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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열혈 팬들에게 실망이 컸던 지난 두장에 비하면 나아졌다 하지만, 그 차이를 인지하기에 맨슨은 예나 지금이나 일관성으로 먹고사는 뮤지션이다. 악기든 목소리든 정석대로 쓰지 않고 어떻게든 일그러뜨려 파괴된 소리가 우수할 수 있다고 일깨운다. 극강의 사운드 사이에도 나름의 고저와 두께가 있다. 될 수 있는 한 많은 소리를 구겨넣지만 여백도 즐긴다. 그러다가도 미친 듯이 터뜨린다. 어느 순간 ‘헬게이트’가 열리는 진짜 무시무시한 롤러코스터.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이제는 더 이상 세기말이라는 특이한 분위기가 먹히지 않는 세상. 마릴린 맨슨의 음악이나 비주얼도 더이상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마릴린 맨슨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괜히 더 오버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여전히 어둡고 여전히 기괴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그 안에서 괜찮은 멜로디들을 만들어낸다. 전과 같지 않은 세상에서 그저 고군분투할 뿐.
최민
[MUSIC] 파괴와 여백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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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7월29일까지
장소: 컬처스페이스 엔유
문의: 1588-0688
뮤지컬 <풍월주>는 신라시대에 ‘풍월’이라 불리는 남자 기생이 있었다, 는 발칙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하나 무늬만 신라시대가 배경일 뿐, 시간을 알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가상의 세계가 무대다. 남자 기생들이 신분 높은 여자들에게 기쁨을 주는 곳, 운루. 그곳의 제일 가는 풍월 ‘열’과 그와 각별한 관계인 ‘사담’, 열에게 맹목적인 사랑과 폭력에 가까운 구애를 하는 여왕 ‘진성’이 주인공이다. 이렇듯 뮤지컬 <풍월주>의 뼈대는 사랑이다. 사랑 때문에 안식을 찾고, 사랑 때문에 헛된 욕심을 부리고, 사랑 때문에 목숨까지 버린다. 모든 것이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풍월주>는 그 복잡한 사랑을 철저하게 감성에 호소한다. 배우들이 사랑을 말뿐만 아니라 몸짓과 감정으로 구현할 때 관객은 흔들린다. 물론 여기엔 소극장이 주는 감성의 밀도와 휑한 공간이 쓸쓸함을 더하는 4
[공연] 사랑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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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제목이 그리 달갑지 않았다. 마음껏 욕망하며 살아보니 괜찮더라는 뜻으로 들렸다. 욕망 그대로의 삶을 선언하는 책들은 차고 넘친다. 어릴 때 여행을 많이 다니라거나, 직장을 때려치우고 도전하라거나 하는 말들이 기쁘게 들리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따로 있다. 어릴 때 여행을 다니는 것도 돈을 벌 능력이 있거나 부모가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고,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만의 일을 하는 것도 그만큼의 능력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거다. 책을 읽고 나서야 저자의 관점을 오해했다는 걸 깨달았다. <욕망해도 괜찮아>는 욕망을 감추고 살아야만 하는 사회가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이고, 왜 우리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회고담이다.
<욕망해도 괜찮아>는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창비 사이트에서 연재한 <색, 계>라는 칼럼을 묶은 것이다. 언제나 ‘색’을 갈구하지만, 또 언제나 ‘계’의 영역에서 색을 향한 욕망을 감추고 살
[도서] 계를 넘어 색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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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강요로 후궁이 되어야 하는 화연(조여정)은 오랜 연인인 권유(김민준)와 헤어져 궁으로 들어간다. 왕의 이복동생인 성원대군(김동욱)은 화연을 사랑하지만, 형수가 된 그녀를 어쩔 수는 없다. 5년 뒤, 선왕의 승하와 함께 성원대군은 왕위에 오른다. 섭정의 명목으로 왕의 머리 위에 오른 대비(박지영)와 그녀의 간신들이 선왕의 세력들을 처단하는 가운데, 화연 또한 위기에 놓인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 성원대군은 무능한 왕이고, 내시가 되어 궁에 들어온 옛 연인 권유는 화연과 화연의 부모를 향해 이를 갈고 있다. <후궁: 제왕의 첩>(이하 <후궁>)은 궁이라는 미로에 홀로 남겨진 여인의 이야기다. 그녀에게는 출구를 찾을 실이나, 미로 밖으로 나갈 동아줄을 내려줄 사람이 없다.
