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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도 트위터 민심과 나꼼수 영향 등에 따른 ‘착시현상’이 있었나보다. 야권이 아주 많이 이길 줄 알았는데, 새누리당이 1당은 물론 과반 의석까지 차지할 줄이야. 기실 표나게 뭉친 쪽은 큰 표를 더하지 못했고, 표 안 나게 뭉친 쪽은 뒷심을 보여줬다. 인정한다. 박근혜의 승리다.
소소한 ‘자족거리’들이 없진 않지만, 많은 이들의 입맛이 쓴 것은, 이 정도로 나라를 말아먹은 이들을 심판하는 선거에서 고작 이 정도의 싸움밖에 하지 못했나 하는 자괴감 때문일 거다. 소심한 나는 친구에게 “내가 너무 놀았나봐”라는 자학 문자를 보내기도 했는데, 내 주변에는 그런 ‘소심한 녀석들’이 넘쳐난다. ‘쓰레기 재철이’를 못해서, ‘인규산성’을 그냥 지나쳐서…. 그중 압권은 ‘아이폰 사고는 보던 신문을 끊어서…’였다. 어쨌든 정신이 번쩍 든다.
정치에서 이변은 어지간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걸 넘어서는 것은 유권자가 ‘감동’했을 때이다. 2002년 딱 한번 경험했던 것 같다. 이번 선거에서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박근혜의 첫 시험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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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효리_디스토피아로부터
이효리는 뮤지션이다. 디바다. 아이콘이다. 이효리는 유기견 유기묘를 키우고, 채식을 하며,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머리를 질끈 묶고 고무장갑을 낀 채 봉사를 한다. 대체 이효리는 그 모든 걸 어떻게 다 해내는 거냐고? 한 가지 추가할 게 있다. 이제 이효리는 <씨네21>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할 ‘디스토피아로부터’ 지면에 4주에 한번씩 직접 글을 쓴다. 당대 아이콘의 솔직한 목소리로 듣는 세상의 이야기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흥분하고 있을 게 틀림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2. 김진혁_디스토피아로부터
광우병을 다룬 ‘17년 후’를 만들고 유배형을 받기 전까지 그는 <지식채널ⓔ>를 연출했다. 5분이라는 시간 안에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시선으로 세상의 지식을 재조명하는 그의 화법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그에게 ‘디스토피아로부터’의 선발주자가 되어주길 청했다. 역시나 공도와 사감이 1:1로 녹아 있는 글이 도착했다. 벌써 4주 뒤
[must10] <씨네21>의 새로운 막강 필진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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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에서 프로그램팀과 홍보팀의 스탭(신입, 경력) 모집. 모집 기간은 4월12일부터 20일까지이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독립영화 비평문(또는 독립영화에 대한 견해)을 siff@siff.or.kr로 접수(02-362-9513).
◆ 제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자원활동가 짐프리(JIMFFree) 모집. 모집 기간은 4월10일부터 5월7일까지이며, 홈페이지(www.jimff.org)에서 지원서를 다운받아 volunteer@jimff.org로 접수(02-925-2242).
◆ 경기도와 경기영상위원회, 경기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 올해의 주제는 경기 북부 지역 한센촌으로 한센촌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영화 한편에 5천만원 지원. 5월7일까지 접수하며 자세한 내용은 경기영상위원회 홈페이지(www.gpfc.or.k) 참조(032-623-8065).
◆ CJ문화재단, 신인 공연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CJ Creative Mind_연극 부문’ 공모. 조
[소식] 경기도와 경기영상위원회, 경기도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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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분기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60.8%를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1분기 한국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4069만여명으로, 분기별 관객 수와 매출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통일의 꽃’ 임수경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남쪽소녀>(La chica del Sur)가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아르헨티나 출신 호세 루이스 가르시아 감독이 연출했다고.
-이상우 감독의 <아버지는 개다> <트로피컬 마닐라>가 4월26일 인디플러스에서 개봉한다
=두편 모두 ‘씨네21i’에서 온라인 동시개봉한다.
