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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1. 영화 뺨치는 정교한 연출과 스토리, 캐릭터.
2. 기가 막힌 광원 효과와 그래픽.
3. 전략적 요소가 가미된 진보한 ‘총질 게임’.
4. 반복 플레이의 재미.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멀티 엔딩.
5. 자칭 타칭 가장 유력한 ‘올해의 게임’.
게임시장의 규모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어떤 게임’은 발매 첫날 24시간 동안 판매 규모가 무려 5억달러(약 5500억원)에 달하기도 하고, 누적 판매량이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를 넘어서기도 한다. 역대 흥행영화 기록과 비교해도 10억달러가 넘는 수익을 기록한 작품은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정도가 유일하다. 이런 수치들이 말해주는 건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다. 지난 세기에 영화가 언어가 다른 전세계인을 연결하는 통로가 됐던 것처럼, 이제는 게임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앞서 말했던 ‘어떤 게임’의 제목은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2>(이하 <블랙옵스2>)다.
이제 게
[gadget] 영화입니까?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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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유망한 직장’으로 꼽히는 어느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다. 서른 즈음의 직원들을 만날 때마다 여자뿐이었다. “왜 여기는 젊은 남자 직원이 없어요?”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말이 이렇다. “안 그래도 신입 중에 남자가 너무 없어서 임원 면접까지 올라가는 남자가 있기만 하면 웬만하면 다 뽑아준다는데, 거기까지 올라가는 남자가 없어요. 요즘 그래요.” 저출산의 원인 중 단골로 꼽히는 경제적 어려움은 조금 더 부연되어야 한다. 여자가 남자보다 돈을 더 많이, 안정적으로 버는 맞벌이 가정이 드물지 않다. 아내의 임신이 유발할 수 있는 휴직과 실직의 문제는 우리의 부모가 30~40대이던 시절, 아버지가 병가로 일을 쉬거나 그만두는 정도의 무게를 갖게 되었다. 멀리 볼 필요도 없이, 30대 중후반에 커리어적 성취를 거두고 결혼을 하는 내 친구들의 절대다수가 남편보다 돈을 더 잘 번다(지난 1년 내가 신부쪽 하객으로 참석한 결혼식 중 세개는 신랑의 직업이 ‘미정’이거나 ‘미상’(신부가 밝히지 않았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남자 1호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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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디어 아티스트 전준호와 문경원은 세계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전시회인 카셀도큐멘타에서 건축가, 디자인 그룹, 과학자 같은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종말 이후의 세계를 그린 단편영화 <세상의 저편>과 설치물 작업을 공개했다. <미지에서 온 소식>은 바로 그 작업을 확장한 인쇄물이다. 이 책은 영문으로 먼저 출간되어 카셀도큐멘타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한국어판에는 <세상의 저편> 후속작으로 만들어진 영화 <비현현>이 추가로 수록(컬러 인쇄물을 한 시퀀스씩 넘겨볼 수 있게)되었다.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여기 있고, 문학, 과학, 인문, 종교 등으로 질문이 이어진다. 그 질문은 죽음, 끝 혹은 초월에 대한 호기심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기다.
