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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지상파 드라마의 가장 큰 수확이자 발견은 SBS의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였다. 이 작품으로 SBS 연기대상을 받은 손현주는 수상소감에서 <추적자>는 “없는 게 많은” 드라마였다고 말했다. 스타도, 아이돌도 없었고, 방영 초반 주목을 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좋은 제작진과 좋은 배우가 있다면 좋은 드라마는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추적자>는 증명해냈다. <황금의 제국>은 바로 그 <추적자>의 제작진과 배우들이 다시 뭉친 드라마다. 1990년대 초반부터 20년간의 한국 경제 격동기를 배경으로, ‘제왕’의 자리를 놓고 갈등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다. 단 한편으로 ‘믿고 보는’ 수준에 오른 박경수 작가의 대본과 손현주, 박근형 연기의 합 위에서 고수와 이요원이 어떤 연기를 보여줄 것인가가 <황금의 제국>이 <추적자>를 이어갈 작품이 될지 아닐지를 확인할 수 있는 열쇠다
방콕 바캉스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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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은 페스티벌의 정점이라고 해도 좋을 해다. 올해 열리는 음악 페스티벌은 10개가 넘고, 그중 다수가 7∼8월에 집중되어 있다. 어디로 갈까,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혹자는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비롯해 해외에서 선전한 아이돌의 K-POP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인지도와 시장성이 이전에 비해 더없이 높아진 결과라며 감격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관점도 가능하다. 이렇게 페스티벌이 늘어난 맥락에는 2007년 이후로 미국의 음악시장 구조가 음원 중심으로 재편되며 대부분의 수익을 공연으로 충당하게 된 배경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저들 입장에서 아시아는 그나마 미개척지이고, 한국이야말로 선택 가능한 지역이라는 것. 여기에 내한공연에 대한 박탈감을 가진 국내 정서와 왜곡된 내한공연 경쟁, 대기업의 관여 등이 더해져 페스티벌이 급속도로 늘어난 셈이다. 그러니까 2013년의 페스티벌 붐은 오히려 관점을 크고 넓게 가지기를 요구한다. 한국 밖은 도대체 어떤 상황인가. 음악산업 전
소리질러! 목이 터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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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특급 심사위원, 초특급 신인발굴!
제1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기간
6월27일~7월4일 / 장소 아트나인 / 홈페이지 www.msff.or.kr
해마다 여름 초입이 되면 대한민국 대표감독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저력의 영화제. ‘신인감독 등용문’이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다져온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올해로 12회를 맞이한다. 감독들이 ‘어디 나보다 더 뛰어난 신인이 있나 보자’라는 마음으로 심사했다가, 깜짝 놀랄 인재를 만나는 곳. 가령 2009년 <남매의 집>으로 대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조성희 감독 같은 초특급 인재 말이다. 게다가 올해 신임 집행위원장으로 위촉됐으니, 그야말로 금의환향이다. 출품작보다 더 궁금한 심사위원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심사위원장으로는 권혁재 감독. ‘비정성시’ 부문은 장훈/윤성현 감독,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은 민규동/박정범 감독, ‘희극지왕’은 이용주/봉준호 감독, ‘절대악몽’은 이경미/조성희 감독, ‘4만번의 구타’는 권혁재/장철수
달력 옆에 놓고 날짜 체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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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개봉하는 블록버스터를 보고 있노라니 현기증이 일 지경이다. 대재앙에 처한 지구의 연이은 아우성을 들으며 여름을 보낼 자신이 없다면 다음 방법을 추천한다. 일단,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독특한 영화제와 록 페스티벌 라인업을 꼼꼼히 체크하자. 휴가와 결합하면 단 며칠 만으로도 극강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록 페스티벌에 관한 상세 가이드는 차우진 음악평론가가 제시해준다. 머리가 아닌 몸 쓰는 페스티벌도 다양하다. 전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비치볼, 서핑대회도 눈여겨봐야 한다. 움직이는 건 딱 질색이라고? 미안하다. 그 심정, 그 마음 <씨네21>도 공감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씨네21>이 선정한 VOD 걸작선 추천과 장르소설 신작 삼매경, 윤이나 TV 비평가의 여름 신작 프로그램은 가만히 누워서도 즐길 수 있는 손쉬운 여름나기다. 지구평화는 슈퍼맨에게 맡기고, 치맥페스티벌이 열리는 대구에 가봐도 좋겠다.
