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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6.2인치 터치 스크린이 달린 컨트롤러. 컨트롤러만으로도 고성능 게임을 즐길 수 있다.
2. 강화된 소셜 네트워킹. 이 게임 패드를 이용해 인터넷 접속과 영상 통화, 간단한 텍스트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가능하다.
30대 남자들이라면 아마 닌텐도에 대해 비슷한 추억을 공유하고 있을 거다. 90년대 중반 슈퍼패미콤이 발매되던 날 조금이라도 빨리 손에 넣고 싶어서 줄을 서가며 구매를 기다리던 모습이나, 경쟁업체의 공세에도 한번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자신의 포지션을 지키던 모습 같은 것들. 하지만 세월은 쇠도 녹슬게 만든다더니, 닌텐도 역시 최근 굴욕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다.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360에 밀렸고, 핸디 게임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의 공세에 설 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닌텐도는 30년 만에 처음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주주들에게 사장이 고개 숙여 사죄하는 굴욕적인 상황을 연출
[gadget] 게임하면서 TV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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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원 감독을 만난 곳은 <점쟁이들> 제작사 사무실이 아니었다. 그는 벌써 네 번째 영화 <더 독>을 준비 중이었다. “시나리오 수정을 해야 하는데 머리가….” 그의 하소연은 개봉을 앞둔 여느 감독들의 푸념과는 달랐다. 알고 보니 <더 독>은 캐스팅까지 끝낸 상태였다. <점쟁이들>을 찍는 동안 ‘가께모찌’라도 한 것일까. 뜻한 대로 이뤄졌다면, <시실리 2km>(2004), <차우>(2009)에 이은 신정원 감독의 ‘코믹호러 3부작’은 <점쟁이들>이 아니라 <더 독>이 됐을 것이다. 지난해 초, <더 독>의 시나리오를 매만지던 그는 결국 다른 작가가 각본을 쓴 <점쟁이들>의 연출 의뢰를 받아들였다. 한시라도 빨리 현장에 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전국 각지의 용한 점쟁이들이 원한을 품은 악령과 대결하기 위해 울진리에 모여든다는 설정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그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신정원] 언제나 현장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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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을 기다리는 마음이라는 것도 있다. 돌아갈 수 없음, 회복할 수 없음, 돌파할 수는 더더욱 없음. 차라리 내가 망해버리는 편이 낫겠다 하는 자포자기의 심정만이 남아 있을 때. <만>의 여주인공은 설마 자신이 그리 되리라고 상상할 일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부유한 친정집과 다정한 남편을 둔 스물네살의 그녀는 입학 자격이 까다롭지 않아 어른이든 아이든 맘대로 들어갈 수 있는 사립학교에 들어가 미술을 배운다(참고로 이 소설은 1928년작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녀가 그린 스케치에 대해 이상한 소문이 돈다. 그녀의 그림이 모델이 아닌 미쓰코라는 학생을 닮았다는 풍문으로, 교장이 그녀에게 ‘수상한 소문’을 추궁하기에 이른다. 친분이 전혀 없던 두 사람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수군거림 탓에 서로를 의식하게 되고 가까워진다. 처음에는 단순한 마음이었다. 돈 때문에 학생을 음해하는 교장에 대한 비웃음, 근거없는 말에 대한 코웃음. 설마 그 소문이 진짜가 될 줄은 몰랐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그저 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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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틱톡. 지난여름 베를린의 어느 동네를 걷던 중 어디선가 공 소리가 들려왔다. 축구 게임이라도 벌어졌나 싶어 가봤더니 ‘닭장’(사방이 철창으로 둘러싸인 동네 풋살 경기장.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다)에는 꼬마 둘뿐이었다. 둘은 1:1 대결이나 공을 주고받는 패스 게임을 하고 있지 않았다. 나란히 선 채 벽을 상대로 공을 차고 있었다. 한참을 지켜봤는데 그 놀이에는 나름 몇 가지 규칙이 있었다. 공을 한번만 터치해야 할 것. 공이 바닥에 닿지 않아야 할 것 등.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게임이었는데 둘의 호흡은 바르샤의 미드필드 이니에스타와 사비 못지않았다. <나는 축구선수다>에서 소개한 축구스타 반 페르시(맞다. 올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그 잘나신 아스널의 주장 말이다)의 어린 시절을 따라가다 보니 베를린에서 만난 두 꼬마가 떠올랐다.
