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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아시아필름마켓이 가을 시즌을 대표하는 아시아의 마켓으로 확실히 자리잡는 분위기다.” 지난해가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의 전환점이 된 시기였다면, 올해는 변화로 인해 발생한 긍정적인 효과들을 발전시켜나가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시아필름마켓은 행사장을 벡스코로 옮겼다. 세일즈, 미팅, 피칭, 포럼 등이 한 곳에서 이루어지니 시너지 효과가 컸다. 우선 마켓에 참가하는 세일즈부스의 수가 늘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 가량 세일즈부스가 많아졌고, 마켓 스크리닝 횟수는 30% 이상 늘었다. 지난해부터 독자적으로 개발해 선보인 온라인 스크리닝도 반응이 좋다. 남동철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필름마켓 실장은 “좋은 물건을 많이 파는 곳에 물건을 사러 오는 사람도 모이는법”이라 했다. 남동철 실장은 또 “올해 마켓에서 노력하는 부분은 중요한 회사들이 많이 참가하는 마켓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이하
[special] 중요한 회사들이 모이는 잔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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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 한국 | 2012년 |85분
OCT07 중극장 13:00
OCT08 CGV4 10:00
OCT09 CGV6 11:00
OCT11 CGV4 19:00
Tip.석호 역의 배우 최원영은 TV 드라마로 얼굴이 익숙한 배우다. 그의 연기변신을 보는재미가 있다.
정수기 관리사 석호는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외롭다. 백수인 동생 진호는 그에게 짐만 될 뿐이다. 진호는 대학원에 가겠다며 형에게 오백만원을 받아내서는 술집 여사장 희영에게 빌려준다. 이 사실을 눈치 챈 석호가 돈을 받아오라 채근하자, 진호는 희영을 찾아 나서고 곧 우발적인 사고가 일어난다.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는 피곤함을 토로하는 주인공 석호의 혼잣말로부터 시작해 같은 대사로 끝이 난다. 정신분열증적으로 내몰아가는 일련의 현실조건 속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고달픈 일이 된다. 주인공 석호는 이 같은현대인의 피로감을 표상하는 얼굴을 하고 있다. 작품의 중반 이후까지 석호는 동생의 일에 무감한 것처럼 보
[New Currents] 누구나 제 명에 죽고싶다 (Your Time is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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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틴 카카드 | 인도 |2012년 | 117분
OCT07 중극장 19:00
OCT10 롯데4 16:00
OCT12 롯데4 13:00
Tip.영화라는 매체의 성격과 힘을 코미디로 풀어낸다.
영화라는 매체에 대해 사유하면서 인도, 파키스탄 지역의 정치 현실을 보여주는 경쾌한 블랙 코미디다. 발리우드에서 조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써니는 쾌활한 성격과 영화에 대한 불타는 열정을 갖고 있는 청년이다. 할리우드 다큐멘터리 팀에 합류하게 된 그는 인도 라자스탄 국경을 촬영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영화 서두에, 그들이 촬영한 인도의 모습은 밝은 분위기의 몽타주 시퀀스로 담겨진다. 경쾌한 배경 음악처럼 다큐 촬영 여정은 일사천리 진행되고 카메라에 담은 거리의 정취는 흥겹고 생명력 넘친다. 촬영을 제지하는 권위적인 군인을 만나 잠시 위기에 봉착하지만
써니의 기지로 무사히 넘긴다. 써니가 즉흥적으로 인터뷰를 요청하며 카메라를 들이대자 엄격한 군인은 수줍은 피사체로 변해 기꺼이 포즈를 취하고 정성껏
[New Currents] 시네마 (Filmista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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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산도발 | 필리핀 | 2012년 | 87분
OCT07 중극장 10:00
OCT10 롯데3 14:00
OCT12 롯데4 16:30
Tip.신의 섭리와 세속의 정의가 맞부딪히는 고요속의 파란.
