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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2주기 기일에 아는 선배의 부고를 들었다. 밤새 꿈과 의식 사이의 림보에서 헤매는 기분으로 뒤척이다 해가 뜨는 걸 보고 황정은의 <계속해보겠습니다>를 펴들었고, 가여움과 귀여움을 누구에게랄 것 없이 느꼈다. 위로를 받았다는 뜻은 아니다. 먼저 말해두자면 그렇다.
<계속해보겠습니다>는 계간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었던 장편소설로, 연재 당시의 제목은 <소라나나나기>였다. 암호처럼 들리지만 돈이 가득한 금고문을 여는 일과는 관계없을 것만 같은 저 제목은, 소설의 세 주인공 이름으로(이름이 이사인 회사 이사가 등장하고, 앞의 한자 두 글자가 같은 金인 김금주라는 이름도 있다- 황정은은 음악적이고도 괴팍한 작명가다), 책엔 그 주인공들 이름으로 이루어진 장들이 순서대로 펼쳐진다. 소라와 나나는 자매다. 소라는 엄마(결국 요양원에 보낸)와 아빠(일하던 공장에서 비참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나의 임신을 전한다. 나나는 아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그저 잠자코 귀 기울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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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것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의 김경묵 감독이 병역을 거부했다. 학교의 위계적인 문화에 대한 반감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했던 그였으니 어쩌면 당연한 순서였는지 모른다. 예상되는 1년6개월의 수감에 대한 무력감을 이겨내며 꼼꼼하게 소견서도 썼다. ‘어둠은 빛보다 어둡지 않다’라는 문구를 쓸 때 특히 힘이 들어갔다. 처음에 한두장으로 끝내려고 했던 소견서는 다섯쪽을 꽉꽉 채운 뒤에야 멈췄다. ‘겁 없는’ 감독이던 그가 그 어느 때보다 ‘두려움’이라는 감정과 깊이 마주한 시간이었다. 오는 11월19일 첫 심리 공판을 앞둔 김 감독을 만났다. 영화 대신 소견서가 이날의 텍스트였다.
-소견서를 쓰는 데 며칠 걸렸나.
=9월 초부터 쓰려 해봤지만 2주간은 아무것도 못 썼다. 그냥 ‘병역을 거부합니다’라고만 써낼까 싶었는데 소견서라는 게 마음을 정리하는 것이기도 하지 않나. 왜 안 써질까를 생각해보니 내가 쓰려던 게 당시 느꼈던 가장 절실한 감정이 아니었다.
[flash on] 사는 게 내 영화 제목과 비슷한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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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깁슨의 심각한 대작 <아포칼립토>를 보고 있을 때였다. 낯선 땅으로 끌려갔다가 처자식 만나겠다며 열심히 도망치는 전사 ‘표범 발’이 밀림을 헤치고 나와 정면에 등장한 순간,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호나우지뉴랑 똑같이 생겼는데?”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전부 웃음을 참느라 숨이 막혔다, 나만 빼고. 왜냐고? 호나우지뉴가 누군지 모르니까.
나는 스포츠에 있어서는 백치에 가깝다. 아는 외국 축구 선수라고는 마라도나와 펠레가 전부이고(나한테 베컴은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에서 지나가던 엑스트라, 지단은 <무한도전> 게스트, 호날두는 호나우지뉴 검색하다가 얻어 걸린 남자), 추신수가 <무릎팍 도사>에 나오기 전까지 ‘추 선수’는 대체 본명이 뭐길래 너도나도 이름 대신 직업으로만 부르는 건가 궁금해했다. 야구장 한번 가본 적이 없는 3X년 인생, 얼마 전에야 야구장 가면 농약처럼 생긴 생맥주 통을 짊어지고 다니면서 호스로 맥주를 뿜어준다는 걸
[김정원의 도를 아십니까] 작은 물고기도 큰 물고기를 삼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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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시리즈의 종장을 두편에 걸쳐 제작하는 건, 이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어떤 법칙이 되어버렸다. <해리 포터>와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그랬듯, <헝거게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수잔 콜린스의 소설 <모킹제이>를 영화화한 <헝거게임: 모킹제이>는 올해와 2015년 두개의 파트로 나누어 개봉할 예정이고, <헝거게임: 모킹제이>는 그 1부에 해당하는 내용을 다룬다. 전편 <헝거게임: 캣칭 파이어>의 말미, 폐허가 된 헝거게임의 장소에서 각각 혁명군과 정부군에 의해 목숨을 건진 캣니스(제니퍼 로렌스)와 피타(조시 허처슨)는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다. 혁명군의 지도자인 13구역의 리더 코인 대통령(줄리언 무어)은 피타와 헝거게임의 다른 생존자들을 캐피톨로부터 구출해올 계획을 세운다.
