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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연극영화과 창설 이후 탄탄한 이론, 실기 전통 이어와
스크린과 드라마, 가요계 등 동국대 동문들의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극영화과를 대학에 설치해 한국 대중예술계를 이끌어온 동국대학교 출신 연예인들이 곳곳에서 실력을 뽐내고 있는 것이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TV 드라마 분야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국민남편 유준상(42세, 동국대 연극영화과 89입학)은 연극과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연기자다. 추격자에서 인상 깊은 악역을 소화하고 있는 탤런트 김상중(연극영화 84 입학)도 동국대 출신이다. 80년대 동국대 동문들은 이미 스크린과 방송계에서 중견 배우들로서 종횡무진이다. 탤런트 김혜수는 유준상의 연극영화과 동기다. 영화 <미쓰 고>, 드라마<선덕여왕>과 <대물>의 히로인 고현정은 유준상의 1년 후배. 또, 탤런트 이미연은 고현정과 동기다. 또, 드라마<싸인>,<
스크린, 드라마, 가요계… 동국대 동문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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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 있는 고양이 이름은 ‘봉수’다. 덩치는 크지만 겁이 많아 손님이 오면 몇 시간이고 숨어 있다. 그래서 남들은 우리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한다. 당연하지. 이 큰 고양이는 둘만 있으면 내 연약한 무릎에 올라와 덩치를 비비적댄다. 물론 <미래는 고양이처럼>은 정작 고양이와 큰 관계가 없지만(한국어 제목만큼은 참신하다) 시간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봉수와 함께 살면서 나도 ‘남은 시간’에 대해 생각한다. 종종 무겁고 무섭지만 피하거나 도망갈 수 없다. 이런 불가항력 덕분에 우리는 요만큼이나마 성장하는지도 모르겠다.
미란다 줄라이의 비쩍 마른 팔다리와 고양이처럼 투명한 눈동자로 기억될 이 영화의 음악은 <이터널 선샤인>과 <매그놀리아> <펀치 드렁크 러브>의 음악을 맡은 존 브라이언의 작품이다. 신시사이저의 몽글거리는 톤을 자주 활용하고 리버브를 강조하면서 신비한 분위기를 만드는 게 주특기인데, 덕분에 <미래는 고양이처럼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남은 시간에 대해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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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에서 일하는 분에게 재미난 비화를 들은 적이 있다. 예전 모 음료CF는 소리가 유독 컸는데, 회장님이 고령이시니 볼륨을 좀더 키우라는 요청 때문이었다나. 시장조사, 영상기술과 음향기술, CD(creative director), CW(copy writer), AE(account executive) 기타 등등. 전문화와 분업화를 거친 광고제작의 프로세스에 끼어 있는 비논리의 영역! 그래도 광고주를 기어이 설득해내는 순간이나 광고의 반응을 체감하는 짜릿함이 있다 하니 그저 감탄뿐.
Mnet의 <꿈꾸는 광고 제작소>는 아마추어 광고인들의 공모전을 대체하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쇼다. 예선을 거친 10팀은 제품광고, 비교광고, 공익광고, 기업 이미지 광고 등의 미션을 수행한다. 미션 내용을 헛짚어서 엉뚱한 것을 내놓기도 하고 일주일 내내 고집하던 아이디어를 포기하고 급하게 내놓은 차선책이 호평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근사한 완성품들의 각축장을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테지만 아이
[유선주의 TVIEW] 아하, 그 광고는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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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에 나온 한 문학평론가가 “요즘 사람들은 어린 시절의 고통에 대해 과민반응한다”고 말했다. 앞에 앉아 있던 의사가 빤한 말로 맞받아쳤다. 그는 어린 시절에 겪은 상처들이 정상적인 인격 형성과 발달에 막대한 지장을 준다고 답했다. 객석에 앉은 도시 샌님들은 물론 의사의 손을 들어줬고, 평론가는 변론의 기회를 상실한 채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성인으로 몰려야 했다. 고통과 불안을 무조건 치유하려고만 드는 치들이 있다. 그들에게 뒤틀린 경험은 응당 멀리해야 하는 대상이다. 진정한, 그리고 고유한 인간으로 성숙하려면 고통마저 껴안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는 것 같다.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의 주인공은 아흔살 먹은 작가다. 그는 12살 나이에 이미 홍등가를 들락거렸던 불한당이다. 여든 중반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사랑 앞에서 여전히 가슴 설레는 아흔 노인을 그린다. 노인의 첫사랑은 행복이란 말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는 고통, 시기, 질투, 분노, 불안에
[이용철의 아주 사적인 클래식] <내 슬픈 창녀들의 추억> 감독의 다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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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흉내나 낼라고 병신춤을 췄겄어?” 얼마 전에 타계하신 공옥진 선생의 말씀이다. 아마도 “흉내낼 것이 없어서 장애인을 흉내내느냐?”는 세간의 비난에 대한 항변일 것이다. 듣자하니 선생 자신의 동생이 ‘벙어리’였고, 그 동생이 낳은 딸도 등이 안팎으로 굽은 ‘꼽추’였다고 한다. 평생 그 한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을 선생이 고작 장애인 흉내로 남들을 웃기려고 병신춤을 췄을 리는 없을 거다. 실제로 병신춤은 장애인 ‘흉내’가 아니다.