어린 시절의 반 페르시 역시 위의 두 꼬마처럼 닭장에서 보냈다고 한다. 친구와 둘뿐이었을 때 그는 ‘골 투 골’이라는 특별한
[도서] 축구선수 어릴 적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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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0월20일까지
장소: 갤러리 175
문의: 02-746-9670
신학철의 그림은 확신에 찬 듯 보인다. 하지만 전시를 열흘 남짓 남긴 날 작가를 만난 나는, ‘모른다’는 단어를 자주 쓰는 작가에게서 묘한 충격을 받았다. 그의 그림을 표현하는 온갖 남성적인 수사들을 뒤로하고, 작가는 제 무의식에서 흘러나오는 그림들이 어디로 갈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무척이나 유연하게 말했다. 김기라와의 2인전은 국가보안법의 대상이 되었던 그림 <모내기>와 연작 <한국 현대사-갑순이와 갑돌이>에 가려 있던 작가의 다른 모습을 찾게 한다는 점에서 설레게 할 것이다. 완성된 대작 대신 전시장에는 그림을 그리는 밑바탕이 되는 ‘사진 콜라주’들이 전시되어 있다. 역사적 사건들을 담은 흑백 사진을 잘라내 화면을 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그림을 그리는 신학철에게 사진은 세상을 만나는 실재보다 리얼한 첫 얼굴이다.
신학철의 작업들 옆에는 그와 서른살 차이가 나는 젊은 작가 김기라의
[전시] 세상에 고함 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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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1월11일까지
장소: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및 광주 시내 일대
문의: gb.or.kr
왜 수많은 비엔날레와 국제 영화제들의 이름에는 ‘도시’ 이름이 들어가야 할까. 지자체에서 나오는 돈을 생각하란 말이야! 라고 누군가가 내 뒤통수를 툭 하고 친다면 할 말 없겠지만, ‘정말 왜 꼭 반드시 대부분 도시 이름을 맨 앞에 넣어야 하는 겁니까?’ 하고 묻어 싶어진다. 하지만 나도 이번 가을 부산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 등을 다녀왔고 광주비엔날레를 계기삼아 전시가 열리는 광주 시내 몇곳을 둘러봤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보다 새 장소를 찾아가는 여정 자체에 관람자의 노고가 들어가다 보니 작업도 더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 부산비엔날레를 보면서 부산을 다시 보고, 베를린영화제를 보면서 베를린을 새삼 느낄 수 있다면 참 멋진 일이긴 하다.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라운드테이블’이라는 주제로 여섯명의 공동감독들이 40개국의 아흔명이 넘는 작가들을 초청해 각자의 주제를 내세웠
[전시] 광주의 작은 골목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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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리듬 앤드 발라드’라는 비꼼은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은 언제나 될 듯할 때 멈추었다. 그건 일종의 절충이었겠지만 안주라고 볼 수도 있다. 다행히 나얼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갔다. <You & Me>는 상징적인 트랙이다. 보컬, 곡, 소리의 질감 모두 저 옛날의 필리 솔 안으로 들어간다. 많이 들은 자가 만들어낸 모범적인 앨범.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그룹으로 또 솔로로 앨범을 발표하는 동안, 나얼 음악의 진전은 작곡과 편곡의 내용에 있었지 보컬에 대해서는 크게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처음부터 잘했고 늘 잘했으니까. 그러나 새 앨범은 보컬이 진일보를 이루는 놀라운 광경이 보인다. 도무지 현실 같지 않은 가성으로 완성한 <You & Me> 이야기다. 다른 모든 준수한 노래를 평이하게 만들어버리는 괴력의 노래다. 이 한곡만으로 상당한 가치가 있다.
