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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마을> The Town of Whales
츠루오카 게이코 | 일본 | 2012년 | 70분
OCT10 롯데5 16:00
<고래마을>은 세 고교생 단짝친구들의 로드무비를 다룬 성장담이다. 내성적인 소녀 호타루는 토미히코를 좋아하고, 토미히코는 자유롭고 활달한 마치를 맘에 두고 있다. 어느날 마치는 모르는 사람이 보낸 복숭아 상자를 선물 받고, 오랫동안 행방을 알 수 없던 오빠를 찾아 친구들과 도쿄로 떠난다. <고래마을>은 오빠에 대한 그리움, 세 남녀의 짝사랑과 엇갈리는 감정들을 서정적인 화면 속에 차분히 담아낸다. 그런데 감정이 화면에 쌓이는 만큼, 그 감정의 진폭을 설득해내는 데에는 다소 실패한 느낌이다. 청춘에 찾아오는 슬픔은 불확실한 외양이기 쉽다. 그러나 인물의 감정이 막연하다고 해서, 그것을 애매하게 담아낼 수는 없다. 어떻게 불확실한 감정을 설득해낼 것인가. 이는 성장담을 연출할 때 흔히 직면하는 딜레마 중 하나다. 마치는 자신을
[competition] <고래마을> The Town of Wha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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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The Crack
알폰소 아코스타 |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 2012년 | 101분
OCT10 중극장 16:00
최초로 플래시 포워드에 초청된 콜롬비아 영화 <균열>은 남미의 판타지를 매력적으로 표현한다. 미스터리한 첫 번째 시퀀스는 인과관계를 초월한 의문의 사건으로 구성된다. 영화가 시작되면 오빠와 여동생이 길을 걷고 이들은 가장무도회에 참석한다. 여동생은 돼지 가면을 쓴 남자와 섹스를 하고 오빠는 이를 훔쳐본다. 아침이 밝고 오빠는 여동생을 찾아 온 집안을 돌아다닌다. 여동생은 눈을 뜨자마자 오빠에게 닥칠 어두운 길을 본다. 그리고 여동생은 사라진다. 프린스는 프린세스가 없으면 존재하지 못하고 오빠는 여동생 없이 존재할 수 없다는 명제가 주어지고, 영화는 1년 후로 시간을 당겨버린다. 동생이자 아이들의 엄마를 잃은 오빠는 시골로 이사를 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기묘한 대목은 이들 가족의 정확한 관계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성적 터부에 대한 전
[competition] <균열> The C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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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 Melo
이로이 | 한국 | 2012년 | 119분 | 한국영화의 오늘
OCT10 M해운대4 13:00
OCT11 M해운대3 20:00
여자의 삶에는 위로가 없다. 가족과도 소원한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에서조차 위태롭다. 잠시 불안을 잊으려 택한 것이 섹스인데, 그녀의 파트너마저 제멋대로다. 여자는 지금과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과 진정한 사랑의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 그런 그녀에게 어떤 날, 따뜻한 목소리를 지닌 남자가 말을 건다. 그는 여자가 원하는 넓은 침대와 배려심을 모두 가지고 있다. 모델과 화가로 만난 두 사람은 곧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여자는 이 모든 게 꿈만 같다. 하지만 그녀의 행복이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멜로>는 사랑의 딜레마에 관한 이야기다. 사랑의 기쁨이 고스란히 고통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자는 깨닫지 못한 채, 남자를 받아들인다. 여자가 꿈꾸던 삶을 살게 됐다고 생각한 순간, 임신을 한 그의 전 애인
[cine choice] <멜로> M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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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된 거짓> The Good Lie
션 린든 | 캐나다 | 2012년 | 93분 | 월드 시네마
0CT10 M해운대3 17:00