<후궁>의 무대인 궁궐의 깊숙한 곳에는 ‘밀궁’이 있다. 선왕의 후궁이나 죄를 지은 후궁, 정절을 지키지 못한 나인들이 처벌받고 죽을 때까지 갇혀 있는 곳이다. 혼돈의
혼돈의 궁, 그리고 <후궁: 제왕의 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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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과 마다가스카를 배경으로 한 1편,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2편에 이어 3편의 무대는 유럽이다. 아프리카에서 향수병에 걸린 뉴욕 센트럴파크 동물원의 동물 4인방, 사자 알렉스(벤 스틸러), 얼룩말 마티(크리스 록), 기린 멜먼(데이비드 슈위머), 하마 글로리아(제이다 핀켓 스미스)는 펭귄 일행을 찾아 몬테카를로로 향한다. 몬테카를로에서 펭귄 일행과 어렵게 조우한 4인방은 ‘에어펭귄’을 타고 뉴욕으로 향하지만 이내 비행기는 추락하고, 동물통제관리국의 캡틴 듀브아(프랜시스 맥도먼드)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유달리 발달한 후각을 활용해 듀브아는 필사적으로 4인방을 뒤쫓고, 4인방은 유럽 서커스단의 열차에 올라타 몸을 숨긴다. 호랑이 비탈리(브라이언 크랜스턴), 재규어 지아(제시카 채스테인), 바다사자 스테파노(마틴 숏)와 함께 로마와 런던으로 서커스 유랑을 떠나게 된 4인방은 서커스를 성공시켜 뉴욕에 갈 꿈을 꾼다.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
시리즈 최고의 작품 <마다가스카3: 이번엔 서커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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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 스타, 화제의 영화들…. 부산국제영화제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다. 하지만 부산 같은 메이저 영화제에는 이 키워드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도 모여든다. 이를테면 입봉 대기 감독 진수(송삼동)와 건달 전문 단역배우 태욱(김정태) 같은 사람들. <슈퍼스타>는 그들의 부산영화제 동행기다. 입봉도 못했는데 부산에 얼굴 비추기가 영 찜찜한 진수와 영화제 파티에 참석해 얼굴 도장이라도 한번 더 찍겠다는 태욱은 사사건건 충돌한다. 아이러니한 건 의기소침하든 의욕이 넘치든 영화제 행사장 곳곳에서 진수와 태욱이 받는 대접은 비슷하다는 거다. “그런데 임 감독님은 무슨 영화 만드셨어요?”라는 질문에 진수는 대답하지 못하고, 태욱이 반갑게 인사를 건넨 대배우 안성기는 단역배우인 그를 알아보지 못한 채 “태욱이도 이제 입봉해야지?”라며 슬픈 덕담을 남긴다.
<슈퍼스타>는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영화다. 안성기, 이준익, 이춘연, 장항준, 정
“우리 인생 하루하루가 공포 스릴러인데” <슈퍼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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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역사상 <프로메테우스>만큼 가설과 소문이 많았던 영화도 드물 것이다. 이건 <에이리언> 시리즈의 프리퀄인가? 과연 <에이리언> 1편에 나왔던 스페이스 자키의 비밀이 밝혀질 예정인가? 예고편이 등장하자 가설은 더 배배 꼬였고, 소문은 더 장황해졌다. 과묵한 리들리 스콧은 “눈썰미가 있는 관객이라면 이른바 <에이리언>의 DNA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래서 <프로메테우스>가 어떤 영화냐고? 직설적으로 간단하게 말하자면 <프로메테우스>는 <에이리언>의 아주 충실한 프리퀄이다.
리플리가 노스트로모호를 타고 에일리언과 접촉하기 30여년 전, 과학자 엘리자베스 쇼(노미 라파스)와 찰리 할러웨이(로건 마셜 그린)가 스코틀랜드에서 선사시대 벽화를 발견한다. 이 벽화가 인류를 창조한 외계인들의 위치를 나타내는 지도라는 걸 깨달은 그들은 웨일랜드사가 꾸린 팀과 함께 탐사선 프로메테우스호
<에이리언>의 DNA <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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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감독 우디 앨런 / 출연 오언 윌슨, 레이첼 맥애덤스, 마리온 코티아르, 캐시 베이츠, 카를라 브루니, 에이드리언 브로디, 마이클 신 / 수입 더블앤조이픽쳐스 / 배급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 개봉 7월5일
헤밍웨이, 피츠제럴드와 술잔을 기울이고, 거트루드 스타인에게 시나리오 첨삭을 받는다면? 모든 예술가들이 꿈꿀 달콤한 상상을 우디 앨런이 스크린 속에서 구현해냈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1920년대를 ‘황금시대’라 여기며 동경하던 소설가 길(오언 윌슨)의 시간여행기다. 쓰고 있는 영화 시나리오가 잘 안 풀려 파리의 밤거리를 배회하던 길은, 매일 밤 12시가 되면 거짓말처럼 나타나는 1920년대행 자동차를 타고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긴 예술가들과 어울린다. 물론 우디 앨런의 영화인 만큼 꿀단지 같은 판타지만 보여주는 건 아니다. <미드나잇 인 파리>는 ‘황금시대’를 부유하며 우리 시대의 삶과 예술
[Coming soon] 예술가들을 위한 판타지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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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중하순 프랑스 남부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라면 두말할 것 없이 대부분의 독자들은 화려한 칸국제영화제를 떠올릴 것이다. 사실 5월 칸에서는 두개의 영화제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하나는 모두 알고 있는 ‘그’ 영화제이고, 하나는 ‘Festival “off” of Cannes’이라 불리는 L’ACID영화제다. 이 두 영화제는 지난 1993년 L’ACID영화제 개최 이후, 매년 거의 같은 날짜와 같은 장소에서 조금은 다른 영화들을 선보여왔다. L’ACID는 사실 영화제 이름이 아니라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독립영화극장배급협회(L’Association du Cine´ma Inde´pendant pour sa Diffusion)를 지칭하는 말로, 그간 수많은 신예와 중견감독들의 작품의 극장 배급을 맡아왔다. 20주년을 맞은 올해, 어김없이 칸에서 진행되는 L’ACID영화제와 더불어 파리 시네마테크에서 영화제 기간 동안 L’ACID가 배급한 30여편의 작품의 특별상영회도 함께
[파리] 작은 영화를 위한 완벽한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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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차형사>를 보면 2주 만에 체중을 20kg이나 감량하던데 그러다 죽지 않을까요?
