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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5대 국정목표를 훑어보니, 유독 창(創) 자가 많은 것이 대번에 눈에 띄었다. 일자리 창출의 창, 창조경제의 창, 창의교육의 창. 한자사전을 찾아보니, 창출(創出)과 창조(創造)와 창의(創意)의 ‘창’은 비롯하다, 시작하다라는 뜻을 지녔다. 상식적으로 무에서 유가 만들어지진 않는다. 기존의 것을 해체하고 다시 재구성해야만, 새로운 것이 비롯되고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창(創) 자 안에 이미 칼 도(刀) 자가 기둥처럼 세워져 있지 않은가. 베어내지 않고 피흘리지 않으면, 창출과 창조와 창의는 불가능하다. 때론 제 몸, 제 살의 환부에도 칼을 과감하게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 과연 그런 의지가 새 정부에 있을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정해졌고, 대통령 취임식이 코앞이긴 하지만, 섣불리 아니라고 단정하긴 이르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물어볼 순 있을 것 같다. 새 정부가 만약 칼을 꺼내든다면, 그 칼끝은 어디로 향할까. 무엇을 베어내야 할지 인
[에디토리얼] 창(窓)과 창(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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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를 타고 돌진하는 마약왕과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생애 최악의 혈투를 담은 영화 '라스트 스탠드'는 2013년 2월 21일 개봉.
[아놀드 슈왈제네거] ‘10년 만의 복귀작, 김지운 감독 선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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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으로 흩어진 12지신 청동상을 찾아 떠나는 액션 어드벤쳐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은 오는 2월 28일 개봉 예정이다.
[성룡]"액션연기, 찍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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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그의 음악을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설마. 황동혁 감독의 2011년작 <도가니>의 메인 테마곡인 <도가니>나 1천만 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오프닝곡은 다시 들어보면 ‘아!’ 하고 무릎을 딱 칠 것이다. 모그라는 이름이 생소한 영화 팬들을 위해 준비했다. 모그가 꼽은 모그의 영화음악 베스트5. 참고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모그의 음악은 <악마를 보았다>의 <Devil’s Bossa>다.
<라스트 스탠드>의 메인 테마
곧 O.S.T(제작 소니/RED)가 발매된다. 음반사의 사정으로 CD는 발매되지 않고 음반사 홈페이지와 아이튠즈 등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만 제공된다. <라스트 스탠드>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곡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으니 자리를 지키고 꼭 듣고 나가자.
“서부영화의 모그 버전 테마곡을 꼭 해보고 싶었다. 고독한 서부 영웅의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곡은
격렬하게, 묵직하게, 때로 애잔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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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독 모그가 존경하는 영화음악감독은 두명이다. 한명은 <지하의 하이재킹>(1974), <토요일 밤의 열기>(1977), <조디악>(2007) 등의 음악을 맡은 데이비드 샤이어. 또 다른 한명은 <블리트>(1968), <더티 하리>(1971), <용쟁호투>(1973) 등의 음악을 맡은 랄로 시프린. 다음은 그가 꼽은 영화음악 베스트5다.
<컨버세이션>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 음악 데이비드 샤이어, 1974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음악을 꼽으라고 하면 <지하의 하이재킹>(1974)과 함께 수위를 다투는 영화. 어릴 때 이 영화를 보고 한동안 피아노의 메인 테마 선율에 빠져 살았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자주 들을 정도로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영화음악인 것 같다.”
<지하의 하이재킹> 감독 조세프 서전트 / 음악 데이비드 샤이어, 1974
“재즈를 좋아하다보니 강한
영화음악감독 모그가 꼽은 영화음악 베스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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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 <라스트 스탠드>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10분만 자리를 지키자. 김지운 감독, 김지용 촬영감독과 함께 한국인 스탭으로 이름을 올린 음악감독 모그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스턴 장르의 범주에 있는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모그 특유의 애잔한 감성이 가슴을 건드린다. 모그의 음악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라스트 스탠드>뿐만이 아니다. 2월14일 개봉한 이원석 감독의 로맨틱코미디 <남자사용설명서>와 2월21일 개봉예정인 이재용 감독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역시 그가 음악을 맡았다. 이쯤 되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지지 않는가.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영화음악감독 모그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펼쳐진다.
모그 주요 필모그래피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2013
<라스트 스탠드> 2013
<남자사용설명서> 2013
<회사원> 2012
<광해
모그, 한국 영화음악의 새로운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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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과 김지운 감독은 이미 <라스트 스탠드>로 두번 만났다. LA에서 한창 후반작업 중일 때 긴 서면 인터뷰를 보내왔고, 개봉을 기다리던 즈음에는 한국에서 만났다. 뭔가 뜻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과 넋두리가 가득했다. 하지만 영화가 뚜껑을 연 지금, 오히려 자기 것을 많이 얻어낸 안도의 불평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 할리우드로 우후죽순 진출했던 홍콩 감독들에 비하면, 확실한 장기가 떨어지는 건 분명하다. 어떤 컨셉에서 출발했는지 궁금하다.