일본의 건축가 도요 이토에게(그리고 이 책의 많은 이들에게) 이 프로젝트는 다름아닌 후쿠시마로부터 시작한다. “미래를 위한 마을은 이곳에서 시작하지 않으
[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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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2월7일까지
장소: 서울 종로구 연지동 179번지(두 개의 집)
카메라를 들고 도시 이곳저곳을 살피던 사진작가 오석근은 드디어 자신의 개인전을 열 장소를 찾아냈다. 화이트큐브가 아닌 다른 전시장을 찾던 그는 서울 종로5가 보령약국 근처에 위치한 한옥을 제 공간으로 잠시 빌렸다. 오랜 시간 증축을 거치며 변형된 집의 형태는 작가가 담아내는 사진 속 이미지들과 무척이나 닮았다. 특히 인천의 변형 증축된 주택들을 찾아다니며 기록한 작가의 작업 <재와 먼지>(灰塵) 속에 있는 집과 전시 공간은 위치는 다르지만 건축이 담아낸 시공간의 온도가 독특하게 다가온다. 시간의 흐름과 그 사이사이 누군가가 만진 흔적들이 그의 작업에서도, 작업이 설치된 공간에 들어서면서도 강하게 느껴진다. 오석근의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는 청소년 이미지에 관한 그의 오랜 관심을 보여준다. 청소년의 이미지가 사회에서 어떻게 재현되고 고착되는가에 의문을 가진 작가는 길을 걷거나
[전시] 흔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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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12월13일까지
장소: 덕수궁미술관
문의: www.moca.go.kr
사진은 누군가의 말처럼 ‘부재증명’이다. ‘거기에 있었다’는, 그러니까 지금은 사진이 찍어낸 상태와 다르다는 걸 말한다. 똑같은 표정으로, 똑같은 옷 주름의 상태로 30초 이상 있기는 힘드니까 말이다. 이런 디테일한 세계가 아니어도 나라, 왕, 세계와 같은 거대한 단어들도 사진이 찍어낸 이미지와 현실이 똑같을 수 없도록 방해한다. 사진 속 고종은 더이상 왕일 수 없었고 영화로운 옷을 입고 있던 영친왕, 덕혜옹주 등은 더는 이 나라에 머물 수가 없었다. ‘비운의 왕’, ‘마지막 황제’, ‘비극적 역사’라는 단어로는 도무지 실체를 알아볼 수 없는 대한제국 황실의 ‘초상’이 사진으로 구체화되어 눈앞에 선보인다.
전시장의 시계는 대한제국기(1897~1910)에서 잠시 멈춰 있다. 일본과 서구 제국주의의 압력 속에서 고군분투했던 격변의 시기. 이 시기는 개항과 함께 사진매체가 최초로 유입되었던 때다. 정치적
[전시] 카메라 앞에 선 마지막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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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지난 앨범 ≪Beginner’s Luck≫으로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페퍼톤스의 의도적인 숨고르기. 페퍼톤스 하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2인조의 상큼한 전자 사운드보다는 밴드로서의 자연스러운 질감이 더 먼저 귀에 들어온다. 다음 앨범을 위한 포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로운 페퍼톤스를 볼 수 있는 작은 음반이다. 다만, 남자들의 보컬은 여전히 아쉽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초반부만 들었을 땐 지난 앨범 ≪Beginner’s Luck≫에 넣지 못했던 노래들의 활용이라고 생각했다. 변함없이 싱그러우면서도 전처럼 확신의 연주와 보컬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후반부로 가면서 방향을 완전히 튼다. <신도시>는 몰입의 연주를 쏟아내고, <검은 우주>는 마스터링 과정을 최소화해 거친 소리를 내고 기이한 멜로디 전개를 펼친다. 일관성에 대한 강박없이 내키는 대로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다. 산만함 이전에 여유가
[MUSIC] 새로운 틈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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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이야말로 일상을 만끽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믿어왔다. 배우 생활 10년 중 절반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냈을 정도다. 그랬던 그녀가 일상을 찾기 위해 일상을 탈출하는 아이러니한 여행을 당분간 끊겠다고 말한다. 한국영화 시간여행이라고 불러도 좋을 다큐멘터리 <영화판>에서 길잡이 역할을 맡은 그녀는 어쩌면 지난 한국영화의 역사를 돌이켜보면서 새삼 ‘배우 윤진서’의 이정표를 재확인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박은형 감독의 <그녀가 부른다>(2013) 촬영을 끝내고 더욱 영화가 좋아졌다고 반복해서 말하는 걸 보면 과언은 결코 아니다.
-올해는 어딜 다녀왔나.
=6개월 동안 뉴욕에 머물다 왔다. 재즈바도 다니고 공연도 보러 다니고 술도 마시고. 200시간 트레이닝 코스를 거친 뒤 요가 자격증도 땄다.
