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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이가 초반에는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것 같더니 나중에는 현장을 떠날 생각을 않더라.”(송강호) “송강호 선배와 함께 연기한다는 것만으로도 배우로서 한참 성장하는 기분이죠.”(신세경)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아저씨와 소녀. 어쩌면 식상한 조합처럼 느껴질 수 있는 만남이 흥미로워 보이는 것은 바로 송강호와 신세경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최근 송강호는 <박쥐>의 김옥빈, <의형제>의 강동원을 비롯해 현재 촬영 중인 <하울링>의 이나영에 이르기까지 풋풋한 후배들과 멋진 호흡을 이루고 있다. 마치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 보이는 이 배우에게 후배들과의 만남은 색다른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편,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기억을 말 그대로 ‘뚫고’ 나오려는 ‘영화배우’ 신세경으로서는 송강호라는 대선배와의 파트너십이 그 자체로 치명적인 매혹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필모그래피가 멋지게 교차하는 지점이 바로 <푸른 소금>이다.
[송강호, 신세경] 남자, 소녀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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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블랙, 실버, 핑크, 블루, 오렌지까지 총 5가지의 세련된 컬러.
다 모이면 스타일리시 노트북의 완성(혹은 지구용사 벡터맨).
2. 노트북 커버와 동일한 컬러를 내부 키보드에도 적용.
3. 비반사 디스플레이(Anti-Reflective) 적용.
얼굴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보고 놀라는 일은 이제 그만.
4. LCD 테두리 사이즈 10.3㎜. 제품은 작아지고 화면은 커지고.
흔히 말하는 기술력은 이제 어느 정도 상향 평준화됐다. 즉 뛰어난 성능은 기본이요, 트렌디한 ‘스타일’까지 갖추어야 경쟁력 있는 제품이라 할 수 있겠다. 삼성의 새로운 노트북 삼성센스 시리즈3는 거기에 포커스를 맞춘 제품이다. 무시무시한 성능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들고 다닐 수 있는 노트북에 무게중심을 둔 것. ‘자랑하고 싶은 노트북’을 표방한 시리즈3는 삼성이 최근 발표하는 가전제품들의 어떤 경향과도 그 맥락을 같이한다. 삼성은 최근 BM
[gadget] ‘얼굴값’ 하는 노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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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다. 적어도 1954년생 제임스 카메론이 감독한 두편의 SF전쟁영화, <에이리언2>와 <아바타>에 등장하는 해병들은 이 말에 부합하는 역전의 용사처럼 보인다. 그들은 한번은 LV-426 행성에서, 다른 한번은 판도라 행성에서 외계 생명체와 결전을 벌인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전쟁이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단 두 영화가 엇비슷한 미래의 시간대를 무대로 삼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제이크 설리가 자신의 아바타 실험을 기록하는 녹화용 캠코더 왼쪽 하단에 표시되었듯이, <아바타>의 시간대는 서기 2154년이다. 한편 <에이리언2>에서 57년간의 동면에서 깨어난 리플리가 웨이랜드-유타니사의 음모에 걸려들어 일군의 해병대와 함께 에일리언이 서식 중인 LV-426 행성으로 다시 되돌아가는데, 그 시간대가 서기 2179년이다. 그러니까 <아바타>의 전쟁은 <에이리언2>의 대학살극이 벌어
[design+] 영원한 해병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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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정려원을 인터뷰한 적 있다. <B형 남자친구>로 데뷔했을 때였다. 가수 려원을 버리고, 배우 정려원을 택한 그녀의 선택을 쾌조의 스타트였다고 말하긴 어렵다. 기자시사회가 끝난 뒤 동료들과 함께 축하 인사를 나누는 대신 정려원은 곧장 헬스장에 가서 1시간40분을 말없이 뛰었다고 했다. 그 까닭을 자세히 설명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출연장면이 대거 편집됐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음을 모르진 않았다. 하지만 속상함을 드러내는 무덤덤한 말투에 놀랐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때 정려원은 이렇게 말했다. “숨은그림찾기죠. 저도 제 얼굴 찾느라 진땀 뺐어요.” 인터뷰 말미엔 하고 싶은 거 해야 늙어도 후회하지 않는다는 조언 겸 다짐까지 정려원은 덧붙였다. 그게 그냥 내뱉은 약속은 아니었다. 술 마시면 헐크로 변하는 여대생(<두 얼굴의 여친>), 봉두난발 머리하고 방 안에서 별 헤는 소녀(<김씨표류기>), 사람 잡아먹는다는 빨갱이 앞에서도 큰소리치는 아가씨(<
[정려원] 저, 성장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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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앨범의 첫 번째 디스크는 게타의 음악이 아니라, 마치 ‘빌보드 톱40’의 노래들을 모아놓은 믹스세트 같다. 제아무리 화려한 게스트들이 참여했다 해도 그게 앨범의 완성도를 담보하지는 못한다. 이 앨범이 그렇다. 게타는 게스트들에게 너무 많이 양보했다. 그나마 두 번째 디스크에서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돌리고 또 돌린다.
