점 불러오고 그녀의 삶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숨>은 전북 김제 ‘기독교 영광의 집’에서 벌어졌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장애인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한 성폭력과 횡령 등의 문제가 밝혀지면서 충격을 주었던 사건이다. 영화는 사건을 고발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사건의 충격적인 진상은 뉘앙스로
약자들의 인권과 자유의지, 욕망이 거친 호흡으로 표출 된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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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저마다 상처를 하나씩 안고 살아가는 세 남녀의 로드무비다. 동료 호스티스와 다툰 진이(김진이)는 홧김에 동료의 차를 훔쳐타고 가다가 태성(전지환)을 친다. 태성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각장애인 소년이다. 의도치 않게 한 차에 타게 된 두 사람은 갑자기 달리는 차에 끼어든 수희(고수희)를 만난다. 수희는 챔피언전을 앞두고 자살을 시도하는 여성 헤비급 복서. 두 사내가 태성을 찾기 위해 이 세 남녀를 쫓기 시작하는 것도 이때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 남녀는 두 사내를 따돌리고 목적지인 바다로 향해야 한다.
영화의 줄거리만 보면 긴박한 추격전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정작 영화는 추격전에서 발생하는 긴장감보다 세 남녀가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보듬어안고 살아가는가에 더 할애한다. 세상의 온갖 편견에 맞서 벼랑 끝까지 질주하는 <델마와 루이스>(1991)보다는 길에서 우연히 사람을 만나 동행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고래사냥>(198
서로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떠나는 세 남녀의 로드무비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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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최종병기 활> 저격수 남기남, 청나라에 편지를 보내다
[정훈이 만화] <최종병기 활> 저격수 남기남, 청나라에 편지를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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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게 맞는 편집 프로그램 찾기
스토리보드가 다 만들어졌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편집을 시작해보겠습니다. 먼저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 중에서 ‘우리 가족 영화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파이널 컷 프로’, ‘베가스’ ‘프리미어 프로’ 등 전문가용 프로그램은 세밀한 편집이 가능하고 질 높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만, 프로그램을 익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비용도 만만찮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윈도 무비메이커’나 ‘아이무비’처럼 컴퓨터의 운영체제에 포함되어 있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편집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전문가용 프로그램에 비해서 세밀한 편집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비교적 쉬운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어서 초보자도 금세 따라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입니다. 이외에도 웹상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습니다. 음악에 맞춰 사진을 일괄적으로 넣고 싶을 때는 ‘알씨’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고, ‘다음 팟인코더’는 파일 인코딩과
[영상공작소] 영상 편집, 참 쉽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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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김한민 감독의 사극 액션 '최종병기 활'이 3주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종병기 활'은 지난 26~28일 전국 638개 상영관에서 70만6천657명(34.6%)을 동원하며 지난주에 이어 정상을 지켰다. 누적관객수는 439만2천413명이다.
이 영화는 개봉 11일 만인 지난 21일 손익분기점인 30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6일 뒤인 지난 27일 40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된 한국영화 중 가장 빠른 흥행 속도다.
'…활'에 이어 할리우드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 516개관에서 49만5천153명(24.3%)을 모아 2위에 올랐다. 지난 17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관객수는 178만7천984명이다.
한국 스릴러 영화 '블라인드'는 418개관에서 25만7천752명(12.6%)을 동원, 3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186만3천506명이다.
이 세 영화는 지난주에 이
<박스오피스> '최종병기 활' 3주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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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하 <진화의 시작>)은 크리스토퍼 놀란 등이 주도하는 복잡한 플롯의 블록버스터나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일련의 영화적 경향 모두에 과감히 ‘No!’를 외치면서 새로운 진화의 시작을 알린다. 일직선으로 뻗어나가는 플롯의 힘을 믿는 <진화의 시작>은 고전영화의 서사적 문법에 가까이 있다. 루퍼트 와이어트는 <혹성탈출> 시리즈의 기원이 된 외상적 사건, 즉 어떻게 원숭이는 인간을 지배하게 되었나, 하는 기원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대서사시(epic) 형식의 영웅 신화를 창조한다. <진화의 시작>은 조셉 캠벨이 제시한 바 있는 영웅 신화의 공식에 입각한 단선적인 메인 플롯과 제한적인 서브 플롯에 의존하는 간결한 서사적 흐름을 갖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의 스토리는 결코 빈약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시저의 다양한 얼굴 표정과 몸짓에서 비롯된 풍부하고 섬세한, 때로는 격정적인 감정 표현은 그에게 대사서시
[전영객잔] ‘원본 없는 인물’의 포토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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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범 PD는 <한겨레> 기자 출신이다. 1989년에 입사해 2006년까지 기자로 일했다. 90년대 말부터 영화기자로 일했고, 중간에 <씨네21> 취재팀장을 맡기도 했다. 그가 쓴 영화에 대한 글은 좀 독특했다. 정곡을 찌를 때도 촌스럽게 덤벼들지 않았고, 에둘러 가면서도 사소한 변별점을 포착해냈다. 그때 이미 애주가로서도 명성이 자자했는데, 그가 아니었다면 폭탄주의 황금비율이나 소맥의 맛이 <씨네21>에 전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그는 술 못 마시는 여자 후배들을 위해서 양주잔에 미니 폭탄주를 제조하는 재능을 발휘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프로듀서 하겠다고 영화판으로 떠난 지 5년이 됐다. 영화인이 되겠다고 떠났지만, 어찌된 일인지 술꾼으로 더 유명해졌다. 술 칼럼을 쓰고, 술에 관한 책을 내고, 급기야 술에 관한 다큐멘터리까지 만들었다. 9월1일 개봉하는 <술에 대하여>는 그가 직접 구성하고 연출한 방송다큐멘터리다. 방영되지 못한 3
[임범] “<생활의 발견>의 소주, 가장 기억에 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