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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면도를 하고 집을 나서도 오후가 되면 벌써 뺨이나 턱이 거뭇거뭇해지는 남성들이 있다. 여행 중이 아닌 평상시라도 서랍에 여행용 전기면도기 하나쯤은 준비해두는 게 어떨까 싶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마다 배터리는 운명 직전의 상태이기 일쑤다. 그렇다고 사무실에서 주섬주섬 충전용 어댑터를 꺼내는 건 어쩐지 유난스러워 보이는 듯하고. 그러니 하루 평균 면도 횟수가 2회 이상이라면 필립스의 여행용 면도기 PQ222를 고려해볼 만하다. 일반 전원 플러그 외에 USB 케이블을 이용한 충전도 가능하기 때문에 늘 컴퓨터 곁에서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손쉽게 배터리 관리를 할 수 있다. 얼굴 굴곡에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쿠션형 헤드를 장착해 수염도 만족스럽게 깎이는 편. 아쉬운 건 USB 케이블을 사용할 경우 충전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는 점이다. 8시간 충전을 해도 최대 30분만 사용이 가능하다. 그냥 USB단자 하나를 면도기에 장기 대여해주고 지내는 수밖에.
[gadget] USB로 충전하는 면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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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화면 크기 15.6인치(371.9×232.7×35.5mm) 무게 1.06kg
특징
1. 별도 전원 케이블이나 어댑터 없이 USB 케이블만으로 컴퓨터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2. PC 한대에 복수의 모니터를 연결할 경우, 편리한 멀티태스킹 환경이 구현된다.
3. 1.06kg의 초경량 제품인 만큼 휴대하기도 유리한 편.
초소형 노트북의 출현은 새로운 딜레마의 시작이기도 했다. 작고 가벼워진 만큼 휴대도 용이해졌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감수해야 할 불편함 역시 발생했던 것이다. 오밀조밀한 자판에 적응하려면 꽤 시간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비좁은 모니터는 인터넷 서핑의 즐거움과 일의 능률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요소였다. 물론 개선된 신제품들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지만, 나는 여전히 데스크톱 앞이 아니면 장시간의 업무에 애를 먹는 편이다. 특히 동영상이라도 감상할라치면 모니터의 사이즈는 더욱 중요한 숫자가 된다.
알파스캔의 e1649 울트라 USB 모니터는 디스플레이 환경에
[gadget] 똑똑히 보여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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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업> 프랜차이즈에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대는 다음의 서너 가지 정도일 것이다. 아무리 현란한 안무도 아무렇지 않게 소화해버리는 댄스 머신들의 스테이지에 완전히 빠져들 수 있게 해줄 것. 그 대열의 중심에 출중한 육체미를 지닌 선남선녀 배우들이 있을 것. 마지막으로 핫한 뮤지션들의 박력 넘치고도 세련된 음악이 흥을 최고로 돋울 것. 이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스텝업4: 레볼루션>은 지난 7년간 이어져온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가기에 충분하다.
서사의 언어가 몸의 언어에 봉사한다는 점은 여전히 불문율이다. 마이애미 최고 호텔그룹의 상속녀지만 미국 최고 댄스시어터 윈우드에 들어가는 것이 꿈인 에밀리(캐서린 매코믹)와 재개발 지역에서 스트리트 댄스그룹 몹(MOB)을 이끌며 유튜브 조회수 1위에 도전하는 션(라이언 구즈먼)의 다소 유치한 러브스토리는 최소한으로 줄였다. 글로벌 그룹을 상대로 한 라틴계 이주민들의 투쟁도 뼈대만 남겼다. 대신 영화는 초고속 촬영이나 편
7년간의 전통을 잇다 <스텝업4: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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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영화의 명맥이 끊긴 지 오래다. 아무리 기억을 헤집어봐도 50여년 전 <빨간 마후라>나 <창공에 산다> 이래 깊은 인상을 남긴 영화를 떠올리기란 힘들다. 그 이유를 짐작해보건대 아마 현실적인 난국의 영향이 컸을 것 같다. 보안이 철통같은 공군 기지의 도움을 얻기도 힘들었겠고 과도한 제작비도 문제였겠지만, 로봇들이 날아다니는 <트랜스포머> 같은 영화가 나오는 판국에 공중전으로 승부하려면 관객의 마음을 훔칠 만한 상업적인 감각, 그리고 진보한 촬영 기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감독들의 발목을 잡지 않았을까. 그런 점에서 <알투비: 리턴투베이스>(이하 <알투비>)는 시작부터 많은 수혜를 안고 출발한 영화다. 국방부와 공군의 든든한 지원을 받았고, 덕분에 F-15K와 TA-50의 비행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운용할 수 있었기에 도심을 기반으로 한 시가지 전투를 효과적으로 연출할 기회도 얻었다. 문제는 한국
