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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군도: 민란의 시대> 있는 자와 없는 자
[정훈이 만화] <군도: 민란의 시대> 있는 자와 없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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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 Fury
감독 데이비드 에이어 / 출연 브래드 피트, 로건 레먼, 샤이아 러버프, 스콧 이스트우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다섯명의 미국 전차병들이 탱크를 몰고 독일 군대에 진격해 들어가 최종 임무를 완수하는 전쟁 드라마다. 브래드 피트가 특출난 전투 능력으로 팀원들을 통솔하는 병장 워대디를, 로건 레먼이 나이도 제일 어리고 경험도 부족한 신참 병사 노만 엘리슨을 연기한다. <분노의 질주>의 각본가인 데이비드 에이어가 각본과 연출을 도맡았다. 11월 북미 개봉예정.
[WHA'S UP] <퓨리> 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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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다이어의 이름은 아는 사람 사이에서는 굉장히 유명하다(그야말로 슬프고도 기쁜 찬사 아닌가). 미국에서 문학을 공부하던(내 눈에는 반백수 생활을 하며 읽고 쓰고 클럽을 전전하던) 지인이 한국에 번역되지 않았으나 정말 괜찮은 책을 몇권 추천했을 때, 그 목록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두번 올린 작가가 제프 다이어였다. 누군지도 모르는 작가의 책을 그래서 굳이 해외주문해 읽은 뒤 반해서 여행 중 헌책방에서 <요가를 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가>를 사서 또 읽었고, 그러는 새 <지속의 순간들>과 <그러나 아름다운>의 한글번역판이 출간되었다. 내 딴에는 ‘발견’이라고 생각한 작가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그는 꽤 유명하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재즈 에세이집 <그러나 아름다운>이 서머싯 몸상을 받았고, 실제로 그의 커리어는 소설과 비소설에 폭넓게 걸쳐 있다. <그러나 아름다운>은 키스 재럿이 친구들에게 유일하게 추천하는 재즈책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음악 안으로 들어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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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10명의 탈북 청소년을 데리고 산다. 30대 초반의 직장인이었던 김태훈(사진 오른쪽)씨는 동료의 소개로 북한 이탈 주민들을 돕는 하나원에서 봉사하다 급기야 소년들과 함께 가정을 이룬다. 잘 다니던 회사도 때려치우고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데만 전념했다. 소규모 시설이라는 인식을 지우기 위해 ‘가족’이라는 이름의 그룹홈을 만들었다. 탈북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그룹홈은 전국에 13개 정도가 있지만 그중 개인이 운영하는 것은 김태훈씨의 ‘가족’이 유일하단다. 극영화 연출부 출신의 김도현(사진 왼쪽) 감독으로 하여금 난생처음 다큐멘터리를 찍게 만든 김태훈씨의 매력은 <우리가족>에 고스란히 담겼다.
-서로 만난 계기는.
=김도현_아는 동생에게 이상하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탈북 청소년과 함께 산다는 데 인간적인 호기심이 일었다.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는데 슬프면서도 좋은 감정을 느꼈다.
김태훈_이전에도 촬영하고 싶다는 액션을 취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flash on] “아이들 덕에 멋진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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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아서 공감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반려견에게 옷을 입히는 마음을 이해하기가 힘들다. 산책길에서 반려견을 만나는 사람들이 혹시나 놀랄까봐, 반려견이 사람들에게 온몸을 노출하는 걸 민망해할까봐, 혹시 추울까봐, 또는 또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옷을 입힌다고, 반려인들은 주장하지만 내 눈엔 그렇게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옷 입은 개들을 어색하게 여기는 건 어쩌면 나의 취향 탓인지도 모르겠다. 사물의 의인화가 지나치게 많은 애니메이션영화를 잘 보지 않으며 (<토이 스토리>는 의인화가 아니라니까요!) 동물이 인간처럼 말을 하는 소설에 몰입하는 걸 무척 힘들어한다. 인간은 인간, 개는 개, 고양이는 고양이, 뱀은 뱀인 작품들을 더 마음에 들어 한다. 개에게 옷을 입히는 건 개를 의인화시키는 것 같아서 보기에 불편한 것이다. 취향의 문제일 수 있다. 어쩌면 반려견들은 옷 입는 걸 실제로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어이, 반려인, 좀더 좋은 옷은 없었어? 요즘
[김중혁의 바디무비] 머리카락에 숨은 거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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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영화축제 ‘2014 시네바캉스 서울’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7월24일부터 8월24일까지 한달간 열린다. 시네바캉스 서울은 도심 속에서 영화를 벗 삼아 무더위를 식힐 수 있는 영화제다. 올해 시네바캉스 서울은 총 3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섹션 ‘시네필의 산책’은 인간의 내면과 사회문제를 독창적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들로 구성되며, 두 번째 섹션 ‘섹스는 영화다’는 섹스를 소재로 한 도발적인 영화들을 선보인다. 마지막, ‘파국-드 팔마 & 만’은 미국의 대표적인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와 마이클 만의 주요 작품들로 채워진다. 주요 상영작 5편은 영화해설 시간이 마련된다. 이외에 시네토크, 포럼, 비평좌담 등 다양한 특별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포럼에서는 제한상영가 등급 분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비평좌담은 노아 바움백 감독의 신작 <프란시스 하> 상영 뒤 이루어진다.