-해탈까진 아니더라도 마음이 평안해지던가.
=처음엔 명상하려고 8시간씩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거기에 빠져든다
[윤진서] 강수연, 김혜수 선배를 만났더라면 재밌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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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서울턱별시’ 중심가에 가면 어질어질하다. 영화관에 가도 적응을 못하겠다. 상영작부터 팝콘까지 대기업 취향에 맞춘 메뉴만 취급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멀티하게 플렉스한 공간의 소음과 공기, 인공광을 견디기가 힘들다. 40줄에 들어선 나도 이 모양인데 할매와 할배들은 어떨까. 서울의 마지막 단관 극장인 서대문아트홀(옛 화양극장)이 있는 건물마저 부서진단다. 극장 운영자와 주로 노년층인 이용객들, 상인들의 반발을 뭉개고 이 자리에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25층짜리 비즈니스 호텔이 들어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건물 곳곳에 시뻘겋게 철거 글자가 그려져 있다. 명도소송 결과가 나기도 전에 외양부터 일부러 흉물스럽게 만든 것이다. 전임 시장이 엉뚱하게 갖다붙이긴 했으나, 도시를 가장 아름답게 혹은 살 만하게 만드는 것은 ‘스토리텔링’이다(있는 스토리 없애고 없는 스토리 지어내려 한 것이 그의 패착이었다). 1964년에 문을 연 이 극장은 수많은 스토리를 쌓았다. 그 스토리 다 밀어내고 중국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검찰, 체제 수호니 자기 수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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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언니가 여성할당이 아닌 선출로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됐다. 2등으로. ‘박근혜 아우라’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결과일지 모르나, 경제 문제에 집중해온 것이나 친박으로 일관되게 처신해온 것도 언니의 정치력이라면 정치력이다. ‘잡음없는’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보며, 이 사람들 참으로 담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줄로 줄 잘 서고 잘 세운다. 불법사찰의 ‘머리’인 VIP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고 VIP께 각별한 총애를 받았던 이들이 줄줄이 쇠고랑 찼지만, 당명과 잠바 색깔을 바꾼 새누리당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줄도 잘 서고 편도 잘 나눈 덕이다. ‘돈으로 뭉친 사익집단’인 ‘친이’ 따위는 개가 물어간데다(무는 척만 하나?), 충성도에 따라 ‘친박’, ‘범박’, ‘비박’ 가르마 타고 이익을 배분하면 되니, 정책이나 명분, 철학 따위로 다툴 필요도 없다. 어쩌면 새누리당 역사에서 가장 평화로운 때인 듯하다. VVIP 1인 치하의 이런 깔끔 담백함과 지금이 21세기라는 것이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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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어린이날 조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주워(음… 업계 용어로는 훔쳐) 프라이드 치킨을 시켜먹었다(몸에 좋지 않으니 너 유치원 가고 없을 때 엄마 혼자 먹은 거야). 가정의 달, 가정을 지키는 나에게 이 정도 선물은 괜찮겠지, 우물거리며 배달온 씨네리를 펼쳤더니 효리씨의 ‘채식사랑’ 글이…. 헉, 닭다리 집을 때 내가 어떤 엄마일까를 살짝 생각했을 뿐 어떤 지구인일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역시나 오랜, 풀리지 않은 고민이 머릿속을 헤집는다. 왜 내 몸은(정확히 입은) 내 의식을 이렇게 배반할까. 쩝쩝.