=오프닝부터 쾅 때리면서 시작하는 느낌은 없다. 마약왕이 탈출하고 FBI를 따돌리고 서머튼의 보안관을 맞닥뜨리면서 감정을 차곡차곡 쌓아간다. 그러다보니 오락영화치고는 초반에 인물관계 형성이 중요해서, 마을 정경이나 인물 군상을 20여분 정도 비중있게 다룬다. ‘김지운의 색깔’보다는 ‘<라스트 스탠드>의 색깔’이 먼저였다. 그러려면 관객이 캐릭터의 정서나 감성에 친숙함을 느끼는 게 중요했다. 그런 다음
“B급 코드의 재미를 서부극에 버무리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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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스탠드>는 김지운의 영화다. 이 말이 중요하다. ‘김지운의 할리우드 데뷔작’이라는 느낌보다 ‘김지운의 미국 로케이션 영화’라는 표현이 더 어울려 보인다. 지금껏 할리우드로 건너간 홍콩 감독들을 떠올려보자. 오우삼의 <하드 타겟>(1993), 임영동의 <맥시멈 리스크>(1996), 서극의 <더블 팀>(1997)은 그들이 아닌 장 클로드 반담의 영화였고(꼭 부정적인 의미로 하는 얘기는 아니다), 황지강의 <빅 히트>(1998)와 진가신의 <러브 레터>(1999)는 그 누구의 영화도 아니었다(이 역시 꼭 부정적인 의미만 담고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사탄의 인형4: 처키의 신부>(1998)가 이전과는 스스로 전혀 다른 스타일을 시도했음에도 우인태의 영화라 할 수 있었다. 할리우드가 아닌 뤽 베송에 의해 스카우트된 원규의 <트랜스포터>(2002)도 만족 시도였던 반면, 정소동과 스티븐 시걸이
할리우드 중견 감독의 가면을 쓰고 데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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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 갇힌 공주가 자라 여왕이 되는 동화, 사랑하는 딸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아빠의 영화, 충돌하는 수많은 의견을 포기하지 않고 종합해 끝끝내 목적지에 당도한 항해. 박찬욱 감독에게 4년 만의 신작 <스토커>가 갖는 의미다. 한때 위장이 상할 만큼 곤두섰던 박찬욱 감독의 신경은 영화가 완성된 7개월 전부터 평온을 되찾기 시작했다. 감독으로서 ‘만족스런 조화’를 이루어냈다는 안도 덕분이다. 선댄스와 로테르담에서 영화를 공개하고 돌아온 그에게 <스토커>의 설계와 실행을 물었다.
-장편으로만 따지면 전작 <박쥐>로부터 4년 만이다. 할리우드 진출에 관해, 한국 영화계에서도 적당한 차기작 기회가 있었는데 프리미어 리그 진출하듯 미국행을 택했으려니 짐작하는 경우도 많다. 실상은 어땠나.
=많은 감독이 그렇듯 미국영화를 보며 자랐기에 미국영화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분명 있었다. 오래 끌었던 <박쥐>를 완성하고 나니 각본 쓰기에 게을러져 남이 써
“한편 더 찍어 소녀 3부작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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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 이후 4년 만이다. 여윈 얼굴로 미국에서 돌아온 박찬욱 감독이 가방을 열자, 내성적인 소녀의 성장영화가 또르르 굴러나왔다. <스토커>의 주인공 인디아(미아 바시코프스카)는 드라큘라를 창조한 브람 스토커와 같은 성(姓)을 가졌으며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영군(임수정)처럼 유별난 소녀다. 아니, 적어도 스스로 그렇다고 믿는다. 남보다 멀리 보고 작은 소리까지 듣는 인디아의 비범한 감각은 그녀에게 소외감과 우월감의 원천이다. 고립이 왕관이 되는 희귀한 시절. 바야흐로 청춘이다. 그리고 어느새 경계선을 넘어야 하는 시각, 열여덟살 생일이 도래한다. 소녀는 어떤 격렬한 경험을 기다린다.