<시벨의 일요일> 세르주 브루기뇽 / 프랑스 / 1962년 / 110분
[영화제] 극장으로 피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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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2014)이 7월 22일부터 27일까지 총 6일간 개최된다. 국내 최대 만화/애니 페스티벌인 SICAF 2014는 ‘도전, 용기 그리고 히어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총 43개국 362편의 다채로운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만화축제, 야외상영, 코스프레 이벤트, 버스킹 공연, 작가/감독 사인회 등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되었다. 만화행사로는 한국 순정만화의 거장 김동화 특별전과 국내 장기연재 인기만화 <열혈강호> 20주년 기념 특별전이 열린다. 또한 <맛 일번지>의 구라타 요시미와 기묘한 공포만화가 이토 준지 초청전도 기획되었다. 올해에는 네이버 TV Cast, SICAF 온라인영화제가 동시에 진행되어 관객의 접근성을 한층 높였다.
서정적 영상과 시적 분위기가 돋보이는 개막작 <메밀꽃, 운수좋은 날 그리고 봄봄: 한국단편문학애니메이션>(안재훈, 한혜진)은 한국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화하는 프로젝트의 첫 번째 공
[영화제] 만화/애니의 바다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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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가 끝났다. 원래 엔딩 크레딧까지 올라간 뒤에 박수를 치고 잘 봤다, 고맙다 인사를 하는 게 예의지만 언제부터인가 관계자의 질문이 두려워졌다. “얼마 들 것 같아요?” 예전에는 자신 있게 얘기했고 적중률도 높은 편이었다. 영화를 본 뒤 관객수를 예측해 적중시키는 맛은 꽤나 짜릿했다. 영화를 분석하는 능력이 있고 관람 흐름을 이해하는 감각이 있다는 걸 증명 받아서가 아니다. ‘아직 이 업계에 더 있을 수 있구나’라는 위안이 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얼마나 흥행할지 예측조차 못한다면 은퇴 말고는 답이 안 보이니 말이다. 하지만 요즘은 도통 모르겠다. 달리 먹고살 기술도 없는데 감각이 무디어지는 건 아닌지 조마조마해진다.
개봉을 앞둔 영화를 보고도 흥행 예측이 분분한데 기획 단계에서 관객수를 논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일 수도 있다. 마치 축구에서 공격의 시작은 골키퍼인 것처럼 그 터무니없는 일은 작가에서부터 시작된다. 글을 쓰기 전에 관객수를 예측하고 쓰라니, 웃기고도 슬픈 일
[천성일의 은밀한 트리트먼트] 얼마 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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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2년의 조선, 기근과 착취 탓에 백성들의 삶은 곤궁하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봉기가 일어나고, 의적단 ‘지리산 추설’의 활약이 시작된다. 무리의 정신적 지주 땡추(이경영)와 힘센 천보(마동석), 전략가 태기(조진웅) 등 사회에 분개한 인물들은 농민들의 한을 풀려고 힘을 합한다. 한편 백정으로 어렵게 살던 돌무치(하정우)의 가족도 양반의 꾐에 넘어가 몰살당한다. 혼자 남은 그를 안타까이 여긴 땡추는 돌무치를 추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데, 그는 이름을 도치로 개명한 뒤 원수인 조윤(강동원)에게 복수하려고 다짐한다.