본격적인 전쟁을 시작하기 전, 이미 시작된 혁명의 물결과 캐피톨의 균열을 <헝거게임: 모킹제이>는 차분하게 조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헝거게임: 모킹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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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꾼 로거 빅은 숲에서 일을 하다 훼방을 놓는 곰들과 다툰다. 그 와중에 로거 빅은 자신의 것과 같은 모양의 가방을 줍게 되는데, 그 안에는 벌목 도구가 아닌 여자아이가 들어 있다. 바로 롤라다. 호주의 백만장자 테드 마샬의 어린 딸 롤라는 무슨 연유로 로거 빅의 품에 안긴 것일까. 롤라를 돌보는 동안 부성애를 느끼는 로거 빅, 게다가 곰들마저 롤라의 더없는 친구가 되고 만다. 얼마 후, 롤라를 잡아가려는 세력들이 나타나자, 이들은 롤라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부니 베어> 시리즈는 2012년부터 중국에서 방영된 TV애니메이션으로 200편 이상 제작된 인기작이다. <부니 베어: 롤라 구출 대모험!>은 시리즈의 첫 극장판으로 2014년 중국에서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 작품이 됐다. 원작은 광대한 숲을 배경으로 나무꾼 로거 빅과 곰 브라이어와 브램블이 등장해 아옹다옹하는 에피소드가 주를 이루는데 캐릭터들의 심술궂은 외양과 달리 아기자기한 몸짓으로 다투
중국에서 가장 흥행한 애니메이션 <부니 베어: 롤라 구출 대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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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과 거짓말은 위험한 공생관계다. 비밀은 불신을 먹고 자라고 거짓말은 불안 속에 번식한다. <못>은 비밀과 거짓말로 묶이고 얽힌 네 친구가 서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과정을 무거운 걸음으로 따라가는 영화다. 현명(호효훈), 성필(강성봉), 두용(이바울), 건우(변준석)는 자신들의 아지트인 연못에서 10대의 마지막 겨울밤을 자축한다. 성필의 여동생 경미(김원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그날 밤 잠시 마을을 다녀오겠다던 건우와 경미가 사라지고 잠시 후 경미는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다. 그리고 4년 뒤, 고향으로 돌아온 현명 앞에 잊고 싶었던 그날의 진실들이 차례로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야기, 전개, 캐릭터마저 무난하다. 아니, 익숙하다. 비밀과 거짓말, 소년과 불안이라는 키워드만 묶어놓아도 윤곽이 나오고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못>은 숨겨진 진실을 통해 반전을 꾀하는 종류의 영화는 아니다. 감독은 소년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무너져가는 과정의 긴장감을
비밀과 거짓말로 묶이고 얽힌 네 친구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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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양자로 들인 남자.’ 한 목사의 극적인 삶에 대한 설명 중 일부다. 손양원 목사는 1902년에 태어나 일제강점기, 광복 등 역사의 격변기를 거친 뒤 6•25 전쟁이 발발한 1950년 숨을 거뒀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도 자신이 몸담고 있던 여수 나환자촌에 위치한 교회, 애향원을 떠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존경받기 충분한 순교자의 삶이다. 그러나 그가 아들을 죽인 이를 양자로 들인 대목은 경외롭다 못해 충격적이다.
권혁만 PD가 2013년에 제작한 KBS 다큐멘터리 <죽음보다 강한 사랑-손양원>이 손양원의 삶을 어떻게든 종교인이라는 그물에 담아보려 했던 결과였다면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은 이를 조금은 펼쳐보려 한 결과다. 전작에서 배창복 아나운서가 도맡았던 내레이션을 4명의 화자로 분화시킨 것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강석우는 손양원의 양손자인 안경선을, 이광기는 손양원을, 최강희는 손양원의 맏딸 손동희를 각각 맡았다.