1971년 필리핀 마르코스 독재정권 절정기, 세속과 떨어진 평온한 산 속 아도라시온 수녀원이 배경인 영화다. <신과 인간> <포도나무를 베어라> 같은 수도원을 다룬 영화들이 그렇듯, 그윽하고 사색적인 화면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점차 소용돌이 속으로 전진한다. 죄, 용서, 정의, 신념에 대해 묻고 있는 영화다. 평온한 수녀원에 로드디스 수녀가 찾아오고 그녀는 거기서 평생 헌신할 것을 서원한다. 수녀원의 일상은 매일 거의 변함이 없이 조용하고 소박하게 되풀이된다. 단순함과 기도는 수녀원 생활을 인도하는 가장 큰 원칙이다. 이렇듯 고요한,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파란이 일어나게 되고 영화는 이 문제를 쫓아간다. 로드디스 수녀와 루스 수녀가 마을로 볼일을 보러 떠난 날 이들
[New Currents] 유령 (Appar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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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얀 즈만피라 | 이라크 | 2012년 | 79분
OCT07 중극장 16:00
OCT10 롯데5 13:00
OCT11 롯데2 11:00
Tip.쿠르드 족 분쟁에 대해 미리 숙지하면 영화 몰입도가 높아진다.
이란 쿠르드 족 여성들의 처절한 절규를 담은 로드무비다. 이라크 대통령 앞으로 쿠르드 족 111명의 여성들이 연명한 편지가 도착한다. 젊은 남자를 찾아볼 수 없는 쿠드르 족 여성들은 48시간 내에 남편감을 구해주지 않는다면 집단자살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동봉한다. 그녀들의 머리카락은 홀로 늙어가는 세월을 보여주는 증표다. 대통령의 명을 받은 특별조사관 도니아디데는 이란 쿠르디스탄 지역으로 편지의 주인공들을 찾아 길을 떠난다. 현지 안내를 해 줄 소년과 동행하는 길 위에서 도니아디데는 총과 담배를 든 소년들을 발견하고 처참한 현실을 목도하며 황망해 한다. 신부 없는 결혼식에서 그의 분노는 폭발한다.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천신만고 111명의 여성들을 찾게 되
[New Currents] 111명의 여인들 (111 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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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에 호흡줄을 단 이 할아버지는 병상의 환자가 아니다. 지난 2005년, 부산영화제를 찾았던 스즈키 세이준의 그때 그 모습이다. 그는 호흡줄에 연결된 산소통을 직접 들고 남포동 광장무대에 올랐다. 기이한 광경이었다. 갑자기 울컥해졌다. 늙고 병든 사실을 알리고픈 사람은 없다. 남에게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면 더더욱 그럴 거다. 영화제 운영진도 스즈키 세이준의 건강을 염려했다면, 남포동으로 그를 부를 게 아니라 직접 일본에 가서 손자국을 받아오는 게 순리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당시 82살의 노장은 아무렴 어떠냐는 듯, 늙고 병든 게 대수냐는 듯한 태도로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핸드프린팅을 찍게 된 소감을 묻자,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내가 얼굴은 좀 팔렸을지 모르지만, 손자국을 팔긴 처음입니다.” 그는 프린팅 재료준비가 늦어진
틈을 타 김동호 위원장에게 “노래라도 한 곡 하시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덕분에 광장을 가득 메운 여고생들이 김동호 위원장을 향해 “노래해!
[부산에서 만난 사람] 82세의 청춘 스즈키 세이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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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무뇨스 | 스페인 | 2011년 | 76분
OCT07 롯데5 19:00
OCT09 롯데5 13:00
OCT10 CGV6 11:00
서사하라(사하라 아랍 민주공화국)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 지배를 받았다. 프랑코 정권의 몰락 후 스페인은 철수하고 1975년 스페인, 모로코, 모리타니 간의 협정에 의해 북부는 모로코에, 남부는 모리타니에 분할 귀속된다. 모리타니는 영유권을 포기하지만 모로코는 그렇지 않았고 이에 서사하라는 독립 투쟁을 지속해나간다. UN이 중재에 나섰지만 서사하라의 독립은 쉽지 않았다. 이 시기 쿠바는 서사하라의 독립을 1970년대부터 유일하게 지지했고 많은 사하라위족들은 쿠바로 유학을 떠나 10년이 넘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서사하라로 돌아와 조국에 봉사한다.