윤종빈 감독의 네 번째 장편 <군도: 민란의 시대>는 다중적 플롯을 취했기 때문에 주인공 역할도 분산되고 스타일도 복합적이다. 서사를 통한 전복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는 어렵지만, 이를 보완한 형식의 면면이 참신하다. 하정우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복수극 플롯은 ‘웨스턴 활극’을 지향한다. 그리고 강동원이 연기하는 서자의 스토리는 비주얼 중심의 ‘바로크적 무협’
곤궁한 농민들을 구하라 <군도: 민란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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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스미다구, 높은 빌딩을 헤치고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면 여기에 공동의 목적으로 자율적으로 모여 평등하게 활동하고,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서의 ‘공생’의 의미를 실천하는 노동자협동조합, ‘워커즈 코프’가 있다. 이름은 어렵지만 하는 일들은 친숙하다. 이들은 이제는 사라진 지역 전통 행사인 ‘떡메치기 대회’를 준비하고, 일하는 엄마들을 위해 아이들을 돌보는 ‘아동관’을 운영하며, 노인들을 위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워커즈>는 하고 싶은 말로 가득한 다큐멘터리다. 여기에 어떠한 ‘영화적’ 기교도 부리지 않는 카메라와 조근조근 상황만 설명하는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은 언뜻 심심한 TV다큐멘터리를 떠올리게도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여느 다큐멘터리처럼 메시지로 관객을 몰아세우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대신 마치 워커즈 코프의 정신을 실천하듯 관객에게 함께 고민하고 참여하기를 조용히 제안한다. 자칫하면 산만했을 각각의 에피소드를 엮어나가는 방식도 흥미롭다. 작은 극장에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우리 삶의 모습 <워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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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폴(귀욤 고익스)은 보기 드문 재능을 지닌 피아니스트지만 별 야심이나 희망 없이 매일매일 이모들의 댄스 교습소에 출근하여 심심한 반주나 해주고 있다. 한편, 폴의 부모는 그가 두살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게 충격이 되었는지 어른이 된 폴은 내내 실어증을 앓고 있다. 이웃집에 사는 기이한 부인 프루스트(앤 르니)를 알게 된 건 그때다. 그녀는 작은 아파트의 방 안에 자기만의 비밀스런 화원을 꾸며놓고 거기서 키운 작물로 차를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녀가 내오는 차를 마시면, 마신 사람은 졸도를 하고 그동안 그의 머릿속에는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폴도 프루스트 부인 덕분에 그런 경험을 한다.
<벨빌의 세 쌍둥이> <일루셔니스트>와 같은 유명 애니메이션의 감독 실뱅 쇼메가 연출한 첫번째 장편 실사 극영화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아멜리에> <사랑해, 파리> 등 낭만적인 프랑스식 극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제작자 클
잊었던 기억이 되살아나다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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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목소리(크리스티안 루오다넨)가 언젠가 아버지(투르카 마스토마키)와 함께 밤하늘을 보던 날을 회상한다. 그날 부자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 함께 앉아 있었다. 지금은 나무가 한 그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과거엔 일대가 거대한 숲이었다고 아버지는 이른다. 그렇게 자연을 담은 카메라의 시선과 더불어 남자의 음성이 핀란드의 고대 전설을 말하기 시작한다. 그에 따르면 바다의 신 뵈이네는 육지로 올라와 달과 별을 보면서 숲을 건설했다고 한다. 뵈이네는 엄지손가락만 한 요정 삼프사에게 지시를 내려 그때부터 산에는 전나무가, 언덕에는 소나무가, 계곡에는 떨기나무, 그리고 늪에는 자작나무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여타의 자연 다큐멘터리와 다르게 <숲의 전설>은 자연의 모습을 세밀하게 파헤치지 않는다. 대신 보이지 않는 지구의 정신을 담으려 애쓴다. 이 과정에서 두 감독의 범신론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숲의 모든 활동은 요정의 영역이라거나, 죽음조차 자연의 일부라는 해석, 모두가 잠잠해질 무
보이지 않는 지구의 정신 <숲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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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에도 이미지가 있다면 ‘착한’ 단어일수록 오염되기 쉽다. ‘우리’와 ‘가족’이라는 단어도 이에 속한다. 공동체의 끈끈함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 때론 그 이름 아래 착취를 정당화하거나, 명백히 존재하는 차별을 손쉽게 가리는 데 이용된다. 탈북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가 ‘우리가족’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을 때도 그 속뜻은 의심받기 쉽다. 이 말은 그들이 우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더욱 공고히 드러내고 있지 않은가. 또는 ‘장애우’라는 단어가 지닌 모순이 그렇듯, 그 단어 자체가 누군가는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할 대상으로, 다른 누군가는 불편한 주체의 위치로 미리 위계 짓는 것은 아닌가. 이런 우려와는 달리 <우리가족>은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족 이야기다.
탈북 청소년이 한집에 모여 산다. 그들의 구심점이 되어준 이는 평범한 남한 노총각 김태훈씨다. 2005년부터 북한 이탈주민들의 보호시설 하나원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태훈씨는 그곳에서 탈
탈북 청소년에 관한 이야기 <우리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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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공주 만화들이 중산층 보수주의 여성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한다면 드림웍스의 왕족 만화들은 아동 교육물에 대한 강남 좌파적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데 효과 만점이다.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도 후자를 충족시키기 위한 많은 ‘정치적 올바름’을 구현하고 있다. 일단 주인공 히컵은 육체노동의 신성함을 존중하는 바이킹 혈통이며, 부족장이지만 단순히 혈통을 근거로 한 권력 이양에 회의를 품고 있다. 무엇보다 본인의 신체적 장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자신의 적성과 능력 개발을 통해 그것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매우 모범적인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1편에서는 ‘드래곤’이라는 타자에 대해 무조건적인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던 바이킹족들이 히컵을 통해 진실을 알게 되고 소통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2편에서는 히컵이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새로운 부족장으로서 자질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담겨 있다.
2편에서 히컵은 자신의 어머니를 만난다.
훨씬 더 화려하고 강력해진 드래곤들의 라인업 <드래곤 길들이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