한국형 블록버스터 <알투비: 리턴투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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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시작은 온화하였으나 끝은 심히 막장이리라. 뉴욕에 사는 교양 넘치는 두 부부가 브루클린의 한 아파트에 모였다. 페넬로피 롱스트릿(조디 포스터)과 마이클 롱스트릿(존 C. 라일리)의 집이다. 그들의 아들의 얼굴을 나뭇가지로 후려쳐 이 두개를 부러뜨린 아이의 부모 낸시 코원(케이트 윈슬럿)과 앨런 코원(크리스토프 왈츠)이 사태를 무마하려고 온 참이다. 처음에는 무난한 대화가 오고간다. 하지만 허례허식의 유효기간은 짧다. 누구 하나가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순간 저마다 한 성질 하는 어른들의 빅뱅이 시작된다. 다르푸르의 분쟁을 연구한다는 자칭 박애주의자 페넬로피, 자격지심으로 무장한 만년 철물점 사장 마이클, 중산층의 우월의식이 몸에 밴 투자상담가 낸시, 휴대폰이 천생연분인 제약회사 변호사 앨런은 이내 허물 벗듯 체면을 벗는다. 심지어 나중에는 부부고 뭐고 없다. 각개전투에 돌입한 그들의 연속 충돌에 4면으로 둘러싸인 아파트 공간은 포화상태에 이른다. 하지만 밑바닥까지 추락할 때까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밀실토크 <대학살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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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도 아니고 프리퀄도 아니다. 말 그대로 리메이크다. 그런데 폴 버호벤의 <토탈 리콜>이 개봉한 건 1990년이다. 자기 완결성과 창의성을 그대로 간직한 22년 전의 블록버스터를 리메이크하겠다고 나섰다면 그에 걸맞은 합리적인 이유가 필요하다. <언더월드>와 <다이하드4.0>의 렌 와이즈먼은 지난 22년간 발전된 특수효과가 리메이크의 이유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니다. <토탈 리콜>은 CG 초창기에 만들어진 블록버스터였다. 당시의 리뷰들을 찾아보면 기차를 타고 가는 아놀드 슈워제네거로부터 카메라가 점점 멀어지며 화성을 조망하는 CG장면에 대한 찬사들로 가득하다. 요즘에야 그런 건 제3세계의 독립영화 감독들도 컴퓨터 앞에서 뚝딱뚝딱 만들어낸다.
오래된 영화를 CG로 업그레이드하는 동시에, 렌 와이즈먼은 버호벤의 이야기와는 좀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 버호벤의 영화도 필립 K. 딕의 원작으로부터 기
특수효과로 영화를 덧칠하다 <토탈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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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다와 마법의 숲> Brave
감독 마크 앤드루스, 브렌다 채프먼 / 목소리 출연 켈리 맥도널드, 에마 톰슨, 빌리 코놀리 /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월트디즈니스튜디오스코리아(주) / 개봉 9월27일
픽사 전성시대는 지났다고들 했다. 이건 아마도 <카2>가 기대만큼의 흥행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어쩐지 픽사와는 어울리지 않는 속편 기획이 계속해서 발표되면서 시작된 이야기인 것 같다. 당연히 <메리다와 마법의 숲>에 쏟아진 걱정도 산더미였다. 마법에 걸린 가족을 구하기 위한 고대 스코틀랜드 공주의 이야기라고? 타고난 운명을 거부하고 모험을 택하는 소녀의 이야기라고? 이건 픽사보다 디즈니에 더 어울리는 기획이 아니던가 말이다. 픽사의 크리에이티브는 디즈니에 잡아먹히고 만 걸까? 걱정은 이르다. 북미에서 먼저 개봉한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현재까지 2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하고 있으며 비평가들의 평가도 썩 괜찮다. 아직 픽사는 살아 있
[Coming soon] 픽사는 살아 있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 B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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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오지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질 뻔했다. 영화 <미인> <아이 러브 유>에 출연할 당시 그는 그저 얼굴만 인상적인 배우였다. 스스로도 잘 알았다. “살면서 크게 욕 먹은 적이 없는데, 연기를 하면서 욕을 참 많이 먹었다.” 그러나 욕은 약이 됐다. 2년의 와신상담 끝에 출연한 드라마 <두번째 프러포즈>를 시작으로 오지호는 ‘잘생겼지만 친근한’ 배우로 거듭났다. 드라마 <환상의 커플> <내조의 여왕>의 허술한 남자 캐릭터는 어느덧 그의 대표 이미지가 됐다. 그가 원래 남성미 철철 넘치는 배우란 걸 다시금 일깨워준 작품은 <추노>다. <추노>의 노비로 전락한 조선 제1의 무사 송태하는 믿음직함으로 무장한 캐릭터였다. 그리고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오지호는 지금껏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를 조금씩 겹쳐놓은 것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다. 서빙고 별감 백동수는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무사지만 허점도
[오지호] 개그 욕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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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에 대한 대표적인 부정적 편견은 그것이 ‘이 세계’의 일을 다루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한다. 외계인? 우주? 미래? 우리가 인간이나 지구, 현재도 제대로 못 보는 판국에? 하지만 한번만 생각해보라. 재벌 아들과 가난한 여자가 순수한 사랑으로 맺어져 행복하게 산다는 이야기는 어디가 현실적인가? 무대나 소재가 낯선 어휘로 이루어져 있다 해도, 그 안에서 무엇을 느끼는가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말이다. SF장르를 대표하는 필립 K. 딕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래서 상상력만큼이나 현실감각이다.