A. 20kg을 2주 만에 감량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면 매일 자기 전에 버터를 한통씩 먹어도 죄책감 따위는 들지 않을 텐데 말이죠. 체질이나 식습관, 운동빈도에 따라 감량할 수 있는 몸무게는 달라지겠지만 2주 만에 20kg 감량은 천지개벽만큼이나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속편한 내과의원 비만클리닉 김미경 원장님께 문의해 봤습니다. 일단 원장님이 제 몸무게를 여쭤보셔서 솔직하게 대답하자 “많이 감량하셔야겠네요”라는 답변으로 저에게 멘붕을 안겨주셨는데요. 이어 원장님은 “그렇게 단기간에 20kg을 빼다가는 몸부터 상할 것”이라며 한사코 말리셨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고도비만자의 경우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다이어트는 추천하지 않는다”라고 궁금증을 해결해주셨습니다. 모든 현대인들의 숙원, 날씬하고 건강한 몸. 노력하면 못 이룰 게 없다고 하던데 이번 생에 김아중, 한채영
[cinepedia] <차형사>를 보면 2주 만에 체중을 20kg이나 감량하던데 그러다 죽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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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꾹꾹이 안녕?
=네. 안녕하세요. 천국까지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소피와 제이슨을 원망하진 않니? 그들이 하루만 일찍 왔더라도 너는 안락사되지 않고 살아남았을 거 아니니?
=꼭 누구를 원망하진 않아요. 전 사실 여전히 살아 있는걸요. 시간이라는 건 상대적인 거고, 삶과 죽음이라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상대적인 거니까요.
-그런 어려운 말은 잘 모르겠고 말이야, 어쨌든 나는 화가 났단다. 소피와 제이슨은 정말 철이 없는 인간들이더구나. 삼십대 중반인데도 여전히 대책없는 이십대, 아니, 십대 아이들처럼 행동하는 친구들이잖아. 삶에 대한 책임감이라곤 없는 것들….
=그러는 기자님은 몇살이시죠?
-나도 삼십대 중반이야.
=기자님은 삶에 대한 책임감이 있으신가요?
-그… 그건… 어떤 방식의 책임감이냐에 따라서 조금 달라질 텐데….
=쉽게 대답 못하시는군요. 삶에 대한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은 원체 찾기가 힘들답니다. 누군들 알겠어요. 삼십대 중반이든 사십대 중반이든 사람은 나이를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꾹꾹아, 나는 언제 어른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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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노란 니트를 입고 카페 의자에 앉아 있는 김동욱을 보고 누가 서른이란 나이를 읽어낼 수 있을까. 차가운 냇물에서 막 건져낸 것 같은 말간 얼굴엔 세월의 흔적조차 새겨져 있지 않았다. <발레교습소>로 데뷔한 이후 8년이 흘렀는데도 변함없는 얼굴. 물론 10초면 여자를 홀릴 수 있는 꽃미남 하림(<커피프린스 1호점>)의 사근사근함이나 푸들 머리를 한 스키점프 선수 흥철(<국가대표>)의 귀여운 깐죽거림도 찾아볼 수 없었다. 헐렁하게 망가지기 일쑤였던 인물들(<반가운 살인자> <로맨틱 헤븐>)과는 상당히 거리가 먼 성격. 홑꺼풀의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얘기하는 것만 여전했지, 김동욱은 꽤 낯선 분위기를 풍기며 서 있었다. 그는 아직 <후궁: 제왕의 첩>(이하 <후궁>)의 성원대군에 머물러 있는 듯 보였다. 화연(조여정)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왕의 여자이자 형의 여자가 되고 만 그녀를 끝내 잊지 못하는 남자. 탐하지 말
[김동욱] 서른살의 성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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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맨 인 블랙3> 죽기 전엔 갈 수 있을까?
[정훈이 만화] <맨 인 블랙3> 죽기 전엔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