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일과 연락 않고 2주를 보냈다. 불편한 점이라곤 없었다. 물론 전혀 신경을 안 쓴 건 아니지만. 그날, 우리의 20년 지기 은아와 셋이 <비포 미드나잇>을 본 날, 은아가 잠깐 화장실에 간 사이 태일이 내게 노출했던 공격성은, 마치 육식동물이 자기 영역을 침범한 다른 수컷에게 드러내는 송곳니처럼 사나웠다. 무례한 독설엔 이골이 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날 그가 보여준 본능적인 증오는 좀처럼 견뎌내기 힘든 것이었다. 대체 제 애인 혜원에게 내가 무슨 짓을 했다고 그러나. 술 한잔하자는, 영화 한편 같이 보자는 친구 애인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것이 그리도 죽을죄인가. 은아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오래전 그녀와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건 그게 도대체 태일과 무슨 상관인가. 내가 왜 은아와의 일에 대해 그의 눈치를 보고 변명해야 하는가. 그날 은아가 화장실에서 돌아온 뒤, 나와 태일 모두 우리의 충돌을 감추었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헤헤거릴 수도 없었다. 우
[이적표현물] 소녀들의 판타지
-
*전세계 영상위원회 및 영화산업 관계자들과 아시아의 주요 투자자들이 모이는 2013 AFCI 씨네포지움 ‘프로듀서 쇼’ 프로젝트 공모. 8월4일까지 www.afci.org/cineposium으로 신청(02-3153-7511, misung.zo@gmail.com).
*독립영화 배급사 시네마달에서 총무/배급 담당 신입사원 모집. 7월5일까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cinemadal@cinemadal.com으로 제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 창작 디딤돌 2차(시범)사업 공모. 창작 준비금 등 3개 분야 총 1266명 지원(5개월/60만원/총 300만원). 6월27일 접수마감. 지원신청서식 및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kawf.kr) 공지사항 참조(02-3668-0237~8).
*(주)싸이더스FNH 영화 배급 담당할 신입사원 채용. 7월2일까지 입사지원서(지원양식은 dwlee@sidus.net/ 02-3393-8636으로 연락하여 별도수령) 1부를 사업지원팀(dwlee@s
[소식] (주)싸이더스FNH 영화 배급 담당할 신입사원 채용 外
-
미리 보는 2014 브라질월드컵
지금 브라질은 벌써부터 월드컵 열기로 가득하다. 각 대륙 축구 챔피언끼리 맞붙는 컨페더레이션컵 2013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6월15일 브라질 대 일본의 시합으로 시작한 대회는 6월20일 현재 반환점을 막 돌고 있다. 내년 월드컵 우승컵의 주인을 예상할 수 있는 기회다.
셰어의 세상!
세상에 46살이라고 해도 쇼킹할 판국에 46년생이라니. 이쪽이야 놀라거나 말거나, 언니가 화려하게 귀환했다. <Woman’s World> 뮤직비디오를 보면 애창곡을 틀어놓은 노래방 기계 앞에 있는 듯, 입을 벙긋거리며 금세 따라부르게 되는 뮤직비디오 구성과 착착 감기는 멜로디가 인상적. 셰어의 목소리 역시 그대로인데, 어쩌면 이 오랫동안 숙성된 듯 허스키한 목소리는 애초에 나이와 관계없는 강렬한 운명이었는지도.
앨범 표지부터 파격이야
노엘 갤러거가 빠지고 오아시스의 나머지 멤버들이 뭉쳐 만든 그룹 비디 아이(Beady Eye)의 두 번째 앨범
[culture highway] 미리 보는 2014 브라질월드컵
-
-<쥬라기 공원>이 20년 만에 3D로 돌아온다
=<쥬라기 공원>은 공룡이 카메라로 다가오는 등 잠재적인 3D효과가 다분했던 연출 덕분에 스필버그 영화 중 첫 번째 3D 컨버팅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개봉일은 6월 27일이다.
-한국전쟁 중 제작된 영화 <태양의 거리>가 발굴됐다
=영상자료원은 민경식 감독의 유가족이 소유하고 있던 원본 필름을 입수,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일반 상영본으로 복원했다. 6월25일 오후 4시 시네마테크 KOFA에서 무료 상영회를 가질 예정이다.
-8월의 무더위를 식혀줄 영화제들이 찾아온다
=제15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가 8월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성북구 일대에서 열린다. 뒤이어 8월29일부터 9월2일까지 제8회 광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댓글뉴스] <쥬라기 공원>이 20년 만에 3D로 돌아온다 外
-
-
CJ E&M
박광현 감독의 <권법>이 중국 최대 규모 국영투자배급사인 차이나필름그룹, 중국 메이저 투자제작사인 페가수스&타이허 엔터테인먼트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총제작비의 30% 이상을 중국으로부터 투자받게 된 <권법>은 조인성 주연의 SF영화다.