최민
[MUSIC] 공들여 한발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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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사랑일까>에서 이별을 피할 수 없게 된 5년지기 부부, 루(세스 로건)와 마고(미셸 윌리엄스)는 힘겹게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루의 말은 조각나 있고, 마고의 말은 지워져 있다. 루는 떠나려는 마고를 앞에 두고 자기 얼굴을 마구 문지르며 완성되지 않는 문장을 뱉었다 삼켰다 한다. 이미 오래전에 완성해놨다고 믿었던 사랑이 실은 공기 중에서 느리게 부식해왔음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들의 대화도, 아니, 그의 독백도 하염없이 부스러진다. 그 비가역 반응의 부산물이 되어버린 루는 마고를 상대로 남몰래 진행해왔던 초장기 프로젝트 농담 하나를 털어놓는다. 중단된 농담과 함께, 멈춰선 사랑을 모른 척하려던 그의 노력은 그렇게 완전한 실패를 맞는다.
이 5분 남짓한 시간은, 약간 과장하자면, 세스 로건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비극적인 순간이다. 아무리 무거운 드라마를 운반해야 할 때도 늘 진담에 농담을 얼마간 섞어왔던 그다. <퍼니 피플>이나 <50/50>에
[세스 로건] 농담이 세상을 구원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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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감독은 지난 2008년부터 무성영화공연 <청춘의 십자로>를 연출했다. 사운드가 없는 프린트 한 벌에서 이야기를 상상하고 대사를 만들고 변사의 연기를 연출하는 동안, 그는 무성영화시대와 변사라는 직업에 대해 흥미를 가졌다. <신과 함께>의 다음 작품으로 준비 중인 <변사 프로젝트>(가제)는 당대 최고의 스타 변사였던 한 남자의 사랑을 그리는 영화가 될 것이다.
-<청춘의 십자로>에서 출발한 작품이라고 했다.
=당시에는 누군가 이 영화를 대중에게 설명해줄 것이라는 전제를 하고 영화를 만들었다. 말하자면 변사는 최초의 관객이자, 최후의 감독이고, 최후의 배우였다. 상당히 다층적인 레이어가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이를테면 어떤 레이어일까.
=변사는 자신을 숨기고 있는 존재다. 그리고 연기하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때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 의견을 말한다는 거다. “여러분, 이 여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people] 변사의 변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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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라는 이름의 어느 시계공이 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애인 매기가 있다. 그리고 매기에게는 미셸이라는 쌍둥이 자매가 있다. 어느 날 쌍둥이 자매가 휴가를 보내던 중 매기가 죽고 미셸만 살아 돌아온다. 그런데 이때부터 이상하다. 돌아온 사람이 정말 미셸인지 의심스러워진다. 매기가 살아 돌아와 미셸의 행세를 하는 건 아닌지 료는 두렵다. 유키사다 이사오가 올해 아시아프로젝트마켓에 가져온 프로젝트 <내일이 되기 5분 전>의 내용이다. “원래 원작은 청춘 성장 소설이었다. 그걸 미스터리로 바꿨다. 결국 인간관계라는 것은 진짜인지 거짓인지 잘 모른 채 만나고 끝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미스터리한 관계, 스스로의 믿음을 믿지 못하는 그런 상황을 그리고 싶었다. 소설에서 영화로 옮길 때의 포인트가 거기였다.” <내일이 되기 5분 전>은 지금 캐스팅을 앞두고 있다. “남자는 일본 배우, 여자는 중국이나 대만 배우를 생각중이다.” 말그대로
[people] 사람을 믿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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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즈 댓 바인드(Ties That Bind)는 아시아와 유럽의 공동제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워크숍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우디네극동영화제, 유럽영상산업기구, 프리울리베네치아지울리아영상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미디어 문두스가 후원한다. 세 번째 행사를 맞는 올해 타이즈 댓 바인드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각각 5편의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북한인 아버지의 비밀> <9월의 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등 총 10편의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지난 5월, 우디네극동 영화제에서 1차 워크숍을 가졌다. 이들은 좀 더 발전된 프로젝트를 가지고 10월7일부터 11일까지 부산에서 2차 워크숍을 가진다. 참가자 중 눈에 띄는 인물은 <빌린인생>의 프로듀서 이사벨 글라샹이다. 그는 올해 세 편의 영화를 부산국제영화제에 들고 왔다. 와이드앵글 부문 상영작이자 올해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수상작인 <세자매>, 올해 아시아프로젝트마켓(APM)