진실은 종종 그 단어가 가진 뜻과는 다르게 현실의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든다. <진실된 거짓>은 감당하기 힘든 진실을 파헤치는 한 소년과 진실로부터 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아버지의 얘기다. 교통사고로 엄마를 잃은 컬른은 엄마의 유품에서 비디오테이프 하나를 발견한다. 비디오테이프에는 어머니가 결혼 전 강간당했으며 컬른은 그로 인해 태어난 아이라고 말하는 어머니의 고백이 담겨 있다. 현재의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과 자신이 강간으로 태어난 아이라는 데 충격을 받은 컬른은 어머니를 강간한 남자 로즈를 찾아 나서기에 이른다. 컬른의 아버지는 컬른이 찾아 나설 진실이 컬른에게 엄청난 위험이 될 것을 직감하고 연락이 두절된 컬른과 로즈를 동시에 쫓는다. 자신의 어머니를 강간한 범인이자 동시에 아버지이기도 한 남자를 찾아나선 소년의 이야
[cine choice] <진실된 거짓> The Good 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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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아픈 사랑> Love in the Buff
팡호청 | 홍콩, 중국 | 2012년 | 112분 | 아시아영화의 창
0CT10 CGV2 19:00
<골치 아픈 사랑>은 2년 전 팡호청 감독이 내놓은 <담배 연기 속에 피는 사랑>의 속편이다. 애연가들의 풋풋한 로맨스는 그사이 오래된 연인들의 로맨스로 바뀌었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지미,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 체리에게도 이별이 찾아온다. 업무차 지미가 베이징으로 출장을 가게 되면서 두 사람은 관계를 정리한다. 지미는 베이징행 비행기에서 만난 승무원과 금세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고, 얼마 뒤 베이징으로 발령받은 체리에게도 새로운 사람이 나타난다. 각자 새 출발을 하는 것 같았던 두 사람. 하지만 베이징에서 재회한 지미와 체리는 예전 연애 시절의 감정이 불쑥불쑥 되살아나는 걸 느낀다. 오래된 연인의 사랑 이야기에는 패턴이 있다. 첫 만남의 설렘은 편안함으로 대체되고, 편안함은 무심함으로 발전하고, 무심함은
[cine choice] <골치아픈 사랑> Love in the Bu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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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Comrade Kim Goes Flying
안자 델르망, 니콜라스 보너, 김광훈 | 벨기에, 영국, 북한 | 2012년 | 81분 | 특별상영
OCT10 하늘연 19:00
OCT12 소극장 10:00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는 통용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니다. 벨기에와 영국, 북한의 감독이 공동 연출한 이 영화는 북한의 영화제작시스템 안에서 제작됐다. 시나리오의 문법과 연기의 방식은 지난 세월 동안 북한에서 개발되어 온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신선한 문법의 영화일지 모르나, 남한의 관객들에게는 신기한 구경거리일 듯 보인다. 광부의 딸로 태어나 탄광촌에서 자란 영미(한정심)는 평양교예단의 곡예사를 꿈꾸는 ’탄광 처녀’다. 평양의 건설부대로 배치된 그녀는 곧바로 곡예단을 찾아가 오디션을 본다.
하지만 자신에게 고소공포증이 있는 줄 몰랐던 영미는 줄에서 떨어지고, 그런 그녀에게 유명 곡예사인 장필(박충국)은 코웃음을 친다.
[cine choice] <김동무는 하늘을 난다> Comrade Kim Goes Fl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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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구로사와 기요시, 원작 미나토 카나에. 일본의 WOWOW 위성 방송이 제작한 드라마 <속죄>는 두 명의 이름 덕분에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다. 어린 시절 함께 놀던 다섯 명의 여자아이에게 한 남자가 다가와 한 명의 소녀를 죽인다. 소녀의 엄마는 범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나머지 네 명의 소녀에게 “납득할 만한 속죄”를 하라고 주문한다. 구로사와 기요시에게는 4년만의 컴백작이다. 그리고 첫 TV드라마다. 하지만 구로사와 기요시만의 음침하고 서늘한 기운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도쿄 소나타> 이후 4년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나.
