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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캐스트 어웨이>나 <필라델피아>에서의 역할과 현재 역할을 비교해본다면.
=글쎄…. 모두 실존 인물을 연기했다고 하지만 다른 영화들이기 때문에 연관성이 크게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현재 연기하고 있는 역할들이 나의 다음 작품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배우는 항상, 새로운 출발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전에 어떤 역할이나 연기를 했는지가 지금의 출발선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그렇게 이야기해도, 당신에게는 평범한 소시민을 놀랍도록 현실적으로 그려내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있나.
=감사하다. 그런데 정말 특별한 것은 없다. 이번 작품의 경우 리처드 필립스 선장과 그의 부인을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가 납치되었을 때의 상황만이 아니라 평소 그는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이 보는 그는 어떤 성향을 가졌는지에 대해서 가능한 한 많이 알려고 했다. 평소에는
[현지보고] 항상 새로운 출밤점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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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당연히 바다에서의 촬영이 아닐까. 영화감독들에게 바다는 정말 피하고 싶은 장소다. 온갖 종류의 문제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바다니까! (웃음) 평지가 아니라서 항상 이쪽저쪽으로 흔들리는 배, 더군다나 좁은 구명보트에서의 생활은 여러 제약과 문제들이 발생해 힘들었지만, 분명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리더 무세를 연기한 바크하드 압디를 비롯한 4명의 소말리아 해적 역할을 연기 경력이 전무한 신인들에게 맡겼다. 촬영이 어렵지는 않았나.
=신인과의 작업은, 감독인 나를 비롯해 그들과 작업하는 모든 이들을 긴장하게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긴장감이 영화에 오히려 긍적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믿는 쪽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소말리아의 현실을 잘 알고 있는 바크하드 압디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는데, 나는 그가 톰 행크스 앞에서도 압도당하지 않은 채 무세가 가진 카리스마를 매우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
-소말리아 해적과 필립스 선장이 앨라배마호 선
[현지보고] 사건의 이면도 다루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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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현장감을 좀더 극대화하기 위해 핸드헬드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하지만, 영국 출신 감독 폴 그린그래스만큼 이를 잘 활용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두편의 ‘본’ 시리즈나 <플라이트 93> <블러디 선데이>에서 그는 이야기의 견고한 짜임새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극적 긴장감도 동시에 불러일으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므로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극적으로 구조된 필립스 선장의 실화가 폴 그린그래스 감독에게 전해졌을 때, 우리는 그가 이 영화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려낼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예상했던 대로, 그는 많은 동료 감독들과 스탭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리처드 필립스 선장이 실제 납치당했을 때 타고 있었던 것과 거의 유사한 배를 섭외해, 전체 촬영의 75%를 세트가 아닌 바다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캡틴 필립스>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리처드 필립스 선장이 이끄는 화물선 앨라배마호가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현지보고] 작은 구명보트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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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 가을에 대학원은 벌써부터 봄을 준비한다. 내년도 전기(봄학기) 입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인생의 진로를 정하기 위해 선택하는 곳이 대학교라면, 대학원은 진로를 정한 사람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찾는 곳이다. 꿈을 향해 돌진하는 당신을 위해 <CAMPUS CINE21>이 대학원 탐방에 나섰다. 학교별 특징과 입시 정보를 낱낱이 담는다.
세계에서 나를 펼치고 싶다면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한국외국어대학교(이하 한국외대)는 ‘진리/평화/창조’의 창학 정신과 학생의 개성을 함양하고 국가와 세계의 학문적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자주적 탐구인, 국제적 한국인, 독창적 전문인을 양성하는 교육 이념에 따라 지난 2007년 학교 발전 마스터플랜인 ‘외대 비전 2016’을 발표했고 2013년 현재 성숙기에 들어섰다. 이 기간 동안 연구와 교육을 위한 공간이 약 2배 가까이 증가하였으며 캠퍼스의 외관 또한 과거의 단조로움을 벗고 획기적으로 변
대학원 어디로 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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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여러 ‘시선’ 시리즈의 영화들을 관객에게 소개해왔던 국가인권위원회가 10번째로 기획, 제작한 작품인 <어떤 시선>은 <두한에게> <봉구는 배달중> 그리고 <얼음강>, 총 세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영화다. 기획영화인 만큼 영화의 목표는 더할 나위 없이 명확하다. 게다가 세명의 젊은 감독들이 생각하는 우리 시대의 ‘인권 사각지대’를 하나씩 살펴보는 것은 꽤나 흥미로운 일이다.
