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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돌아오는 6월6일은 당연한 말이지만 ‘현충일’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 장병들에게 묵념하는 날. 조기를 게양하는 날. 국가적으로 많은 행사가 있는 날. 하지만 그건 1950년대 이후의 일이고, 1949년 6월6일은 현충일이 아니었다.
1949년 6월6일 새벽,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 청사는 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에게 포위된다. 몇 시간 뒤 출근하던 반민특위 요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이들 경찰에 무장해제된다. 그 과정에서 조사관을 비롯한 주요 요인들은 뒤뜰에 끌려가 무릎이 꿇리고, 특경대 요인들은 서울 시내 경찰서에 나눠져- 돌려가며- 지독한 고문을 받게 된다.
친일 출신 경찰들에 의해 이루어진 반민특위 습격 사건. 이 습격 사건이 있은 뒤 반민특위는 급격하게 와해된다. 사실상 친일파 청산은 물건너가고, 잡혀왔던 친일파 대부분이 무죄로 풀려난다. 1기 위원들이 전원 사퇴하자 새롭게 들어선 2기는 오히려 친일파들에게 사법적 면죄부를 공식적으로 부여하
[김진혁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또 다른 6월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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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이 늘어놓는 사적인 편견은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가 주는 ‘불쾌’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극화를 거친 편견은 인물간 대립을 통해 이야기 속에서 나름의 답을 찾기 마련이지만 그녀의 드라마 속에서 의미없이 반복되는 정교하지 못한 편견은 대개 갈등의 자리까지 치고 올라오지 못했다. 대화보다 일방적인 전달에 가까운 대사들은 제각기 성격을 지닌 캐릭터를 지켜보는 느낌보다 작가의 경험과 편견을 공유하는 임성한-a, 임성한-b, 임성한-c의 무한 반복처럼 보이기도 한다.
잠깐 들어도 작가가 누군지 대번에 파악할 만큼 독특한 스타일에, 일상적인 대사가 많고 옹호하는 가치관이 강력하게 드러나는 점에서 김수현 작가와 임성한의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인이든 혈육간이든 도덕의 화신이든 징글징글한 속물이든 간에 뭐 하나 쉽게 넘어가는 일 없이 자신의 온 존재를 건 듯 격렬하게 맞서는 김수현의 인물들에게 비하면, 임성한의 인물은 ‘피고름’ 등 강렬한 표현에 집착할 뿐 현실이라면 면박
[유선주의 TVIEW] 당신 정말 속물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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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하나의 장르를 상징하는 경우가 있다. 존 웨인과 웨스턴의 관계가 그렇다. 또 배우가 하나의 미학을 대표하는 경우도 있다. 안나 카리나 혹은 잔 모로와 누벨바그가 그렇다. 뉴 저먼 시네마를 대표하는 배우 한명을 꼽는다면 영화인들은 단연 한나 쉬굴라를 떠올릴 것이다. 쉬굴라는 파스빈더를 만나 함께 연극을 하고, 함께 영화계로 진출해 그가 37살의 젊은 나이로 죽을 때까지 주요 영화에 모두 출연했는데, 그게 전부 파스빈더의 대표작이자 쉬굴라 자신의 대표작이고, 더 나아가 뉴 저먼 시네마의 대표작이 됐다.
문학 소녀, 파스빈더의 뮤즈가 되다
한나 쉬굴라는 문학을 좋아했다. 독일문학은 물론이고, 프랑스문학을 특히 좋아했다. 대학을 다니며 연기가 배우고 싶어 연극 스튜디오에 다녔는데, 그곳에서 훗날 뉴 저먼 시네마의 대표 감독으로 성장하는 파스빈더를 만났다. 첫인상은 별로였고, 약간 거칠어 보이는 그에게 관심도 없었다. 쉬굴라는 뮌헨대학교 문학부 학생이었고, 파스빈더는 공적인 경력
[한창호의 오! 마돈나] 뉴 저먼 시네마의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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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시험서 위조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이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발끈하자 새누리당에서는 공공기관 비리 임직원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친다고 나섰다(이번에는 하루 만에. 대통령 말씀 떨어지고 법안 나오는 시간 재기 이거 은근 재미있다. 점점 짧아진다). 그동안은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옷만 벗고 퇴직금도 챙기는 편이었는데, 회사에 끼친 손실에 대해 기관장이 구상권을 청구하는 형식으로 비리 임직원의 재산을 내놓게 하겠다는 것이다.