양반은 병신이다
이 시대에 ‘병신춤’을 보는 것은 편안한 일이 아니다. 언젠가 안동에서 ‘하회별신굿’의 병신춤 장면을 보다가 나 역시 어딘지 불편함을 느꼈다. 그 자리에 있던 외국인 관광객도 다르지 않았을 거다. 문뜩 느낀 바 있어 ‘유튜브’를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누군가가 한국에서 촬영한 ‘병신춤’ 동영상을 올려놓고는 거기에 이런 제목을 붙여 놓았다. ‘장애인을 흉내내는 한국의 혐오스러운 전통.’(Korean hateful tradi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거기 해방이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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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기타를 잡았다, 라는 문장을 쓰고 보니 지금은 엄청나게 기타를 잘 치는 사람처럼 보일까 겁나서 미리 밝히자면 그때나 지금이나 기타 실력은 매한가지다. 학원에 다닌 적도 없고 누군가에게 정식으로 배워본 적도 없으니 도통 늘지를 않는다. <이정선 기타교실>의 타브 악보를 보면서 익힌 운지법과 스트로크로 25년 넘게 연명하고 있다.
기타를 잘 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그렇다고 공연장에 올라갈 만큼 잘 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저 기타라는 악기가 좋고, 기타를 치고 있을 때의 기분이 좋고, 코드를 정확하게 짚었을 때 나는 화음이 좋을 뿐이다. 마음이 어지럽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기타를 연주한다. 소리가 마음을 가라앉힌다. 손가락 끝에 집중하면서 연주하다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만다. 최근 기타와 관련한 이상한 증상이 하나 생겼다. 기타를 잡고 연주를 시작했다 하면 졸린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내는 기타 소리에 졸린 것이야 이해할 수 있지만 내가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소년이여, 기타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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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은 처음으로 내게 하늘을 나는 꿈을 꾸게 해준 영웅이지만, 그의 옷차림만은 늘 못마땅했다. 이루 말할 수 없이 힘이 세고 빠르며 거기에 잘생긴 얼굴과 부드럽고 신사다운 매력까지 겸비한 불사신인 그가 어째서 쫄쫄이까지 입어야 한단 말인가!- 그의 활동배경이 되는 1930년대에는 아직 스판덱스가 발명되지 않았으니 소재는 아마도 나일론이었을 것이다- 그건 일종의 모함으로까지 느껴졌다. 그를 창조한 작가가 그의 비범한 능력과 외모를 선망하면서도 질투한 나머지 그에게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입힌 것이 아닐까, 하는….