더위에 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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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볼만했습니다. 맥줏집이 떠나가라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생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켜는 모습이 참으로 볼만했습니다. 안주로 나온 골뱅이를 다른 사람이 한두점 집어먹을까 말까 할 때 입안으로 마치 쓸어담듯이 집어넣더군요. 더욱 가관인 것은 그 태도였습니다. 자신이 옳은 일을 했다고 으스대는 태도. 그는 그날 오후 분명 ‘착한 일’을 했습니다. 소아암 환우들을 위한 이벤트에 무료로 참가했으니까요. 예전처럼 공중파에 고정 출연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케이블TV와 라디오에 종종 얼굴을 내밀며 바빠죽겠다고 페이스북에 엄살과 자랑 반 섞인 포스팅을 하는 그에게 황금 같은 주말에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미국 담배회사는 자선활동에 10만달러를 쓰고 ‘자선활동을 했다는 걸 홍보하는’ 데에 200만달러를 쓴다고 합니다. 200여 가지 독극물로 구성된 자신들의 제품을 잘 포장된 선의로 감추려는 것이지요. 맥줏집 구석 자리에서 벽을 기대앉
[김남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이 남자를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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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 포켓몬스터: 뮤츠의 역습> 시사회장에 들어간 기자들은 겁에 질렸다. 꼬마들 수백명(…은 아니었겠지만 내 눈엔 그렇게 보였다)이 빽빽 소리를 지르며 극장을 뛰어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체는 관객 시사단으로, 영화사가 관객 반응을 보겠다며 초대한 전문가 집단이었지만 기자들이 보기에는 그냥 몬스터다. 나는 입구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40대 독신 남성인 L선배를 옆구리에 끼고 평소 무릎 관절에 좋지 않다며 멀리했던 2층으로 도피했다. 꼬마들이 힘을 모아 “피카 피카 피카츄”를 외치던 그날,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혼이 나간 기자들은 모두 바람보다 먼저 누워 깊이 잠들었다.
아이들은 무섭다. 앞일 따위 생각하지 않고 체력을 불사른다. 괴성을 지르며 진격할 때면 어미, 아비도 못 알아본다. 어찌나 무서운지 TV애니메이션 <아따맘마> 속 젊은 부모는 아이들이 난동을 부릴 때마다 거대한 우주 괴물이 지구를 때려 부수러 강림했다는 공포에 사로잡혀 광선총을
[김정원의 피카추] 으악 몬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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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3일치 일기에 <에브리데이>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비디오로 여름나기’라는 제목으로 숨은 수작을 소개하는 기획은, 비디오 시대 영화잡지의 연례 행사였다. <완다라는 이름의 물고기>(1988)는 코미디 베스트에 빠지지 않던 작품. 5월25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관객과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사의 걸작도, 흥행대작도 아닌 미들급 영화들이야말로 스크린에서 다시 보기 어렵다. 세대와 국경을 넘어 여전히 사람들을 웃기는 데에 성공하는 <완다…>가 무척 사랑스러웠다.