[댓글뉴스] 2012년 1분기 한국영화 시장점유율이 60.8%를 기록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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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들)을 알아맞혀봅시다. 만화 캐릭터 짱구가 가장 좋아할 만한 한국 걸그룹은 누구일까.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황금스파이 대작전> 개봉을 맞이하여 한 온라인 포털 사이트에서 그런 설문을 돌렸다. 1위는? ‘걸스데이.’ 일단 짱구는 늘 젊고 아름다운 누나들이나 여선생님을 좋아하니, 이 막무가내의 소년을 잘 알고 있는 네티즌이 뽑은 기준도 비슷할 터. 인터뷰 당일, 유럽에 발행되는 K-POP 잡지화보 촬영에 바쁜 ‘걸스데이’ 멤버 전원에게 물어볼 순 없어서 리더 ‘소진’에게 대표로 물어봤다. 짱구를 아시나요. “그럼요. 짱구가 좋아할 것 같은 걸그룹으로 저희가 뽑힌 거잖아요. 짱구는 쭉쭉빵빵 언니들을 좋아하잖아요. 그러니까 저희가 쭉쭉빵빵해 보였다는 거 아닌가요?! (웃음)” 짱구의 선택(?)에 하도 좋아하는 듯싶어, 이렇게도 물어봤다. 그럼 짱구 같은 동생이 있으면 좋겠습니까. 돌아오는 답. “귀엽기는 하지만, 그냥 짱구로만 남아주었으면 좋겠어요. (
[이 사람] 고뤠~? 짱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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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다. 영화계의 노·사·정이 4월9일 오후 3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에서 ‘한국영화산업 노·사·정 이행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식의 내용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는 영화발전기금에서 확보한 5억원의 예산을, CJ는 CJ E&M과 CGV가 각각 5천만원씩 총 1억원을 현장 영화인 교육훈련 인센티브 지원사업에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초,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영화산업노조가 만든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연간 16억원의 예산을 받아 지난해 12월 영화인 실무교육센터를 설립했다. 이 자리에는 문화부 최광식 장관, 영진위 김의석 위원장, CJ E&M 국내영화부문 길종철 대표, CJ CGV 서정 대표, 제협 원동연 부회장, 영화산업고용복지위원회 최진욱 위원장 등 영화인 30여명이 참석했다.
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 스탭의 고용과 복지 향상에 대한 뜻을 함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부 최광식 장관은
[국내뉴스] 좋은 영화는 좋은 환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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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 시리즈 '하스브로사'의 동명 전투 게임을 바탕으로 한 초대형 SF 액션 블록버스터 '배틀쉽'은 오는 4월 19일 개봉.
[피터 버그 감독]"이병헌, 배틀쉽2에 캐스팅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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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12월, 파키스탄 대법원은 여장남자와 거세된 사람들을 하나의 성(性)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일반적으로 동성애나 트랜스젠더에 대해 터부시하는 파키스탄의 사회적 분위기에 반하는 파격적인 판결이었다. 하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등 인도 아대륙 지역의 트랜섹슈얼, 여장남자 등 성적 소수자의 문화와 전통은 이미 오래전부터 광범위하게 지속되어왔었다. 인도에서 그들은 통칭 ‘히즈라’, ‘코지아’, ‘차카’ 등으로 불리며, 파키스탄에서는 ‘쿠스라’라 불린다. 대개 그들은 가족을 떠나 집단을 이루어 살며, 가정에서 버림받은 아이들을 입양하여 가족을 이루기도 한다(‘히즈라’는 단어의 근원인 아랍어 ‘히즈르’는 ‘무리를 떠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인도에서는 이러한 LGBT영화를 이미 70년대부터 만들어왔다. 메흐무드의 1974년작 <결혼하지 않은 아빠>(Kunwaara Baap)를 시작으로 대스타 아미타브 바흐찬 주연, 만모한 데사 이 연출의 &l
[김지석의 시네마나우] 제3의 성, 희망 대신 위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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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소선 여사의 말년 생활을 찍은 태준식의 <어머니>를 보며 펑펑 울었다. 나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었다. 그녀가 전태일의 어머니라는 것, 완성된 영화에 그녀의 죽음이 담겨 있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사실이다. 훌륭하신 분이 돌아가셨다는 것 때문에 울었을 리가 없다. 그분의 공적인 업적과 사적인 인품의 면면 때문에 내가 울었을 리도 없다. 그분에 관한 내 지식은 내 세대의 평균적 수준쯤에서 멈춘다. 간략한 인명사전 분량의 정보가 전부다. 그 밖의 모든 것들은 신문잡지에서 봤던 강골의 인상으로만 남아 있다. 그런데도 나는 눈물이 나서 혼났다.
내 반응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녀의 죽음에 관해 대다수 샐러리맨들처럼 무심하게 흘려들었던 내가 울었던 이유가 이 영화의 뛰어난 점을 드러내는 건 아닌가 곱씹고 싶다. 무심하고 게으른 관객이 울 수 있도록 하는 힘은 감상적인 호소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내가 흘린 눈물이 부끄럽지 않았고 동시에 개운하지도 않
[김영진의 인디라마] 카메라, 기록하는 누군가의 친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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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강정에 갔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구호와 찬성하는 플래카드가 맞붙어 있었다. 날은 흐렸고 인적도 드물었다. 활동가들은 구럼비 바위에서 바다에 뜬 바지선을 지켜보고 있었다. 얼마 전엔 그 바위가 폭약에 깨졌다. 트위터가 북적였고 정치인이 몇 다녀갔지만 총선의 이슈로 이어지진 않았다. 4월3일에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제주에서 동시에 <나의 강정을 지켜줘> 공연이 열렸다.