이민희 /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블랙 아이드 피스의 <I Gotta Feeling>을 만들고, 전작 ≪One Love≫에서 빌보드 스타들과 잔치를 벌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나는 그가 오래 매진했던 전형적인 프랑스식 클럽튠을 그리워했다. 새 앨범의 풍성한 콘텐츠는 모두를 충족시킨다. 어셔부터 팀발랜드까지 미국의 슈퍼스타들과 제대로 즐긴 뒤(CD1), 본업으로 돌아가 완연한 클럽 사운드에 집중한다(CD2). 40대 베테랑 디제이가 마침내 누리는 화려한 사교활동, 그리고 창작의 자유.
[hottracks] 게스트만 화려하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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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연극과 함께하는 역사탐방’ 9월3일~11월5일(매주 토요일)
‘서울문화예술탐방 Best 10선’ 9월9일~11월11일
(매주 금요일, 9월30일 제외)
장소: 테마별 상이
문의: 서울문화재단 문화사업팀 02-3290-7144
우리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문화와 역사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검증된 스토리텔러와 함께 서울 곳곳을 헤집고 다니며 도시의 매력을 탐구해보는 문화 탐방 프로젝트인 서울문화예술탐방이 9월부터 시작된다. 특히 올해의 서울문화예술탐방은 서울의 4대궁에서 연극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펼쳐지는 ‘연극과 함께하는 역사탐방’, 2010년 시민들에게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은 테마들만을 엄선한 ‘서울문화예술탐방 Best 10선’ 등 두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 다채로움을 더했다.
먼저 ‘연극과 함께하는 역사탐방’은 기존 워킹투어 형식에
[아트인서울] 나의 서울문화예술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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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순(권상우)은 무통증 환자다. 그는 어린 시절 자동차 사고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으로 통증을 느낄 수 없다. 다행히도 그는 후천적인 재능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사채 이자를 뜯어내며 살아간다. 어떻게? 채무자들의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몸을 학대함으로써 채무자들을 위협해 돈을 받아내는 방법이다. 후처치는 ‘후시딘’이면 충분하다. 동현(정려원)은 혈우병 환자다. 피가 응고되지 않는 병 때문에 그녀에게는 작은 상처도 치명적이다. 옥탑방에 살며 홍대에서 액세서리를 파는 동현은 사채 이자를 뜯으러 온 남순을 만난다. 끝없이 동현을 따라붙으며 돈을 내놓으라 협박하던 남순과 인생 그런 식으로 살지 말라며 반항하던 동현은 어느 순간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통증>은 멜로드라마의 두 거장이 손을 맞잡은 멜로드라마다. 한 명은 피비린내 나는 남자들의 멜로드라마를 만들어온 곽경택이고, 다른 한 명은 인터넷 웹툰계의 눈물의 제왕인 강풀이다. 좀 이상한 조합처럼 보