세움영화사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가 6월14일 강남 도산공원에서 3개월간의 촬영을 마쳤다. 톱스타를 꿈꾸던 매니저에서 톱스타가 된 태식(엄태웅)이 어떤 사건을 겪고 초심을 다짐하는 장면이 마지막 촬영이었다. 추석 개봉을 목표로 한다.
트리필름
<마이 보이>가 올여름 개봉을 준비한다. 전체 관람가며, 아픈 형의 휠체어를 끌고 여행을 떠나는 두 형제 이야기다. 한편 차기작 <화가>는 에스토니아 합작영화로 한국과 에스토니아에서 절반씩 촬영할 예정이다.
씨네주
<레드카펫>(감독 박범수, 공동제작 누리픽쳐스)이 7월2일 촬영을 시작한다. 아
[인사이드]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 <톱스타>가 촬영을 마쳤다 外
-
올여름, 한국 블록버스터영화들의 격돌이 예상된다. 국내 메이저 배급사들이 여름 라인업을 확정지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김성수 감독의 재난블록버스터 <감기>를 여름시장에 내놓는다. 8월1일 개봉하는 <설국열차>는 이창현 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의 말대로 “한국의 대표감독이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등 할리우드 스타배우들과 협업해, 전세계 와이드 릴리즈로 개봉하는 한국의 첫 번째 글로벌 프로젝트”로서 기대를 모은다.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감기>는 <비트> <무사>를 만든 김성수 감독의 10년 만의 컴백작. 이창현 홍보팀장은 “치명적인 감기 바이러스로 인해 무방비 상태가 돼버린 도시, 그곳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찡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감기>는 8월 중순 개봉예정이다.
쇼박스에선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를 7월17일에 선보인다
[국내뉴스] 한국영화 여름 대전 뜨겁다
-
“제한상영가 영화가 늘어난 데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서 허용하는 표현의 범위가 최근 들어 넓어진 것과 관련이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 박선이 위원장의 말이다(55쪽). 박 위원장은 5기 영등위 들어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 편수가 대폭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정도면 청소년 관람불가가 되더라, 하니까 그보다 더 센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진다”고 답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기준을 완화해서 적용했더니 제한상영가 영화들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청소년 관람불가 이상 등급 판정을 받은 영화는 29.2%,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42.5%였다(53쪽). 그렇다면 박 위원장은 이 수치 변화를 어떻게 설명할까. 청소년 관람불가 이상 등급의 영화가 늘어난 데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에서 허용하는 표현의 범위가 최근 들어 넓어진 것과 관련이 있어서일까. 이 정도면 15세 관람가가 되더라, 하니까 그보다 더 센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에디토리얼]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
-
[헌즈 다이어리] <맨 오브 스틸> 지구 두 번 구했다가는...
[헌즈 다이어리] <맨 오브 스틸> 지구 두 번 구했다가는...
-
<맨 오브 스틸>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워너브러더스 회장 제프 로비노프는 말했다. 그 말을 입증하듯, 독자적인 세계관을 가진 DC 코믹스의 영웅들이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와 손잡고 출격을 준비 중이다. 할리우드 관계자들의 전언을 통해 영화화가 가시화되었거나 유력한 프로젝트 네편을 먼저 소개한다.
현실세계로 온 동화 속 캐릭터들 <페이블즈>
DC의 수많은 선배 코믹스 시리즈들을 제치고 영화화 기회를 얻은 빌 윌링험의 <페이블즈>는 2002년 처음 출간돼 평단의 찬사를 받은 (비교적) 신생 코믹스다. 이 작품에선 우리에게 잘 알려진 동화 속 캐릭터들인 백설공주, 신데렐라, 피노키오, 아기돼지 삼형제와 늑대 등이 주인공이다. 말하자면 현대 슈퍼히어로영화에 알게 모르게 도움을 줬을, 원형적인 영웅들이라고 할까. DC의 성인만화 임프린트인 버티고의 작품인 만큼 귀엽고 순수한 모습을 기대하지 말 것. 원작 <페이블즈>는 강력한 적이 나타나 동화세계를
DC 올스타 히어로팀 출격 준비!
-
2013년 5월의 마지막 날,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는 세계 각국의 기자들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에 자리한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기자회견을 위해 마련된 세트장에는 <맨 오브 스틸>의 코스튬과 칼엘을 싣고 지구에 착륙한 우주선, 크립토니안 언어로 ‘희망’을 상징한다는 ‘S’가 새겨진 도장 등 영화에서 실제로 사용된 프로덕션 디자인과 소품들이 가득 차 있었다. 잭 스나이더 감독, 주연배우 헨리 카빌, 에이미 애덤스 등 한데 모인 제작진, 출연진과의 인터뷰를 정리했다.
