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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청학련 사건. 197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정치를 반대하는 학생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구속•기소한 사건이다. M2픽처스 김학민 대표 역시 그때 구속•기소된 180명의 학생 중 한명이었다. 그가 유신의 풍경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제목은 <유신의 추억: 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 “일단 올해가 유신 40주년이다. 민청학련 사건이 지난해부터 무죄를 선고받는 중이다. 우리 세대에게 유신은 현실이었지만 지금 어린 세대에게 그것은 역사다. 그러나 그들은 유신이 뭔지 잘 모르고, 관심이 없다. 영화를 통해 그들에게 유신이 뭔지 알려주고 싶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영화를 만든다는 사실을 숨긴 채 조심스럽게 제작해야 했다고. “내레이션 녹음 때 성우가 도망가기도 하고. 자료 영상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확보해야 했다.” 다큐멘터리는 10월23일 국회 도서관 지하 2층 강당에서 국회의원과 언론을 상대로 첫 공개된다. “국민의 대표인 그들에게 먼저 보여줄 것이다. 이날 박근
[이 사람] 이젠 유신도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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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투자배급사 4사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2013년 주요 라인업을 내놓았다. CJ엔터테인먼트는 스타감독의 신작을 중심으로 한 라인업이 눈에 띈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하고,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는 <설국열차>를 비롯해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 강우석 감독의 <전설의 주먹>, 김현석 감독의 <AM 11:00>, 김성수 감독의 <감기>가 포진해 있다. 이 밖에도 <협상종결자>(가제), <이야기>(감독 김용균•출연 엄기준, 이시영), <공범>(감독 국동석•출연 김갑수, 손예진), <집으로 가는 길>(감독 방은진•출연 하정우) 등도 포함되어 있다.
대작이라면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도 빠지지 않는다. 송강호, 이정재, 김혜수, 백윤식, 조정석 등이 출연하는 한재림 감독의 <관상>을 비롯해 얼마 전 크랭크업한 김용화
[국내뉴스] 2013년 별들의 전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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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들이 전설이다
1895년 <백조의 호수>를 고전의 반열에 올려놓은 마린스키 발레단. 그 전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기회가 11월12일과 13일 이틀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찾아온다. 주역으로 지난해 마린스키 발레단에 최초의 동양인으로 입단한 김기민도 무대에 오른다.
2. 코끝이 찡해질 거야
EBS 더빙판으로 더 익숙한 <빨강머리 앤> 시리즈의 전편이 HD 리마스터링된 버전으로 묶여 나왔다. 앤이 입양된 집과 퀸학원을 배경으로 소소하게 펼쳐지는 1편부터 양차대전을 거치며 대서사시의 풍모를 갖춘 4편까지, 가슴 절절한 순간의 연속이다. 쌀쌀한 저녁을 따뜻하게 덥혀줄 거다.
3. <홈랜드> 상륙작전
에미상 6개 부문에서 상을 받은 정치스릴러 <홈랜드>가 상륙했다. 10월12일부터 채널CGV에서 매주 금요일 오전 10시에 방영된다. 오바마 대통령도 즐겨 본다는 <홈랜드>.
4. 바르셀로나, 그 고딕의 밤으로
비밀과 서스
[must 10] 그들이 전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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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번째 부산국제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언제나처럼 국내외 스타들과 수많은 영화와 영화인,그리고 관객으로 넘실거렸던 축제가 끝난 것이다. 이번 부산영화제는 영화의 전당을 중심으로하는 사실상 첫 행사였지만 비교적 단단한 시스템으로 안정적으로 치러졌고 지금 이 글을 쓰는시점(10월11일)까지 큰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스럽다. 남포동 시대의 활력에 대한 그리움과 포토 저널 위주의 행사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영화제의 진정한 주인인 관객에게 보다 큰 즐거움과 흥분감을 안겨주는 문제는 부산영화제 또한 장기적 차원으로 고민하고 있을 터이니 걱정하지 않는다. 보다 큰 문제는 프로그램일 터. 그동안 부산이 세계와 한국영화, 아시아영화를 잇는 포털 역할을 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들어서는 이런 부분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이번 부산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영화들이 세계 영화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를 기대한다.서울에서의 일정으로 부산에는 초반 반절밖에 머물지 못해 많은
[에디토리얼] 부산영화제, 그 먹먹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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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공소시효가 끝난 후 살인 참회 자서전으로 스타가 된 연쇄살인범과 그를 법으로 잡을 수 없는 형사의 끝나지 않은 대결을 그린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박시후] "데뷔 때부터 이중인격 연기 해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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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려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다. 연일 평론가들의 호평이 쏟아지고 평점은 고공행진 중이며 북미 박스오피스도 상큼하게 출발했다. 라이언 존슨 감독의 신작 <루퍼>는 3천만달러의 비교적 적은 제작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내가 대결한다는 기발한 컨셉으로 제작 전부터 SF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브릭>에 이은 라이언 존슨과 조셉 고든 레빗의 재결합 소식은 기대를 더욱 부풀렸고 성급한 팬들은 벌써부터 <인셉션>과 비교 중이다. 간만에 나온 단단하고 똑똑한 SF영화 <루퍼>가 시간여행이란 까다로운 소재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살펴보자.
