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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마음을 제대로 훔쳤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 8월1일 약 50만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하면서 총관객 수 40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8일 만에 거둔 성적이다. 8월2일 현재 1073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는 <도둑들>은 평일 평균 약 50만명을 불러 모을 만큼 흥행 가속도가 붙었다. 영화의 배급사인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이하 쇼박스)는 만족하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에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로 재미를 보긴 했으나 예년에 비해 적은 라인업 때문에 다소 주춤한 상태였다. 쇼박스 홍보팀 최근하과장은 “쇼박스가 배급한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사회적인 이슈를 불러일으켰다면 <도둑들>은 온전히 영화적인 재미로만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것 같다”고 흥행요인을 분석했다. 그는 “영화라면 무조건 배급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좋은 영화가 있으면 배급한다’는 전략이다. 앞으로 그 전략을 유지할 계
[국내뉴스] <도둑들> 호재, 극장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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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래도 끝은 성대하게
끝없는 오심으로 울화통이 터지게 만들었던 2012 런던올림픽도 끝을 향해 달려간다. 그러나 8월13일에 열리는 폐막식은 록페스티벌 안 부럽다. 블러, 뮤즈에 해체한 스파이스걸스까지, 여기다 영국을 대표하는 모델들을 런웨이에서 볼 수 있다. 개·폐막식만큼은 기똥차다.
2. 고통의 붉은 방을 위하여
E-BOOK으로 100만부가 넘게 팔린 화제의 그 소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드디어 한국에서 출간된다. 억만장자와 여대생의 러브 스토리가 유치하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엄마들을 위한 포르노’라는 별명과 함께 미친 판매고를 기록했다.
3. 나는 나카다이 다쓰야로소이다
1954년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로 데뷔해 나루세 미키오, 이치가와 곤 등 일본의 내로라하는 거장들은 모두 거쳐온 그는 일본 영화사의 살아 있는 증거다. 그의 출연작들을 모은 특별전이 8월17일부터 30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린다. 17일, 18일
[must 10] 그래도 끝은 성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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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와 올림픽은 요즘 모두의 화두다. 너무 더워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들에게 런던에서 벌어지는 올림픽 경기는 잠깐이나마 열기를 잊게 해주는 청량음료다. 박태환 선수가 놀라운 투혼으로 은메달을 따는 순간, 김재범 선수가 거듭된 공격으로 금메달을 따는 순간, 최병철 선수가 괴이한(?) 몸놀림으로 동메달을 따는 순간, 그리고 또 다른 멋진 순간마다 정말로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신아람 선수가 서럽게 울 때, 조준호 선수가 황망한 표정을 지을 때, 박태환 선수가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인터뷰할 때 체감기온이 솟구치긴 했지만. 몇 시간 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엄청난 경쟁을 펼치며 출근하고 빡빡한 분위기에서 근무하고 붐비는 인파 속에서 점심을 먹고 졸음과 싸우면서 오후 일을 하고 다시 숨막히는 퇴근길에 오르는 ‘5종경기’를 펼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새벽까지 TV를 보는 것을 보면 올림픽은 저렴한 피서법이 된 듯하다.
이렇게 선수들의 경기에 열광하면서도 올림픽이 내세우는 ‘숭고
[에디토리얼] 열대야, 올림픽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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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연인들'은 '빅'의 후속작으로 기억을 잃은 검사와 조폭의 딸이 펼치는 로맨틱 코미디로 오는 8월 6일 월요일 밤 9시 55분 첫 방송 된다.
[조여정] "배우라면 누구나 다중적인 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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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미코드(39) 감독은 첫 번째 장편 <애니멀 킹덤>을 만들기까지 긴 시간을 견뎌야 했다. 멜버른대학에서 예술학을 전공한 뒤 호주공립학교에 취직했던 그는 영화연출로 자신의 진로를 정한 다음 뒤늦게 영화학교에 입학했고, 영화잡지 <인사이드 필름 매거진>의 편집자로 일하면서 단편 <크로스보> <네덜란드 난쟁이> 등을 만들었다. <애니멀 킹덤>을 구상한 건 오래전이었지만, “멀티 레이어 구성의 복잡한 범죄 이야기”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쏟은 제작자는 없었다. 그러나 그가 장편영화 연출에만 목을 맸다면, 선댄스 키드라는 영예를 누리진 못했을 것이다.
-1988년 멜버른 근교에서 일어난 왈시(Walsh)가 경찰 살해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드니에서 쭉 살다 18살 때 멜버른으로 이사를 갔다. 이무렵 멜버른에서 일어났던 범죄들에 관한 책을 읽었다. 특히 왈시가 사건은 충격이었다. 이 사건을 범죄의 역사가 아니라 사회의 역사로
가이 리치나 타란티노 스타일? 그건 사기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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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선댄스영화제 월드 드라마 부문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한 <애니멀 킹덤>이 8월2일 개봉한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상영됐던 <애니멀 킹덤>의 감독 데이비드 미코드는 한국 관객에겐 생소한 이름이다. 조셉 고든 레빗이 한 가정에 무단침입해 골 때리는 해프닝을 벌이는 <히셔>(2010)의 각색 작업을 한 것 말고는 장편 참여 경험이 없다. 하지만 중고 신인감독 데이비드 미코드는 장편 데뷔작 <애니멀 킹덤>에서 뻔한 재기로 눙치려 드는 대신 10년 가까이 차곡차곡 준비해왔던 야심을 풀어놓는다. 극중 주인공의 대사처럼, <애니멀 킹덤>은 아직 미완(未完)이다. 하지만 데이비드 미코드는 조금 더 지켜보고픈 미완이다.