아들을 죽인 이를 양자로 들이다 <그 사람 그 사랑 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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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잘 묻어뒀어?” 13개월의 복역을 마친 은행 강도 제키(엘리야스 엠바렉)는 출소 뒤 숨겨뒀던 돈을 찾는다. 하지만 돈을 묻은 곳에 학교 체육관이 들어서 있다. 제키는 어딘가 허술한 교사인 리지(카롤리나 헤어퍼스)의 자격증을 훔쳐 학교에 위장취업한다. 낮에는 애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땅굴을 파는 생활이다. 그런데 이 학교, 정상이 아니다. 선생에게 오물을 붓거나 분필에 껌을 붙여놓는 등 학생들이 선생들을 괴롭힌다. 제키는 전과범(?)답게 거친 행동으로 학생들을 제압하면서도 교사 일에 열중하기 시작한다.
<괴테스쿨의 사고뭉치들>의 원제는 ‘Fack ju Gohte’다. 맞춤법조차 맞지 않는 비속어와 은어가 괴테스쿨에 다니는 독일 10대들의 주 언어다. 짓궂은 장난으로 선생들을 내쫓고, 욕설과 성적인 농담으로 일관하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이 가능할 리 없다. 제키의 정체를 파악한 동료 리지의 도움으로 그는 학생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기 시작하는데, 그건 그가
이 학교, 정상이 아니다 <괴테스쿨의 사고뭉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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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당대 최고의 조각가 준구(박용우)는 불행히도 점점 몸이 마비되어간다. 준구의 아내 정숙(김서형)은 의욕을 잃은 남편의 모습을 안타까워한다. 어느 날, 정숙은 곤경에 처한 젊은 여인 민경(이유영)을 돕게 된다. 민경의 길게 뻗은 팔다리와 맑은 얼굴을 본 정숙은 민경을 준구에게 데려가고, 민경은 준구의 모델이 되어 함께 작업을 시작한다. 둘은 간만에 활력을 얻어 작업을 이어간다. 얼어붙은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던 세 사람은 자신들의 삶에도 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그러나 민경의 노름꾼 남편(주영호)이 민경을 의심하고 설상가상 준구의 건강도 악화된다.
회화를 전공하고 미술감독으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조근현 감독은 장기를 살려 그림처럼 아름다운 화면을 만들어냈다. 촬영과 조명의 합이 좋다. 카메라는 인물을 정성스럽게 훑어내리고, 자연광에 가까운 빛의 쓰임도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고조시킨다. 영화의 주된 배경인 저수지와 길, 고택의 풍광도 고즈넉하고 운치 있다. 조상경 의상
한폭의 그림 같은 영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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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오펜하이머가 크리스틴 신과 공동연출한 2012년작 <액트 오브 킬링>은 1960년대 인도네시아 군부의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1965년, 정권을 잡은 군부는 나라를 지킨다는 명목하에 ‘공산주의자’들을 일방적으로 살해했고 그 피해자는 250만명이 넘었다. 그런데 이 끔찍한 민간인 학살 사건의 또 다른 문제는 지금까지 역사 청산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부는 여전히 정권을 이어오고 있으며, 수천명을 자기 손으로 죽였던 가해자들은 정치, 언론, 군대의 요직을 차지한 채 지금도 잘 살고 있다. 감독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지 질문하며 영화를 시작한다.
<액트 오브 킬링>은 관객에게 큰 충격을 안긴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 첫 번째는 물론 과거의 사건이 그 자체로 너무 끔찍하기 때문이며, 두 번째는 지난 시절을 ‘추억’하는 가해자들의 납득할 수 없는 태도 때문이다. 감독은 당시 사형 집행인들을 찾아가 어떤 영화를 찍자고
인도네시아 군부의 민간인 학살 <액트 오브 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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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는 장대한 서사나 스펙터클한 전투 신으로 도배된 전쟁영화가 아니다. <퓨리>가 전쟁영화로서 가지는 특별함은 오히려 이야기의 규모를 축소하고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린 데서 비롯된다. 블록버스터의 외양을 하고 있지만, 최소한의 캐릭터로 할 말만 하고 보여줄 것만 보여주는 영화라는 얘기다. 그 선택과 집중이 밀도 높은 전쟁영화를 완성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으로 치달을 무렵인 1945년. 연합군은 나치의 심장부를 공격한다. 워 대디(브래드 피트)가 이끄는 전차부대는 나치의 격렬한 저항을 최전선에서 받아내야 하는 임무를 떠안는다. 하지만 연합군 역시 누적된 피해가 큰 상황. 워 대디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전쟁터로 부대원들을 이끌고 간다. 워 대디와 함께 오래 손발을 맞춰온 포수 바이블(샤이아 러버프), 운전병 고르도(마이클 페나), 장전병 쿤 애스(존 번탈), 그리고 입대 8주차의 신병 노먼(로건 레먼)은 탱크 ‘퓨리’와 동료들에 의지해 전장으로 진격한다.