=놀았던 건 아니다. 여러 작품들을 기획했지만, 영화로 만들려고 할 때마다 잘 되지 않았다. 제작이 힘들어지면서 많이 좌절했던 시기였다. 이러다 영화를 만드는 감각도 없어질 것 같더라. 빨리 현장에 가고 싶었는데, 그런 와중에 WOWOW 프로듀서로부터 <속죄>의 연출 제안을 받은 거다. TV드라마든, 또 어떤 것이든
[interview] “무엇이 진정한 속죄인가 묻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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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시네마>라 좀 거창할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단출한 블랙 코미디다. 오랫동안 서로 반목하고 있는 두 국가 인도와 파키스탄의 접경 지역 마을에 인도의 어느 무명 배우가 포로로 잡힌다. 예기치 않은 그의 역할로 혹은 ‘시네마’의 역할로 마을에는 무언가 새 바람이 분다. 니틴 카카르, 블랙코미디를 만든 감독이니 좀 튀겠거니 예상했는데 진지하기가 이를 데 없다.
-장편 데뷔작이라고 들었다.
=여러 편의 영화에서 조감독을 했다. 그리고 <검은자유>라는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그 작품이 반응이 좋아서 장편 영화로 확장 버전을 만들고자 했는데 자금이 잘 모이지 않았다. 인도는 발리우드 영화가 아니고서는 제작비 모으는 게 힘들다. 그래서 이 영화를 먼저 만들었다.
-이번 영화 <시네마>는 블랙 코미디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가.
=특별히 한 장르를 선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인도의 젊은 세대들은 정치적인 의도를 지닌 영화를 보는 것을 지루해하는 경향이
[cine talk] 영화의 힘 그것은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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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가 드라마보다 더 깊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콜롬비아 감독 안드레스 부르고스 바예호는 그 신념을 <소피아와 고집 센 남편>에 전개시킨다. 매일 아침 커피 끓이고, 남편 출근 시키는 게 일인 60대 여성 소피아의 반복되는 일상. 영화는 바다를 보는 게 꿈이었던 그녀가 절친한 친구의 죽음 후 갖는 짧은 일탈을 깜찍하고 코믹하게 연출한다. “노인이 소재라면 무거운 주제가 대부분이지만, 난 생각이 다르다. 모든 대중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자연재해와 정치적 문제로 얼룩진 많은 콜롬비아 영화 속 풍경은 이 영화엔 없다. 오히려 아름다운 색감과 목가적인 풍경은 동화책장을 넘기는 듯 아름답다. 특히 소피아가 매일 밤 꾸는 꿈의 연출은 학예회의무대처럼 컬러풀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꿈 장면은 나이 든다는 것에 대한 내가 가진 질문과도 같다. 늙었다고 해도 그가 가진 꿈이나, 마음까지 나이가 드는 건 아니다.” 영화 속 소피아는 마치 동화 <파랑
[cine talk] 작고 소박한 이야기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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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부산국제영화제 플래시 포워드 섹션에서 <문유랑가보>를 선보였던 한국계 미국인 감독 정이삭이 5년 만에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찾았다. 올해 월드 시네마 섹션에 그의 세 번째 장편 <아비가일>이 초청됐기 때문이다.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프로 한 이 작품은 사랑을 통해 외롭고 고독한 현실을 초월하는 이야기다.