시간여행은 불가능하다. 1895년 H. G. 웰스는 최초의 시간여행 소설인 <타임머신>을 통해 시간여행에 대한 과학적인 증명을 시도했다. 한 물체의 위치를 확정하는 데 필요한 3가지 축, 가로, 세로, 그리고 높이에 시간의 축을 더해 4차원이란 개념을 내놓은 것이다. 우리가 동서남북 위치 좌표를 마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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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지난 5개월은 한국 영화감독에게 수난의 시대였다. 이명세 감독과 박신우 감독은 촬영 초반 제작사, 투자사와 갈등을 빚어 각각 <미스터 K>와 <동창생>에서 하차했고, 임순례 감독 역시 제작자, 주연배우와 연출권 간섭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연출을 잠깐 중단했다가 다시 현장에 복귀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이하 감독조합)은 지난 9월20일 이명세, 임순례, 박신우 감독과 갈등을 빚은 제작사에 공개 질의 및 해명, 사과 촉구서를 냈다. <미스터 K>의 제작사인 JK필름에는 후속 방안, 재발 방지 계획을 촉구했고, <남쪽으로 튀어>의 제작사 거미에 감독의 고유 권한인 연출권을 침해한 것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동창생>의 제작사인 더 램프에는 감독 해고 과정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다. 그리고 감독조합은 “하루빨리 영화 제작 전반에 관한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기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자”고 한국영화제작자협회(이하 제협),
감독 수난시대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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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투 필름’(Books to Film)이 성황리에 행사를 끝냈다. ‘북 투 필름’(Books to Film)은 원작 판권의 판매를 원하는 출판사와 원작 판권을 찾는 프로듀서가 만나는 자리로, 올해 아시아필름마켓이 처음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출품을 신청한 49편 가운데 선정된 작품은 <공중그녀> <굿바이 동물원> <미래 여인> <사랑이 달리다> <쉬운 여자> <심야버스괴담> <앤> <요리코를 위해> <위저드 베이커리> <천년을 훔치다> 등 10편. 이 가운데 프로듀서들의 호응을 가장 많이 받은 작품은 영화 <S다이어리>, <소년, 천국에 가다>의 각본을 쓴 박성경 작가의 <쉬운 여자>와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이기도한 강태식 작가의 <굿바이 동물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쉬운 여자>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데다, 일상의
[market] 부산에서 시작된 책과 영화의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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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랑스런 남자>로 부산을 찾은 테디 소리앗마쟈 감독이 APM을 찾았다. <뉴욕으로의 순수한 여행>은 인도네시아 무슬림 보수주의자 아버지가 아들의 동성애 결혼을 막기 위해 뉴욕으로 향하는 이야기다. 자칫 심각해질 수 있는 이야기지만, 감독은 코믹 터치의 소동극을 구상했다.
-지난해 <사랑스런 남자>로 부산을 찾았다.
=그래서 부산이 편하고 좋다. 지리도 많이 알게 됐고. 그런데 마켓에 있다 보니 너무 바빠서 영화 볼 시간이 없어 아쉽다.
-행사 3일째인데, 바쁜 가운데 성과는 있었나.
=벌써 도움을 주겠다는 분을 만났다. 다른 영화제 관계자들도 부스에 와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랜스젠더 아빠와 딸의 관계를 그린 전작에 이어 이번엔 무슬림 보수주의자 아버지와 동성애자 아들의 갈등을 그리고 있다.
=종교나 동성애 같은 소재가 민감할 수 있다. 하지만 내 영화의 주제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아버지와 아들간의 갈등이다. 그래서 분위기도
[market] 무슬림 보수주의자 아버지는 왜 뉴욕에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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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소비에트연방이 붕괴됐다지만, 레닌의 동상을 감히! 키르기스스탄의 세 악동에게 레닌이 통할 리 없다. 동상의 금붙이를 내다팔면 돈벌이가 되는데 뭘 주저한단 말인가. 키르기스스탄 감독 마랏 알리쿨로프는 마을 광장의 레닌 동상을 훔쳐간 세 악동을 소재로 한 소동극을 통해 자국의 현실을 묘사하려 한다. “최근 경제불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레닌의 사상이나 철학이 자국민들에게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다.” <레닌?!>은 시인의 동상이 훼손되는 뉴스를 본 마랏 알리쿨로프는 정치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의 동상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라는 상상으로부터 출발한 이야기다. 영화의 톤을 심각하지 않은 코믹으로, 또 세 청년의 캐릭터를 사회적, 정치적으로 연관 되지 않게 독립적으로 그린 것도 키르기스스탄 젊은 세대가 가진 사고를 여실히 반영하기 위해서라고. “생동감 있고 밝고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싶다. 단순히 웃고 마는 코미디가 아니라, 뼈가 있는 블랙코미디로 만들었으면
[market] 레닌 동상을 훔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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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요 펀드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월 10일 벡스코에서 열린 ‘필름 펀드 토크: 펀딩, 어떻게 받을 것인가?’를 위해서다. 각국의 펀드 형태와 자격요건, 펀딩 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는 이 자리에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영화펀드(이하 ACF)를 비롯하여 로테르담영화제의 후버트 발스 펀드, 프랑스 국립영상센터의 월드 시네마 서포트 등 7개국의 펀드가 참여했다. 영화 및 다큐멘터리를 포함 애니메이션까지, 제작비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품이라면 그들이 말하는 자격 요건을 꼼꼼히 살펴볼 만하다.