어쨌든 슈퍼맨이 딱 달라붙는 복장의 영웅 이미지를 워낙 강하게 정착해놓아서인지 배트맨을 처음 봤을 때 별다른 거부감이 일지 않았다(배트맨의 검정 쫄쫄이가 그다지 싫지 않았던 건 내 마음속에서 배트맨은 ‘나쁜 X’의 이미지가 강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마침내 영화 <스파이더맨>이 나왔을 때, 나는 드디어 쫄쫄이가 몇 십년 만에 제 주인을 만났다는 생각을 했
[fashion+] 쫄쫄이라고 너무 놀리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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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영화를 볼 때마다 그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과 주인공의 얼굴에서 받는 느낌이 일치하는 경험을 종종 하곤 했다. <대부>에서 돈 콜레오네를 연기한 말론 브랜도의 깊게 음영진 눈그늘과 고집스레 툭 불거진 아랫볼이 미국사회의 급속한 변화 이면의 어두운 욕망과 피로, 그리고 적대적 사회와 맞대응하면서도 그 사회를 폭력적으로 닮아가는 자의 고집과 권태를 드러낸다면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를 연기한 최민식 선배의 마치 메두사를 연상케 하는 갈기머리와 도려내어질 듯 퀭한 눈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운명의 굴레에 갇혀 절뚝절뚝 비극의 심장으로 걸어가는 오이디푸스의 고독한 표정과 닮아 있다.
며칠 전 우연히 다시 꺼내 보게 된 이와이 슌지 감독의 <하나와 앨리스>의 아오이 유우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여고생에게 바라는 모든 긍정적인 미소를 그 자그마한 얼굴에 모두 갖고 있는 아리스는 제발 그 미소를 머금은 채 그 나이 그대로 멈춰주길 바랄 정도로 아찔하게
[SO WHAT] 제발, 그대로 멈춰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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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도 세상의 아이들은 이불을 덮어주는 부모에게 이야기를 조를 것이다. 어제 들려주고 읽어준 동화와 똑같은 얘기라도 아이들은 개의치 않는다. 아니, 도리어 숙지하고 있는 클라이 맥스에 이르면 신이 나서 “그래서 악어가 해적을 삼켰어!”라고 나서서 마무리 짓고 뿌듯하게 잠을 청하기도 한다. 과하지 않은 변주도 환영 받는다. 부모가 다정히 베드타임 스토리를 읽어주는 광경을 뒷날 미국영화에서나 본 세대인 나는, 누워서 동화를 읽다 눈치껏 전등을 끄는 아 이였는데 어둠 속에선 책을 읽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리저리 뒤채며 중얼중얼 이야기를 지어 내다 잠이 들곤 했다. 나는 내 자작 엉터리 픽션이 좋았는데, 독창적이어서가 아니라 책에 나오 는 진짜 동화를 그럴싸하게 표절하면서도 등장 인물의 외모와 말투를 내 취향에 맞게 갈아치울 수 있었기에 만족스러웠다. 아득히 잊었던 수십 년 전 잠버릇을 떠올린 건 <어메이징 스파이더 맨>이 절반쯤 흘러갔을 때였다. 앤드루 가필드가 분한 피터 파
[신 전영객잔] 네버엔딩 스토리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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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 시점이 논란이다. 마약과 군 복무로 이어진 그의 행보 이후, 누군가는 주지훈의 ‘이른’ 복귀를 탓한다. 방송 출연, 광고도 어느 하나 쉽지 않다. 그러나 주지훈은 말한다. “제가 싫어서 죽을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데 쉬는 동안 제 작품을 보고 힘을 얻었다는 분들을 봤어요. 아,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 했죠.” 물론 어디까지나 이건 주지훈의 입장이고 이 모든 것도 변명으로 치부될 수 있다. 그러면 우리의 입장은? 주지훈은 연기를 잘하는 배우고, 그가 가진 가능성의 영역은 독보적이다. 주지훈은 항상 50살 이후의 ‘좋은 배우 주지훈’을 이야기해왔고, 지금은 그의 긴 행보 중 한 시기다. 어려운 한 걸음이 될 수도 있지만, 배우 주지훈을 위해선 필요한 보폭이다. 장규성 감독의 코믹사극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개봉을 앞두고 주지훈을 만났다.