<아비가일>은 만만치 않은 영화다. 스토리를 중심으로 전개되기보단 몽환적인 느낌이나 분위기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월드 시네마 섹션에서 가장 독특하지만 난해한 작품으로 꼽을 정도다. 정이삭 감독은 “<아비가일>은 사실 영화를 그만 두고 싶게 만들었던 작품이다. 촬영을 마치고서 편집을 하는데 너무나도 애를 먹었다. 작품을 끝낸 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마음을 겨우 추슬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극중 아비가일로 등장한 아만다 플러머와의 작업은 그에겐 뜻 깊은 경험 중 하나인 게 분명했다. “아만다 플러머는 굉장
[people] 힘들었던 만큼 성장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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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화인이 아니잖아요.” 강풀 작가는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그는 올해 그 어떤 영화인보다 많은 영화계 활동을 했다. <이웃사람>이 개봉했고, <26년>은 촬영 중이다.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조명가게>를 변영주 감독이 연출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리고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한 아시아영상정책포럼에 강연자로 초청됐다. “보통 스토리텔링에 관한 강연을 많이 다니는데, 이번에는 내 작품이 영화화되는 과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가족여행 겸 왔다.” (웃음)
한국영화계가 강풀에서 얻어간 이야기가 올해로 6편이다. <통증>처럼 원안을 제공한 영화도 있었다. “매번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 그러니 흥행성적과 상관없이 언제나 마냥 좋을 수밖에 없다.” 연출을 맡은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편인 그는 “사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딱 한마디만 한다”고 했다. “독자들이 왜 이 만화를 좋아했는지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 외에는 내용이 바뀌어도
[people] 당신은 만화가이자 영화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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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셔 킹>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상대역, 혹은 <펄프 픽션>에서 팀 로스와 짝을 이룬 여자 건달. 어느 쪽이든 영화팬들에게 인상적인 그녀의 연기를 잊기란 불가능하다. 그런데 대표작으로만 오늘의 그녀를 규정하기에 이후 아만다 플러머의 행보와 보폭은 넓고도 길고, 빠르다. 최근작만 보더라도 불과 1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발표된 이와이 지의 <뱀파이어>에서 그녀는 치매 걸린 노파(!)였다. 커다란 풍선을 매달고 방 가운데 덩그러니 있던 그녀가 마침내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마치 <하나와 앨리스>에서 발레를 하던 앨리스의 예쁜 모습처럼 환상적이었다.
정이삭 감독의 <아비가일>에서 그녀는 <선녀와 나무꾼>의 인물이 된다. 선녀가 아니라 슬프게도 그녀의 역할은 ‘나무꾼’이다. 뉴욕에서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중년의 여성 아비가일. 그녀는 낯선 동양 청년을 만나 도움을 주고, 그 남자와 애정을 나눈다. 언제 그가 그녀가 숨겨
<아비가일> 배우 아만다 플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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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님이 납시었다.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태국의 밤’에 참여하기 위해 태국의 공주 우볼라타나 라자칸야가 부산을 방문한 것이다. 공주님의 뒤를 이어 영국의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 도쿄필름엑스영화제 집행위원장 하야시 카나코도 부산국제영화제의 각종 행사에 얼굴을 비쳤다. <씨네21> BIFF 데일리 사진팀이 부산국제영화제의 하루를 더욱 풍성하고 다채롭게 채워준 이들을 찾아가봤다.
“우리가 90년대 한국영화의 비밀을 파헤쳐주지. 하하하.”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 이야기> 행사에서 ‘90년대 한국영화의 비밀스러운 역사’를 주제로 강연한 영국의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즈와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프로그래머. (오른쪽부터)
“가을 밤바다에 우리만큼 잘 어울리는 팀은 없을 걸?”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축하공연을 연 어반자카파.
태국 공주님의 품격 있는 자태를 보라. 부산국제영화제 ‘태국의 밤’을 맞아 부산을 방문한 태국의 공주 우볼라타나 라자칸야.
[hot spot] 사와디캅~ 반가워요~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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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산에서 글로벌 스타를 꿈꾸세요
부산국제영화제가 스타를 꿈꾸는 이들의 인큐베이터가 됐다. 올해부터 아시아영화아카데미(이하 AFA)에 연기자 부문으로 신설되는 아시아연기자아카데미(이하 AAA)가 바로 그것이다. AAA는 연기, 외모, 발음, 발성, 영어 실력을 테스트하는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신인 배우들을 적극 지원해 글로벌 스타로 키우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처음 시행되는 프로젝트지만 오디션 지원자만 약 500명,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올해 선발된 이는 단 7명이다.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합숙 심화 교육을 받고 이후 1년간의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받는다. 현재 배우 안성기, 강수연 등이 그들의 멘토로 나서 참가자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는 전문 포토그래퍼, 스타일리스트, 감독, 프로듀서, 스탭들이 나서 영화촬영부터 스타일링, 프로필 사진촬영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특전은 AAA 과정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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