5/15
바즈 루어만 감독은 시대극 장르의 마이클 베이가 되고 싶은가보다. 3D로 만들어진 그의 <위대한 개츠비>에서 개츠비와 닉 일행이 뉴욕으로 차를 달리는 장면을 보다가 그런 생각이 스쳤다. 그들의 드라이브는 역동적이다 못해 지금 <분노의 질주> 시리즈를 보고 있나 혼동될 지경이다. 영화 내적으로 보나 외적으로 보나 불필요한 과속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개츠비 보러 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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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당국회담 무산에 대해, 북은 남북관계를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보는데 남은 김정은 체제 길들이기 차원에서 회담에 임했다는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의 분석이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별스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체제부터가 상식 밖인 북은 그렇다치더라도 상대 대표가 마음에 안 든다고 굳이 차관을 고집해 판을 깨버린 우리 정부는 뭘까. 누가 봐도 얼씨구나 덥석 받아놓고는(대통령이 나서서 ‘국민에게 감사한다’고 할 때 살짝 흥분하신 거 같았어) 기싸움 끝에 돌아서버리는 거, 참으로 준비 안된 행동이다. 보통 이런 애들이 소개팅만 천번 하고는 연애 한번 제대로 못한다.
애초 회담 제의는 북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공식 발표로 이뤄졌고, 이를 장관급 회담으로 받은 건 우리쪽이었다. 그 조평통 위원장은 공석이고 부위원장은 명예직으로 할배들이 이름을 얹고 있는데 우리로 치면 조직의 사무총장쯤에 해당하는 그곳의 서기국장이 그렇게 ‘격’ 낮은
[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짧고도 강렬한 첫…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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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과대평가받은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보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개인적으로는 더 흥미롭게 보았다. 물론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뛰어난 영화가 아니다. 그러니 태작을 수작으로 둔갑시키고 싶진 않다. 다만 그 만듦새와 무관하게 이 영화의 어떤 부분이 ‘문제적’ 흥미를 유발하는지 말해보려는 것이다.
참으로 추상적인 웹툰 그리고 영화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을 독립영화 방식으로 만들어 세계 영화제를 순례한 감독 장철수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상업적 기획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만든 것이 의아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장철수는 일단 미학적 기질상 이 영화의 적임자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예컨대 김기덕을 포함하여 그에게서 영화를 배웠거나 그와 함께 일했던 감독들이 비교적 공유하고 있는 점들이 있다. 어떤 미학적 추상성에의 믿음이다. 추상성이란 사실 어떤 구체성도 그리 중시하지 않는다는 뜻이며 나아가 구체성이 전무한
[신 전영객잔] 번지수를 잘못 찾은 유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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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깥에서의 채닝 테이텀은 꽤 가정적인 남자다. 그는 SNS를 통해 자신의 주변 이야기와 생각을 자주 전하는 할리우드의 셀러브리티 중 한명인데, 사진 공유 어플리케이션인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사진이 압권이다. 그는 <스텝 업>에서 배우 대 배우로 만나 2009년 결혼한 제나 드완과의 커플 사진을 메인에 걸었다. 세계에서 최고로 섹시한 남자의 위엄은 어디다 두고, 사진에서 채닝 테이텀은 제나 드완과 서로 한손씩 오므려 이른바 ‘커플 손 하트’를 그리고 있다. 일반 커플도 낯간지러워 잘 취하지 않는 포즈를 채닝 테이텀이 떡하니 짓고 있다는 얘기다. 그것도 전체 공개로. 어쨌든 이 다정한 커플에게 최근 딸이 생겼다. 채닝 테이텀이 아버지가 됐다.