탁 까놓고 말하자. 2009년의 주지훈에 대해서. 수순으로 보자면 캐스팅 기사가 나와야 할 시
[주지훈] 주지훈, 주지훈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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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로부터’라는 이름을 단 지면이지만, 가끔은 행복한 이야기를 쓰고 싶다. 이를테면 나는 몇년 전 한 록페스티벌에서 처음 보고 팬이 된 국카스텐이 만인을 위한 ‘한잔의 술’로 재림한 순간의 기쁨과 알싸한 서운함에 대해 쓰고 싶다. 음악을 향한 무한 자긍심, 자유로움, ‘실력이 곧 아름다움’인 예술을 증거하며 그들이 보여주는 적당한 똘기와 건강한 광기의 즐거움에 대해 쓰고 싶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기쁨은 병아리 눈물만큼 조금씩만 생기고 아픔은 눈 들어 바라보는 곳곳에 널려 있다. 사방이 디스토피아다. 숨 막힌다. 아픈 데가 너무 많아서 아픔에 대해 무감각해지는 사태가 너무도 자주 도래한다. 무감각이야말로 호환마마보다 무섭다. 무감각은 무기력과 냉소를 동반해 삶을 무가치하게 만들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굳어가는 감각을 어떻게 깨울까. 아픈 데를 찬찬히 살피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순리겠다. 지금 당신에겐 어디가 가장 아픈가(아픈 데 없이 다 지낼 만하다면 사실 그건
[김선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강정으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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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ile
앨범
1997 어어부프로젝트 1집 ≪손익분기점≫
1998 어어부프로젝트 2집 ≪개, 럭키스타≫
2000 어어부프로젝트 3집 ≪21C New Hair≫
2002 어어부프로젝트 3집 <복수는 나의 것> O.S.T.
2008 백현진 ≪Time of Reflection≫
2011 백현진 ≪찰라의 기초≫
영화
2001 <꽃섬> 출연
2002 <뽀삐> 출연
2009 <디엔드> 연출
2011 <영원한 농담> 연출
2012 <설마 그럴리가 없어> 출연
2012 <모피를 입은 비너스> 출연
백현진의 예술활동 범위는 전방위다. 뛰어난 음악인이자 미술가인 백현진은 영화연출도 했다. 이미 단편영화 두편을 만들었다. 요즘에는 연출뿐 아니라 배우로서 영화출연도 잦아졌다. 간간이 우정출연하는가 싶더니 최근 개봉한 장편영화 <모피를 입은 비너스>에서는 놀랍게도 주연이다. 창작에의 영감을 얻기 위해 애쓰다
[백현진] 노래 부르고 붓질하는 게 나에겐 명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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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시대는 돌고 도는 걸까. 몇년 전만 해도 음악의 시대는 끝난 건가 싶었는데, 최근 고가 헤드폰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걸 보면 그만큼 좋은 음악, 혹은 좋은 음질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증거일 거다. 젠하이저의 HD 700은 이어컵의 디자인이 약간 기울어져 있다. 단순히 예쁘라고 만든 제품이 아니라 소리가 귀 안으로 직접 전달될 수 있게 제작된 디자인이다. 최고급 기종인 HD 800과 마찬가지로 스틸 소재의 정밀하고 얇은 막 위에 트랜스듀서를 장착해 미세진동으로 인한 음의 왜곡을 막아주는데 덕분에 음 왜곡도는 0.03% 이하라고. 착용감을 위해 마이크로 파이버 패브릭을 사용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좋은 제품인 만큼 값도 꽤 비싸다. 149만원. 대신 2년간의 국제보증기간이 제공된다.
[gadget] 음 왜곡도 0.03%, 믿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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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크기 205x178x47mm(WxHxD), 무게 240g(컨트롤러 165g)
특징
1. 320인치 대화면이 눈앞으로. 게다가 선글라스처럼 주위를 둘러볼 수도 있다.
2.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듯한 직관적인 컨트롤러.
3. 와이파이 기능 추가로 스트리밍 영상도 감상 가능.
지금은 가치가 많이 희석됐지만 20여년 전만 해도 63빌딩의 아이맥스 영화관은 비수도권 지역 아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저기서 <우뢰매> 같은 영화를 보면 끝내줄 태세였다. 그렇게 아버지를 조르고 졸라 찾았던 아이맥스 영화관은 예상대로 신세계였다. 압도적인 공간에서 수많은 동물이 날고 기는 모습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안방에 놓여 있던 21인치 TV의 크기에 익숙해져 있던 소년에게는 그랬다.
2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디스플레이 시장의 새로운 화두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다. 이 단어가 낯선 이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면 안경 형태로 된 디스플레이를 쓰면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
[gadget] 영화 같은 일상의 시작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