당신에게 두개의 카드가 주어진다. 카드 A에는 세개의 선이 그려져 있다. 이 선들의 길이는 조금씩 다르다. 카드 B에는 하나의 선이 그려져 있다. 이 선의 길이는 카드 A의 세개의 선 중 하나와 일치
웰컴 투 더 정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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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희극배우 김병만
이즈음 저는 한 과묵한 남자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곰곰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남자는 아르곤 용접공으로, 중동수출용 송유관을 용접하는 일을 합니다. 남자는 여러모로 재주가 좋은 사람입니다. 노동자 버전의 맥가이버랄까요. 이것저것 뚝딱 만들어내는 수완도 좋고 땅딸막한 몸을 잽싸게 놀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상황을 막아내기도 합니다. 게다가 스무살 때 만나서 결혼까지 이른 아내는 얼마 전 오랫동안 기다려온 둘째를 가졌습니다. 오후 햇볕이 좋으면 괜히 기분이 들떠서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정도의 행복, 남자는 이 정도면 꽤 그럴듯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처럼 일찍 퇴근한 저녁, 큰아이가 남자의 품에 안기며 서류 봉투 하나를 내밉니다. 거기엔 원본과 조작본이 함께 복사되어 있는 회계장부, 복잡한 계산식과 법률용어가 빼곡히 들어찬 날인 계약서 등이 들어 있습니다. 남자는 어쩐 일인지 이 서류의 출처를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언젠가 자신이 훔쳐냈다가 스스
정글의 법칙 in 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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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배우 김고은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들이 꿈결의 옹알이처럼 흘러들어 왔다가 의미없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시계를 보면 새벽 세시다. 그 정도 상태가 되면 난 모니터 앞을 벗어나 밤마실을 나간다. 아무도 없는 골목길을 호젓하게 거니는 것이 좋다. 날씨가 추울 땐 밤마실이 지금보다 잦았다. 그때의 기억으로 <야간비행>이라는 단편영화의 이미지를 채웠다. 밤마실을 다니면서 담배를 태우는 것도 좋아한다. 길 위에서는 마지막 한 모금이 아쉽다. 그래서 영화에 담배 피우는 장면이 여럿 나온 것도 같다.
졸업을 하기 위해 단편영화를 찍고,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계속하는 것밖에 다른 길이 없을 거라는 마음이었다. 그때 <야간비행>이 배급되고 초청되기 시작했다. 1~2년 정도 영화를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또 다른 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영화를 찍는 일은 더 힘들어졌다. 밤마실을 다녀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하루하루 영화를
당신은 한국의 클로에 셰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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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배우 이하나
전역한 지 한달이 조금 넘었지만 아직도 길거리에서 군복 입은 청춘을 보면 긴장하게 됩니다. ‘에이, 완전히 민간인이던데’ 하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그건 어설픈 배우 경험을 발휘한 연기일 뿐임을 밝혀둡니다. 그렇기에 다소 한심해 보이긴 하지만 집에서 냉커피를 홀짝이고 담배를 태우며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아직은 즐겁고 유쾌하기만 합니다. 여기저기 채널을 돌려가며 리모컨으로 과거 여행을 하던 중 저는 한곳에 정착했습니다. 드라마 <태양의 여자>였습니다. 배우 이하나씨의 존재가 저를 케이블TV 편성표까지 외우는 열혈 시청자로 만들었습니다.
이하나씨는 제게 절대적인 믿음을 주는 배우입니다. 저는 아직 내공이 부족해 배우의 연기력을 평가할 수 있는 스카우터까지 장착하지는 못했습니다. 왠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믿음이 가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극중에서 이하나씨는 항상 자기만의 방법으로 열심히 살아갑니다. 왜 이렇게 몰입이 잘되
단순한 것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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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배우 이제훈
한 줄기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석굴. 그 안에 스스로를 가둔 석공. 그는 온몸을 던져 돌을 쪼갠다. 그의 주변엔 이미 그가 조각해놓은 부처의 얼굴이 수천이다. 어두운 석굴 속에서 땀에 젖은 석공의 몸이 번쩍인다. 석공의 몸이 바위에 부딪힌다. 석공의 몸이 튕겨져 나온다. 짧은 신음이 석굴 안에 맴돈다. 문득 젊은 석공은 바위 속에 감춰져 있을 미륵의 미소를 떠올린다. 석공을 둘러싼 수천개의 불상 중 그가 찾는 미소는 없다. 석공의 오른팔은 잘려 있다.