지난 12월에 개봉한 <Jam Docu 강정>은 8명의 감독이 각각 강정을 기록한 작품이다. 익숙한 테마를 자유롭게 연주하는 ‘잼’처럼 짧은 단편들이 모여 하나로 덩어리진다. 이지은 음악감독의 테마와 구전 민요를 비롯해 밤섬해적단, 무키무키만만수의 음악이 기록되고, 강정에 머무는 음악가 조약골의 모습도 담겼다. 개발정책과 관료주의, 행정주의와 민주주의 절차의 문제들이 충돌하는 강정은, 무엇보다 국가권력이 마을 공동체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대한민국은 공동체의 분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나의 강정을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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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짧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얇은 책이라 불러도 무방하다. 단편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정확히는 중편과 단편을 편애한다). 우리 집 개가 3일쯤 물고 빨던 갈비뼈처럼 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미끈하고 단단한, 뼈대 말고는 아무것도 들러붙지 않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길고 재미있는 책이 되려면 리듬이 필요하다. 가끔은 예상치 못한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해야 하고, 청룡열차를 타고 지나가며 바라보는 아파트단지의 창문처럼 기억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풍경을 과감히 잊어버리기도 해야 하고, 그러다가 사랑을 만나면 인생을 걸 줄도 알아야 한다. 존 어빙 같은 경우는 ‘이빨’이 대단한 작가에 속하는데, 언제나 약간 필요 이상으로 길다는 느낌이 드는 그의 책은 수없이 지루하고 별볼일 없는 순간이 인물과 서사 사이에 복도처럼 늘어선 구조의 결과물이다. 수많은 대화와 묘사는 그 순간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지만 큰 그림에서는 이야기를 부드럽게 감싸안는 역할을 해야 하고, 문체는 하나의 세계로서의 통일
[타인의 취향] 짧은 이야기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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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을 땐 진짜 없는데 생길 땐 한꺼번에 생기는 것들이 있다. 여기저기서 수개월 밀렸던 원고료들이 한번에 들어온다든지 퇴근길에 식빵을 사왔는데 앞서 아빠도 언니도 한줄씩 사들고 온다든지 평생 없던 남자 복이 한꺼번에 터지기도… 아, 이건 아니구나. 아무튼 드라마도 그렇다. 매번 볼 거 없다, 쓸 거 없다 하며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도 아주 가끔은 ‘오늘 뭘 볼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는 시기가 있는데, 바로 요즘 수요일과 목요일 밤이 그렇다. 대략 6585일 주기로 돌아온다는 일식과 월식은 아니지만 1, 2년에 한번 정도 지상파 3사 드라마가 같은 날 같은 시간 스타트 라인에서 내달리는 드문 경우, 심지어 이번에는 MBC <해를 품은 달>이나 지난해의 SBS <뿌리 깊은 나무>, KBS <공주의 남자>처럼 독주하는 작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물 다 빠졌다고 생각했던 ‘남북관계+21세기 왕자님’ 소재를 블랙 코미디로 변주하며 눈길을 잡는 MBC &
[최지은의 TVIEW] 말을 타고 현대로 온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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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의 <J. 에드거>가 국내에서 정식 개봉을 하지 못한 채, DVD로 직행했다는 소식이다. 지난 몇년간 그의 영화들(<그랜 토리노>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 <체인질링> <히어애프터>)이 연이어 극장 개봉을 통해 우리와 만났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미국 내 흥행 성적이 저조했고, 비평적으로도 그리 환대받지 못했기 때문일까. 그 속사정이야 어떠하든,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볼 기회를 갖지 못하는 현실은 다급한 마음으로 노장의 영화를 기다려온 우리에게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참고로, 오는 4월21일 영상자료원, ‘블루레이 특별전’에서 <J. 에드거>를 상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더없이 유려하고 깊었으나 다소 온건했던 이스트우드의 최근작들과 비교해서, <J. 에드거>는 폭력과 범죄로 지속된 미국 현대사의 중심부에서 무려 반세기가량 권력의 핵심이었던 한 남자의 삶을 치열
[전영객잔] 불가능한 질문에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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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적 로드무비의 탄생
◈<빛의 여행> Journey of Light
강연하 / 한국 / 2011년 / 99분 / HD / 컬러 / 드라마
떠나간 남자의 이름은 ‘재현’이고 남겨진 여자의 이름은 ‘빛나’다. 재현은 시인이고 빛나는 무명 배우다. 이유는 알 수 없고 어느 날인가 떠나간 재현으로부터 빛나 앞으로 소포 하나가 배달된다. 그 안에는 한적한 시골 마을, 파란 대문집 하나가 촬영된 CD가 들어 있다. 빛나는 이제부터 그 파란 대문을 찾아 혹은 애인 재현을 찾아 혹은 자기 자신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빛의 여행>은 그 여행길에 오른 빛나의 이야기이며, 빛나는 뭔가 사연에 얽혀 삼척항을 찾게 된 아일랜드 한국계 청년을 만나 잠시 동행하기도 한다. 주인공의 주변을 둘러싸는 풍경과 그 위로 흐르는 음악의 어우러짐이 인상적이다. <빛의 여행>에는 우회적인 상징 관계들이 곧잘 등장하며 전체적으로는 저음과 무표정이 주된 느낌을 이루고 그것으로써 은은한
여성만의 시선, 놓치면 후회할 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