먼저 박정범은 뇌병변 장애를 가진 소년 두한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같은 반 친구 철웅의 우정을 담은 <두한에게>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두 가지의 ‘결여’(신체적 자유와 경제적 능력)가 각각의 방식으로 어떻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그건 아무것도 갖지 못한 노인 봉구가 꼬마 행운이와의 짧고 우연한 만남을 통해 잠시 삶의 무게를 잊고 작은 기쁨을 경험하는 이야기를 담은 신아가·이상철의 <봉구는 배달중>에
우리 시대의 ‘인권 사각지대’ <어떤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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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슈퍼히어로가 부모에게 외출 금지를 당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힛 걸-민디(크로 모레츠)는 킥애스-데이브(애론 테일러 존슨)와 함께 듀오를 이뤄 악당들을 소탕하려 한다. 하지만 힛 걸의 양아버지는 이를 완강하게 반대하고 결국 그녀는 슈퍼히어로 활동을 그만두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려 한다. 혼자 남은 킥애스는 새로운 슈퍼히어로들과 별도의 활동을 시작하지만 킥애스에게 아버지를 잃은 머더퍼커-크리스가 악당들을 모아 반격을 가하자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데이브의 아버지마저 아들의 킥애스 활동을 반대하기 시작하고, 이제 남은 희망은 오직 힛 걸뿐이다.
슈퍼히어로가 미성년자라는 것은 <킥애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색이자 무기다. 특히 아직 청소년인 힛 걸이 걸쭉한 욕설과 함께 어른도 흉내내기 힘든 거친 액션을 선보이는 것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영화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런데 매튜 본에 이어 제프 워드로가 연출은 맡은
미성년자 슈퍼히어로 <킥애스2: 겁 없는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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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러시아가 짧은 휴전 상태를 유지했던 1941년, 양조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따라 우크라이나로 이주 온 독일 소녀 한나(마틸다 애더믹)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피아니스트 라리사(이모겐 버렐)와 바이올리니스트 아브라샤(엘린 콜레브)의 공연에 매료되어 이들과 함께 연주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한나는 이들과 함께 음악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고 음악을 매개로 셋은 돈독한 우정을 나눈다. 하지만 독일이 다시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고 전쟁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됨에 따라 독일인인 한나와 유대인인 라리사, 아브라샤의 운명은 엇갈린다.
이야기는 노년을 맞은 현재의 한나가 아브라샤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으면서 과거를 회상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영화는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왔던 2차 세계대전을, 독일과 유대인의 이야기를 다룬 수많은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장점을 꼽으라면 그 중심에 음악을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실
2차 세계대전 속의 음악 <한나를 위한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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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2년 가상공간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118살의 니모 노바디(자레드 레토). 그는 지금 기억의 혼란으로 이름 그대로 ‘존재하지 않는 자’다. 그가 유일하게 존재하는 시간은 과거의 기억 속뿐이다. 그 시작은 어린 니모가 이혼하는 부모 중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인생의 첫 갈림길에 섰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엄마나 아빠를 선택하는 것에 따라 니모는 안나(다이앤 크루거), 엘리스(사라 폴리), 진(린당 팜)을 만나 각기 다른 사랑을 나누고 전혀 다른 인생을 산다. 그리고 모든 선택지들은 기억의 혼란을 보여주듯 마구잡이로 뒤섞인다. 마침내 과거에서 깨어난 니모는 모든 삶 가운데 무엇이 진짜였고 어떤 선택이 옳았는지 답을 내릴 수 있게 된다.
<토토의 천국> <제8요일>의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이 무려 7년간 시나리오를 쓴 <미스터 노바디>는 인생이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직시하면서도 선택하지 않은 미지의 길을 상상해보는 이야기다. 결혼식장에 있는
선택하지 않은 미지의 길 <미스터 노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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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 까미유 끌로델(줄리엣 비노쉬)은 파리 근교의 정신병원에 감금된다. 그러던 중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1915년 2월부터 아비뇽 부근의 요양원으로 강제 이송된다. 원제인 ‘1915년의 까미유 끌로델’이 이르듯 영화 <까미유 끌로델>은 이 시기의 그녀에 주목한다. 연인 로댕과 관련한 일화는 배제되며, 몽드베르그 정신병원에서의 며칠간이 기록될 뿐이다. 까미유는 조각된, 특히 로댕과 관련된 일을 생각할 때면 편집증적 발작증상을 보이는 환자다. 그녀가 요양소에서 하는 일이라곤 식사를 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일상적 행동이 전부다. 매우 평이한, 그래서 더 기괴해 보이는 일상을 영화는 천천히 뒤따른다. 특별할 것 없는 날들 사이, 남동생 폴 끌로델(장 뤽 뱅상)이 면회 올 것이란 소식이 들린다. 이후 그녀는 토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유명 작가이자 외교관으로 활동하는 동생 폴은 누이의 처지보다는 자신의 믿음이나 명성, 사회적 성장에 관심이 더 많은 듯 보인다.