유치원 다녀온 아이가 친구에게 볼일이 있다기에 친구가 가 있는 영어학원에 들렀다가 가슴이 철렁했다. 한 동네에서 줄곧 봐온 아이였는데,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일곱살짜리가 어떻게 저런 표정을 지을까 싶게 컴컴하고 구겨진 얼굴이었다. 저런 얼굴로 두 시간을 앉아 있는 건가. 할 수만 있다면 그길로 그 아이의 손을 끌고 나오고 싶었다. 우리는 대체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늙은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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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경선 과정에서 광범위한 부정이 보고된 통합진보당 사태를 보며, 나 홀로 ‘멘붕’이다. 이른바 ‘건축학개론’ 세대의 손위 동서뻘인 내 친구들은 먹고사느라 바쁜데, 다들 크게 놀라지는 않는 것 같다. 바빠서가 아니라 겪어봐서. 오랜만의 문자질에 의견은 이렇게 모아졌다. 1. 한번은 크게 치렀어야 할 일. 이번에는 제대로 다 까야 한다. 2. 유시민은 참으로 박복하다. 밧뜨, 이번에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정치생명이 걸렸다(아, 유 오빠의 정치생명은 대체 몇개일까). 3. 문제가 된 비례대표들은 사퇴해야 한다.
나와 내 친구들은 지난 십수년 민주노동당 안팎 ‘용자’ 몇명에게 푼돈이나마 모아주는 방식으로 마음의 빚을 갚아왔다. 그들이 제도 정치에 뛰어드는 모습을 우려 반 기대 반으로 지켜보았다. 당이 쪼개질 때도 이해했고 일부(만) 다시 합쳐질 때도 이해했다. 세월도 지났으니 (민주노동당 이전부터의) 분파 패권주의자들도 정신 차렸겠지 믿었다.
당내에서는 어떤 영향력을 가졌는지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통합진보당 안의 도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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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반도 지점, 혹은 52번째 주(51번은 아마… 일본?)라는 한탄과 비아냥이 과한 게 아니겠다. 아, 미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니 이조차 환상이구나. 그저 ‘봉’이다.
아무리 ‘뼛속까지’ 종미인 이들을 뽑고 앉혔다고 이런 취급까지 받아야 할까. 이렇게 뼛속까지 국민을 기만하고 모욕해도 되는 걸까.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미 대사관 사람 불러 알아봤다는 게 근거의 전부다. 전체 도축소의 0.1%만 무작위로 샘플 테스트하고 자국 민간업체의 전수조사까지 막았던 그 아메리카 합중국의 파견 직원이 그럼 뭐라고 하겠는가. 광우병 발견 즉시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2008년의 정부 공고문도 거짓말이었다. ‘촛불’이 ‘횃불’ 될까 두려웠던 정권은 수입 중단 요건을 명시한 법규를 만들고, ‘미국 광우병 발생 때 수입 중단→양국 공동 역학조사→조사결과에 따라 계속 수입 중단’을 약속했으나, 이제 와서 하는 대응이라고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뼛속까지 기만하고 모욕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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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톰 후퍼 감독. 세계 4대 뮤지컬 프로듀서 카메론 맥킨토시. 그리고 휴 잭맨, 앤 해서웨이, 러셀 크로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이 출연하는 영화 <레미제라블>은 오는 12월 19일 전 세계 최초 개봉 예정이다.
[휴 잭맨]"장발장이 진정한 슈퍼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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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론>
로버트 스탬 지음 / K-Books 펴냄
이론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로버트 스탬의 <영화 이론>은 가르치는 책이 아니라 안내하는 책이다. 영화이론에 친숙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쉽게 풀어쓴 이 책은 별다른 사전지식 없더라도 이해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지난 ‘영화의 세기’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영화의 지도를 그려줌으로써 단지 이론만이 아니라 영화 자체에 관한 이해를 돕는다. 영화를 알기 위해 꼭 영화이론까지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당신이 이 책을 읽고 나면 영화의 속살과 뼈대까지 선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는 만큼 즐거운 법이다.
<위대한 영화>
로저 에버트 지음 / 을유문화사 펴냄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영화만큼은 보는 만큼 알게 된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영화 속에 길이 있다. 하지만 마음먹고 영화를 보려 할 때마다 1년에 수백편씩 쏟아지는 영화의 홍수에 질려 발길을 돌린 경
면접 보기 전에 당신이 읽어야 할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