‘박 선생님’에게 잘 보이고 싶은 ‘의원 학생들’ 모습은 그렇다쳐도(걸린 놈 패가망신시키는 데 지나치게 경쟁하다보니 다른 법과 충돌하기도 한다), 모든 걸 사후 징벌적으로 처리하려는 것은 위험하다. 위법 행위로 회사에 금전적 손실을 끼친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금도 대표이사 등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맥락은 다르지만 그동안 노조에(심지어 노조원 개인에게) 악랄하게 뒤집어씌웠던 각종 손배소들을 떠올려보면 될 것이다. 악용하려고 들면 한도 끝도
[김소희의 오마이 이슈] 일벌일계라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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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를 연기한 역대 수십명의 배우 중에 캐릭터보다 더 희한한 이름을 지닌 유일한 배우.” 2010년 <BBC> 시리즈 <셜록>이 방영됐을 때 처음 접한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관한 묘사는 그랬다. 미확인 비행 물체처럼 대중의 시야에 진입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마이클 파스빈더와 더불어 대서양 양쪽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국계 남자배우가 되었다. 규모로는 몰라도 열성으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팬덤도 거느리고 있다. 신작 <스타트렉 다크니스>에서 컴버배치는 J. J. 에이브럼스가 꼼꼼히 조립한 이 영화의 무게중심을 기우뚱하게 할 만큼의 카리스마를 발산하는데, 그 카리스마의 색깔은 셜록의 캐릭터와 통하는 바가 있다. 남은 2013년 공개될 예정인 컴버배치의 영화는 편수로나 화제성으로나 만만치 않다. <호빗: 스마우그의 페허>, 비틀스의 매니저 브라이언 엡스타인으로 분하는 <더 맨 후>, 메릴 스트립과 공연한 &l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성의 소시오패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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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마케터들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겠다. 직업인으로서의 영화마케터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5월30일 CGV압구정에서 열렸던 영화마케팅사협회(Korean Film Marketers Association, KFMA)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된, 영화홍보대행사 영화인 신유경 대표가 영화마케팅사협회의 목표를 밝혔다. 영화마케팅사협회에는 영화인, 퍼스트룩, 올댓시네마, 딜라이트, 더홀릭컴퍼니, 레드카펫, 무비앤아이, 메가폰, 시네드에피, 언니네홍보사, 영화사 하늘, 이가영화사, 이노기획, 엔드크레딧, 워너비펀, 필름마케팅 팝콘, 호호호비치, 흥미진진 등 총 18개 영화홍보대행사, 93명의 영화마케터가 가입했다. 창립총회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6월5일, 논현동에 위치한 영화인에서 신유경 초대 회장을 만나 영화마케팅사들이 조합을 만든 이유와 앞으로의 활동 계획부터 물었다.
-영화마케팅사협회의 초대 회장을 맡았다.
=이리저리 상황을 재고 있었다면 못했을 것 같다.
[신유경] 우리 어떻게 사는지 한번 들어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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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본 어떤 분이 “오, 제목 죽이는데. 정곡을 찌르는군”이라고 감탄을 했다.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정대세를 보고도 공작원이라고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라니. 물론 필립 로스가 한국을 배경으로 이 책을 쓴 것은 아니지만(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는 한다. “트루만이… 한국에 쳐들어가 이승만이라는 파시스트를 지원하겠다고…”), 매카시즘이 휩쓸던 1950년대의 미국사회는 현시점의 대한민국을 생각나게 한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지만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는 주인공 아이라 린골드는 노동자로 일하면서 공산당에 가입한다. 큰 키와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그는 우연히 연극에서 링컨 역을 맡게 되는데 연설문을 암송하는 그의 대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결국 그는 ‘강철의 린골드’라는 뜻의 ‘아이언 린’이라는
[금태섭의 서재에서 잠들다] 빨갱이와 결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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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안녕을>로 최우수 사립탐정소설 신인상을 수상했던 때 법적 음주 가능 나이인 만 21살 미만이었던 마이클 코리타(이제 겨우 서른살이다)의 <밤을 탐하다>가 출간되었다. ‘사립탐정 링컨 페리’ 시리즈가 아닌 독립 장편이기 때문에 마이클 코리타라는 작가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추천한다. 연방보안관이면서 살인청부업자로 살았던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은 남자가 아버지를 배신한 자에게 복수를 꿈꾼다.
[도서] 마이클 코리타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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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에서 독일 문학의 거장 헤르만 헤세 선집 <크눌프>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로스할데>의 3권이 추가로 출간되었다. 독일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스무살 언저리의 고뇌하는 청춘들에게, 우정과 사랑, 그리고 세계와 개인, 욕망과 예술을 고민하게 했던 헤세의 책들을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같은 유명한 책들 말고도 새 번역으로 고루 만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인 셈이다. <유리알 유희>까지 6월 중 11권 완간 예정.