그는 영화에서 자신의 부성(父性)을 먼저 시험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화이트 하우스 다운>에서 채닝 테이텀은 딸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존 케일을 연기한다. 대통령 경호실 면접을 본 존 케일은 씁쓸
[채닝 테이텀] It’s My Show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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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필름 임승용 대표를 처음 만난 건 그가 제작한 <방자전>(2010)이 극장에서 내린 직후였다. 당시 그는 시오필름의 대표와 바른손 영화사업부 본부장 자리를 겸하고 있었다. 어떤 내용의 대화를 나눴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그의 책상 위에 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던 풍경은 아직도 생생하다. 성격상 인터뷰를 비롯한 대외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까닭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영화산업 관계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를 잘 알든 모르든 많은 사람들은 제작자인 그를 두고 “원작을 고르는 감식안이 뛰어나고, 그걸 상업영화 언어에 맞게 잘 각색해낸다”고 평가한다. <올드보이>(2003),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2003), <홍길동의 후예>(2009), <방자전>(2010), <커플즈>(2011) 등 그가 기획한 영화 대부분이 만화, 소설, 고전을 원작으로 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곧 촬영을 앞두고 있는 신작 <
[임승용] 모든 건 수년간 빚지며 배운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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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시록적인 규모의 좀비영화.’ <월드워Z>가 새롭게 선보인 좀비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한때 인간이었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에 의해 좀비가 된 이들은 마치 삽시간에 광활한 평원의 생명을 털어가버리는 메뚜기떼처럼 무서운 속도로 증식하며 인류의 숨통을 옥죈다. 장벽을 넘기 위해 좀비들이 만든, 인간의 육체로 쌓아올린 바벨탑의 이미지로 마크 포스터는 좀비영화의 비주얼을 새롭게 혁신했다. 지난 6월11일, 주연배우 브래드 피트와 함께 한국을 찾은 그를 만났다.
-<몬스터 볼> <스트레인저 댄 픽션> <007 퀀텀 오브 솔러스>, 그리고 <월드워Z>까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화들을 연출해왔다. 다양성과 유연함의 원천은 무엇인가.
=나는 여러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즐긴다. 내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 소재를 받았을 때 가장 흥분된다. 스크립트를 읽었을 때 ‘와, 이걸 어떻게 영화로 하지?’라는 막막함과 곤란함이 느껴질 때에
[flash on] 현실적인 영웅 사실적인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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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영화를 챙겨본 팬들에게 <로봇G>(6월20일 개봉)는 낯선 작품이 될지도 모르겠다. 데뷔작 <비밀의 화원>(1996)부터 <스윙걸즈>(2004)까지 청춘물을 주로 만들어왔던 그 아니던가. 물론 성장담에 대한 그의 취향은 비행기 소동극 <해피 플라이트>(2008)로 바뀌긴 했지만 말이다. 그런데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했던 신작 <로봇G>는 혼자 사는 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한다. 전자 제품 회사에서 일하는 세명의 연구원은 로봇 박람회를 앞두고 개발한 로봇을 박살낸다. 해고 위기에 처한 그들은 로봇 모형에 들어갈 사람을 찾고, 그들이 낸 구인광고를 보고 스즈키 할아버지가 로봇 조종사로 지원한다. 일상에서 영화의 소재를 찾는 것으로 익히 알려진 그의 관심사가 어떤 계기로 바뀐 것일까. 야구치 시노부 감독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서면으로 보내왔다.
-당신은 일상에서 소재를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봇G&
[flash on] 노인과 로봇의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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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릉.” 김창완이 탄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모습을 드러냈다.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그는 카페 귀퉁이에 놓인 기타를 발견하더니 쓱 꺼내들고선 한줄씩 튕겼다. “사장님, 이거 조율한 지 꽤 됐죠?” 그의 손이 한줄, 한줄 옮겨질 때마다 기타는 제소리를 찾아갔다. “기타 줄이 잘 맞아야 소리가 깔끔하고 좋아.” 기자의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했던 김창완의 입꼬리가 그제야 올라간다. 생각지도 못한 그의 엉뚱함에 다소 당황스러웠지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사람 좋은 이웃집 아저씨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심이 됐다. 영화 <닥터>에서 그가 연기한 성형외과 의사 최인범은 온데간데없었기 때문이다. 어린 아내(배소은)가 바람 피우는 광경을 목격한 뒤 자신의 분노를 무자비하게 표출하는 그 살인마. 때로는 신경질적으로, 또 때로는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메스를 휘두르던 살인마 최인범은 어떻게 봐도 상식적인 인간은 아니었고, 공포 그 자체였다.
그런 최
[김창완] 악쓰지 않는 정교한 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