영
1915년의 그녀 <까미유 끌로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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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27년, 공안9과의 아라마키 부장은 무기밀매와 관련한 뇌물수수사건의 용의자인 마무로 중령의 행적을 수사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부장은 마무로 중령의 부하 쿠사나기 모토코(사카모토 마아야)를 만나고, 그녀는 부장과의 대화를 통해 이 사건 뒤에 자신이 모르는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눈치챈다. 그런데 수사를 할수록 자신이 마무로 중령을 죽였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에 빠진 쿠사나기는 자신이 누구이며 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공각기동대> 시리즈와 <블러드> 시리즈 등에서 작화를 담당했던 기세 가즈치카 감독이 처음으로 연출을 맡아 만든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보더: 1 고스트 페인>은 <공각기동대> 시리즈 중 가장 앞선 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루는 중편 작품이다. 총 4부로 만들어질 예정이며 이번 ‘보더: 1 고스트 페인’은 그중 1부에 해당한다. 이번 시리즈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건 공안9과 요원들의 과거 이
<공각기동대> 시리즈 중 가장 앞선 시간대의 이야기 <공각기동대 어라이즈 보더: 1 고스트 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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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트린 한채진군 유괴살인사건의 공소시효 만료가 다가온다. 언론사 기자를 꿈꾸는 대학 졸업반 다은(손예진)은 15년 전 사건을 영화화한 <악마의 속삭임>에 삽입된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듣고는 흠칫 놀란다. 바로 너무나 익숙한 아버지 순만(김갑수)의 목소리와 닮았던 것. 매일 택배 일을 하고 주말에는 발레파킹 일까지 하느라 고단하기만 한 아버지의 모습과 잔인무도한 살인자의 얼굴은 전혀 겹치지 않지만 의심을 쉽게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자신을 ‘심’이라 밝힌 정체불명의 남자(임형준)가 등장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의심은 커져만 간다.
제작자로 이름을 올린 박진표 감독의 존재에서 보듯 <공범>은 여러모로 그가 만든 <그놈 목소리>(2006)의 또 다른 버전처럼 느껴진다(국동석 감독은 <그놈 목소리>의 조감독이었다). 1991년 서울 압구정동에서 유괴당한 뒤 한강 배수로에서 싸늘한 사체로 발견된 이형호 어린이 유괴살해사건
‘범인일까, 아닐까’ <공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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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알라가 주식으로 먹는 유칼립투스 잎에는 알코올 성분이 많다고 한다. 하루 20시간을 잠으로 보내는 코알라의 습성은 결국 알코올 중독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한민국의 청춘들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무엇인가? <코알라>는 ‘꽐라’가 되는 청춘들을 보여주지만 전체 분위기는 밝다. 20∼30대는 비록 ‘꽐라’가 돼도 아직 웃음을 잃지 않고 미래에 대해 꿈을 꿀 수 있다. 인생을 구분하는 짓은 어리석지만 결과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30대 전반까지 청춘은 실패를 해도 웃을 수 있고 호기롭게 재기를 도모한다. 그 이후도 당연히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치는 낮아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연기자 지망생이었던 동빈(박영서)과 종익(송유하)은 10년여 세월을 거치면서 다른 길을 걷는다. 여전히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종익과 평범한 직장인으로 변신한 동빈은 현실에서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한 채 막막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광고 들러리로 겨우 입
‘꽐라’가 되는 청춘들 <코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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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준)은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신인배우다. 특히 대본을 따르지 않고 연기와 실제 사이를 제 맘대로 넘나들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그런 그에게 한 매니저가 다가와 ‘톱스타’로 만들어주겠다며 명함을 내민다. 하지만 정상까지 오르는 과정이 바람처럼 깨끗하고 순조로울 리 없다. 주/조연의 멸시, 스폰서 접대, 우스꽝스러운 광고 촬영, 원로 감독 비위 맞추기 등을 하나하나 견뎌내야 한다. 그런 뒤 잠시 달콤한 한때가 찾아오지만, 곧 오영도 앞서 그 자리를 스쳐간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내리막길을 맞이한다. 배우 지망 여고생 성추행, 스폰서의 여자와의 내연관계, 조직폭력배와의 술자리, 촬영현장에서의 잡음 등이 그를 나락으로 이끈다. 다시 처음의 위치까지 내려온 그는 “돌아가고 싶어”라며 흐느낀다.
“<배우는 배우다>는 바로 ‘인생은 인생이다’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작과 각본을 맡은 김기덕 감독의 말이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삶에서 일정한 롤
“우린 항상 제자리걸음” <배우는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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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태식(엄태웅)은 최고의 톱스타 원준(김민준)의 매니저다. 그는 원준을 ‘형님’이라 부르며 우상처럼 여긴다. 하지만 태식의 오랜 꿈 역시 배우다. 그러던 어느 날, 원준이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면서 소속사는 일대 위기에 몰린다. 그때 태식은 원준을 대신해 거짓 자수를 하고, 원준은 보답으로 자신이 주인공인 드라마의 작은 배역을 맡게 해준다. 간절히 바라왔던 배우의 꿈을 이루게 됨과 동시에 그의 인기는 올라가게 되고, 오랜 친구(이준혁)가 매니저로 그와 함께한다. 어느덧 태식은 원준의 자리를 위협하는 톱스타가 되고, 원준의 애인이자 드라마 제작자인 미나(소이현)까지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그의 앞에 치매에 걸린 아버지(정규수)가 등장하고 한 연예부 기자(강성진)가 이를 기삿감으로 놓치지 않으려 한다. 위기에 빠진 태식은 톱스타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으려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톱스타>는 ‘배우 박중훈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컨셉이 작품의 모
‘배우가 배우를 그린’ 작품 <톱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