시각적으로 조금은 불편하기를 원했다
감독 잭 스나이더
-영화 속 슈퍼맨과 조드가 벌이는 전쟁을 보고 있으면 그 정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의 규모와 강도와 스피드를 그토록 세게 설정한 데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
=슈퍼맨과 조드는 신화 속의 신이나 마찬가지다. 둘 중 하나만 살아남는 전쟁에서 인간들의 세계를 신경쓸 여유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엉망진창이 되는 건 불가피했다. 스피드에 대해서는, 나
슈퍼맨은 우리 모두의 아이콘?
-
DC 유니버스를 대표하는 영웅이 돌아왔다. 6월13일 개봉한 잭 스나이더의 <맨 오브 스틸>은 대단원의 막을 내린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3부작과 DC의 슈퍼히어로들이 총출동할 <저스티스 리그>(2015)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그 책임감이 막중한 작품이다. 새로운 <슈퍼맨> 프랜차이즈의 문을 열어젖힌 이 영화의 실체를 공개한다. 더불어 <맨 오브 스틸> 이후 개봉을 기대해볼 만한 DC 코믹스 원작의 영화화 프로젝트도 함께 소개한다.
<맨 오브 스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깐. DC의 세계에 잠시 몸담았던 한 불운한 남자의 이야기를 꺼내볼까 한다. 그의 이름은 조스 웨던. <어벤져스>로 마블의 영웅들을 성공적으로 대동단결시켰던 그 남자다. 웨던은 2005년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영화 <원더우먼>의 시나리오작가로 고용되었다. 그리고 2년 뒤인 2007년, 한통의 전화도 받지 못한 채
SUPERMAN? MAN OF STEEL!
-
달리면, 나도 하루키
울트라마라톤대회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사로마 호수 100km 울트라마라톤대회에 참가했을 당시의 경험을 이렇게 표현했다. “다리는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55킬로 휴식 지점에서 75킬로 지점까지는 엄청나게 고통스러웠다. 느슨하게 돌아가는 육류 다지는 기계 속을 빠져 넘어가는 쇠고기와 같은 기분이었다.” 정식 마라톤 경기의 풀코스인 42.195㎞보다 긴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을 울트라마라톤이라고 한다. 장거리 러너라면 누구나 한번쯤 울트라마라톤대회 출전을 꿈꾼다. 자신의 몸을 혹사하면서까지 이렇게 달리려는 이유는 뭘까. 다시 하루키의 말을 빌려보자. 그는 울트라마라톤을 통해 “인생의 광경이 그 색깔과 형상을 바꾸어나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울트라마라톤대회가 8월에 부산과 강화도에서 각각 열린다. 8월17일 시작하는 제9회 부산썸머비치 울트라마라톤대회는 50km와 100km로 나뉘어져 있어 참가자가 거리
달리고 날리고 마시자
-
시즌은 이미 시작되었다. 그것이 팥빙수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든, 미스터리 소설이든 다 마찬가지다. 가장 뜨거운 계절에 인기의 정점을 찍는 바로 그것들. 미스터리/스릴러의 계절을 맞아, 최근 몇달간 출간된 해외 작품 중 읽을 만한 것들을 추리고 탐험지도를 곁들였다. 표를 읽는 법은 다음과 같다. 세로축의 classical은 말 그대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작품들의 영역이다. 시간을 버텨낸 작품들이라는 ‘인증’된 재미는 있지만 때로 고풍스럽고 낡은 느낌이 들 수도 있다. contemporary는 요즘의 세상을 거울처럼 비추어내는 작품들이다. 다만, 최근에 쓰인 소설 중 10년이 지나도 읽힐 것이라고 판단되는 책들은 classical에 보다 가깝게 두었다. 가로축의 heavy는 어둠의 정도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사건의 잔혹함이든 인간에 대한 냉소든 혹은 사회에 대한 날선 시선이든. light에는 때로 웃으면서, 혹은 분량 걱정에 시달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소설들이 분포해 있다.
난 당신이 읽을 책을 알고 있다
-
‘귀차니즘’이 엄습할 때, 극장보다 손쉽고 매력적인 피서지가 있다. VOD 영화관이다. 따끈따끈한 미개봉작부터 고전영화까지, 열 극장 안 부러운 선택지를 자랑한다. 다만 최신 VOD 직행 타이틀은 <씨네21> 883호 특집과 905호 기획 기사에서 모두 다룬 바 있어, 여기서는 재발견의 묘미가 있는 클래식들을 소개한다. 할리우드에서 만들어지고 있거나 곧 만들어질 리메이크영화들의 원작 5편이다. 이가 시리고 등골이 서늘해질 작품도 여럿 있다.
<캐리>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 출연 시시 스페이섹, 파이퍼 로리 / 제작연도 1976년
히치콕의 망령에 사로잡힌 미국 작가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가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그는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생리를 시작한 왕따 소녀 캐리의 내면 세계를 끔찍하도록 순결한 하얀색과 끈적끈적한 빨간색으로 그려냈다. 생리에 덤으로 염력까지 얻은 그녀가 억압적인 어머니와 또래 친구들을 불사르는 마지막까지,
데이비드 핀처가 반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