살아남은 대원들을 태운 탱크 <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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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로지> Love, Losie
감독 크리스티안 디터 / 출연 릴리 콜린스, 샘 클라플린 / 수입 우성엔터테인먼트 / 배급 NEW / 개봉 12월10일
여섯살 때부터 단짝으로 지낸 로지(릴리 콜린스)와 알렉스(샘 클라플린)는 성장기의 많은 풍파를 함께 헤쳐온 사이다. 하지만 12년 후 열여덟살이 되던 해에 로지와 알렉스는 사소한 이유로 서로에게 낯선 벽을 쌓게 된다. 그 뒤로 둘은 엇갈리고 각자의 길을 걷는다. 또다시 5년 후, 둘의 삶은 이미 너무나 달라졌고 어릴 때의 감정도 여러 모양으로 다듬어져 있다. 하나 로지를 잊지 못하는 알렉스는 자신이 머무는 보스턴으로 로지를 부르고, 로지는 알렉스를 만나기 위해 보스턴으로 떠난다. ‘백설공주’ 릴리 콜린스와 <헝거게임> 시리즈의 샘 클라플린, 예쁘기 그지없는 두 청춘배우의 조합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상쾌하게 만든다. 크리스티안 디터는 유머가 섞인 틴에이저 영화를 주로 만들어온 감독이다. 로지와 알렉스의 연애
[Coming Soon] 평범하지 않은 연애담 <러브, 로지> Love, Lo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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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아홉이 다 산 나이도 아닌데 여기 아파 저기 아파 올봄부터 엄살깨나 부려왔던 나다. 의사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가로저으며 특별한 병명이 없는데 왜 이렇게 통증을 호소하는지 모르겠다고 자신들이 무능해서 모르는 건 절대로 아니라는 억울한 표정으로 날 흘겨보고는 했다.
아마 잠을 못 자서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매일매일이 피곤한데 왜 못 자는 걸까요? 이 아줌마야, 당신의 이부자리 잠자리를 왜 내게 와서 펼치고 그러시나… 라고 몹쓸 대거리를 한 의사 선생님은 안 계셨지만 확실히 불면의 원인을 잡아내고 처방전을 내준 의사 선생님 또한 아니 계셨다.
요가를 해. 스쿼시를 해. 발레를 해. 수영을 해. 그런데 말이죠, 요가는 지루해요. 스쿼시는 힘들고요. 발레는 안 어울리던걸요. 수영은 볼륨이 없어가지고요. 운동을 권하는 이들에게 갖가지 핑계를 대던 어느 날 동네에 새로 간판 하나가 걸리는 걸 보았다. 에이스 탁구장. 어라, 탁구? 그래, 탁구로구나!
문득 거실 서랍장 속에
[김민정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아무래도 덜 아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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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해봤지요? 나도 해봤어요.” “부장님이 마약 하자시는데?” 몹시 수상해 뵈는 저 대사는 실은 마약밀매사건을 맡은 검사들의 대화다. 폐쇄적인 조직, 업무 강도와 부담이 큰 직종일수록 내부인 사이에서 통용되는 줄임말과 권위를 절상하거나 절하하는 은어가 많은데, 검사들이 주인공인 MBC 드라마 <오만과 편견>에도 이런 화법이 빈번하다. “내가 총대 메는 덕에 큰 걱정 덜었다고 사장님이 직접 격려까지 해주셨잖아요.” 여기서 사장님은 인사와 예산을 쥐고 있는 법무부 검찰국장을 뜻한다.
<오만과 편견>은 앞서 마약 대화에서 생략된 검사의 ‘수사와 기소’ 과정을 상세하게 풀어가는 드라마다. 증거가 빈약한 사건들, 과중한 업무로 흘려보내기 쉬운 사건들을 집요하게 파헤치는 수습검사 한열무(백진희)와 수석검사 구동치(최진혁)의 모습은 검사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을 기는 현재 시점에서 보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다시피한 검사를 미화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도 있다. 조
[유선주의 TVIEW] 우리 시대 검사는요…