펀딩에 대한 자세한 요강을 알기 위해 자리에 모인 제작자들의 관심은 ACF와 함께 유일하게 한국영화에도 제작비를 지원하는 월드 시네마 서포트에 쏠렸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이 펀드는 1년에 600만 유로를 예산으로 총 4회에 걸쳐 작품을 선정해 제작비를 지원하며 장편영화개발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지원작 선정은 영화계 종사자들로 선정된 전문위원이 담당하며 지원작
[market] 제작비 필요하신 분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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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 연방과 중국, 이란의 국경이 만나는 접경지대이며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인 알마티에서도500km나 떨어진 잠불 주에서 태어난 오미르바예프는 수학을 공부한 뒤 영화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카자흐스탄에 새로 생긴 조감독 교육 과정을 이수하고 카자흐 필름 스튜디오에서 일하던 그는 1987년 모스크바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한 뒤 <여름 열기>(1988)라는 단편을 만들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며 본격적으로 연출을 시작한다. 비슷한 시기에 모스크바국립영화학교를 다녔던 아미르 카라쿨로프, 사티발디 나림베토프, 세릭 아프리모프, 아바이 카르피코프, 에르멕 시나르바예프, 아르닥 아미르쿨로프, 아만졸 애튀아로프, 탈가트 테메노프 감독 등은 모두 90년대 ‘카자흐 누벨바그’로 불리며 주목받는다.
오미르바예프는 자신의 영화에 영향을 준 사건으로 모스크바국립영화학교에서 장 비고와 트뤼포, 고다르, 브레송 등 프랑스영화를 본 경험을 여러 차례 꼽았다. 물론 <이반의 어린 시절>
[special1] 카자흐스탄, 카프카, 브레송이 빚어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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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넬리> Annelie
안테이 파락 | 독일, 스위스 | 2012년 | 117분
OCT 11 M해운대 13:00
임대 복지시설 아넬리에는 낡은 건물만큼이나 닳고 단 인간 군상이 모여 산다. 마약중독자, 부랑자, 술주정뱅이, 사기꾼들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모두 희망 없는 미래에 비관하면서도 나름의 현재를 살아간다. <아넬리>의 전반부는 거주민들의 사연과 직업을 하나하나 소개하는데, 많은 등장인물들을 장황하게 다루다보니, 좀 산만하고 작위적인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전반부 이후 내레이터 본인의 사연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중심을 잡기 시작한다. <아넬리>는 빠른 편집리듬, 역동적인 카메라워크, 불균질한 이미지와 음향 효과 등에 힘입어, 답답하고 어두울 수 있는 이야기를 경쾌하게 풀어나간다. 이 같은 돌출된 형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화면 속의 사건으로부터 거리를 두도록 만든다. 아이러니한 것은, 캐릭터의 극단적인 행동과 영화의 과격한 형식 자체가
[competition] <아넬리> Anne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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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
나와폰 탐롱라타라닛 | 타이 | 2012년 | 68분
OCT11 롯데5 10:00
영상 에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영화는 36개의 쇼트로 구성되어 있다. 고정된 카메라로 잡은 36개의 쇼트에는 각각의 메시지가 앞에 붙는다. 가령, 사진을 찍으면 그것을 다시 볼 수 있다, 라는 문장처럼 영화 전체의 주제를 설명하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새’ ‘마당에 떨어진 비타민 씨 정’처럼 화면에 담긴 물체를 지시하는 단순한 명사를 제시하기도 한다. 주인공 사이는 영화사 로케이션 담당자로 태국 곳곳을 다니며 영화의 배경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다. 사이는 아트 디렉터 움과 로케이션 장소를 찾아다니며 둘의 모습도 사진으로 남긴다. 이런 여정 중 움은 바닥에 떨어진 필름 현상 사진을 보고, 사이에게 아날로그가 아니라 디지털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다. 이 질문에 사이는 경제적인 이유를 댄다. 움은 사진을 지우기도 하냐고 다시 질문하고, 사이는 거의 지우는 법
[competition] <36>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