영화에는 서사하라의 독립에 대한 많은 화면자료들과 인터뷰들이 나오지만 영화가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러한 역사 속에서의 개인의 삶과 그 삶의 모습이다. 영화는 사하라의 사막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 곳
[wide angle] 사하라의 선생님 (El Maestro Sahara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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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코멘치니 | 이탈리아 | 2012년 | 90분
월드 시네마
OCT07 하늘연 19:00
OCT09 중극장 19:00
OCT11 롯데4 10:00
Tip.청춘남녀들이 로마 곳곳을 돌아다니며 데이트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흐뭇하다.
배우지망생인 지나는 엄마의 손에 이끌려 드레스를 입고 한껏 치장하기 시작한다. 배우를 꿈꾸는 딸을 위해 엄마가 직접 국회의원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곧 그녀를 데리러 온 차가 마을 입구에 멈추고 지나는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차에 탄다. 국회의원을 만나러 가는 차안, 지나는 그녀를 데리러 온 운전사 마르코와 대화를 나누게 된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약속 시간이 밤으로 늦춰지게 되고 마르코와 지나는 남은 시간을 보내려 로마 곳곳을 돌아다닌다. 지나와 마르코의 시간 때우기는 연인들의 데이트처럼 변해간다. 지나와 마르코의 마음이 깊어질 때 지나와 국회의원과의 약속 시간도 점점 다가오기 시작한다. <특별한 하루>는 로마를
[cine choice] 특별한 하루 (A Special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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촐탄 파울 | 독일 | 2012년 | 89분 | 월드 시네마
OCT07 M해운대3 17:00
OCT08 M해운대6 19:00
OCT10 M해운대9 10:00
Tip.편견을 지우고 보자. 이건 세상 모든 커플의 이야기다. 복잡하게 엉키는 시선만 쫓아가도 재밌다.
로사는 호수에서 어망으로 물고기를 잡으며 살아간다. 그녀의 연인 키어스틴은 호숫가에 근사한 집을 한채 갖고 있다. 어느 날, 젊은 레즈비언 커플 에비와 올리비아가 이곳으로 캠핑을 와 이들 커플 사이에 불쑥 끼어든다. 두쌍의 레즈비언 커플의 미묘한 심리전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잔잔한 호수에 제일 먼저 파문을 일으키는 장본인은 에비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에비는 로사에게 다짜고짜 키스를 퍼붓는다. 키어스틴의 사랑에 의심을 품고 있던 로사는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지만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에비를 밀쳐내진 않는다. 올리비아는 자신의 사랑을 로사에게 빼앗긴 것 같아 속상하고, 키어스틴은 로사에게 질투
[cine choice] 여자의 호수 (Woman’s 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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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훈 | 한국 | 2012년 | 99분 |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OCT07 CGV3 13:00
OCT09 CGVS 13:00
OCT12 CGV3 16:00
Tip.
고라니를 주목하자. 기묘한 판타지인 동시에 영화 속 인물들을 구원하는 동물이다.
<괜찮아, 울지마> <포도나무를 베어라> 등을 연출한 민병훈 감독의 신작. 동식은 전 국가대표 사격선수였지만 현재는 알코올 중독자다. 어느 날 동식은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키고 경찰에 잡혀간다. 남편의 합의금을 구하러 다니던 수원은 간병인으로서 돌보던 노인환자의 성적인 요구를 들어주고, 그 일로 병원에서 쫓겨난다. 이제 다시 안정을 찾을 때쯤, 딸 주미가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한편, 뜻밖의 합의로 풀려난 동식은 밀렵 일을 시작하는데, 또 한번의 거친 운명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벌이 날다>부터 <포도나무를 베어라>까지를 ‘두려움에 관한 3부작’으로 명명했던 민병훈 감독은
[cine choice] 터치 (Tou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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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트와넷 자다온 | 필리핀 | 2012년 | 상영시간 93분 | 아시아영화의 창
OCT06 CGVS 19:30
OCT7 CGVS 13: 00
OCT10 롯데3 11:00
Tip.케빈 베이컨 게임을 따를 때, 릴리아 쿤타파이는 케빈 베이컨과도 6단계만에 연결된다.