[market] 유럽과 아시아의 만남, 투자는 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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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말바프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사회주의 예술운동에서 벌어졌던 리얼리즘 논쟁의 문화적 협소함을 새삼 느낀다. 실제와 환상의 자유로운 결합과 시간과 공간을 창조해내지만 냉철한 현실인식을 잃지 않는 그의 영화들을 통해 미학적 한계와 이데올로기적 투쟁을 동시에 확장해가는 새로운 종류의 리얼리즘을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영화는 투쟁과 투옥, 혁명과 추방으로 이어진 그의 삶과 동궤를 이룬다. 영화나 여타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지 못했던 그는 팔레비 왕정에 반대하는 지하조직의 투사였고 자신의 신념을 실현시키기 위해 호위병의 배에 칼을 꽂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정치적 변혁을 위해서는 문화와 사상의 변화가 우선 실현되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영화를 선택했다.
환상적 우화, 현실적 도큐먼트
<순수의 순간>은 그러한 변화의 과정을 시적으로 포착해낸 작품이다. 이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투쟁’의 장면을 다루고 있지만 서사의 궁극적인 추동력은 ‘사랑’이다. 마흐
[special] 변혁을 위한 신념은 영화가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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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글라스? 노!
제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1997년 10월, 분명 그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무슨 큰일이 일어났던 것으로 짐작하고 있으리라. 스치는 사람들의 눈살이 찌푸려들 정도로 경광등은 미친 듯이 울었고 전조등은 물론이고 비상깜빡이까지도 정신없이 깜빡거렸다. 거기에 더해 ‘한겨레신문’이라는 로고가 양쪽 문짝에 선명한 언론사 차량이었으니 무슨 사건이 나도 크게 난 것으로 짐작했을 것이다. 심지어 조수석에 탄 후배는 몸의 반을 창문 밖으로 내밀고 앞에 가던 차량에게 바쁜 손짓하며 비켜달라고 소리까지 꽥꽥 지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운전을 하는 나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다른 동료가 어디선가 신호등을 조작해서 모두 녹색불로 바뀌길 기대하고 아예 바퀴를 접고 SF영화의 한 장면처럼 날개를 펴고 날고 싶은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비 오듯 땀을 쏟고 있었다. 남포동을 출발한 승용차는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 도착하고서야 그와 같은 소음과 행동, 그리고 상상을 멈출 수 있었
[부산에서 만난 사람] 남포동에서 해운대까지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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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The Life of Budori Gusuko
기사부로 스기이 | 일본 | 2012년 | 106분
OCT10 소향 11:00
OCT12 하늘연 10:00
영화는 한없이 파란색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파란색이 점점 변하면서 녹색의 숲으로 바뀐다. 그 숲속에는 부도리와 동생 넬리 그리고 그의 부모가 행복하게 살고 있다. 원색의 대자연은 화려하고 아름다우며 그런 풍요 속에서 부도리는 학교에서 시를 배운다. 그러다가 추위가 찾아오고 화면은 온통 회색빛으로 바뀐다. 끝도 없이 계속되는 냉해에 가족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부도리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냉해를 막아보기 위해 집을 나간다. 동생과 둘이 남은 부도리는 동생마저도 누군가에게 뺏긴다. 가족을 모두 잃은 부도리는 산을 떠나 마을로 내려오고 마을 주민의 도움을 받아 그 집에서 농사일을 도와주며 기거한다. 하지만 벼농사도 쉽지 않다. 벼가 병에 걸리자 논주인은 논을 갈아엎어 메밀을 심고 수확한 메밀로 겨울을
[wide angle]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The Life of Budori Gusu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