통일신라. 신라 왕의 무덤에 들어갈 불새를 조각해야만 하는 석공은 불새의 흔적을 찾아 신라 서쪽을 여행한다. 그러던 중 석공은 백제 출신의 대도적 아왕을 만난다. 얼굴을 비롯한 몸 전체가 곪아터진 아왕 앞에서 석공은 그만 부지불식간에 불쾌한 마음을 내보이고 만다. 아왕은 석공의 미묘한 행동을 알아채고는 조각칼을 빼앗아 그의 오른팔을 자른다. 석공의 팔이 땅에 떨어지고, 그 손에 꼭 쥐어져 있던 작은 나무 한 토막
다양한 이야기와 감정이 물결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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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배우 안성기
안성기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님의 감독 데뷔작 <주리>에서 무전기 사용법이 미숙해 선배님께 꾸중을 들었던 연출팀 이용승입니다(꾸중을 들은 것을 마음에 담아두어 이 글을 쓰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비록 3일간의 촬영이었지만, 보고 또 봐도 감동적인 선배님의 명품 연기와 스탭 한명 한명에게까지 마음 써주시는 선배님의 인품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물론 무전기 사용법, 3초 누르고 말해야 한다는 것도 확실히 배웠습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로 기억합니다. 명절 때 방영한 <개그맨>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선배님과 처음 만났습니다. 이후에 <투캅스> <칠수와 만수> <성공시대>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하얀 전쟁> <태백산맥> <남자는 괴로워> <영원한 제국> &
<남자는 괴로워> 속 청춘의 30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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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배우 김민희
“그가 흔들리는 걸 나는 알아본다. 그렇다.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나의 영혼 안에 그가 조용히 꽃등을 켜 들고 들어선 것은 그 흔들림의 자질 때문이라는 걸.” -김정란 <여자의 말> 중에서
제가 ‘진짜’ 당신을 알아보게 된 것은 식당에서 우연히 본 노희경의 드라마에서였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당신의 표정 속에 담긴 어떤 흔들림을 느꼈습니다. 그 뒤 한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 당신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간 일화를 이야기했어요. “바보같이 보여서, 그런 모습이 싫어서 집에 와서 엉엉 울기도 했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거기가.” 그리고 당신은 <화차>에서, 결혼하자 조르는 애인에게 묻지요. “결혼하고 나면, 그다음은?” 그때의 그 쓸쓸한 표정이라니. 왠지 난 당신을, 그 미세한 흔들림을 아주 잘 알 것만 같았습니다.
전 영화를 만드는 여자예요. 이 가부장적인 한국사회에서 제가 영화를 만드는 여자라는 것이 참 좋아요. 지난해엔 &l
당신의 그 미세한 흔들림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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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배우 백윤식
지금 나는 심각한 딜레마에 처했다. 그러니까, 지금 구상하고 있는 장편 데뷔작의 내용을 밝힘과 동시에 그 안의 구체적인 캐릭터를 내가 짝사랑하는 배우에게 맡아달라는 고백을 만천하에 대고 해야 한다 이거지. <씨네21>은 이것이 아름다운 장면이 될 거라 생각했을 게 틀림없다. 아무렴. 야구장 전광판으로 중계되는, 지금은 가진 게 없어도 열정과 비전으로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겠다며 반지를 내밀고 무릎 꿇는 청년의 진심어린 사랑 고백은 언제나 훈훈하니까. 물론 그 남자가 거절당한 반지를 들고 쓸쓸히 길을 거닐다 마음을 빼앗긴 다른 여자에게 같은 반지로 고백을 해야 할지도 모르지만! 그때 그 여자가 남자를 째려보며 “그거 절 위해 만든 거 아닌 거 다 알아요” 하고 매정한 얼굴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서야 전광판 프러포즈 따위 하는 게 아니었다며 순결을 잃은 반지를 장롱 속에 감춰버리는 슬픈 미래가 기다릴지도 모르지만! 흑. 그러니까 그 청년이 나다. 그러니까,
쥐락펴락, 왕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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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장편 데뷔작을 찍는다면 어떤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습니까? 그 배우에게 러브레터를 쓰실 의향이 있다면, 저희가 대신 전해드리겠습니다.” 독립영화 감독(이라 쓰고 장편 데뷔가 기대되는 유망주 감독이라 읽는다)들에게 러브레터를 청했다. 편지의 수신인은 7인의 감독들이 마음에 품은 7인의 배우다. 제작사까지 결정된 장편 프로젝트도 있고 아직 영화의 첫 장면 정도만 구상한 프로젝트도 있다. 어쨌거나 7인의 감독은 가슴속에 고이 간직했던 이야기를 과감히 공개해주었다. 물론 이 영화들이 언제쯤 세상의 빛을 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은밀한 편지를 공개적으로 엿본 독자들은 마음속으로 7인의 감독을, 7편의 작품을 응원하게 될 것이다. 편지에 담긴 감독들의 진심이 러브레터의 주인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란다.
독립영화 감독 7인의 공개 캐스팅 프러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