필리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녀를 알지만, 대부분 그녀를 모른다. 릴리아 쿤타파이는 30여년간 공포영화의 귀신이나 마녀를 연기했던 조연배우다. 필리핀 영화계의 케빈 베이컨이나 다름없지만 그녀의 진짜 이름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릴리아 쿤타파이의 6단계 법칙>은 생애 처음으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그녀가 시상식을 기다리는 상황을 담은 모큐멘터리다. 신문에서 처음 자신의 이름을 읽고 눈물을 흘린 그녀는 수상 소감을 준비한다. 그녀의 소망은 이번 시상식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인간극장> 같은 작품을 연상할 수도 있지만, 앙트와넷 자다온 감독은 스스로 다져온 배우로서의 자부심을 따뜻
[cine choice] 릴리아 쿤타파이의 6단계 법칙 (Six Degrees of Separation from Lilia Cuntap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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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레잔 오미르바예프 | 카자흐스탄 | 2012년 | 90분
OCT07 M해운대1 17:00
OCT10 M해운대M 10:00
Tip.꿈과 현실사이를 오가는 그 순간의 장면에 주목하시기를. 다레잔 오미르바예프만의 표현법을 만끽하게 된다.
카자흐스탄의 거장이자 동시대에 활동하는 가장 엄정한 예술가인 다레잔 오미르바예프가 2007년 <츄가>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카자흐스탄에 살고 있는 이 영화의 주인공은 학생이며 가난한 청년이며 그를 가난하게 만든 자본의 세계에 잔뜩 화가 나 있는 사람이다. 그는 범죄를 계획하여 상점을 털고 주인을 죽이고 감옥에 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의 죄책감은 점점 더 커진다.
그러고 보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오미르바예프는 동시대 카자흐스탄의 실정에 맞춰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벌>의 이야기를 각색했다.“도스토예프스키가 <죄와 벌>을 쓰던 당시의 현실과 현재 카자흐스탄의 현실이 비슷하다”고 그는 이미
[cine choice] 스튜던트 (Stud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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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진|한국|2012년 | 119분|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OCT07 M해운대6 16:00
OCT10 M해운대6 13:00
OCT11 하늘연 16:00
OCT12 M해운대4 19:00
Tip.원작을 읽은 관객이라면 원작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며 보시라.
원작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용의자X의 헌신>을 본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결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용의자X>는 원작의 사건을 대체로 충실하게 각색한 편이다. 그러나 이 말을 원작 그대로 옮겨놓았다고 해석하면 곤란하다. 마침 영화를 설명하기 위한 좋은 비교 대상이 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소설을 각색한 니시타니 히로시의 2008년작 <용의자X의 헌신>. 이 영화가 주인공인 천재 수학자가 계획한 알리바이를 천재 물리학자가 푸는데 상당 부분 집중한다면 방은진 감독의 손을 거친 <용의자X>는 사건을 둘러싼 세 인물의 관계와 감정을 쌓아올리는데 방점을 찍
[cine choice] 용의자X (Perfect Nu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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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와 로망포르노 혹은 블랙코미디의 눈으로 세상을 보던 소노 시온이 현실의 문제
에 전에 없이 한 발 내딛은 영화 <두더지>를 만들었을 때, 그리고 그 영화의 앞과 뒤에 3.11 대지진 피해 현장의 풍경을 넣었을 때만 해도 그가 이 문제를 얼마나 본격적으로 다룰 것인지에 관해서는 확신이 없었다. 하지만 소노 시온은 마침내 <희망의 나라>를 만들었고 피해지역과 안전지역 그 경계 위에 사는 사람들 혹은 떠난 사람과 남은 사람을 그려냈다. 그는 지금 이 이상한 현실에서 결코 눈을 떼서는 안 된다고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 당신은 <씨네21>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지금까지 일본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 됐건 그걸 무시하고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진 재해는 달랐다. 그건 나와도 관련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이점을 표현자의 한 사람으로서 무시해선 안된다고 생각했다”라고.
=그렇다. 매주 금요일에 수상관저를 찾아 원
[interview] 비일상이 일본의 풍경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