통과의례는 철퇴처럼 닥친다. 세상 누구보다 가까웠던 아빠(더모트 멀로니)가 여행 중 사고를 당해 시신으로 돌아오고, 장례식 날 여태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찰리 삼촌(매튜 구드)이 현관을 두드린다. 넓은 세상을 두루 여행하고 돌아온 잘생기고 신비로운 남자. 그는 정
누구의 딸도 아닌 인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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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첫 영화를 만든 두 감독 박찬욱의 <스토커>와 김지운의 <라스트 스탠드>가 나란히 국내 관객을 만난다.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뒤 로테르담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스토커>는 남편을 잃은 아내(니콜 키드먼)와 딸(미아 바시코프스카) 앞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삼촌(매튜 구드) 사이에서 펼쳐지는 박찬욱 특유의 매혹적인 스릴러이며,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10위로 시작한 <라스트 스탠드>는 노쇠한 보안관(아놀드 슈워제네거)이 마을 사람들과 합심하여 국경을 넘으려는 범죄조직 일당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B급 취향의 매력적인 서부극이다. 자기 색깔을 근사하게 지켜내며 새로운 환경의 장점들을 이식했다는 점에서 두 영화는 흥미롭다. 이미 두 사람은 촬영 도중과 이후, 그렇게 <씨네21>과 두번의 인터뷰를 가진 바 있다. 영화 공개 이후 다시 그들을 만나 새로운 궁금증들을 물었다. 개봉에 맞춰 두 영화의 주인공인 아놀드 슈
할리우드로부터의 귀환 자신의 색깔을 지켜낸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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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잊혀진 꿈의 동굴>이 흥미로웠던 건 대략 두 가지다. 하나는 이 다국적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곳 중 하나가 <히스토리 채널>이라는 점. 같은 다큐멘터리 채널이라도 <내셔널지오그래픽>과 달리 <히스토리 채널>에서는 외계인, 고대문명, 좀비, 비밀무기, 음모론 같은 ‘오덕’ 냄새가 나는 소재를 다룬다(독일제 무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2차대전 다큐멘터리 때문에 ‘히틀러 채널’이란 오명을 얻기도 했다). 덕분에 <잊혀진 꿈의 동굴>은 교육적인 다큐멘터리보다는 SF블록버스터에 등장하는 자료화면 같은 인상을 남긴다.
비슷한 맥락에서 음악도 흥미로운데,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의 오랜 파트너인 네덜란드의 첼리스트 에른스트 라이즈제거의 스코어가 그 상상력에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 무조곡으로 채운 이 스코어는 첼로 고유의 소리뿐 아니라 심장박동, 관악기의 원형적인 소음과 중창단의 코러스, 전자적 노이즈, 틈틈이 적용된 리버브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수만년 전부터 흘러온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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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잡지사 선배가 SBS 드라마 <토마토>의 구두 디자인 대결에 관해 격분하는 걸 듣고 ‘오오, 그렇구나’ 뒤늦게 깨친 일이 있다. 첼리스트의 무대용 구두를 두 회사가 각각 제작한 뒤 어느 쪽 구두가 선택받는지 가리는 미션에서 악녀 세라(김지영)는 진짜 루비가 달린 샌들 형식의 구두를, 주인공 한이(김희선)는 평범한 검은색 통굽 구두를 제작한다. 처음엔 세라의 것을 골랐던 첼리스트는 신어보니 편하다는 이유로 일본 무대에선 통굽 구두를 신겠다고 통보한다. 이를 두고 선배는 여성이 구두에 두는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라고 혹평했었다. 더불어 창의적인 직업인에 대한 묘사가 부실한 드라마까지도.
KBS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을 보다가 선배의 말이 떠올라 <토마토>를 ‘다시 보기’했더니 과연! 문제의 구두는 무대의상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투박한 검정색 효도신발처럼 생겼더라. 화려함과 고급을 추구하는 악녀가 착한 주인공에게 허를 찔리는 반전
[유선주의 TVIEW] 자, 이제 창조적인 작업물을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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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그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까까머리 시절 300원짜리 삼중당문고로 읽었던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구절이다. 35년이 지나도록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아브락사스’라는 말이 꽤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내 머릿속에서 ‘아브락사스’라는 말은 아직도 알이라는 세계를 깨고 나오려는 새의 영웅적 고투와 결합되어 있다.
며칠 전 바타유의 <기저유물론과 영지주의>를 읽다가 다시 이 낱말과 마주쳤다. 그 에세이에는 이상한 문양이 새겨진 돌의 모습을 담은 네장의 사진이 함께 실려 있는데, 글의 말미에 그는 도판들에 관한 간략한 설명을 덧붙인다. “이 글에 수록된 돌들은 영지주의의 돌(gnostic stone), 바실리데스의 돌, 혹은 아브락사스라는 전통적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들의 정체와 명칭은 영지주의 철학자 바실리데스의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새로운 유물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