[도서] 새 번역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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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일 것, 언제나 화제를 마련해 다닐 것, 유머러스할 것을 요구받는 세상에서 내성적인 성격대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나는 내성적인 사람입니다>는 혼자 시간을 보내기가 타인과 어울리기보다 편하고 즐거운 이들을 위한 처방전인데, 불편한 파티를 거절하지 못해 괴로웠다거나, 잡담을 하고 나면 되레 피곤해져서 어쩔 줄 모른 적이 있다거나, 외향적인 척하려고 술을 계속 마신 적이 있다거나 하는 이들에 게 도움이 될 조언들이 있다.
[도서] 혼자가 편한 이들을 위한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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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눈> 첫장의 주인공은 시력 검사판 맨 아래줄의 깨알 같은 글자 하나하나까지 알아보는 데도 악보를 읽을 수 없게 되어버린 피아니스트 릴리언이다. 시각실인증이다. 컬럼비아대 신경정신과 임상교수로 재직 중인 올리버 색스의 책을 읽는 일은 종종 편견을 깨는 과정이다. 그의 환자들은 가끔은 ‘꾀병’이라고 불리는 상태다. 색스의 유명한 저서 중 하나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P선생은 릴리언보다 증세가 더 심하다. 처음 증상이 나타난 뒤 3년도 되지 않아 시각장애뿐 아니라 촉각인지장애까지 나타났고, 급기야 모자인 줄 알고 아내의 머리를 잡는 일까지 생겼다. 색스는 이런 특이병으로 고생한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수집하고 나아가 그들의 삶의 스토리를 완성해주는 의사이자 작가다. 그가 전에 쓴 책을 읽고 그에게 편지를 보낸 사람이 그의 새로운 환자가 되어 다음 책의 주인공이 되는 식이다. 소식을 하면 몇년을 더 살 수 있다거나, 긍정적 사고방식이 암 치료에 도움이
[도서] 디어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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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중 문병곤 감독의 스마트폰은 수시로 울었다. 여러 언론사의 인터뷰 요청 전화였다. 갑작스러운 관심이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이 젊은 감독은 그런 상황이 아주 싫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그가 만든 단편 <세이프>가 얼마 전 폐막한 제66회 칸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세이프>는 학비를 벌기 위해 지하 주차장에 마련된 불법 오락실 환전소에서 일하는 여대생(이민지)이 도박 중독자(강태영)의 돈을 가로채다가 금고에 갇히는 내용의 이야기다. 13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동안 금융 거래의 어두운 이면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수상은 예상했나.
=전혀 못했다. 예상했더라면 자연스럽게 무대에 올라갔을 텐데. 사전에 수상에 대한 아무런 언질도 없었다.
-심사위원단은 영화의 어떤 점을 잘 봤다고 하던가.
=이번 단편경쟁부문에서 돈을 소재로 한 영화는 <세이프>밖에 없었다. 에티오피아 출신의 한 심사위원은 “우리나라도 불
[flash on] “돈의 풍경을 일관되게 보여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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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야, 연애하자>(감독 정하린, 개봉 6월6일)는 류현경이 2년 전 출연했던 장편영화다. 그가 맡은 28살 앵두는 신춘문예에 번번이 낙방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앵두가 남자친구와 이별하던 날, 부모는 로또 1등에 담청되면서 세계 일주를 떠난다. 앵두는 친구 소영(하시은), 윤진(강기화), 나은(한송희)과 함께 살기로 한다. 영화는 30대를 코앞에 둔 네 여성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성장담이다. 당시 20대였던 류현경은 “20대와 30대 사이에서 연애, 진로 등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앵두에게 공감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류현경은 서른이 넘었다. 2년 전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며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아니, 지난 2년 동안 배우 류현경에게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얼마 전, 류현경은 <앵두야, 연애하자>를 남몰래 다시 봤다. “지금의 얼굴과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 “그때는 제 모습을 너무 많이 보여
[류현경] 현경아, 나랑 연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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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을 직업으로 만든 사람이 있다. 건축가이자 시인(<56억 7천만년의 고독> <너무 아름다운 병>), 만화광이자 아티스트인 함성호가 그다. 몸담고 있는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스스로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난감해 ‘오지래퍼’라는 명칭을 따로 만들었다는 그가 산문집을 냈다. 이름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 함 작가의 첫 카툰 에세이집인 이 작품은 글과 그림, 문화와 역사, 건물과 사람 사이를 거닐며 포착한 삶의 희로애락으로 충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관심사를 자랑하는 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즐거움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함성호 작가와의 만남은 이러한 궁금증으로부터 시작됐다.
-최근 미얀마에 다녀왔다고 들었다.
=건축주가 동남아 세공품으로 인테리어를 하고 싶다고 해서, 그걸 봐주러 간 거였다. 일주일 동안은 일하고, 나머지 기간에는 여행을 좀 했다.
-이번 산문집을 보면 다양한 장소에 대한 경험담이 많은데, 이번
[trans x cross] 내일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