우직한 드라마와 신파의 힘을 믿는 두 예술가의 만남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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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손 김치’ 사업이 승승장구를 거듭하는 가운데, 홍덕자(김수미) 회장은 22살 때부터 꼼짝없이 묶여 있던 출국금지령 해제 소식에 기뻐한다. 홍 회장은 김치 수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점점 안일해지는 아들 삼형제의 정신을 개선할 겸 일본 여행을 계획한다. 살림의 달인으로 거듭난 장남 인재(신현준), 넘치는 바람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석재(탁재훈), 사소한 일에도 크게 흥분하는 경재(임형준), 그리고 많이 모자란 비서 종면(정준하)까지 홍 회장 일가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온갖 소동을 일으키더니 일본에 가선 예상치 않은 강도를 당하며 죽도록 고생하게 된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이하 <가문의 수난>)으로 5년 만에 부활했다. 2002년, 2005년, 2006년 추석마다 개봉하여 총 150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대표적인 코미디 프랜차이즈물이다. 1년이 다르게 급변하는 한국영화계 트렌드 속에서 <가문의 수난>
슬랩스틱과 화장실 유머로 강요되는 웃음 <가문의 영광4: 가문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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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시신경을 다친 기수 승호(차태현)는 남겨진 어린 딸(김수정)을 키우며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이런저런 사고 끝에 제주도까지 도망쳐온 승호는 제주기마경찰대에서 경주마 ‘우박이’를 만난다. 같은 사고에서 새끼를 잃고 다리를 다쳐 더 이상 사람을 태우지 않는 우박이. 시력장애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는 절망의 끝에서 다시 한번 꿈을 향한 도전을 시작한다.
감동실화. 우리는 유난히 감동 드라마에 무한 애정을 보낸다. 극장을 나설 때 눈물 한 방울쯤 흘려줘야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은 눈물을 통한 소통에 익숙한 정서 때문이다. 덕분에 다소 정신없고 억지스러울지라도 끝에 가서 눈물을 자아낼 수 있다면 작품 전반이 호평을 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만드는 쪽도 그 사실을 모르지 않음은 당연지사. 감동적인 마무리는 어느새 한국영화의 대표적인 공식이 되었다. <챔프>는 정석대로 한치의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스포츠 감동 드라마의 길을 답습한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식상하지만 뭉클한 절름발이 경주마의 감동실화 <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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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의 등장에 가장 흥분한 사람들은 호러 장르의 팬들이었다. 한번 상상해보라. 살인마 제이슨의 도끼가 관객의 눈앞으로 튀어나온다면 얼마나 생생하겠는가. 현재까지의 결과? 신통치 못하다. <블러디 발렌타인>처럼 졸렬하게 제작된 3D 호러영화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호러 장르에서 정말 중요한 건 서스펜스를 자아내는 리듬이지 단순히 입체적으로 묘사되는 흉기나 내장 기관이 아니라는 걸 지금쯤은 알 때도 됐다. 그래도 이런 질문은 던져볼 만하지 않겠는가. 만약 스티븐 스필버그의 <죠스>를 본격적인 3D로 만든다면?