렌 와이즈먼 감독의 2012년판 리메이크 <토탈 리콜>과 폴 버호벤 감독의 오리지널 <토탈 리콜>과 그 작품들의 원작 소설(놀랍게도 단편이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나란히 놓고 들여다보면 사건의 시발점에서 느껴지는 현실감각이 흥미롭다. 여기 한 남자가 있다. 그에게는 이룰 수 없는 소원이 하나 있다. 그는 화성에 가고 싶다. 간절히. 밤 동안의 욕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불만 만땅!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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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면장갑을 끼고 넘겨야 할 것만 같은 책이 여기 있다. 인도 독립출판사 타라 북스가 만든 <나무들의 밤>은 숲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온 인도 중부 곤드족 출신 아티스트 세명의 작품을 엮은 수제 그림책이다.
‘환상적 수목도감’이라고 불러도 좋을 이 그림책은 열아홉 그루의 나무가 짐승과 인간, 우주의 생명을 보듬는 이야기다. 지난 16년간 민속 예술과 민담을 작가와 아티스트, 수제본 장인들의 협업을 통해 핸드메이드 북에 담아온 타라 북스는 공정무역 관행을 준수하는 노동자 공동 소유 출판사다.
타라의 다른 책처럼 <나무들의 밤>은 코뮌 생활을 하는 장인 14명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버려진 천과 마포, 꽃으로 만든 재생지를 천연염색한 다음 일일이 세 아티스트의 작품을 실크스크린으로 찍어내고 수작업 제본한 이 책은 각 권이 세상에서 유일한 판본이어서, 복제품이되 정결한 아우라를 두르고 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사랑을 카피하다>(Certi
[도서] 아름다움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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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8월28일(화)·30일(목) 오후 8시, 9월1일(토)·2일(일) 오후 7시30분
장소: 서울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문의: 1577-3363
끔찍한 이 여름의 끝을 반기는 걸까. 8월28일~9월2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오페라 <라보엠>이 별빛 아래 울려퍼진다. 8년 만에 열리는 대형 야외 오페라다.
푸치니의 3대 오페라 중 하나인 <라보엠>은 1830년대 파리 뒷골목을 배경으로 한, 가난한 시인 로돌포와 아름답고 병약한 여성 미미의 사랑 이야기다. <그대의 찬 손> <내 이름은 미미> 등의 아리아로 유명하다. 뮤지컬 <렌트>로 각색됐을 만큼 대중적으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관전 포인트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과 세계 3대 소프라노로 불리는 안젤라 게오르규의 첫 만남이다. 게오르규는 <라보엠>의 미미 배역 전문 아닌가. 또한 정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향도 올해 국립오페라단의 <
[공연] 야외에서 만나는 <라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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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9월4일까지
장소: LG아트센터
문의: 1566-7527
“웰컴 투 라카지오폴.” 화려하게 치장한 라카지걸들이 브라스밴드의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춘다. 라스베이거스 쇼를 보는 기분이다. “Oh, Oh.” 그런데 저들의 팔과 다리의 근육이 꽤 육중하다. 그렇다. 라카지오폴은 게이클럽이다. 남자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천성이 여자인 그들이 라카지걸의 정체다.
뮤지컬 <라카지>는 클럽 라카지오폴을 무대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리고 있다. 존경받는 리더 조지는 클럽의 주인이며, 앨빈은 평소 히스테릭한 성격 탓에 주변을 긴장하게 만들긴 하지만, 폭발적이고 감성적인 가창력으로 공연마다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는 클럽의 디바다. 둘은 평생을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서로를 아끼고 보듬는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이 정성을 다해 키운 아들 장미셀이 폭탄선언을 한다. 바로 게이를 사회악으로 여기는 극보수주의 정치인 에두아르 딩동의 딸 안느와의 결혼 발표. 사랑하는 아들의
[공연] 올해 최고의 쇼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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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강남스타일>이 ‘강제 외국 진출’을 당해야 할 만큼 ‘기이한’ 반응을 얻고 있지만, 이 앨범에서 싸이는 늘 하던 걸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곡을 곧잘 쓰는 편이고, 여기에 <새>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특유의 똘끼와 막춤을 섞어 넣은 것이다. 그가 만약 <강남스타일>로 데뷔를 하고 지금 <새>를 발표했대도, YG 소속인 이상 외국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은 그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피처알바’ 앨범은 대개 빈 수레가 요란하다. 6집 이력의 싸이 또한 피해갈 수 없다. 결정구는 자력갱생의 <강남스타일>에 있다. 주요 멜로디가 조금 약한 것 빼고는 결점없는 클럽튠이다. 요새 나오는 음악은 출시와 동시에 운명이 결정되는데, 예외적으로 싸이는 점진적인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미친 무더위와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 우린 지금 이렇게 강렬하고
[MUSIC] 싸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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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케빈에 대하여> 내 아이가 악마라면
[올드독의 영화노트] <케빈에 대하여> 내 아이가 악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