일단의 대학 친구들이 외진 호수의 섬에 있는 사라(사라 팩스턴)의 별장으로 휴가를 떠난다. 꿈같던 휴가는 순식간에 지옥이 된다. 왠일인지 온갖 종류의 상어들이 그들을 공격하고, 일행 중 한명의 팔이 절단되고 만다. 그들은 사라와 오래 전 연인 관계에 있던 시골 청년 데니스(크리스 카맥)의 도움을 받아 육지로 향하지만 이 남부 사투리를 쓰는 촌놈은 당연히 본색
상어보다는 전통 슬래셔영화에 가깝다 <샤크 나이트 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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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소걸아:취권의 창시자> 남비홍, 주사를 고치기 위해 주사도에 입문하다
[정훈이 만화] <소걸아:취권의 창시자> 남비홍, 주사를 고치기 위해 주사도에 입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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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애니메이션 장르의 무한보고다. 디즈니의 <인어공주>가 보여준 바닷속 세부묘사에 이어 픽사의 <니모를 찾아서>에서 바다가 제공해준 무궁무진한 흥미로움까지. 애니메이션은 바다의 내면을 100% 활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틀이기도 하다. <쥴리의 육지 대모험> 역시 출발은 바다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캐릭터들은 바다 대신 육지를 주 무대로 설정한다. 주요 캐릭터는 상어 ‘쥴리’(이영아)다. 둘도 없는 친구인 먹보상어 ‘빅’(김병만)과 함께 바닷속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쥴리. 어느 날 인간들이 침입해 아직 부화하지 않은 동생들을 데리고 가면서 시련은 시작된다. 자신이 육지에서도 숨쉴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쥴리는 동생들을 구하러 육지로 간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빅은 문어 ‘옥토’(류담)가 발명한 로봇을 타고 고등어 삼총사와 함께 쥴리를 도우러 나선다.
이들의 모험에 날개를 달아준 건 육지로 이동 가능한 로봇의 등
바다 생물들의 유쾌한 육지 탐험 <쥴리의 육지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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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의 열두 번째 영화이자 두 번째 흑백영화. 모든 장면을 인사동 북촌마을에서 촬영한 영화. 북촌에서 사람을 만나고 술을 마시는 어느 영화감독의 궁색한 일상에 관한 이야기. 늘 그렇듯 술이 있고 여자가 있고 치근덕거리는 남자가 있는, 찌질한 욕망과 귀여운 허세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영화. 한참을 낄낄대다가도 어느 순간 서늘해지는 냉소적인 영화. 홍상수의 겨울영화.
<북촌방향>을 설명하기 위한 말의 부스러기를 아무리 모아봐도 뭔가 부족하다. 정보가 촘촘해질수록 반대로 성긴 단어의 그물을 의식하게 될 뿐 영화의 신비한 정서를 전달하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홍상수의 영화는 의미를 부여할수록 함정에 빠지는 미로 같다. 우연과 마법 같은 순간들로 가득 찬 화면들은 의미를 하나로 고정시키려는 모든 시도를 비웃는다. 그걸 알면서도 속물스런 욕망과 비루한 얼굴들을 마주하는 순간, 출구가 없는 이야기의 미로에 뛰어들고 싶은 욕구가 뭉근하게 끓어오른다. 영감으로 가득 찬 이 모호한 영화
사진적이고 절대적인, 이제는 멸종되어가는 진정 영화적인 것 <북촌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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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가 펭귄과 함께 코미디영화로 귀환했다. 부부작가인 리처드 앳워터와 플로렌스 앳워터가 1938년에 출간한 소설 <파퍼씨와 12마리 펭귄들>을 원작으로 하는 <파퍼씨네 펭귄들>은 온전히 짐 캐리의 코미디 연기에 의존하는 영화다. 인간 배우만 고려한다면 말이다. 짐 캐리와 함께 <파퍼씨네 펭귄들>을 이끄는 여섯 마리 젠투 펭귄은 짐 캐리 못지않은 연기력을 선보인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는 지리학자 아버지와 아마추어 무전기를 통해 대화하며 외롭게 지내던 소년 톰 파퍼(짐 캐리)는 뉴욕의 잘나가는 부동산 개발업자가 된다. 아내 아만다(칼라 구기노)와는 이혼했고 아들(멕스웰 페리 코튼)과 딸(매들리 캐럴)은 2주에 한번씩 만난다. 일밖에 모르고 항상 가족은 뒷전인 워커홀릭 파퍼에게 어느 날 아버지가 남긴 펭귄이 남극에서 배달된다. 이때부터 파퍼의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파퍼씨네 펭귄들>은 펭귄을 매개로 아들딸과 살갑게 지내게 되고 아내와
펭귄들의 연기와 맨해튼이라는 양념이 조화로운 <파퍼씨네 펭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